소설리스트

역대급 홈런왕의 탄생-95화 (95/126)

# 95

우승 후보 양키스 (8)

“안녕하세요. 스티브라고 합니다.”

“난 양키스의 감독 애런 분이라고 한다. 앞으로 궁금한 일 생기면 나한테 바로 이야기해도 되고, 투수 코치를 거쳐서 이야기해도 된다. 뉴욕 양키스에 온 걸 환영하네.”

“알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8월 중순의 뉴욕 양키스에는 스쿼드 변화가 일어났다.

현재 양키스의 키스톤 콤비인 루그네드 오도어와 최강남.

그들이 본인의 자리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기에, 5명의 스쿼드를 4명으로 축소했다.

그리고 남는 한자리를 투수로 채워 넣었다.

그 대상은 우완 투수인 스티브.

최강남과 R+였던 펄래스키 양키스부터 AA인 트렌턴 선더까지 같이 뛰었던 선수.

트리플 A에서 선발 투수로 2.93의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던 스티브는 양키스의 선발 투수로 뛰기는 아직 한참 부족했다.

하지만 싱커를 결정구로 삼는 우완 투수인 스티브.

양키 스타디움을 홈구장으로 쓰는 양키스의 불펜으로 기회를 줄만한 이유는 충분했다.

거기다가 현재 뉴욕 양키스의 감독인 애런 분은 전 감독이었던 조 지라디에 비해서 도전적인 성향.

그렇게 한명의 유격수 후보가 내려가고 스티브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

“최! 나도 드디어 빅리그를 밟게 됐다고. 세상에 양키스의 콜업을 받다니. 솔직하게 트레이드로 하위권 팀에서 데뷔 기회를 받고 싶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오랜만이네요. 다른 선수들도 잘 지내죠?”

“그 또라이 케이든도 트리플 A에서 지금 마무리로 잘 뛰고 있지. 포수인 로버슨과 2루수였던 데이브도 트리플 A로 승격에 성공했어. 둘은 아직 후보로 뛰고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슈퍼 루키! 아 이제는 선배라고 불러야 하나?”

“그냥 편하게 불러요. 뭐라고 부르든 상관없으니까.”

“그래. 어쨌든 잘 부탁한다!”

오른손을 건네는 스티브.

웃으며 악수를 하고 스티브에게 숙소의 위치를 알려줬다.

그리고 난 혼자 트레이닝 센터로 향했다.

오늘 애런 분 감독의 말로는 내일 선발 명단에서 제외될 계획이라고 했다.

내일 양키스의 선발 투수는 믿고 쓰는 코리 클루버.

상대 선발 투수는 4선발이기에, 대부분의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약속한 애런 분 감독이었다.

그렇기에 평소보다 더 격한 웨이트 트레이닝 후에 숙소로 돌아왔다.

[최연소 20-20까지 남은 홈런은 단 4개. 최강남의 신인왕 가능성은?]

[최근 양키스의 독보적 독주. 비결은 최연소 데뷔 최강남의 존재.]

[양키스는 어떻게 다시 강팀이 되었는가?]

침대에 누워 최근 기사들을 살펴봤다.

대부분의 여론이 나에게 좋았지만, 크게 신경 쓰지는 않기로 했다.

야구팬이란 원래 일희일비하는 사람들이었기에, 내가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언제나 욕을 할 사람들.

그렇기에 선수들은 반응에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본인의 루틴대로 하루를 반복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했다.

가벼운 스트레칭 후에 잠에 들며, 길었던 뉴욕에서의 하루가 또 끝이 났다.

***

[예상보다 경기가 너무나도 난전이죠? 모두가 가볍게 승리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LA 에인절스에게 고전하고 있는 뉴욕 양키스입니다.]

[그렇습니다. 올해 최악의 플레이가 5이닝 3실점이었던 선발 투수 코리 클루버. 하지만 현재 3회인 벌써 4실점을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3루수 정면 타구! DJ 르메이휴가 3루 베이스를 찍고 1루로 송구! 병살타를 잡아내며 길었던 3회 초 수비가 끝이 납니다.]

