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0화 〉 어디서 건방지게 밀당을! (4)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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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건물을 빠져나온 이온이 정승복이 다가올 때까지 기다렸다.
“저기 커피숍으로 갈까?”
“긴 이야기 아니면 여기서 하시죠. 제가 지금 운동을 하러 가야 해서.”
정승복이 잠시 뜸을 들였다.
“방금 직원에게 확인해보니까 안내메일에 빼먹은 것이 있더라. 전화로 하는 것보다 얼굴보고 이야기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뭔데요?”
“네가 오디션 본 캐릭터가 빡빡이야.”
“민머리란 말씀이십니까?”
“응.”
왠지 기시감이 들었다.
<민란>이란 영화에서 천민 역할을 했던 하성훈 배우가 민머리로 등장한다.
“혹시 민머리가 한국 사극영화의 트랜드입니까?”
정승복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는 듯 쳐다봤다.
“머리를 미는 문제는 상당히 중요한 문제인데.......”
“밑에 직원이 착오가 있었던 모양이야. 암튼 머리 밀어야 돼. 물론 그에 대한 보상은 따로 섭섭지 않게 해줄 거고.”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캐릭터 때문에 머리를 삭발해야 할 경우,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수익을 포기(CF 출연 등)한 대가나 삭발의 충격(?)에 대한 위자료, 하다못해 가발 구입비 등을 보전해주는 셈 치고라도 인정상 출연료를 더 준다.
물론 조단역과 주연급의 보상 액수는 출연료 간극만큼이나 크다.
“출연료의 퍼센트로 줍니까 아니면 정해진 액수가 있습니까?”
정승복의 눈이 가늘어졌다.
보통 단역배우들은 이렇게 따지고 들진 않는다.
머리를 깎는 것에 대해서만 고민을 하지.
“제작PD와 협의 해봐야 돼.”
이온은 한 번 떠본 것이다.
정승복은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그를 통해 헤어스타일로 사기를 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온은 캐스팅 디렉터들이 무명배우에게 무례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배우들을 섭외할 권한이 있다고 해서 ‘갑’의 행동을 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온이 얼굴이 조금이라도 알려진 배우였다면 상황은 달랐을 것이다.
언제 그랬냐는 듯 태도가 백팔십도 바뀌었을 터.
억울하면 잘 나가고 볼 일이다.
“캐스팅 디렉터 수수료는 어떻게 됩니까?”
“나 하고 일하게?”
“그 부분 역시 사전에 말씀해주지 않으셨습니다.”
“29%.”
“거의 최고 수준의 수수료를 챙기시는 군요?”
정승복이 가소롭다는 듯이 입가에 비웃음을 머금었다.
그로서는 아쉬울 것이 전혀 없다는 투다.
방송사 PD와 배우를 연결해주는 캐스팅 디렉터의 횡포에 대한 업계 안팎의 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캐스팅 디렉터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이 이제 10년 정도다.
그때나 지금이나 출연료에서 20~30%를 수수료로 떼간다.
단역배우에게는 이 수수료가 ‘벼룩의 간’을 떼어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단막극의 경우 겨우 30만 원 출연료를 받아서 캐스팅 디렉터에게 9만원(수수료 30%의 경우)을 주면, 원천징수 떼고 겨우 21만원만 챙기게 된다.
만약 지방에서 철야 촬영해야 하는 경우, 별도로 오버차지와 출장비 등이 나와도 남는 게 없다.
정승복은 그런 악덕 캐스팅 디렉터 가운데 최상위권 악덕 인간이었던 것.
안 그래도 달갑잖은데, 이온은 수수료를 확인하고 심사가 뒤틀렸다.
그런 것에서 방점을 찍는 일이 또 벌어졌다.
부우웅.
건물 외부주차장으로 외제 스포츠카가 들어왔다.
쉐보레 카마로라는 모델이다.
영화 <범블비>에서 나온 것처럼 검은색 두 줄이 없었지만, 동일 모델이긴 했다.
카마로에서 내린 인물은 이온이 너무나 잘 아는 인물이었다.
액션아카데미에서 독립한 임대한 무술감독이다.
“어! 너 액션아카데미 꼴통 아냐?”
이온이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했다.
임대한이 캐스팅 디렉터와 함께 있는 것을 확인하고 물었다.
“혹시 <비객> 오디션 봤냐?”
“예.”
“뭐로?”
“<비객> 작업하십니까?”
“응.”
“살판쇠란 역할에 오디션 봤습니다.”
피식.
임대한이 입가에 미소를 그렸다.
그 표정을 통해 이온은 그도 배역과 관련한 속사정을 알고 있다고 확신했다.
