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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군벌가 망나니-117화 (117/134)

117화.

어느 날 갑자기 번갯불에 콩 볶듯 진행된 화폐개혁은 짧게는 수십 년, 길게는 수백 년에 걸쳐 이룩한 제국 가문들의 부를 단숨에 토막 냈다.

특히 역사가 긴 중앙 가문의 피해가 극심했는데 이들의 분노는 다른 경계의 귀족들이 상상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오죽하면 피의 숙청이 끝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일부 귀족이 반기를 들고 일어났다.

물론 그들은 모두 목이 잘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상황이 이쯤 되자 귀족들은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기보다 웅크리길 택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황제가 늙고 약해지길 기다리면서.

언젠가 반드시 반격의 때가 오리라고 믿으며 말이다.

그리고 그때는 생각보다 빨리 도래했다.

황제의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는 소문이 돌자 제국 각지에서 수상한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다.

수면 아래서 귀족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눈치 빠른 헬리오스 황제가 이를 모를 리 없었으나 그는 조용히 두고 보았다.

이 불길이 어디까지 커지는지 지켜보려는 것 같았다.

향후 어린 후계자가 제국을 통치하는 데 있어 걸림돌이 될 세력을 한꺼번에 쓸어버리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그리하여 오늘날, 중앙 귀족들은 대원수를 중심으로 결집해 지금껏 제국에 없었던 규모의 반란을 꾀했다.

제국 붕괴의 신호탄이었다.

* * *

<혹시나 해서 묻는데 연구선에 레하반 가문 외의 인원이 타고 있진 않겠지?>

“없는데. 누구 찾고 있는 사람이라도 있나 보지?”

<다른 이는 몰라도 존 메이어, 개혁에 주도적으로 관여했으며 후계자의 오른팔인 그자만큼은 보내주기 어렵네.>

“방위사령관이니까 황성에 있겠지. 알아서 잘 찾아 봐.”

<알겠네.>

다음에 다시 보자는 말을 남기며 대원수는 통신을 마쳤고 중앙군은 유유히 포위망을 풀고선 황성 방향으로 향했다.

다른 이는 몰라도 나만큼은 보내줄 수 없다니.

만약 수색이라도 해보겠다고 나왔으면 상당히 위험할 뻔한 상황이었다.

그렇게 한숨 돌리나 싶던 그때, 대원수와 통신을 마친 공녀가 조금 비틀거리더니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괜찮으냐고 물으니 그녀는 마법의 후유증이라며 대규모 은신 마법을 사용하는 게 쉽지 않은 일임을 토로했다.

나 역시도 어느 정도 마법에 관한 지식이 깊어졌기에 그녀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길이 3킬로미터에 달하는 초대형 전함 두 척, 여기에 엔터프라이즈호와 호위함까지 적들의 시선에서 완전히 지워내는 마법.

이는 실로 엄청난 일이었다.

시간이 다소 짧긴 했으나 시즈 일족의 비장의 무기, 스텔스를 본인의 힘으로 더 넓은 구역에 실현한 것이다.

“아버지였다면 이런 마법쯤은 눈 감고도 했을 텐데…. 내가 왜 아버지가 있었으면 황성이 무적이라고 했는지 알겠지?”

나는 고갤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안 그래도 유리한 방어 측 입장에서 인식저해마법을 수시로 사용할 수 있다면….

사실상 황성은 난공불락의 요새나 다름없었다.

“일단 빠져나가자. 중앙을 빠져나가기 전까진 안심할 수 없겠어. 특히 네가 문제고.”

공녀는 황성의 전투가 어떻게 될진 모르지만 대원수가 이길 확률이 무척 높았고 그곳에 내가 없다는 사실을 저들이 알면 다시 한번 촘촘한 수색이 중앙 전체에 있을 거라 말했다.

나는 지금 중앙 귀족들이 황제 다음으로 잡아 죽이고 싶어 하는….

그런 존재가 된 것이었다.

* * *

위구의 입구를 지키는 병력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대부분이 황성을 향해 몰려간 듯했고 우린 대원수의 약속대로 이렇다 할 검문 없이 무사히 바깥으로 빠져나갈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공녀는 어쩔 수 없이 인식저해마법을 한 번 더 사용해야 했는데 위구를 빠져나와 적들의 눈에서 멀어졌을 시점에선 거의 파김치가 되어 함교에 널브러져 있었다.