모두가 뉴욕 양키스의 압승을 예상했던 LA 에인절스와의 1차전.

하지만 운이 전혀 따라주지 않았다.

1회와 2회에 모두 선두 타자가 출루했지만, 병살타로 두 이닝 연속 삼자범퇴였던 뉴욕 양키스.

반면에 LA 에인절스의 타구들은 행운의 안타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8월 첫 선발 출장을 했던 좌익수 클린트 프레이저의 수비 실수가 꽤나 아프게 작용했다.

2회 초 2아웃 1, 2루의 상황에서 좌익수 앞에 떨어질 법한 타구에 슬라이딩을 한 프레이저.

하지만 공을 놓치며 1루 주자까지 홈에 들어오는 뼈아픈 2실점이 됐다.

― 오늘 경기 선발 왜 다 제외했냐? 애런 분 명장 병이라도 걸렸나

ㄴ 우리 2선발에 상대 4선발이잖아 거기다가 서부 꼴찌 LAA랑 붙는데 주전 체력 아낄 필요는 있었지

ㄴ 야구가 장난이냐? 언제나 최선을 다해야지

ㄴ 그러다가 작년 8월 말에 다 퍼져서 포스트시즌 죽 쑨 거 기억 안 나냐?

ㄴ 저런 애들이 출전하면 혹사, 제외하면 선수기용 욕하는 놈들이잖아

ㄴ 아 몰라 그냥 이기라고 에인절스도 못 이기면 해체해 꼴 보기 싫으니까

ㄴ 뉴욕 양키스 2022년 9번째 해체;

압승을 예상했던 경기인만큼 당연히 시청자들의 반응 역시 최악.

그것은 오늘 양키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관중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3유간을 빠져나가는 타구! 3회 말 공격에도 뉴욕 양키스의 선두 타자는 출루에 성공합니다!]

[방금은 히오 우르셸라의 타격이 정말 완벽했죠. 이제 타석에는 오늘 8번 타자로 출전하는 루그네드 오도어!]

[최근 10경기에서 1할 7푼의 타격을 기록하고 있는 루그네드 오도어거든요. 잦은 교체로 많은 휴식을 취했기에 오늘은 꼭 무언가를 보여줘야 하는 선수입니다.]

[아! 초구에 번트 모션. 하지만 볼을 골라냅니다. 이렇게 되면 아무래도 희생번트가 나오겠네요. 2구에도 번트를··· 풀고! 타격! 좌익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입니다!]

[지금은 3루수가 번트 수비를 위해 앞으로 나온 걸 보고 완전 허를 찌르는 플레이였죠. 노아웃 1, 2루의 상황에 양키스는 대타를 선택합니다.]

[아! 대타는 오늘 선발 스쿼드에서 제외됐던 최강남! 그가 0:4로 뒤처진 뉴욕 양키스의 구세주로 타석에 들어섭니다.]

드디어 흐름이 끊기지 않고 제대로 찾아온 뉴욕 양키스의 기회.

그리고 최근 해결사의 면모를 톡톡히 보여준 최강남의 등장에 YES Network의 해설진은 열광하기 시작했다.

― 그렇지 최강남이 있어야 양키스가 살지

ㄴ 아직 어린데 너무 혹사 시키는 거 아닌가?

ㄴ 오늘까지만 뛰어줘 TT 내일 쉬자

ㄴ 16살 꼬맹이 하나 없다고 양키스가 이렇게 되나

ㄴ 꼬맹이? 최강남 선생님이 네 친구냐?

ㄴ 저게 보통 16살이냐고

ㄴ 누가 프로를 나이로 취급해 실력이 이미 메이저 탑클래스 유격수인데

ㄴ 딱 봐도 레드삭스 팬이잖아 관심 주지 마

시청자들의 반응 역시 뜨거웠다.

모두의 관심이 모인 그 순간, 최강남은 타격 자세를 취하고 첫 번째 공을 기다렸다.

***

“스트라이크!”

