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역대급 홈런왕의 탄생-64화 (64/126)

# 64

더블 A (4)

“다들 오늘 경기하느라 고생 많았어요. 오늘은 타선도 잘 해줬고 투수들도 좋은 모습 보여줘서 기쁘네요. 내일 경기도 오늘처럼 완벽한 경기 기대할게요. 다들 푹 쉬고 오늘처럼 내일 오전 10시에 봅시다. 내일 스쿼드는 저녁 시간에 식당 앞에 붙여둘게요. 선수들 기록은 코치 통해서 확인하세요.”

“고생하셨습니다!”

13:2로 트렌턴 선더의 승리.

페르디난드 감독은 밝은 표정으로 선수들에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길고 지루한 연설.

예전에 교장 선생님이 생각나는 스타일이었다.

“최! 이제 뭐 하려고?”

“샤워하고 부모님에게 전화나 드리려고요. 그전에 에디스 코치한테 내일 선발 투수 스카우팅 리포트부터 받아야겠네요.”

“매일 열심히 생활하네. 오늘도 같이 분석하다가 자자.”

“그래요. 겨우 오후 4시니까 하루가 끝나려면 아직 멀었네요.”

“그럼. 오후 4시면 이제 하루를 시작한 것이나 다름없지.”

하루 사이에 무척이나 친해진 룸메이트 데이브.

그와 이야기를 하고 타격 코치인 에디스에게 향했다.

“코치님! 내일 선발 투수 스카우팅 리포트 좀 받을 수 있을까요?”

“최! 오늘 좋은 타격이었어. 아무래도 어제 내가 줬던 리포트와 동영상이 많은 도움이 됐겠지? 내가 마이너리그 시절에 말이야···”

오늘은 에디스의 마이너리그 시절에 현재 부인이 된 여자친구를 만난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스카우팅 리포트와 동영상을 받았다.

샤워 후에 방으로 돌아와서 에디스 코치가 준 리포트를 분석했다.

현재 시간은 오후 5시.

뉴저지 주와 한국의 시차는 13시간이었기에, 한국은 아직 새벽 6시였다.

전화를 걸기에 너무 이른 시간이니 저녁을 먹고 걸면 될 것 같았다.

내일 선발 투수는 테오도르.

19살의 투수로 올해 더블 A에서 시즌을 시작했고, 10경기 선발에 2.68의 방어율을 기록 중이었다.

우완 정통파 스타일로 최고 구속은 93마일(149km/h)로 그리 빠른 공은 아니었다.

하지만 슬라이더와 커터가 20-80에서 50을 넘는 좋은 평가를 받는 투수.

빅 리그 콜업이 거의 확실시 되는 평가였다.

변화구로 범타를 처리하는 스타일로 오늘 트렌턴 선더의 선발 투수였던 폴과 비슷했다.

물론 폴보다는 훨씬 상위 호환의 기록이었지만.

특히나 나와 같은 우타자에게는 피안타율이 2할을 채 넘지 않았다.

우타자에게 결정구로 몸쪽 낮은 슬라이더를 주로 던지는 기록까지 확인하고, 동영상을 보며 투구 타이밍을 분석했다.

“저녁 먹을 시간이네. 분석 끝났으면 식당으로 갈까?”

“저녁 먹고 마저 분석하면 되겠네요.”

“나도 어제 너처럼 분석했는데 다음 경기에 엄청 도움이 되네. 난 내일 나올만한 중계 투수 위주로 분석했어.”

“저녁 먹고 서로 바꿔서 볼까요?”

“그러자. 나도 진짜 열심히 분석했거든.”

어느덧 시간은 오후 6시 30분.

데이브와 함께 식당으로 향했다.

오늘은 무상으로 제공되는 식빵과 샐러드에 포크커틀릿을 추가해서 먹었다.

돈까스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훨씬 부드러운 육질이 마음에 들었다.

저녁을 먹고 식당 문앞에 붙은 스쿼드를 확인했다.

내일도 유격수에 3번 타자로 선발 출장이었다.

저녁을 먹고 방으로 돌아오니 시간은 오후 7시.

한국은 오전 8시이니 아빠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빠! 잘 지내시죠?”

“그럼! 잘 지내지. 싱글 A는 어때. 선발로 뛰고 있니?”