사실 확신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쪽대본에 분명히 액션장면 묘사 지문이 있었다.
당연히 무술감독이 관련될 수밖에 없다.
무술팀에서 그 배역으로 캐스팅 된 배우를 훈련시켜야 하니까.
“요새 배우 한다고 까불고 다니는 모양이더구만. 액션 되겠어?”
“촬영 없을 때마다 파주로 출근해 열심히 수련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보면 알겠지.”
임대한이 인사할 틈도 주지 않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무시에 가까운 행동이었다.
예의는 어린 사람만 갖추는 덕목이 아니다.
윗사람도 아랫사람에 대해 예의를 갖추지 않다가 나중에 크게 후회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캐디님?”
“응?”
“머리는 못 밀 것 같습니다.”
“삼개월치 일 못하는 부분 보상해 준다니까.”
정승복은 마치 선심 쓴다는 듯 말했다.
“돈이 문제가 아닙니다. 저는 스턴트를 해야 합니다. 아무래도 민머리는 곤란할 것 같습니다.”
“살판쇠가 여주인공하고 붙는 씬이 꽤 있어. 나중에 후회 안 할 자신 있어?”
어차피 짜고 치는 고스톱이었으면서.
가식이다.
“학업도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아쉽지만 포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알겠다. 오디션 보느라 수고했어.”
이온이 고개를 까딱거린 후에 정승복에게서 멀어졌다.
혹시라도 배역을 고사한 일로 찍히지 않을까 굳이 걱정하지 않았다.
정승복 캐디는 이온이 신경 쓸 정도로 중요한 인물이 아니었으니까.
그 말고도 영화와 방송계 주변에는 수많은 캐스팅 디렉터가 일을 하고 있으며, 정 아쉬우면 홍성욱의 회사로 들어가면 된다.
‘어차피 내가 쓸 만한 배우가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얼굴색 바꾸고 달려들 테지.’
조연출의 태도로 봐서는 캐스팅 디렉터와 서로 짝짜꿍이 되어 있는 것 같진 않다.
그의 말대로 액션아카데미에서 액션배우를 하고 있으면 언젠가 만나게 되어 있었다.
이온은 ‘자고 일어났더니 스타가 되어 있을 것이다‘ 같은 허황된 생각을 안 한다.
꾸준히 오래 가는 배우가 되고 싶을 뿐이다.
마치 ‘신스틸러 모임‘ 선배들처럼.
이온은 배우 입장이 아니라 스태프 입장에서 방송 일을 꽤 경험해 보았다.
이미지단역이나 단역배우이 들을 수 없는 제작진 입장의 말들을 듣기도 했고, 단역배우이기도 한 선배 스턴트맨들로부터 고충도 전해 들었다.
그를 통해 방송 쪽은 오디션 전에 이미 배역을 내정한다거나, 출연료 지급이 늦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또한 드라마는 빡빡한 방송스케줄상 시간이 생명이기 때문에 현장 분위기가 가장 험악했다.
모든 방송이 그런 건 아니지만 대체로 그렇다.
그래서 액션아카데미 선배들은 방송 쪽이 달갑지 않아 영화 작업을 주로 하고 싶어 한다.
이온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 당장은 골라서 할 수 없지만 결국에는 영화만 하면 좋겠지.’
작품 선택권을 매니지먼트 회사에 요구하는 건방을 떤 이유도 그 때문이다.
나중에 어느 정도 액션배우로 자리를 잡게 되면 영화나 사전제작 드라마만 하고 싶기 때문에.
‘임감독이 독립해서 나름 살만 한 가 보네.’
카마로 모델의 가격은 최소 5천 만 원대다.
액션아카데미에서 독립한 후에 그 정도의 차량을 탄다는 것은 그 만큼의 수입이 된다는 의미였다.
정극배우가 되었든, 액션배우가 되었든 냉혹한 약육강식의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쳐야 한다.
외롭고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했을 때 누구보다 달콤한 영광을 거머쥘 수 있다.
그것은 개인의 인성과 상관없는 모양이다.
마치 임대한 무술감독처럼.
혹은 정승복 캐스팅 디렉터처럼.
✻ ✻ ✻
드라마 종방연은 대부분 여의도에서 열리는 편이다.
여의도가 방송사들이 모인 상암동보다 교통편이 더 좋기도 하고, 돼지고기나 소고기를 싸게 팔 거나, 200명 이상 단체손님을 받을 수 있거나, 단체예약을 잘 받아주는 곳, 방송 관계자들의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한 고기집이 몇 군데 존재했다.
