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4화 >
대령이 돼서도 뒤치다꺼리라니.
물론 이 일은 나밖에 할 수 없는 일이긴 했다.
소장 휘하 전투 인원 중 크릭의 말을 알아듣고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인원이 나뿐이기 때문이었다.
‘서둘러 통역기를 손봐둬야겠군.’
이전에 오크때도 그러했듯이 마법을 이용해 이종족의 언어를 통역기에 업데이트해두는 것은 마법사인 내가 해야 할 일이었다.
-마법사 부관을 한 명 구하면 좋겠는데.
‘그런 인재가 있어야 말이지.’
진은 잡일을 맡길 마법사가 있으면 편하지 않겠냐고 이야기했지만 그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모리더스 대장이 이끄는 제2군의 규모는 전함 500척으로 구성된 전투함 1만여 척 규모의 선단.
여기엔 무려 650만 명이 넘는 연방군 인력이 탑승 중이었다.
그런데 이 수백만 명에 달하는 인원 중 마법사는 나를 포함해 단 둘뿐이었다.
‘그마저도 다른 한 명은 파이칼이랑 추가 협상을 하느라 바쁜 모양이고.’
제국에선 마법사가 이만큼이나 드물다 보니 당분간 내가 여러 일을 도맡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마이클 소장의 명령에 따라 나는 크릭들을 엔터프라이즈호로 데려갔다.
진저를 포함해 구축함과 화물선에서 찾은 크릭의 숫자는 모두 백여섯.
옹기종기 모인 토끼들이 우르르 내려 격납고로 들어오자 여군들이 호들갑을 떨었다.
커다란 토끼 외계인이 나타났단 소식에 구경 한번 해보겠다고 모여든 인원이었다.
-반응이 좋군.
‘귀엽게 생기긴 했지.’
남녀를 가리지 않고 사람들은 크릭에 호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나는 방심하지 않았다.
이들은 엄연히 지성체.
약물을 이용해 융족을 쓰러트렸을 정도로 잘 훈련된 생물들이었다.
나는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지크를 그들에게 붙여 경계하도록 했다.
융족도 쓰러트린 지크라면 크릭이 불순한 생각을 품는다 해도 능히 제압할 수 있을거란 계산에서였다.
‘당분간 바빠지겠군.’
*
우리가 새로운 종족과 조우했다는 사실은 금방 모리더스 대장에게도 전해졌다.
처음부터 크릭을 제법 신뢰한 마이클 소장과 달리 모리더스 대장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엔터프라이즈호를 근처 행성에 정박시켜 크릭에 관한 상세 보고서를 작성할 것을 지시했다.
그리하여 엔터프라이즈호는 잠시 마이더스 호에서 떨어져 나와 임시행성, OG2744에 정박하게 되었다.
이 행성은 현재 제2군이 정복한 영토 최전선 근처에 위치한 곳으로 강수량이 매우 부족하고 행성 대부분이 사막화된 곳이었다.
우린 이곳에서 융족의 전초기지를 찾아내 전투함을 착륙시켰다.
융족이 머물렀던 곳이라면 최소한 생활이 가능하다는 이야기.
커다란 오아시스 주변에 세워진 융족의 건물을 중심으로 엔터프라이즈호와 구축함의 인원은 짐을 풀고 방어 태세를 점검했다.
격납고에서 튀어나온 타란튤라봇은 잽싸게 지상용 대공 미사일 포대를 설치했고 이로써 불시에 일어날 수 있는 적의 공습에 대한 대비가 어느 정도 완성됐다.
‘이렇게 한가해서야 군공은 언제 쌓나···.’
-행성 이름이 OG라서 그래. 오지 그 자체구만.
모래바람이 풀풀 날리는 적막한 행성.
사막별에 남은 전투함은 엔터프라이즈호를 포함해 세 대.
순양함 한 대와 구축함 두 대였다.
우리의 임무는 현 시간부로 전투가 아닌, 크릭이 연방군의 생활, 문화에 융화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조사해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마이클 소장이 나 말곤 적임자가 없다고 하니 다른 사람에게 짬처리 시킬 수도 없는 상황.
나는 오아시스 앞에 가림막과 썬배드를 설치한 뒤 진저를 불러 더욱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눠보기로 했다.
이들에 관한 조사가 일찍 끝날수록 우리의 전선 복귀가 앞당겨지기 때문이었다.
“진저. 이곳에 와본 적 있나?”
“예. 있습니다. 여긴 식량을 자급자족하기 어려운 환경이라 가끔 화물선이 들르는 곳이었으니까요.”