“어제부터 더블 A로 승격했어요. 어제 선발로 나와서 홈런 두 개 쳤으니, 아마 한국에도 기사 몇 개는 올라왔을 거예요.”

“두 개나 쳤어? 조금 있다가 출근하면서 기사 확인해봐야겠네.”

“엄마도 옆에 있어요?”

“응. 바꿔줄게.”

엄마와도 승격했다는 소식과 요즘 잘 지낸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전화를 마치고 데이브와 투수 리포트를 서로 바꿔서 확인했다.

생각보다 훨씬 잘 분석한 리포트.

아무래도 분석에 상당히 재능이 있어 보였다.

“전 이제 타격 훈련 가볍게 하고 오려고요. 같이 할까요?”

“오늘은 어떤 훈련인데?”

“내일 선발 투수가 몸쪽 낮은 슬라이더로 승부하는 경향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30구만 피칭 머신으로 훈련할 계획이에요.”

“그래. 나도 같이 훈련하고 좋지.”

타격 연습장으로 가서 슬라이더 피칭 머신을 몸쪽 낮은 방향으로 설정했다.

따아아악―!

그리고 타격을 연습했다.

포심에 비해서 공의 궤적 자체가 달랐기에, 팔꿈치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몸쪽 슬라이더.

그렇다고 못 칠 공도 전혀 아니긴 했다.

훈련 후에 가볍게 샤워를 하고 잠에 들었다.

지이잉―!

오늘도 진동 알람에 잠에서 깼다.

경기가 있는 날에는 새벽 러닝을 하지 않았기에, 아침 9시 알람이었다.

일어나서 알람을 끄고 휴대폰을 확인해보니 문자가 여러 개 있었다.

― 멋진 모습 보여줘서 장하다. 난 네가 자랑ㅇ 스ㅡ럽다

-유동기 감독-

30분 전에 온 가장 최근 연락은 유동기 감독.

술에 취해서 보낸 문자 같았다.

웃으며 조금만 마시라는 답장을 보냈다.

그 외에도 다음 주에 싱글 A로 올라간다는 마이클.

그리고 싱글 A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쿠바의 루이스에게도 연락이 와있었다.

그들에게도 답장을 보내주고 침대에 누워서 인터넷 기사들을 확인했다.

미국의 인터넷 스포츠 뉴스들 기사는 거의 없었다.

더블 A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유망주들은 차고 넘치니까.

하지만 한국은 달랐다.

[고등학교 진학 포기하고 미국에 도전을 하러 간 최강남. ‘아메리칸 드림’ 이뤄내나.]

[더블 A에서 한 경기 2홈런. 이 기세면 한국인 최연소 메이저리그 데뷔 가능.]

[최강남은 어떻게 강타자가 되었는가? 상우 중학교 유동기 감독과의 인터뷰.]

[R+ 맨더슨 감독 왈 “최강남을 주목하라.”]

제목만 봐도 웃음이 나는 기사들이 한가득이었다.

언제는 미국으로 간다고 그렇게 욕을 하더니.

유동기 감독의 인터뷰 기사에 하트를 하나 눌러주고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일어나서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니 옆 침대에서 데이브도 잠에서 깬 모습.

“아침 먹으러 갈까?”

“그래요.”

일어나자마자 밥부터 찾는 데이브와 함께 식당으로 향했다.

가벼운 식사를 마치고 어제처럼 스트레칭과 펑고로 다 같이 몸을 풀었다.

“플레이 볼!”

그렇게 이리 시울브즈와의 2차전이 시작됐다.

오늘 트렌턴 선더의 선발 투수는 나와 함께 더블 A로 승격한 스티브였다.

싱커 하나는 메이저리그 급이라는 평가를 받는 스티브.

저번처럼 부상을 입지 않는다면, 이번에는 충분히 빅 리그에 도전할만한 선수였다.

따악―!

선두 타자에게 싱커로 땅볼 유도를 성공했다.

매우 느린 땅볼이 나에게 향했다.

난 앞으로 달려 나가 맨손으로 공을 잡아낸 후에 1루로 곧바로 던졌다.

“아웃!”

아슬아슬하게 주루가 빠른 1번 타자를 아웃으로 잡아냈다.