유명한 여의도 맛집 가운데 한 곳으로 드라마 <아이돌> 제작진과 배우들이 오랜만에 모였다.
최고 시청률 17%를 기록하며 인기몰이를 한 Vnet 금토드라마 <아이돌>의 종방을 축하하는 자리다.
왁자지껄.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기 때문인지, <아이돌> 종방연은 축제 분위기였다.
주인공인 장현기와 고한별은 시청률 20%를 넘기면 생방송으로 특별 이벤트를 하기로 공약한 바 있었다.
비록 20%의 최고 시청률은 기록하지 못했지만, 두 배우는 <아이돌> 공식채널을 통해 라이브로 고기 먹방을 중계했다.
아쉽지만 해외여행은 못 가게 됐다.
케이블TV치고는 높은 시청률인 것은 맞다.
다만 20%라는 상징적인 시청률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고생하셨어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모두가 만면에 웃음꽃을 피우고 덕담을 나눴다.
이온은 혹시나 송하나가 와서 시비(?)를 걸면 어쩌나 싶었다.
다행이 그런 끔찍한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이 종방연에는 송하나의 장난감들(?)이 널리고 널렸으니까.
“PD님, 제가 한 잔 따라드리겠습니다.”
이온이 한 PD에게 소주를 따라줬다.
차례로 촬영, 조명, 녹음, 무술 감독들에게도 소주를 따라 드렸다.
“어때 드라마에서 대역이 아니라 정식 배역을 맡아서 출연한 기분이?”
술기운에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른 최소망 감독이 이온에게 물었다.
“좀 그래요.”
“뭐가 그런데?”
“저에 대한 기사가 많진 않지만 나가고, 댓글도 달리고, 또 관심을 받고 하니까. 어색하고 신경 쓰이고 뭐 그래요.”
“칭찬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관심이 지나쳐서 참견하고 지적질 하고 그러지?”
“저는 SNS를 안 하는데, 저에 대해 악플도 달리고 그러는가 보더라고요.”
“그런 사람들도 그냥 친척이라고 생각해.”
“악플 달거나 못 되게 구는 사람도요?”
“친척 중에 친절한 사람만 있냐?”
“친척이 없어서 잘 몰라요.”
“아참. 그랬지?”
가족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꺼낸 본인이 괜히 아차해서 안해야 할 말을 한 것처럼 군다.
이온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아무리 못되게 굴어도 친척이잖아. 밉다고 혈연관계를 끊을 수도 없고.”
무슨 말인지는 이온도 잘 안다.
인터넷이나 SNS에 달리는 댓글로 스트레스 받지 말라는 말이다.
“저는 고모 밖에 없어서 혈연관계니 뭐니 잘 몰라요. 그냥 악플 쓰는 놈은 쓰레기라고 생각하고 좋은 댓글이나 격려하는 사람들은 내 편이라고 생각할래요.”
악플이 되었든 가짜뉴스를 퍼트리든, 나쁜 짓이다.
피해를 당한 사람이 그것을 두고 좋게 이해할 이유는 없다.
연예인이 성인군자이거나 종교인도 아니고.
“어디라고 말할 순 없는데, 상암에 있는 어느 방송국 드라마국 국장이란 새끼가 그랬어.”
송하나를 슬슬 피해 다녔지만, 결국 붙잡히고 말았다.
이온이 타깃이 되자 두 주인공이 마수에서 풀려났다.
그들은 마수에서 벗어나며 이온에게 감사의 눈짓을 보냈다.
“입버릇 손버릇 아랫도리버릇이 아주 개새끼었거든. 내가 그 새끼한테 한 번 안 준다고 두 번째 작품 대차게 까이고 나서 결심한 게 있어. 내가 대한민국에서 제일 잘 나가는 최고 작가가 되어서 니 새끼 눈앞에서 계약서 박박 찢어주겠다. 어디 시상식 나가서 수상소감으로 니 새끼가 그 동안 저지른 만행 다 까발리겠다.”
송하나의 술주정인지 넋두린지를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며, 이온은 생각했다.
글로벌 OTT에서 앞 다투어 계약을 하려고 하는 위치에 올랐으니 아마도 복수는 이루어졌으리라.
“근데. 그 개새끼가 내가 최고가 되기 전에 뒈져버렸어. 죽은 새끼 불알 만질 수도 없고. 내가 뭘 어쩔 수가 없게 된 거야.”
평상시도 그렇지만, 술에 취하니까 더 입이 거칠다.
송하나는 자기 새끼 작가들한테도 이색휘 저색휘 하고, 친한 배우들에게도 이색휘저색휘하고, 연출자한테도 그렇게 한다.