진저는 이곳에 위험한 생물은 살지 않으며 가끔 시간이 남는 융족 병사들이 오아시스에서 수영을 하는 광경도 본 적 있다고 했다.
“흠. 그렇군. 일단 내가 너를 부른 건 앞으로 어떻게 너흴 가르쳐야 전투에 참여할 수 있을지를 논의하기 위함이다.”
“전투 말입니까?”
“그래 전투. 그때 소장님 앞에서 융족과 싸울 기회를 달라고 했었지?”
“네!”
“하지만 당장 너희를 위해 신형 전투기를 제조한다든가 하는 건 조금 어려운 일이다. 그러니 어떤 방식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봐야겠지.”
우주전을 치를 때 가장 필요한 인력은 역시 전투기 조종사다.
가장 많은 인력이 소모되는 파트기도 하고 고도의 재능이 필요한 부분.
그러나 크릭은 애초 키가 1미터 밖에 안 되기도 했고 인간의 체형에 맞춘 전투기를 조종하는 것은 아무래도 힘들어 보였다.
“총을 쏠 줄 안다고 했으니 사격 훈련을 해보는 건 어떻겠나.”
“뭐든 좋습니다. 함장님.”
전투함의 대공포는 적을 자동 타겟해 쏘는 것이 있는가 하면 직접 조작을 해야 하는 부류도 있었다.
나는 이들에게 사격 훈련을 진행한 뒤 이들이 우리와 함께 싸워도 별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대공포 사격 자리를 일부 나눠주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을 했다.
“여기서 지내는 동안은 지크 소령이 그대들의 적응 훈련을 도울 것이다. 한번 봐서 알겠지만 지크 소령은 인간이 아닌 라다만이다. 제국은 공존할 수만 있다면 종족을 차별하지 않으니 그 점은 안심해도 좋다.”
“···감사합니다.”
“왜 울고 그러나. 눈물을 닦게.”
“키힝.”
귀를 앞으로 접고 눈물을 뚝뚝 흘리는 진저.
나는 녀석의 어깨를 토닥여주며 손수건을 건네주었다.
*
사막 행성에 자릴 잡은 지도 2주의 시간이 지났다.
그동안 나는 크릭이 건초와 당근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들이 생각보다 더 사격에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일단 크릭은 인간보다 시력이 훨씬 더 좋았다.
그 때문에 권총 같은 무기보단 저격총 등의 장거리 사격에 더 두각을 나타냈고 반사신경도 훌륭해 대공포 자릴 맡겨도 충분히 제 몫을 다할 수 있을 듯했다.
“진저. 오늘 기분은 어떤가.”
[좋습니다. 대위님.]
“좋다니 다행이군.”
양팔을 대자로 펼쳐 아침 햇살을 만끽하는 헨리.
그리고 옆에서 똑같이 짧은 팔을 펼쳐 일광욕을 따라하는 진저.
지난 2주 동안 완성된 번역 시스템은 인간과 크릭 사이의 소통을 더욱 원활하게 해주었다.
그 사이, 상부에선 계속해서 크릭에 대한 보고서가 언제 완성되느냐고 나를 닦달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이곳 사막 행성에 머무르는 사이, 다른 전투함들이 더 많은 행성을 확보하는 동안 곳곳에서 노예로 갇혀 있던 크릭을 발견했다는 보고가 쏟아진 탓이었다.
모리더스 대장은 이들을 마냥 아군으로 편입할 수도 없고 어디 맡기긴 해야 하는데 마땅한 적임자를 찾지 못해 일단 모든 크릭을 이곳 OG2744로 보내고 있었다.
덕분에 106명이었던 크릭의 숫자는 어느새 8천 명까지 불어나게 되었다.
처음 수송선에 의해 대규모 크릭이 이곳에 도착했을 때, 아군 병사들은 절로 눈살을 찌푸렸다.
짬처리 당한 것에 화가 나서가 아니라 그들의 상태가 너무 나빴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진저 가족으로 크릭을 처음 봤기에 크릭이라면 다들 이렇게 살고 있을 줄 알았으나 작은 철창에 갇혀 사육당하던 크릭의 상태는 그렇지 않았다.
그들은 말하는 것도 상당히 어눌했고 대다수는 가죽이 뼈에 붙을 정도로 말라 곧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수준이었다.
감정이 메마른 사람이라도 그들을 보면 절로 측은한 마음이 들 정도.
나는 크릭들이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한편 상부에 올릴 보고서의 마지막 부분을 작성해나갔다.