“캡틴! 굿 플레이!”

스티브는 나에게 엄지를 치켜세웠다.

난 그런 모습을 보고 민망해서 치우라는 손짓으로 답해줬다.

스티브는 언젠가부터 나에게 슈퍼 루키라는 호칭 대신에 캡틴이라고 불렀다.

뭐··· 자기가 선발로 나오는 경우에 한해서였지만.

거기다가 이 팀은 페르디난드 감독의 강력한 의견으로 주장이 없기도 했고.

“스트라이크 아웃!”

2번 타자를 2루수 뜬공으로 잡아낸 스티브.

그는 3번 타자에게 삼진을 잡아내며 1회 초를 삼자범퇴로 시작했다.

그렇게 1회 말 트렌턴 선더의 공격이 시작됐다.

오늘 이리 시울브즈의 선발 투수는 테오도르.

따악―!

5구의 승부 끝에 1번 타자인 필리스는 슬라이더를 밀어 쳐서,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1루에 출루했다.

우타자에게는 2할이 채 안 되지만 좌타자에게는 리그 평균보다 높은 3할 후반의 피안타율.

아무래도 좌타자인 선수들에게는 테오도르의 커터와 슬라이더가 바깥쪽에서 휘니 치기 쉬울 것이다.

거기다가 2번 타자인 데이브 역시 좌타자였다.

노아웃 1루의 상황.

더그아웃에서는 도루를 지시했고 데이브는 초구를 지켜봤다.

“세이프!”

포수가 곧바로 던졌지만, 테오도르의 초구는 체인지업.

상당히 구속이 느렸기에, 여유롭게 필리스가 2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스트라이크!”

다음 공은 몸쪽 슬라이더.

데이브는 그 공을 지켜봤다.

따악―!

1-1에서 3구는 몸쪽 커터가 들어왔고 그대로 배트를 휘두른 데이브.

하지만 타구는 힘없게 굴러가며 1루수에게 향했다.

“아웃!”

1루수가 잡아서 직접 베이스를 밟았다.

발이 빠른 2루 주자인 필리스는 여유롭게 3루에 안착했다.

“Strong Man! The Strongest Man! Choi! Gang! Nam!”

1아웃 3루의 상황에서 첫 번째 내 타석이 돌아왔다.

발이 빠른 3루 주자가 있으니 외야로만 공을 날려도 충분히 들어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 투수는 까다로운 공을 던지는 타입.

히팅 포인트가 정확하지 않으면 땅볼이 나올만한 공을 던지는 투수였다.

그래서 정확하게 배트에 맞추겠다고 생각하며 타석에 들어섰다.

혹시 담장을 넘어가지 않더라도 점수는 올릴 수 있을 테니까.

“볼!”

바깥쪽으로 빠지는 슬라이더.

어제 동영상으로 확인했을 때 궤적이 일정한 스타일의 투수인 테오도르.

그렇기에 가볍게 초구를 걸러냈다.

“볼!”

2구는 몸쪽으로 공 반 개 정도 빠지는 커터였다.

상당히 신중한 승부를 하는 테오도르의 공을 연속으로 걸러냈다.

“스트라이크!”

이번에는 바깥쪽으로 공 반 개 빠지는 체인지업.

심판의 스트라이크 사인이 나왔지만 불만을 표시하지는 않았다.

대신 잠깐 뒤로 물러나서 배팅 장갑을 매만졌다.

그리고 팔꿈치 보호대를 풀었다 조인 후에 배트를 허공에 세 번 휘두르고 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판정에 약간 불만이 있다는 소극적 표현.

뭐 심판이 눈치가 없다면 그냥 예민한 타자로 보였겠지만.

“볼!”

조금은 눈치가 있었던 것일까?

방금과 비슷한 코스의 커터.

이번에는 스트라이크 사인을 내리지 않았다.

3-1에서 맞이하는 다섯 번째 공.

이제는 결정구를 던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드디어 왔다.’

그리고 기다리던 몸쪽 낮은 슬라이더가 들어왔다.

따아악―!

그 공을 배트에 정확하게 맞춰냈고 타구는 좌익수가 잡을 수 없는 코스.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나오며 3루 주자는 여유롭게 홈으로 들어왔다.

