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역대급 홈런왕의 탄생-39화 (39/126)

# 39 - 376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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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루키의 등장 (4)

“보스. 양키스 프런트 측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연결해드릴까요?”

“응. 바로 연결해줘.”

제임스의 이야기에 커너는 전화기를 집어 들었다.

메이저리그 정규 시즌과 포스트 시즌까지 끝이 난 11월의 미국.

이곳은 스토브리그가 갓 시작된 치열한 전쟁터였다.

빅마켓으로 유명한 몇몇 구단들은 평소처럼 유망주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특히 커너 코퍼레이션은 많은 스카우트 회사들 중에서도 좋은 유망주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

물론 FA 대어들을 낚기에는 이름값이 없어서 유망주에 올인한 결과기는 했지만.

“보낸 파일 읽어봤는데 이번에도 괜찮은 유망주들이 많더라고요?”

“그럼요. 매년 훌륭한 선수들이 쏟아져 나오니 당연한 결과죠.”

“바로 본론인 계약으로 들어가죠. 이번에 양키스에서 영입을 원하는 선수는 3명입니다. 16세의 최강남, 마이클, 19세의 디포. 커너 코퍼레이션에서 원하는 포스팅 금액을 제시해 주세요.”

유쾌하고 장난기 많지만 스카우트 업무만 시작되면 딱딱한 말투로 상대를 휘어잡는 능구렁이 스타일의 브라이언 캐시먼.

언론 공세와 압도적인 운용자금 덕이라고 그를 비하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현역 최장수 메이저리그 단장의 타이틀은 아무나 달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당장 커너만 봐도 작년과 재작년에도 손해를 보는 거래를 했으니.

“16세의 두 선수는 U-15에서 홈런 1, 2위에 타율과 OPS 또한 다른 선수들에 비해서 압도적인 거 확인하셨죠? 최강남 선수는 3년 100만 달러, 마이클 선수는 3년 80만 달러를 원합니다. 포지션도 유격수와 포수이니 가치가 얼마나 크신지는 잘 아실 겁니다. 또한 에러율도 평균 나이대의 선수들보다 현저히 낮습니다. 19세 디포는 두 선수 이야기가 끝나고 협상하죠.”

“음··· 3년 100만 달러라.”

최강남에게는 100만 달러를 받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이것이 불가능한 금액임은 커너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

최강남의 나이는 이제 고작 16살.

애초에 100만 달러로 계약을 원했다면 최소 130만은 불렀을 것이다.

하지만 100만 달러를 시작 금액으로 불렀다는 것은 괜찮은 계약이라면 70만, 최악의 경우에는 50만 달러까지도 깎일 생각까지 하면서 제시한 금액이었다.

낮게 부른 마이클은 당연히 더 낮은 금액을 생각했었고.

“최강남 3년 80만, 마이클 3년 50만은 어떻습니까? 이 정도면 커너 코퍼레이션 입장에서도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닌 것 같은데.”

“잠깐 직원들과 협의 후에 연락드려도 괜찮겠습니까?”

“스토브리그 기간에는 1분 1초마다 금액이 달라지는 건 알죠? 다시 전화했을 때 이 금액을 보장해드릴 수는 없는 것만 알고 계시면 될 것 같네요.”

역시나 다시 계산을 해볼 시간조차 주지 않으며 압박이 들어오는 캐시먼이었다.

거기다 브라이언 캐시먼이 이렇게 순순히 나온다는 것은 이미 양키스 쪽에서도 선수들의 가치 평가가 끝났다는 것.

하지만 커너가 생각했던 금액은 훨씬 넘은 상황이었기에 굳이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그러면 두 선수를 80만, 50만 달러에 계약하죠. 계약서는 내일까지 팩스로 보내겠습니다.”

“좋은 거래였습니다. 추후에 다시 연락드릴 때 19세 디포와의 계약에 대해서도 논의해보죠.”

“예. 커너 코퍼레이션의 커너였습니다.”

커너의 예상대로 3년에 150만을 제시했던 텍사스 고등학교 출신의 디포와의 계약은 밑밥이었다는 듯이 캐시먼은 전화를 바로 끊었다.

‘능구렁이 같으니라고.’

그동안의 계약을 미루어 보았을 때 디포는 양키스에서 영입하지 않을 것이다.

커너는 책상을 손으로 몇 번 두드리더니 데스크에 있는 제임스를 호출했다.

“예. 부르셨습니까?”