올해 4.03의 방어율을 기록 중인 상대 선발 투수 알렉스 콥은 오늘 평소보다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

평균 91마일(146km/h)의 포심과 80마일 대의 싱커와 너클 커브.

거기에 체인지업과 80마일 중후반대의 커터까지 5개 구종을 던지는 알렉스 콥.

그는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라고 보기는 어려웠지만, 정교한 제구력으로 상대를 공략하는 스타일.

기복 또한 상당히 큰 투수로 오늘처럼 공이 잘 먹혀 들어가는 날에는 좀처럼 득점을 내기 쉽지 않은 투수였다.

노아웃 1, 2루의 찬스가 어쩌면 오늘 콥에게 가져올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랐다.

그렇기에 더욱 그의 공에 집중했다.

“볼!”

2구는 아래로 떨어지는 너클 커브.

저번 샌디에이고와의 경기에서 봤던 구종인만큼 전보다 눈에 익는 궤적이었다.

현재 0:4로 지고 있는 뉴욕 양키스였기에, 지금 득점은 너무나도 필요한 순간이었다.

2점은 나와 교체된 프레이저의 실수였지만, 나머지 2점은 어쩔 수 없는 실점이었다.

2번 타자로 출전한 오타니 쇼헤이.

그의 타구는 양키 스타디움의 짧은 우측 담장을 가볍게 넘어가며, 2점 홈런을 만들어냈다.

하위권 팀의 선수답지 않게 작년에 이어서 올해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오타니 쇼헤이였다.

LA 에인절스는 생각보다 만만하게 볼 팀은 아니었다.

사실 메이저리그의 팀들 중에서는 만만한 팀이 하나도 없기는 했지만.

“볼!”

“볼!”

3구로 들어오는 체인지업과 4구로 들어온 커터를 잘 골라냈다.

이제 카운트는 타자에게 유리한 3-1.

볼넷을 던진다면 노아웃 만루로 뉴욕 양키스의 상위 타선이 시작하는 상황이기에, 나와 승부할 가능성이 높았다.

따아아아아악―!

다섯 번째 공은 몸쪽 높은 싱커.

그 공을 그대로 당겨 쳐냈다.

타구는 쭉쭉 뻗었고 우측 담장보다 10m나 먼 좌측 담장으로 향했다.

펜스를 아슬아슬하게 넘어가는 홈런.

10m나 먼 좌측 담장도 내 타구를 막을 수는 없었다.

와아아―

“최! 최! 최!”

어제와 같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만석을 채운 양키 스타디움.

47,000여 명의 관중들은 일제히 내 이름을 연호하기 시작했다.

난 3루 주루코치와 크게 하이 파이브를 하고 여유롭게 홈 플레이트를 밟았다.

더그아웃으로 들어와서 선수들의 환호에 웃으며 응해줬다.

“4회 초 수비부터 유격수 말고 좌익수로 뛰어줄 수 있나? 교체 카드를 하나 쓰기에는 오늘 경기가 쉽지 않아서. 다른 선수들도 주전으로 교체해야 할 상황이 올지도 모르니.”

“괜찮습니다.”

“그래. 부탁할게.”

애런 분 감독의 말에 답해주고 난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확실히 흐름이 양키스의 분위기로 넘어온 상황.

“볼! 포볼!”

오늘 1번 타자로 나선 DJ 르메이휴는 첫 타석에 이어서 두 번째 타석에도 출루에 성공했다.

따악―!

이후로도 양키스의 타선은 3회 말에만 2점을 추가하며 5:4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오늘 코리 클루버의 실투는 계속 됐다.

“볼! 포볼!”

따악―!

이번에도 선두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내더니, 다음 타자에게는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맞은 코리 클루버.

노아웃 1, 3루에 타석에는 오늘 2점 홈런을 쳐낸 2번 타자 오타니 쇼헤이였다.

따아아악―!

그는 2구에 들어온 바깥쪽 포심을 그대로 밀어 쳐냈고, 타구는 나에게 향했다.

그리 깊지는 않았지만, 발이 빠른 3루 주자가 충분히 홈으로 들어올 만한 타구.

