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어쩌다 배우-98화 (98/127)

〈 98화 〉 연기를 직업으로 삼으면 그것이 배우(Actor)다!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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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건 아시죠?”

축제를 준비하는 학생모임 대표의 물음에 이온은 대답하지 않았다.

몰랐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날짜가 어떻게 가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활빈> 촬영과 수업을 병행하고, 주말에는 액션아카데미로 나가 운동을 하고 있어서 한국대학교 축제 따위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이온이 ‘따위‘라고 표현하는 이유가 있다.

한국대 3대 바보라는 말이 있다.

그 바보 중에 하나가 한국대 축제에 열심히 참가하는 사람이다.

그 정도로 재미없기로 유명한 것이 한국대 축제였다.

“올해는 한강 페스티벌 정도의 무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생이 많겠군요.”

“그래서 말인데.... 혹시 선배님도 참여해주실 수 있을까 해서 찾아왔습니다.”

“내가요?”

“예.”

“혹시 MC를 맡길 생각은 아니겠죠?”

이온이 선수를 쳤다.

그 말고도 한국대 재학생 중에 연예인으로 활동하는 여학생이 한 명 있었다.

만에 하나 이온과 엮어서 공연 사회를 맡기려는 걸 미리 차단하려고 했다.

그런데 돌아온 대답은 전혀 예상치 못한 말이었다.

“<아이돌>에서 보이밴드 멤버로 출연하셨잖아요?”

“드라마와 실제를 혼동하는 것 같네요. 난 액션배우에요.”

“선배님이 마지막회에서 부른 노래가 댄스팀에서 많이 커버가 되고 있어요. 해외 KPOP 커버 댄스팀들도 많이 커버한다고 알고 있고요.”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네요.”

다소 난감해하는 이온에게 축제준비위 학생들이 의아한 시선을 던졌다.

“<아이돌>에서 제가 출연했던 데뷔무대 장면도 일종의 커버에요. 노래를 부른 사람들은 따로 있고. 드라마에서 나 말고 다른 5명의 멤버들은 곽수경 안무가라고 유명한 KPOP 안무팀의 멤버들이에요. 만약 <아이돌>의 마지막 회의 음방 무대를 공연하고 싶다면 내가 아니라 곽수경 안무가님이나 드라마 음악을 하셨던 감독님께 문의를 해야 합니다.”

<아이돌>에서 이온과 안무팀이 선보인 음방무대는 전 세계 수많은 KPOP 커버 댄스팀이 커버를 했고, 지금도 어딘가에서 커버가 진행 중이다.

웃긴 것은 노래는 인기가 없다는 사실이다.

가사는 유치하고 멜로디도 별로고 비트만 그런대로 들어줄만하다.

다 이유가 있다.

2분 30초짜리 댄스 퍼포먼스는 실제 아이돌이 활동할 것을 상정하고 만든 것이 아니다.

누구든 그 곡으로 활동을 한다면 한 달 안에 무릎이고 허리고 탈이 날 수 밖에 없는 극악 난이도의 퍼포먼스다.

보기에는 역동적이고 격렬하며 아름답고 우아하기까지 하지만, 실제 커버를 해보면 호흡을 고르거나 쉬어가는 구간도 없이 엄청 빡빡하게 짜여 있다.

듣고 즐기거나 따라서 춤을 추기 위한 댄스곡이 아니다.

드라마를 위해서 만들어진 맞춤 기능성 곡이다.

즉 2분 30초 러닝타임 동안 어떤 촬영구간을 편집에서 사용해도 강렬한 비트와 퍼포먼스가 시청자에게 전달되어야 하기 때문에 말도 안 되는 안무를 짰던 것이다.

오죽하면 오찬기가 속한 보이그룹 원마스가 재미삼아 커버에 도전했다가 이온과 곽수경 안무팀에 리스펙을 날렸을까.

“만약 섭외가 되어도 선배님은 함께 무대에 설 수 없다는 말씀이신지.......?”

“아마도 그럴 가능성이 높죠. 그 안무의 권리는 곽수경 선생님께 있으니까. 자기 팀원들을 무대에 올리지 않을까요?”

사실 단정할 수 없다.

특별한 무대가 만들어진다면 곽수경 안무가가 이온이 다시 자신의 팀에 합류해 <아이돌>에서와 같은 무대를 만드는 것을 환영할 수도 있다.

안무 콘셉트 역시 이온을 위주로 짜였고.

문제는 이온 입장에서는 귀찮다는 사실.

