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역대급 홈런왕의 탄생-50화 (5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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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 어드밴스드 리그 (7)

“나이스 홈런!”

“전광판을 때렸어! 깨진 거 아니야?”

“오늘 홈런만 두 개네! 나이스 스트롱!”

홈 플레이트를 밟자 많은 선수들이 더그아웃에서 뛰쳐나와 환호했다.

수없이 많은 손길이 내 등과 헬멧에 쏟아졌고 난 웃으며 이 순간을 만끽했다.

“슈퍼 루키! 이걸 넘기네. 내가 병살타 쳤으면 어휴··· 끔찍할 뻔했다.”

“1루에서 살았으니 만루 홈런이었죠. 뛰느라 고생했어요. 안 그래도 느린데.”

“너도 근육 이렇게 달고 뛰어봐. 느릴 수밖에 없다.”

더그아웃으로 함께 걸어오며 안도하는 로버슨에게 웃으며 농담을 건넸다.

180cm에 100kg 가까이 돼 보이는 근육 돼지 스타일의 로버슨.

사실 이런 몸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 중에서 빠른 편이기는 했다.

“승리 투수 확정이다! 에이스 고맙다!”

“아직 확정은 아니긴 해도 미리 축하한다.”

그런 로버슨의 뒤로 오늘 데뷔전이자 선발 투수인 마틴이 소리쳤다.

난 뒤돌아서 그런 마틴에게 씩 웃어줬다.

“오늘 두 번이나 좋은 타격 보여주네. 이번 3연전에 특히나 기대가 많아. 좋은 모습 보여주고 싱글 A로 올라갔으면 좋겠네.”

“감사합니다.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내가 더그아웃에 들어오자 맨더슨 감독은 일어서서 박수를 치며 이야기했다.

난 그런 맨더슨에게 고개를 숙여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전광판을 타격하는 대형 만루 홈런.

이 홈런으로 펄래스키 양키스는 8:2가 되며 완벽하게 승기를 잡았다.

8회 말에 윌리엄은 솔로 홈런을 맞으며 1실점을 했지만, 추가 실점은 하지 않으며 8:3으로 9회를 맞이했다.

9회 초 펄래스키는 안타를 하나 쳤지만 추가 득점을 뽑아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내 홈런으로 인해 5점 차로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예쓰!”

9회 말 마지막 수비.

마운드에는 베네수엘라 출신의 케이든이 올라왔다.

그는 첫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내고 글러브에 박수를 치며 소리쳤다.

두 번째 타자를 1루수 뜬공으로 잡아낸 케이든은 1루수인 맥스에게 엄지를 치켜세웠다.

첫날부터 참 일관된 사람이었다.

세 번째 타자는 케이든의 초구인 체인지업을 쳐냈고 타구는 내 정면으로 향했다.

“아웃!”

느린 타구였기에 앞으로 달려가며 러닝 스로우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얻어냈다.

“슈퍼 루키! 굿 디펜스!”

그 수비를 본 케이든은 글러브를 겨드랑이에 끼고 양손 엄지를 나에게 치켜세웠다.

적응되려고 할 때마다 한 단계씩 부담스러워지는 스타일이었다.

어쨌든 엘리자베스턴 트윈스와의 1차전은 이렇게 8:3으로 승리하게 됐다.

“오늘 경기하느라 다들 고생 많았다. 내일부터는 오후 5시 경기이니 점심 먹고 오후 3시부터 몸 풀자.”

“고생하셨습니다!”

맨더슨 감독의 말이 끝나고 선수들은 숙소인 모텔로 향했다.

“슈퍼 루키! 오늘만 홈런 2개 추가했네?”

“로버슨도 오늘 삼진 2개 추가했잖아요?”

“기왕이면 도루 저지 2개 했다고 해주지. 이제 뭐 하려고? 겨우 4시인데.”

“글쎄요. 로버슨은 뭐 하려고요?”

내 물음에 로버슨은 잠시 턱을 잡고 고민하더니 대답했다.

“내일 경기니깐 술은 좀 그렇고. 나랑 간단하게 탁구나 칠까?”

“탁구요?”

“응. 모텔 2층에 있던데. 밥 먹고 가볍게 한판만 할까? 그리고 모레 올라올 상대 선발 투수 기록 좀 분석해야지.”

“그래요.”

모텔 앞의 식당에서 가볍게 간식을 먹고, 30분 정도 소화할 겸 탁구를 치고 내 방으로 돌아왔다.

내일 올라올 선발 투수는 데뷔전을 치르는 투수.