타구의 방향을 예측해서 살짝 뒤로 자리한 후에 앞으로 달려가며 공을 잡았다.

그리고 있는 힘껏 홈 플레이트에 있는 포수에게 공을 던졌다.

3루 주자의 태그업과 동시에 이어지는 내 홈 송구.

어느새 공은 주자를 앞질러 갔고 포수는 공을 잡은 후에 홈으로 들어오는 주자에게 미트를 갖다 댔다.

오늘 포수는 일본계 미국인인 카일 히가시오카.

게릿 콜의 전담 포수인 그는 타격은 주전 포수인 게리 산체스에게 밀렸지만, 수비력 하나는 훨씬 좋은 평가를 받는 포수였다.

“아웃!”

히가시오카는 바운드 없는 내 송구를 잡은 후에 군더더기 없는 태그로 3루 주자를 잡아내며, 실점의 위기를 잘 넘기는 모습이었다.

“스트라이크 아웃!”

노아웃 1, 3루에서 순식간에 2아웃 1루.

코리 클루버는 3번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4회 초를 막아냈다.

“고맙다. 매번 실점을 막는 수비를 해주더니, 좌익수에서도 하나 막아주네. 역시 야구는 잘하는 사람이 잘하네.”

“그래도 이제 투구 수는 겨우 73구네요. 오늘 승리 투수 챙겨 가면 되죠.”

“아직 체력은 많지. 근데 오늘은 유독 궤적이 별로네. 그래도 내가 멤버들이 챙겨주는 승리 투수를 안 받는 성격은 아니잖아?”

코리 클루버는 멋진 보살로 점수를 막아낸 내게 감사 인사를 건넸다.

난 웃으며 그런 클루버의 어깨를 두드려주고 함께 더그아웃으로 들어왔다.

결과적으로 코리 클루버는 승리 투수 요건을 충족했다.

추가 실점을 하지 않으며 6이닝 4실점으로 마운드에서 내려온 코리 클루버.

하지만 불펜 투수로 나온 알렉스 콜로메가 8회 초에 솔로 홈런을 하나 맞으며 경기는 5:5 동점으로 승리 투수는 날아갔다.

그래도 이제 승부는 원점.

8회 말 내 세 번째 타석이 돌아왔다.

두 번째 타석에서 2아웃에 2루타를 쳐냈지만, 득점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볼! 포볼!”

이번에는 투수와 9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으로 1루로 걸어 나갔다.

그리고 초구에 바로 도루를 성공하며, 노아웃 2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DJ 르메이휴의 기습 번트에 이은 오도어의 중견수 플라이로 득점에 성공하며, 6:5로 다시 앞서게 된 뉴욕 양키스.

1점 차이에 9회 초에 올라온 투수는 양키스의 듬직한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이었다.

“스트라이크 아웃!”

올해 겨우 2개의 블론 세이브를 기록한 그는 무실점으로 LA 에인절스의 타선을 막아내며 1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이어지는 2차전 선발 투수는 오타니 쇼헤이와 양키스의 3선발 루이스 세베리노.

오타니는 6이닝 2실점의 괜찮은 투구를 보여줬지만, 양키스의 선발인 세베리노의 피칭은 완벽 그 자체였다.

8이닝 2피안타 1사사구 무실점.

잭 브리튼은 점수 차를 지켜내며 2:0 승리를 도왔다.

3차전은 LA 에인절스의 1선발 딜런 번디와 양키스의 4선발 조던 몽고메리의 대결.

3차전에는 내가 다시 유격수로 선발 출장했고, 1회에 3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초반부터 승기를 잡았다.

뉴욕 양키스는 3점 차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해서 점수를 벌리며 8:3 승리로 이번에도 스윕 시리즈에 성공했다.

며칠 전 뉴욕 양키스로 승격한 스티브는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7연승으로 2위인 레드삭스와 10경기 차이가 넘는 독보적인 1위를 기록하게 된 뉴욕 양키스.

우리는 하루를 쉬고 9경기 연속 원정 경기를 위해 전용기에 탑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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