난 무리하지 않고 슬라이딩 없이 2루에 안착했다.

이렇게 1아웃 2루의 찬스를 계속 이어가게 된 트렌턴 선더.

하지만 4번 타자와 5번 타자가 모두 범타로 물러나며 추가 점수를 뽑아내지는 못했다.

1:0으로 맞이한 2회 초.

다시 마운드에 올라온 스티브는 이번에도 안타 하나 허용하지 않으며 이닝을 종료시켰다.

2회 말 6번 지명타자부터 시작하는 트렌턴 선더의 공격.

평소와는 다르게 지명타자에 좌타자를 넣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타자들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스트라이크 아웃!”

범타로 물러난 6, 7번에 이어서 오늘도 선발로 출장한 8번 타자 로버슨.

삼진으로 물러나며 삼자범퇴로 2회 말 공격이 끝이 났다.

3회 초 스티브는 다시 마운드에 올라왔다.

따아아악―!

그리고 상대 7번 타자의 의외의 타격이 나왔다.

***

[7번 타자 미키에게 오늘의 첫 안타를 홈런으로 허용하는 스티브.]

[아무래도 방금 공은 실투였죠?]

[그렇습니다. 가운데로 몰린 공을 그대로 넘겨버리며 1:1로 다시 경기가 원점으로 돌아갑니다.]

3회 초에 나온 솔로 홈런.

하지만 스티브는 흔들리지 않고 나머지 타자들을 범타로 잡아냈다.

[3회 말 트렌턴 선더의 공격. 9번 타자인 카인이 삼진으로 물러나네요.]

[우타자에게 던지는 저 슬라이더는 정말 위협적인 공입니다. 1아웃 상황에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1번 타자 필리스.]

[초구를 타격해내며 안타를 쳐냅니다. 상대 투수인 테오도르가 좌타자에게 약하다는 데이터는 모두가 아는 사실이죠.]

[1아웃 1루의 상황에서 2구에 히트 앤드 런을 보여주는 트렌턴 선더! 타구는 유격수에게 향했지만 1루 주자인 필리스는 2루에서 세이프!]

득점권의 상황.

거기다가 어제와 오늘 좋은 경기를 보여주는 최강남의 타석이었다.

해설진은 미리 준비해 둔 자료들을 훑으며 입을 열었다.

[2아웃 2루의 상황에서 어제 2홈런에 이어서 오늘 1타점을 올렸던 최강남 선수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이 선수 득점권에서 정말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공식 경기에서 전체 타율이 0.555. 거기에 득점권 타율은 7할이 넘는 찬스에 강한 타자입니다.]

[전 타석에 이어서 오늘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지 많은 기대가 되네요.]

― 와 득점권 타율이 7할이라고?

ㄴ 몇 타석 안 뛰었으니까 그러지 이제 겨우 10경기 뛴 신인인데

ㄴ 디트로이트 팬은 너희 중계 들어라. 왜? 최강남이 또 홈런 칠까 봐 긴장되냐?

ㄴ 다른 팀에서 견제할만하지 자기 유망주들은 다들 죽 쑤고 있는데

모두의 기대를 받는 유망주.

팬들은 이번에도 최강남이 좋은 플레이를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었다.

따아아악―!

[큽니다! 커요! 최강남 선수가 2구로 들어온 몸쪽 슬라이더를 그대로 잡아 당겼습니다!]

[타구는 쭉쭉 뻗어서 담장을 그대로 넘어갑니다! 최강남의 2점 홈런! 다시 3:1로 승기를 잡아오는 트렌턴 선더입니다!]

[우타자들에게 강력한 무기인 테오도르의 슬라이더! 하지만 스트롱 맨의 배트는 더욱 강력한 모습입니다!]

― 캬 이거지 이 맛에 야구를 보는 거지

ㄴ 얼른 양키스로 올라와

ㄴ 인정 요즘 양키스 주전 유격수 타율이 얼마더라

ㄴ 120타석에 2할 겨우 넘는다

ㄴ 진짜 타격 센스는 좋네 쳐야 할 때 늘 쳐주네

ㄴ 그니까 초특급 유망주지

팬들이 늘 염원하는 최고의 재능을 가진 유망주.

그 유망주가 그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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