「크릭은 충분히 연방군의 일원이 될 수 있는 친화력을 갖추었으며 특히 사격 부분에 장점이 있는 종족입니다. 실탄을 장전해 직접 사격해야 하는 대공포 계열에 인원을 배치하면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들은 평범한 토끼와는 달리 30년 정도의 수명을 지녔으며 매사에 부지런하고···.」
그들의 습성이나 생활 문화 등을 종합해 연방군의 일원으로 받아들여도 될지를 정리한 보고서.
여기엔 크릭이 제국의 일원으로 장차 연방군에 도움이 될 것이란 낙관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다.
만약 이 보고서를 토대로 크릭이 연방군에 합류해 성공적으로 제국의 일원이 된다면, 나는 전장에 나서지 않고도 군공을 쌓게 되는 셈이었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일이 잘 풀렸을 때를 가정한 경우이고 만약 크릭이 전장에서 사고를 친다거나 각종 문제를 터트리면 나는 잘못된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이유로 단숨에 평가가 곤두박질칠 수도 있었다.
이 때문에 나는 보고서를 완성 직전의 상태로 놔두고 비장의 무기를 준비했다.
‘잘 돼야 할 텐데.’
-네 실력도 전에 비하면 한결 좋아졌으니 이 정도는 괜찮겠지. 크릭이 마력 생물도 아니고 견딜만 할 거야.
그 비장의 무기란 바로 마법, 진실 탐지 마법이었다.
이는 상대의 말에 거짓이 담겨 있는지를 알아내는 것으로 인간이 쓰기엔 수준이 살짝 높은 축에 속하는 것이었다.
진의 말에 따르면 인간 마법사 중엔 이런 마법을 다룰 수 있는 이가 극히 드물며 이 정도 수준에 이르면 중앙에서 눈에 불을 켜고 잡아갈 거란 이야기를 할 정도였다.
실제로 기술뿐만 아니라 고위 마법사의 존재도 경계하는 중앙은 본래 강한 마력을 지니고 태어나는 엘프나 드워프, 용족이 중앙을 벗어나는 걸 극도로 싫어했으니 내 마법 실력이 점차 향상되고 있다는 사실은 주변 사람들이 모르게끔 하는 게 좋을 터였다.
그렇게 준비를 마친 나는 진저를 호출해 보고서 완성을 위한 마지막 면담을 시작했다.
“좋은 아침이군. 진저.”
“예. 함장님.”
진저의 답변과 함께 손바닥에 그려둔 마법진이 따듯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이는 마력이 활성화되었다는 증거.
그와 동시에 진저의 몸 주변으로 푸른빛이 반짝였다.
이는 내 눈에만 비치는 빛이었다.
진의 말에 따르면 이는 참이라는 뜻으로 만약 거짓이었다면 진저의 몸은 붉게 빛나야 했다.
“이제 이쪽 생활엔 좀 익숙해졌나?”
“그렇습니다.”
-이것도 참이고.
“매일 같이 훈련을 해야 해서 피곤할 텐데.”
“괜찮습니다. 융족을 쓰러트릴 생각을 하면 이 정도쯤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역시 참이고.
마법의 성능은 확실했다.
다만 이 고위 마법을 여러 번 사용하는 건 조금 부담이 되었는지 나는 가벼운 현기증이 도는 걸 느꼈다.
계속 썼다간 코피를 쏟을 수도 있겠단 생각에 나는 준비해두었던 마지막 질문을 하기로 했다.
“진저.”
“예.”
“곧 올리게 될 보고서가 채택되면 크릭은 연방의 일원으로 우리와 함께 우주를 누비게 될 걸세. 자네 생각은 어떤가. 만약 융족과의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크릭이 제국의 문화에 문제없이 적응할 거라고 보는가?”
“물론입니다. 함장님. 제국은 우리를 죽음으로부터 구해주었습니다. 저는 물론이고 크릭은 이 은혜를 결코 잊지 않을 겁니다!”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답변하는 진저.
충분하다고 생각한 나는 마법을 종료하고 진저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곧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네. 그땐 연방군 동료로 보게 되겠군.”
“감사합니다!”
크릭이 장교로 활약할지 아니면 부사관이나 일반 병사가 될지 그것은 아직 알 수 없으나 한 가지는 확실했다.
앞으로는 이들이 전장에서 활약하게 될 날이 머지않았다는 거였다.
“같이 식사나 하세나.”
“예.”
*
크릭에 관한 보고서는 마이클 소장을 통해 상부로 전달되었다.
‘이제 곧 떠날 수 있게 되는 건가.’
이미 일선 부대는 융족의 잔존 부대를 상대하거나 D형 미사일을 통해 크라켄과 전투를 벌여 혁혁한 공을 세우는 상황.