오죽하면 카린이 기운 좀 차리라며 차를 한잔 가져다줄 정도였다.

그 뒤로는 지친 공녀를 대신해 내가 다시 함대 지휘를 잡았는데 우린 경로를 남부로 이어지는 비밀 게이트로 정했다.

중앙군이 다른 경계로 빠져나가려는 인원까지 곱게 보내주진 않을 테고 전투를 치르며 위험을 자초하느니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이동하자는 계산에서였다.

“매티스. 정찰기를 띄우고 주변에 다른 전투부대가 접근하진 않는지 철저히 감시하도록.”

“예. 알겠습니다.”

위구를 빠져나오며 다른 중앙군과 마주칠 확률은 상당히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방심은 금물이었다.

초대형 전함에 엔터프라이즈호, 호위함이 떠다닌다는 사실을 적들이 알면 어떻게 나올지 예측이 쉽지 않았다.

어떻게든 나를 잡아 죽이려는 중앙 귀족들의 입김에 의해 고된 추격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컸다.

그리하여 우린 오갈 일이 거의 없는 척박한 위성의 그림자에 숨어 공간도약을 준비했다.

조금 멀리 돌아가더라도 차근차근, 게이트와 거릴 좁히려는 계산이었다.

연속된 도약으로 충전해야 할 하이퍼에테르는 중앙 곳곳에 퍼져 있는 레하반 가문의 연줄을 이용하기로 했다.

제국 그 어느 가문보다 막대한 부를 쌓은 레하반 가문의 입김은 중앙뿐만 아니라 제국 곳곳에 닿지 않는 곳이 없었다.

이단심문소의 비밀을 곧장 간파할 수 있었던 비결인 셈이었다.

그렇게 도약과 하이퍼에테르 충전을 반복하며 제국 외곽에 닿기까지 딱 이틀이 걸렸다.

그 사이 공녀는 계속해서 중앙의 전투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알기 위해 귀를 기울였는데 소식통에 따르면 위구 우주에선 탈출 이후 그 어떤 소식도 나온 게 없다고 했다.

마치 공간 전체가 암흑에 잠긴 듯 조용하다는 거였다.

이를 두고 공녀는 별거 아니라는 듯 대꾸했다.

“아직 결판이 나지 않은 모양이지.”

마법 사용의 후유증으로 여전히 초췌한 기색의 세리스 공녀가 커피를 홀짝였다.

하지만 여유로운 그녀와 달리 엔터프라이즈호의 사람들은 영 초조할 수밖에 없었다.

그건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만약 저러다 대원수가 패배하기라도 하는 날엔….”

“그럴 일 없어.”

다소 걱정스러운 질문에 공녀는 그럴 일 없다며 칼같이 반박했다.

“중앙의 유력 가문이 똘똘 뭉쳐 한 번에 들고일어난 반란이야. 삼촌 혼자서 정리하는 건 불가능해.”

이미 엎질러진 물.

이젠 우리 모두를 위해서라도 반란군이 목적한 성과를 거두길 바라야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황제가 전투를 앞두고 황성을 떠난 이들을 살려둘 리 없었으니까.

-어차피 반란군도 너 잡으려고 벼르고 있던데 위험하긴 마찬가지 아니냐?

진이 반문했지만 차라리 그쪽이 나았다.

최소한 대원수는 엔터프라이즈호에서 임무를 함께한 부하들을 전부 사형대에 올리진 않을 것 같았으니까.

-덜 미친놈이 낫다 이거네.

“그렇지만 만에 하나라도 말이야.”

“만에 하나 뭡니까.”

“삼촌이 어비스코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건 정황증거상 확실해. 그런데 혹시라도 그 힘을 우리가 아는 수준 이상으로 다룰 수 있게 되었다면….”

가능성은 작지만 정말 그 수준에 이르렀다면 공녀는 황제가 주력군에게 상상 이상의 피해를 줄 수도 있을 거라는 추측을 했다.

“인간이길 포기하고 수하들의 생명을 갈아대면서 말이지.”

황제가 중앙군과 공멸한다?

처절한 사투 끝에 일이 그러한 방향으로 흘러간다면 제국은 걷잡을 수 없는 혼돈에 빠질 테고 반란군이 곧장 나를 잡으러 손을 뻗는 것도 어려워질 터였다.

다만 주변 정세를 생각하면 마냥 좋아할 일도 아니었다.