그런데 웃긴 것은 진짜 욕할 때는 정확하게 새끼라고 발음한다는 사실.
‘제작피디새끼..... 국장새끼..... 광고주 개새끼.....!’
자기가 당한 것은 높으신 양반들에게 치받으며 갚아야지, 왜 힘없는 단역배우에게 꼰대질을 하며 푼단 말인가.
“야, 한국대......!”
“예. 작가님.”
“내가 대학 다닐 때만 해도 우리나라에 대학이 세 개였어. 그거 알어?”
“모릅니다.”
“한국대 법대, 한국대, 마지막으로 그 두 대학이 아닌 대학. 알어, 이색휘야~”
다 옛날이야기다.
한국대에는 현재 700명에 가까운 중국인 유학생이 다니고 있었다.
한국 최고 명문대가 돈벌이를 위해 무분별하게 외국인 유학생 특히 중국유학생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서울 소재 어떤 대학에는 4000여 명의 중국유학생이 재학 중이었지만.
중국인 학부생의 경우 중국에서 중위권 대학에도 가기 어려운 학생들이 주로 한국으로 온다.
유학을 가더라도 성적이 좋은 학생은 미국이나 유럽으로 간다.
그다음은 일본이다.
그렇게 한국으로 오는 중국 유학생들은 일단 한국어 못 한다.
그렇다고 영어로 소통이 되는 것도 아니다.
물론 한국대는 그나마 사정이 나을지 몰라도, 팀을 짜서 발표하거나 과제를 해야 할 경우 중국인 유학생과 같은 조로 묶이면 그냥 ‘폭망‘한 것이다.
물론 그들이 낮은 학점을 깔아주어서 덕을 보는 경우도 있긴 하다.
이온은 그런 것도 기대할 수 없었다.
서양사학을 공부하기 위해 한국에 오는 중국유학생은 없으니까.
“작가님. 제가 화장실 가는 것도 참고 꼼짝없이 십 분을 앉아 있었더니 터지기 일보직전입니다.”
“응. 다녀 와.”
이온은 화장실에 다녀와서 송하나 근처에는 얼씬거리지 않았다.
당연히 다른 곳에 자리를 잡았다.
이온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새로운 먹잇감이 알아서 찾아왔으니까.
“형. 수고 많았어요.”
“고생했다. 찬기야.”
“나중에 남미로 여행갈 일 있으면, 나도 데려가줘요.”
“여행이 아니라 봉사를 갈 것 같은데?”
“봉사도 상관없어요. 마추 픽추 실제로 한 번 가보고 싶어요.”
“막상 보면 별 거 없어.”
“그래도요.”
“페루로 봉사 떠나게 되면 알려줄 게. 함께 갈 수 있으면 가자.”
이온과 찬기 등 젊은 단역배우들이 오겹살과 갈매살 앞에서 하나가 됐다.
드라마 종방연은 배우와 스태프들, 매니저와 스타일리스트 등 드라마에 기여한 모든 사람이 초대되는 자리다 보니 보통 200명, 사극은 300명 정도 모인다.
1인당 5만원으로 잡아도 최대 1000만~1500만원이면 해결된다.
이날 <아이돌>팀은 돼지고기 300인 분과 술값까지 800만 원 정도 썼다.
수 십 억원의 제작비에 비하면 크게 부담 되는 수준은 아니다.
2차는 노래방이었다.
이온은 3차에서 빠졌다.
“어디가!”
송하나에게 들키고 말았다.
“집이 멀어서 버스 끊어지기 전에....”
“택시비 줄게 일루 와.”
“제가 키우는 고양이가 아픕니다.”
“어. 고양이?”
“클로이라고....”
“고양이가 아프면 빨리 가야지. 뭘 꾸물거려. 빨리 집에 가봐.”
“네...”
“이온아~”
“예. 작가님.”
“시즌 투 간다.”
그래서 뭘 어쩌라고.
“크리스티안도 연결이야.”
“.......”
“여주인 한별도 아웃되는데 너는 시즌 투에도 함께 간다는 거지. 어때 고맙지, 이 색휘야. 암튼 그렇게 알고 있어. 동네방네 떠들지 말고... 너만 알고 있어.”
“감사합니다. 작가님.”
송하나가 손을 휘휘 저으며 가보라는 시늉을 했다.
이온은 얼른 인사를 하고 <아이돌> 종방연에서 빠져나왔다.
‘.... 저 색휘가.’
멀어지는 이온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송하나는 어딘지 찝찝했다.
마치 엎드려 절 받는 기분이랄까.
술김에 착각하는 것이란 생각이 들어 고개를 흔들었다.
그렇다고 술기운이 날아가진 않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