“재학생들이 선배님께서 펼치는 퍼포먼스를 라이브로 보고 싶어 합니다.”

“그 무대를 현역 아이돌에게 양보하고 싶네요.”

“그래도 동문으로서 축제를 빛내주는 것이...... 3학년이시잖아요. 청춘의 시간은 유한하다고 하잖아요.”

졸업하기 전에 추억도 쌓고 학우들을 위해 좋은 일 좀 해라.

뭐 그런 의미로 들렸다.

“가만히 있는 게 청춘이다. 그런 말도 있어요. MZ세대의 청춘은 가만히 있을 때 더욱 빛나는 법입니다. 그 청춘, 후배들에게 양보 하겠어요.”

무엇을 하든 더 상황이 악화되는 현실.

코인, 주식, 부동산 기타 등등.

청년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목숨이라도 부지한다는 웃픈 농담이 회자되고 있다.

“선배님. 한 번 뿐인 축제에요.”

“후배님들에게는 올 가을도 있고 내년도 있고 내후년도 있지 않나요?”

“그렇다면. 스트리트 댄스 동아리와 특별 이벤트 형식으로 비보이 배틀을 해보시는 건 어떠세요?”

“나는 크루가 없어요.”

이온이 철벽을 쳤다.

이 정도 했으면 물러설 법도 했다.

그런데 축제위원회 후배들은 이온을 무슨 수를 쓰던 축제에 참여시키고 싶은 모양이다.

일주일 내내 이온을 찾아와 설득했다.

“A급 아이돌 그룹 출연료 보장해 드릴게요.”

상당히 파격적인 행사 개런티였다.

대학축제 행사비는 대체적으로 A급 아이돌 그룹은 2500만원 안팎이다.

S급 가수는 3000만 원 이상이다.

일부 특급 가수는 노래 3곡에 1억 원 가까이 챙겨간다.

이온과 곽수경 안무팀에 A급 아이돌 급 대우를 해주는 것은 상당한 파격이었다.

“곽수경 안무가님과 한 번 의논해볼 게요.”

보통 5월 축제 시즌이 되면 온라인상에서 대학 출제 라인업 게시물이 활발하게 공유된다.

축제 무대에 서는 가수나 연예인들의 라인업이 ‘잘 나가는 대학’의 기준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또한 축제 라인업이 좋아야 ‘학생회가 일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따라서 최소한 작년 수준보다 떨어지면 안 된다는 부담이 있었다.

비록 이온이 인지도가 높은 연예인은 아니지만, 오랜만에 한국대가 배출한 따끈따끈한 연예인이었다.

드라마에서 상당한 댄스실력을 선보여 KPOP 커버 댄서들 사이에서 꽤 유명인사였다.

게다가 동문 디스카운트도 기대할 수 있고.

축제를 준비하는 학생모임이 이온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였다.

결과적으로 이온이 하고 싶어도 한국대 축제 무대에 설 수가 없게 되었다.

곽수경 안무팀이 해외공연 중이기 때문이다.

이온으로써는 귀찮은 일 하나를 덜었다.

화요일과 수요일에만 일을 할 수 있었다.

때문에 선배들이 이온을 많이 불러주진 않았다.

그렇다고 완전히 캐스팅 후보에서 제외된 것은 아니다.

신장이 180대 중반이면서 연령대가 낮은 배우의 대역이 필요할 때 주로 캐스팅 되어 촬영에 나갔다.

한밤중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지는가 하면, 갑자기 차오르는 저수지물 때문에 익사 직전까지 갔던 일도 있었다.

스턴트만 한 것은 아니다.

간혹 단역 출연도 했다.

겨우 대사 몇 마디 때문에 지방 촬영도 한 주 걸러 한 번씩 다녔다.

때로는 대사 한마디 없는 이미지단역 출연을 위해 지방까지 내려가 11시간이나 기다렸다 한 장면을 찍고 돌아온 적도 있었다.

이른 새벽 빨리 내려오라는 무술감독들의 전화 한통에 강릉이며 목포를 한걸음에 달려가기도 했다.

맡은 역할들은 대체로 비슷했다.

현대물에서 여자 주인공의 친척동생, 불량학생, 십대 양아치 역할을 많이 했고, 사극에서는 이름 없는 병사, 포졸, 도적, 자객을 주로 맡았다.

어쨌든 차곡차곡 필모그래피가 쌓였다.

결정적으로 <아이돌>에서 크리스티안 역할로 반짝 주목을 받은 것으로 인해 방송 출연료등급이 한 단계 올랐다.