“계약 성공했어. 네가 디트로이트에 있는 마이클 부모님 만나서 계약서에 도장 확실히 찍고 와. 내가 한국으로 갈 테니깐.”

“저희 예상대로 50에 30인가요?”

“아니. 80에 50. 우리보다 훨씬 실링을 높게 평가했나봐.”

“정말 잘됐네요. 그러면 전 전화로 확인 후에 계약하러 가보겠습니다.”

제임스가 나가는 것을 확인한 커너는 잠시 할 말을 머릿속으로 정리하다가 최강남에게 전화를 걸었다.

***

“3루수! 조금 더 자세 숙이고 잡아. 이런 쉬운 타구도 놓치면 안 돼!”

“알겠습니다!”

모든 중학 야구 대회가 끝난 11월의 어느 날.

평소처럼 유동기 감독은 선수들에게 펑고를 쳐주며 훈련을 진행했다.

나를 포함한 3학년들은 1, 2학년들과 함께 러닝 후에 개인 훈련에 들어갔다.

피칭머신 타격 훈련을 마치고 잠시 벤치로 돌아와 땀을 식히고 있을 때 휴대폰이 울렸다.

지이잉―

휴대폰에는 저번에 저장했던 커너의 이름이 떠 있었다.

“네. 전화 받았습니다.”

“최강남 선수 계약에 성공했습니다. 뉴욕 양키스와 3년 80만 달러! 이 정도면 16살 기준에서 초특급 계약 성공입니다!”

“고생하셨어요. 계약은 언제부터 시행될까요?”

“생일인 내년 3월 10일부터 시작입니다. 아무래도 미성년자이다 보니 제가 직접 부모님 찾아봬서 계약에 대해 이야기해 드리고 싶은데 언제가 괜찮으세요?”

부모님이 함께 있는 자리가 좋을 것 같으니 아빠가 회사를 안 가시는 토요일이 괜찮을 것 같았다.

“토요일이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러면 4일 후인 토요일에 집으로 찾아가겠습니다. 뉴욕 양키스와의 계약 기사는 오늘 올릴 계획인데 괜찮으세요?”

“내일 기사를 띄워도 괜찮을까요? 제 주변 사람들한테 기사보다 제가 알려드리고 싶어서요.”

“네. 그럼 그렇게 하겠습니다. 한국 시간 기준으로 토요일 오전 11시 도착 항공편으로 예약하겠습니다. 도착하면 연락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커너와의 전화를 마치고 멍하니 하늘을 쳐다봤다.

솔직히 미국 고등학교 진학까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일이 이렇게 쉽게 풀릴 줄은 몰랐다.

거기다 날 데리고 가는 팀은 메이저리그 최고의 명문 구단인 뉴욕 양키스.

22년 동안 메이저리그 구단 가치 1위 자리에서 한 번도 내려오지 않은 불굴의 팀.

유망주 컬렉터라는 별명까지 있을 정도로 많은 어린 선수들이 뛰고 있는 팀이기도 했다.

당장 내 기록에 일희일비하며 방출시키거나 트레이드하지 않을 테니, 조급함을 느끼지 않고 천천히 감을 끌어올리기 최적의 팀이었다.

물론 그만큼 25인 로스터에 들기는 어렵겠지만.

“감독님! 잠깐 이야기 괜찮으세요?”

“잠깐 휴식! 무슨 일인데?”

유동기 감독은 내 말에 펑고를 멈추고 벤치에 앉았다.

“저 뉴욕 양키스에 갈 것 같습니다.”

“뉴욕 양키스? 데릭 지터랑 리베라가 뛰었던 그 양키스?”

“예. 방금 전화 왔는데 3년에 80만 달러 계약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80만 달러면 얼마야. 1달러에 1100원쯤 하니깐 거의 9억이네. 잘 됐네. 너 완전 성공했다?”

유동기 감독은 마치 본인의 연봉인 듯이 진심으로 기뻐해 주셨다.

“세금 빼고 3년 생활비 빼면 얼마 남지도 않을 것 같아요. 그 돈으로 좋은 장비랑 밥값으로 버티면서 메이저리그 올라가야죠.”

“드디어 내 제자 중에도 메이저리거가 생기겠네. 공식 기사는 올라왔어?”

“아니요. 제가 부탁해서 내일 올라옵니다. 그러니 제 계약을 가장 처음 알게 된 사람은 유동기 감독님이 처음입니다.”