혼돈의 전투 속에 죽어갈 수많은 병사의 목숨은 둘째 치고 여전히 강력한 적들이 제국을 노리고 있었다.

북쪽엔 아직 어비스데몬이 건재하며 서쪽으론 엘다란이 전쟁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 아닌가.

이런 가운데 중앙이 힘을 잃으면 앞으로 제국의 앞날이 어떻게 될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아마도 제국은 지금껏 경험한 적 없는 거대한 혼란에 휩쓸리게 될 터였다.

* * *

긴장감 속에 마음을 졸이는 사이 우린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곳은 평범하게 대기권 밖으로 우주 공간에 지어진 메인게이트와 달리 물속에 만들어 그 존재를 감춰둔 곳이었다.

다만 사소한 문제가 있었는데 게이트가 불이 꺼져 작동이 중단된 상태라는 거였다.

이를 위해 공녀가 다시 한번 두 팔을 걷어붙였고 엔터프라이즈호의 정비팀 치프인 산왕 대령이 가세했다.

본래 메인게이트를 개발한 것은 드래곤과 드워프가 주된 역할을 맡았다고 하니 게이트 재가동에 이들보다 더 뛰어난 적임자는 없었다.

그렇게 게이트 재가동에 필요한 연료를 보충하고, 마침내 남부에 도착했을 때 나는 조금씩 심장이 뛰는 것을 느꼈다.

고향에 돌아왔다는 기쁨 때문이 아니라, 진짜 어려움이 이제 시작이기 때문이었다.

이유야 어찌 됐든 나는 황제를 버리고 도망친 수도방위사령관이었다.

이 사실을 계속 숨길 수는 없는 노릇이고 결국 모리더스 원수에게 어떤 식으로든 사실을 전해야 했다.

과연 그때 원수는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과거의 인연으로 허허 웃으며 넘어가기엔 사안의 중대함이 너무 컸다.

황제가 패배하고 반란군이 권력을 잡아도 마찬가지였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나만큼은 잡아다 조지겠다고 대원수가 그러지 않았던가.

남부는 중앙과 마찰을 일으키고 싶지 않을 테니 나를 다시 중앙으로 보내자고 할지도 몰랐다.

‘만약 일이 잘못됐을 땐 부하들만이라도 살려야겠지….’

-어? 잠깐! 희생 멈춰! 나도 생각하라고!

내 생각을 읽은 진이 버럭 소리쳤지만 나는 못 들은 체하며 원수와 만났을 때 해야 할 이야기들을 머릿속으로 정리했다.

그리고 생각이 정리된 후엔 곧장 니케아로 통신을 취했다.

24시간 병력이 대기 중인 남부 수도 행성 니케아.

어쩌면 자고 있을 시간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운때가 맞았는지 나는 곧장 모리더스 원수와 통신을 연결할 수 있었다.

<이야. 이게 누구야. 간만에 중앙의 젊은 영웅께서 먼저 연락을 다 해주는군!>

-누가 보면 한 몇 년 연락 안 한 줄 알겠네.

실제로는 한 달에 한 번, 길어도 두 달에 한 번꼴로 통신을 나누는 모리더스 원수였다.

원수의 반응을 보니 아직 중앙의 사정이 바깥으로 흘러 들어가진 않은 모양이었다.

본래 중앙과 다른 경계가 하루에 한 번씩 통신을 주고받을 정도로 연락이 잦은 편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래 자넨 여전히 별일 없나?>

“그게 말입니다.”

<음?>

“이쪽에 사정이 좀 생겼습니다, 각하.”

<사정이 생겼다고? 어디 말인가. 중앙본부?>

“자세한 건 직접 뵙고 나서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내 말에 모리더스 원수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매우 놀랐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수도방위사령관이 수도를 비우고 남부까지 찾아와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눈다는 게 아무리 생각해도 있을 수 없는 일이었던 것.

<그러고 보니 지금 자네 지금 어딘가…? 함선에 있는 건가?>

“지금 막 비상용 게이트를 통해 남부에 도착했습니다.”

<세상에 맙소사.>

이쯤 되자 모리더스 원수도 상황이 어느 정도로 심각한지 대강 짐작한 모양이었다.

방위사령관이 묻지도 않고 이곳까지 줄행랑을 쳤으니 반란 혹은 그에 준하는 대형 사고가 터졌음을 눈치챈 것이다.

<알겠네. 그럼 어디서 만나면 좋겠나.>

“제가 니케아로 직접 가겠습니다.”