그래서 기록이 없었기에, 모레 올라올 1선발 레오나드의 기록을 간단하게 분석했다.

그리고 샤워 후에 가벼운 마음으로 잠에 들었다.

“플레이 볼!”

다음날 오후 5시.

엘리자베스턴 트윈스와의 2차전이 시작됐다.

양 팀의 선발 투수는 모두 오늘이 데뷔전.

예상대로 초반부터 엄청난 난타전이 시작됐다.

펄래스키 양키스의 선발인 휴는 4이닝 4실점으로 조기에 강판당했다.

상대 선발인 토머스 역시 4이닝 5실점으로 강판.

난 2타석에서 볼넷 하나와 2루타 하나를 추가했다.

펄래스키 양키스가 5:4의 아슬아슬한 리드를 유지하면서 맞이한 5회 초 공격.

“Strong Man! The Strongest Man! Choi! Gang! Nam!”

선두 타자로 내가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의 바뀐 투수는 월터.

이번 리그에서 2경기를 나와 2.2이닝 무실점을 기록 중인 우완 투수였다.

타격 코치인 존의 말에 의하면 결정구는 싱커.

범타 처리에 탁월한 구종인 만큼, 일단은 공을 지켜보겠다고 생각하며 타석에 들어섰다.

“스트라이크!”

월터는 초구부터 몸쪽 낮은 코스의 싱커를 던졌다.

생각보다 좋은 움직임을 보이며 가라앉는 볼.

특히나 홈 플레이트 주변에서 움직임이 좋았다.

그래서 배터 박스 앞에 서서 다음 공을 기다렸다.

이렇게 되면 비교적 싱커의 움직임을 제한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상황이면 상대 투수는 포심을 던질 확률이 높아진다.

하지만 상관없다.

포심이 온다면 그냥 치면 된다.

160km/h가 넘는 공도 아니고 겨우 140km/h 후반대의 포심이었으니.

월터는 그런 나를 보고 표정이 살짝 일그러지더니 다시 와인드업을 시작했다.

‘왔다!’

따악―!

예상대로 월터는 바깥쪽에 꽉 차는 포심을 던졌고 난 정확하게 맞춰냈다.

타구는 쭉쭉 뻗어서 우측 담장을 가볍게 넘어갔다.

“이제 좀 지겹지?”

내가 더그아웃으로 들어오자 로버슨이 이야기했다.

“아니요. 늘 새롭고 짜릿한데요.”

난 그런 로버슨에게 웃으며 대답했다.

내가 1점을 추가하며 펄래스키 양키스가 6:4로 살짝 격차를 벌린 리드를 이어나갔다.

***

“어이 신입! 오늘은 어디를 가려고 아침부터 짐을 그리 챙겨?”

“오늘은 테네시 주로 현장 취재 갑니다!”

“테네시? 거기에 뭐가 있는데?”

“펄래스키 양키스가 엘리자베스턴 트윈스와 원정 경기가 있습니다.”

뉴욕 타임스 스포츠부의 신입인 알버트.

그가 아침부터 분주하게 책상에서 짐을 챙기는 모습을 본 선배 에드워드는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물었다.

“펄래스키? 아 맨더슨 감독이 지휘하는 뉴욕 양키스 R+?”

“그렇습니다. 이번이 첫 현장 취재라 너무 떨립니다.”

알버트의 몹시 설레는 얼굴을 본 에드워드.

그는 웃으며 입을 열었다.

“나도 첫 취재가 펄래스키였는데. 옛날 생각나네. 내가 팁 하나 줄까?”

“선배님! 주시면 정말 감사합니다!”

“거기 감독인 맨더슨이 워낙 표현을 안 하거든. 근데 첫 취재면 자극적인 소스로 인터뷰 내용 뽑아야 될 거 아니야?”

“그렇습니다. 그래서 최근 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는 유망주와 인터뷰를 할까 계획 중에 있습니다.”

신입 기자인 알버트의 대답에 올해로 6년 차에 들어선 에드워드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러면 안 되지. 이제 갓 루키로 데뷔한 선수가 무슨 대단한 인터뷰를 하겠어? 그럴 때는 코치진을 이용하면 돼. 마이너리그 코치들은 메이저리그로 갈 생각밖에 머릿속에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거든. 그걸 이용하는 거야. 어쨌든 우리 루키도 힘내봐!”

“충고 감사합니다. 취재 다녀오겠습니다.”

알버트는 그런 에드워드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공항으로 향했다.

현재 시간은 오후 2시.