촬영장에서 만나는 단역배우들은 송하나의 작품을 해서 인지도를 올렸으면 왜 단역을 하고 있냐고 묻곤 했다.

이온은 자신을 단역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적어도 자신이 나오는 장면만큼은 주연이라고 생각하고 연기에 임했다.

한번은 지방에서 드라마 촬영을 할 때였다.

대본을 받기는 했는데 아무리 궁리를 해도 드라마 속 인물 성격이 잡히지 않았다.

밤새 끙끙거렸다.

새벽녘에야 ‘이거다!’ 하면서 감이 왔다.

몇 시간 후면 촬영인데 잠을 자면 애써 잡은 감정을 놓칠 것 같아서 그대로 꼬박 밤을 샌 적도 있다.

비록 한 씬에만 출연하고 대사도 몇 마디 없었지만 말이다.

한국대 영화제작 동아리 THI 단편 이후로 역사와 전통의 얄라리에서도 출연 의뢰를 받았다.

<그 날의 트러블>이라는 청춘 삼각관계를 다룬 단편이었다.

여자 주인공이 있고, 그녀와 결혼을 앞둔 예비 남편이 있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 이온이 연기하는 캐릭터가 있었다.

이온은 여자 주인공의 오래된 옛 사랑이다.

이온이 보기에 예비 남편이 옛 사랑인 여자 주인공을 너무 막 대하는 것 같다.

처음에는 불편한 정도였는데, 계속 함부로 하자 화가 난다.

결국 화장실에서 마주친 예비 남편에게 이온이 주먹을 날린다.

겉만 보면 이온의 캐릭터가 나쁜 남자를 혼내 준 것 같다.

그런데 전체적인 맥락을 보면 이온이 연기한 캐릭터가 그렇게 지질해 보일 수가 없다.

현실에서 이온은 연애도 제대로 해본 적 없다.

그런 현실 캐릭터가 그대로 영화에 녹아들었다.

게다가 영화 스토리 상 미련을 못 버리는 남자의 지질함의 끝을 보여줬다.

매번 강렬한 캐릭터만 연기하다가 처음으로 지질한 청년을 연기했다.

‘신선한 경험이었어.’

홍성욱 캐스팅 디렉터의 소개로 독립영화도 한 편 출연했다.

연극배우 역할이었는데, 그가 하는 연극이 성소수자에 대한 이야기였다.

성소수자가 아닌데 연극에서 성소수자 역할을 연기하는 캐릭터였다.

성소수자 커뮤니티에서 어울리며 그들 삶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고 여기고 있지만, 정작 친동생이 게이라는 사실을 알고부터 위선적인 모습을 노골적으로 보이는 캐릭터였다.

그러면서 방황하고 고뇌하는데, 그런 감정 상태에서 무대에서 성소수자 연기를 한다.

처음으로 연극 연기를 해봤다.

비록 영화 속 연극이었지만.

이온은 무대연기를 소화하기 위해 신지균 선생님을 찾아가 따로 속성과외를 받기도 했다.

이 독립영화를 하면서 ‘진정성 있는 연기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 수없이 고민했다.

극 중에서 맡은 배역이 겪는 고민과 성찰을 이온도 똑같이 경험했다랄까.

“어려운 걸 잘해냈어.”

“감사합니다. 선생님.”

“칭찬 받을 만 해. 아이러니컬한 상황을 과잉되지 않게 잔잔히 풀어낸 솜씨가 제법이었다.”

피드백을 할 때 나쁜 말보다는 좋은 말을 주로 해주는 신지균이었다.

“좋게 얘기해주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이온이 쑥스러워했다.

단순히 성소수자 역할이었다면, 출연하지 않았을 터.

이미 많은 영화에서 지겹도록 보아왔기 때문에 뭘 해도 스테레오 타입이 될 수밖에 없으니까.

그런데 처음으로 참여해본 독립영화의 연극배우 역할은 외적으로나 내면 양면에서 모두 아이러니컬한 상황에 처한 인물로서 꽤나 재밌어 보였다.

“솔직히 힘들었어요. 제 연기에 대해 아쉬움도 컸고요. 인물에 더 많은 걸 채워넣고 싶었는데.... 독립영화 여건 상 따라와 주질 못했어요. 물론 핑계 없는 무덤 없는 법이지만요.”

“어쩌면 상업영화보다 그쪽에서 연기하기 어려울 수도 있어.”

그래서 독립영화에 특화된 배우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어느 순간 멘붕이 오는 거예요. 지금까지 해 본 것과 완전히 다른 삶이라서 다른 모습을 끄집어내고 싶은데 평소 말투와 행동이 좀 나와버렸어요.”