<아니지.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자네 상황이 그리 여유롭진 않을 거야. 그렇지?>

중앙군 수도방위사령관이 니케아에 나타났다간 이쪽도 혼란스러울 거라고 말한 모리더스 원수는 좌표를 찍어주며 남부 최외곽의 위성 기지를 접선 장소로 정했다.

지금 내가 위치한 곳에선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다.

<방첩 인력이 머무르는 감시기지네. 위성에 지어진 곳이라 상주 인원이 적고 아는 이도 별로 없지. 지금 하는 일만 빠르게 정리하고 그쪽으로 가겠네.>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는 그의 진심 어린 배려를 느끼며 고갤 꾸벅 숙였다.

아직 모리더스 원수는 내가 어떤 이유로 남부에 도착했는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막말로 내가 반란의 주동자이며 계획이 어그러져 도망쳤을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도 그는 아무런 의심 없이 나를 만나주겠다고 했다.

이것만으로도 원수는 내게 충분히 진심을 보여준 셈이었다.

-아직 안 왔잖아! 이러고 주변에 전투함 쫙 깔리는 거 아니야?!

나는 시끄러운 소리 말라며 원수에게 받은 좌표로 함대를 이동했다.

사람이 살지 않는 가스형 행성의 위성.

그 위성의 뒷면에 남부군 경계 인력들이 근무하고 있었다.

초대형 전함 두 척을 중심으로 등장한 호위 함대.

갑작스레 등장한 함대를 보면 놀랄 법도 하건만 이들은 차분하게 셔틀이 도킹할 장소를 알려주었다.

미리 모리더스의 원수의 언질이 있었던 게 틀림없었다.

그렇지 않았으면 저들이 먼저 요란스레 움직이며 니케아로 긴급 통신을 뿌렸을 테니 말이다.

감시기지가 위치한 위성은 조그마했다.

우린 천천히 함선을 착륙시켰다.

작은 기지였기에 대다수 인원은 함선에 남아있어야 했다.

그리고 기지가 컸다 한들 상황은 마찬가지였으리라.

부하들은 누구보다 자신들의 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

남부군이 대대적으로 군을 일으켜 자신들을 잡으러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모리더스 원수가 내 뒤통수를 칠 것 같진 않았지만 만일 그렇게 된다면, 부하들은 최후의 한 명이 남을 때까지 목숨 걸고 저항할 분위기였다.

나는 설령 그런 일이 벌어지더라도 내가 항복하는 것으로 일을 마무리 지을 생각이었기에 경거망동하지 말라고 경고했고 소수의 인원만을 대동해 기지로 향했다.

기지 안으로 들어서기 무섭게 우르르 달려 나오는 장교들.

카린은 그들 손에 총이라도 들려있는 게 아닌지 눈을 게슴츠레 떴는데 정작 그들은 어딘지 어수룩한 젊은 장교들이었다.

영관 장교는 한 명도 없고 가장 높은 선임자가 대위에 불과했다.

“충, 충성! 조금 전에 상부로부터 연락받았습니다!”

“어떤 연락을 받았지?”

“존 메이어 대장님을 잘 모시라는 연락이었습니다!”

“그런가.”

“예! 혹시 식사하셨습니까!”

뜬금없이 식사를 확인하는 게 조금 웃겼지만 나는 모른 체 아직 식전이라고 답해주었다.

그러자 대위는 마침 기지 저녁 식사 시간이었다며 함께 식사하지 않겠느냐며 조심스레 권해왔다.

-이거 혹시 독 탄 거 아니냐? 원수의 음모일지도 몰라!

‘너 요즘 많이 피곤해? 조금 쉬는 게 좋을 거 같아.’

-누굴 의심병자 취급하는 거냐!!!

버럭 소리치는 진을 뒤로하고 우린 그들을 따라 식당으로 향했다.

사실 진도 알고 있었다.

마법이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면 어지간한 독은 바로 해독할 수 있었기에 별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걸 말이다.

감시기지의 저녁 메뉴는 돈까스였다.

맛이 묘하게 융족과 전쟁을 치를 때 먹던 그 맛과 매우 흡사했다.

만든 요리사가 다를 텐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나는 그제야 긴장이 풀림과 동시에 내가 남부로 돌아왔음을 느꼈다.

앞으로 일이 어떻게 흘러갈진 알 수 없지만 일단은 고향에 다시 온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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