경기 시작 시간이 오후 5시였기에, 지금부터 출발하면 여유 있게 경기가 끝나기 전에 도착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드디어 도착했네. 여기가 엘리자베스턴 트윈스의 홈구장인가.”

오후 6시 30분에 알버트는 오늘의 경기가 열리고 있는 조 오브레인 필드에 도착했다.

그는 너무나 한적한 관중석 한편에 자리를 잡고 준비해 온 차트를 훑어보기 시작했다.

따아악―!

그때 마침 울리는 경쾌한 타격음.

펄래스키 양키스의 4번 타자 최강남의 솔로 홈런이었다.

그는 빠르게 차트를 넘기며 최강남의 프로필을 찾기 시작했다.

‘여기 있다!’

최강남 ― 2006년 3월 10일생.

마이너리그를 포함한 MLB에 뛸 수 있는 최연소 나이인 만 16세의 선수였다.

뉴욕 타임스 스포츠에서 가장 인기 있는 팀들 중에서 하나인 뉴욕 양키스.

모든 스포츠 팬들에게 있어서 유망주란 늘 뜨거운 관심사였다.

오늘 인터뷰에서 최강남 선수의 이름을 꼭 언급하겠다고 생각하며 경기를 계속 지켜봤다.

경기는 펄래스키 양키스가 8:6으로 9회 말에 앞서고 있는 상황.

2아웃에 주자가 없는 상황이기에, 큰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경기는 이렇게 끝이 날 것이다.

알버트는 서류와 카메라를 챙겨서 경기장 밖으로 나섰다.

“안녕하세요! 뉴욕 타임스의 알버트 기자입니다. 혹시 괜찮으시다면 인터뷰 가능하실까요?”

“죄송합니다.”

“한마디만 해주셔도 괜찮습니다. 잠깐이라도 안 될까요?”

“사전에 제의한 인터뷰가 아니면 거절하는 것이 제 원칙이라서요. 거기다가 선수들 버스를 대기 시켜야 됩니다.”

“그렇다면 혹시 다른 선수들은 언제 나오는지 알 수 있을까요?”

“지금 감독님이 안에서 피드백하고 계십니다. 20분은 있어야 나올 것 같네요.”

“아··· 네. 감사합니다.”

알버트가 경기장 밖을 서성이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로버트가 가장 먼저 밖으로 나왔다.

아까 차트에서 확인한 펄래스키 양키스의 수비 코치인 로버트.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칼같이 거절당했다.

알버트는 아쉽게 입맛을 다시며 경기장 밖을 서성였다.

그다음으로 경기장 밖으로 나온 사람은 타격 코치인 존.

“안녕하세요! 뉴욕 타임스의 알버트 기자입니다. 혹시 괜찮으시다면 인터뷰 가능하실까요?”

“인터뷰요?”

알버트는 존에게도 똑같은 질문을 하며 다가갔다.

“네. 펄래스키 양키스의 타격 코치인 존 아니십니까?”

“맞습니다. 뉴욕 타임스라고 하셨나요?”

“네. 알버트 기자라고 합니다.”

“지금 선수들이 피드백 시간을 가지고 있어서 좀 기다리셔야 될 것 같습니다.”

“아니요. 존 코치님을 인터뷰하고 싶습니다.”

“네? 저요?”

“네.”

존은 그런 반응에 상당히 당황한 표정이었다.

“차후에 펄래스키 양키스의 감독이 될 분이시잖습니까?”

“그럼요! 어떤 인터뷰인가요?”

“다름 아니고 선수들에 대한 타격 코치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알겠습니다.”

알버트의 립 서비스에 넘어간 존은 묻지도 않은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읊기 시작했다.

“그래서 최강남 선수의 플로어는 최소 메이저리그 클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의견은 맨더슨 감독의 의견도 포함된 건가요?”

“음··· 그럼요.”

타격 코치인 존은 본인의 의견과 함께 맨더슨 감독도 이 사실에 동의했다는 이야기까지 꺼냈다.

맨더슨 감독도 본인의 의견을 듣고 반박을 하지 않았으니, 존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일리 있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감사하죠. 기사 잘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요. 저만 믿으세요.”

열정 넘치는 신입 기자와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가고 싶은 코치.

그 둘의 인터뷰 끝에 나온 다음 날 헤드라인은 생각보다 훨씬 화제를 불러 모았다.

[R+ 펄래스키 양키스 맨더슨 감독 “최강남은 플로어가 뉴욕 양키스의 클린업. 실링은 명예의 전당. 혹은 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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