“이 새끼 참 예쁜 말만 골라서 한다니깐. 메이저리그 올라가고 한국 오면 연락해. 형이 맥주 사줄게. 이제 다시 애들 펑고 쳐주러 가야겠다. 오늘은 먼저 집에 가라. 부모님한테도 이야기해 드려야지.”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내 감사 인사에 유동기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쿨하게 손을 흔들며 다시 펑고 훈련을 시작하러 돌아갔다.

난 오후 3시에 평소보다 빠르게 집으로 향했다.

***

“강남이 벌써 왔네? 오늘은 빨리 끝났어?”

“엄마 저 미국에서 제의 왔어요. 뉴욕 양키스에서 뛰게 됐어요.”

“유명한 팀이야?”

“네.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팀이요.”

집에 도착한 나는 엄마에게 먼저 입단 소식을 알렸다.

“일단 아빠오시면 다시 이야기하자.”

“알겠어요.”

얼마 지나지 않아 아빠가 퇴근하셔서 집으로 오셨고 이 소식을 전해드렸다.

“역시 우리 최씨 가문이야! 당연히 최고의 팀으로 가야지.”

“여보 양키스가 그렇게 유명한 팀이에요?”

“그럼!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야구팀이지. 한국으로 치면 대전 이글스 정도?”

그놈의 대전 이글스.

아빠는 여전히 우승의 꿈을 포기하지 못하셨다.

“제가 미성년자이니깐 토요일에 계약을 하러 미국에서 온대요. 부모님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 아빠는 찬성이야.”

“안전한 거 맞지? 토요일에 오면 물어봐야겠네.”

“네. 궁금하신 거 다 물어보셔도 돼요.”

시간은 빠르게 흘러서 토요일이 되었다.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공항까지 와줘서 고마워요. 사실 어떻게 찾아가야 하는지, 택시에서는 뭐라고 할지 고민이 많았거든요.”

커너의 마중을 위해 인천공항에서 기다렸다.

그리고 우리 둘은 공항에서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도착했다.

“환영해요. 최강남 아빠 되는 사람입니다.”

“반갑습니다. 최강남 선수의 스카우트를 맡은 커너라고 합니다.”

“한국까지 오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일단 식사라도 하시면서 이야기 나누죠.”

“감사합니다. 기내식 말고는 아무것도 못 먹었는데 맛있게 먹겠습니다.”

아빠가 유창한 영어로 커너를 반겼다.

“나이스 투 미 츄. 하하.”

“요리 직접 하신 건가요? 음식이 되게 맛있어 보이네요.”

“엄마가 직접 요리 하신 거냐고 물어보네.”

“그렇다고 해줘.”

“네. 엄마가 직접 요리하신 거예요.”

엄마의 서투른 영어에 내가 통역을 맡으며 다 같이 식탁에 앉았다.

엄마와 아빠는 식사도 잊으시고 커너에게 계속해서 질문을 던졌다.

커너는 그런 부모님의 질문에 정성껏 대답해줬다.

거기에다가 물어보지도 않은 뉴욕 양키스의 여러 가지 비하인드에 대해서 이야기해줬다.

이를테면 선수들 유니폼에는 등번호만 있고 이름은 없다든지, 양키스의 선수들은 수염을 기를 수 없다는 이야기 같은 것들.

화기애애하게 식사를 마치고 계약서에 사인까지 끝냈다.

“그러면 12월에 뵙겠습니다. 한국에 와서 즐거웠습니다.”

“정말 혼자 가실 수 있겠어요? 아니면 여기서 하루 자고 가도 괜찮은데.”

“아니요. 요즘 스토브리그라 밀린 일이 많아서요. 애초에 오늘 밤 미국 비행기 표로 끊어놓기도 했고요.”

“알겠습니다. 그러면 12월에 미국에 도착해서 연락드리겠습니다.”

“네. 즐거웠습니다.”

그렇게 계약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난 2주 후인 12월 초에 LA에 있는 커너 코퍼레이션 트레이닝 센터에서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다.

나도 그랬지만 부모님은 양키스 측에서 제시한 연봉에 상당히 놀라셨다.

특히 엄마는 야구 선수들이 이렇게 많은 돈을 받는다는 사실을 듣고 상당히 놀라셨다.

메이저리그에 가면 몇십 배는 더 벌 텐데.

이렇게 한국에서의 야구도 어느덧 막바지에 이르렀다.

이젠 더 큰 무대인 메이저리그가 날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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