“자신의 본래 모습이 연기로 표출될 때, 그 자연스러움이 때때로 강점이 될 수도 있다.”

“저도 선생님과 성향이 비슷한 것 같아요. 그럴 땐 큰 감흥이 없어요. 희열을 잘 못 느끼겠더라고요. 제 모습이 아닌 새로운 모습이 나올 때가 좋더라고요.”

이온은 신지균의 영향을 받기 전부터 다소 이성적인 성향이었다.

인물의 논리를 찾아가는 훈련, 이 영화가 무슨 이야기인지 한 마디로 요약하는 훈련, 특정한 감각을 기억하는 훈련, 일상의 인간 군상을 관찰한 후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훈련 등등.

이온은 미리 논리적으로 이해하고 준비해 간 인물을 준비한 대로 소화해냈을 때 만족감을 느꼈다.

소위 외적인 연기론이다.

맡은 배역마다 말투 행동 몸가짐이 모두 다채로운 배우를 추구한다랄까.

“단편이나 독립영화를 해 보니 어때?”

“재밌어요. 몇 편 안 되지만 찍은 영화 속 역할들이 사회의 어두운 그늘 아래 살아가는 사람이에요. 무언가 내외적으로 부족함이 있는 이들이랄까요. 그리고 인물에 초밀착하는 작품들이다 보니까 제가 할 수 있는 여지가 넓더라고요.”

“네가 배우의 길에 들어서지 않고 한국대생의 삶을 살아간다면 어쩌면 이 사회의 주류가 되었을지도 모르지만. 현재 너의 위치는 부자도 주류도 아니야. 도리어 결핍이 많은 청춘일지도 모르지. 아마 네가 연기했던 캐릭터들이 네가 잘 아는 얘기였기 때문에 논리구축이 용이했을지도 몰라.”

“저도 그렇다고 생각해요.”

“스턴트맨은 계속 할 생각이냐?”

“액션배우가 제 정체성인 걸요.”

“액션배우도 배우라고 주장하고 싶은 거야?”

“선생님도 아시지만, 돌아가신 제 대부가 해리 굿맨이란 분이시잖아요. 사람들이 스포츠맨이래요. 위대한 스턴트맨더러.”

“채플린이 좋아 키튼이 좋아 같은 거냐?”

이온이 대답 대신 어깨를 으쓱했다.

버스터 키튼과 찰리 채플린 중 누가 더 위대하냐는 질문은 오래된 논쟁거리다.

둘 모두 무성영화 시대를 대표하는 감독이자 코미디 배우였다.

하지만, 키튼과 채플린이 선사하는 웃음의 성질은 전혀 달랐다.

채플린 영화는 피눈물 섞인 코미디다.

진한 페이소스가 영화에 묻어 있다.

반면에 키튼은 영화라는 예술 앞에서 채플린보다 몇 배는 순수했다.

채플린이 무언가를 말하기 위해 영화를 만들었다면, 키튼은 오로지 영화를 위해 영화를 만들었다고 할까.

그래서, 키튼의 작품은 순도 높은 경탄을 자아낸다.

키튼은 이야기에 중점을 두지 않았다.

대신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키튼은 한때 라이벌이었던 채플린 영화에 단역으로 나오는 수모를 겪었다.

그의 전성기는 10년이 채 되지 않았다.

영화 속에서 키튼은 숱하게 넘어져도 별일 아니란 듯 먼지만 툭툭 털고 일어났다.

현실에선 달랐다.

전성기 이후 키튼은 근근이 생계를 이어갈 정도로 어려웠다.

세상은 키튼이란 이름을 잊어갔다.

간혹 '몰락한 배우'라는 이미지가 필요한 영화에 얼굴을 비추는 정도였다.

그에 반해 채플린의 삶 역시 순탄치는 않았지만, 걸작을 만들며 신화적인 존재가 됐다.

이온은 슬랩스틱이 특기인 배우 혹은 액션에 특화된 배우가 될 생각이 없다.

다만 연기의 출발점이 액션배우였기 때문에 신체를 활용한 연기법이 자연스럽게 스타일이 된 것뿐이다.

사실 액션배우라는 명칭은 없다.

버스터 키튼이나 찰리 채플린에게 스턴트맨이나 액션배우라고 하지 않는 것처럼.

연기를 하는 사람, 연기를 직업으로 삼은 사람은 모두 배우(Actor)다.

단지 스턴트맨과 배우를 겸업하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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