나날이 숫자가 늘어나는 크릭의 적응을 돕는 것은 물론 중요한 일이지만 나는 이곳에 머무르기보다 어서 전장으로 향하고 싶었다.
특히 D형 미사일로 우주 괴물을 효과적으로 상대할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기에 더욱 그런 마음이 강해진 것도 있었다.
‘핵이 필요하다! 더 많은 핵이!’
그라프 시험기 혹은 양산형 제조를 위해서는 더 많은 마력 핵이 필요했다.
이러한 사정은 나뿐만 아니라 군수 기업과 관계를 맺은 고위 장성들도 마찬가지였다.
거대 군수기업은 남방군을 통해 괴물의 마력핵을 손에 넣길 간절히 원했다.
희귀소재 연구는 전략무기 개발을 위한 핵심 기술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줄을 댄 장성들과 접촉했고 이미 일부에선 거액의 뒷돈을 대가로 마력핵이 빼돌려졌다는 소문이 돌았다.
내가 개발한 미사일 덕분에 잔치가 열린 셈인데 정작 나는 이곳에 발이 묶여 재미를 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하루빨리 전선으로 복귀하라는 명령만 기다리던 어느 날.
마력 수련을 위해 명상하고 있던 때였다.
진이 눈을 부릅뜨며 비명을 질렀다.
-비상!!!
“아이! 깜짝이야! 귀 안 먹었다!”
-어서 TV를 틀어라. 존!
집중이 흐트러진 나는 벌떡 일어나 TV를 틀었다.
이곳은 영토 확장이 한창인 외곽 지역.
당연히 제대로 나오는 채널이란 게 존재할 리 없고 TV로 볼 수 있는 건 이미 방영된 프로그램의 녹화나 전선 지역의 군단사령부가 방송하는 교양 채널뿐이었다.
삐빅-소리와 함께 TV를 틀자 그곳엔 조금 전 도착한 소식이라며 긴급 속보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영상 속엔 익숙한 인물이 단상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있었는데 그는 다름 아닌 오스카 원수였다.
<원수직에 오른 뒤 27년 동안, 나는 수없이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대체 우리는 왜 이토록 고통받아야 하는가. 왜 끝없이 피를 흘리고 외세의 침략에 떨어야만 했던가.>
<제국을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전선에서 싸우는 이들은 알 것이다. 중앙의 태도가 몹시도 비열했음을. 그들은···악마다. 이번 전쟁으로 얼마나 많은 제국 시민이 목숨을 잃었던가.>
<저들은 이러한 참극을 미연에 방지할 힘이 있었다! 그라프와 중앙함이 좀 더 일찍 나섰더라면 말이다. 하지만 그들은 그리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저 우리가 죽어가는 것을 지켜보기만 하였다. 제국의 안전을 돌보아야 할 황실이 어떻게 이럴 수 있단 말이냐!>
<5500년 전부터 지금까지! 중앙의 눈과 귀는 늘 중앙에 묶여 있었다. 말로는 같은 제국이라고 하나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늘 피를 흘리는 것은 우리 몫이었으니···.>
잠시 눈을 감고 침묵한 오스카 원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오만한 중앙의 귀족과···황제는 들어라! 우리는 그대들의 살을 찌우기 위해 태어난 존재가 아니다. 피를 흘리기 위해, 전장에서 죽기 위해 태어난 존재는 더욱 아니다. 그대들이 말버릇처럼 외치는 제국의 미래는 응당 우리 모두의 것이어야 할 터···.>
카메라가 그 순간 시야를 쭉 잡아당겼고 화면을 지켜보던 이들은 이 영상이 어디에서 만들어진 것인지를 깨달았다.
“평의회···.”
-저거 설마 다 의원들이야?
오스카 원수가 올라선 단상 주변은 난장판도 이런 난장판이 없었다.
총격이 다수 있었는지 온통 상흔으로 가득했고 구석 통로엔 이마가 깨져 쓰러진 중년인들이 다수 보였다.
<현 시간부로 우린 남방 경계의 자유 독립을 선언한다. 이제 우리는 거짓을 일삼는 악마들에게서 자유로워질 것이며 스스로의 의지로 운명을 개척하게 될지니! 이는 우리가 ‘진정한’ 제국의 기치를 바로 세웠음을 알리는 바이다!>
그와 동시에 터지는 오스카 원수 휘하 장성들의 기립 박수.
-이게 그거 맞지?
‘반란···.’
나는 마른세수를 하며 한참이나 영상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조짐 하나 없던 거대한 폭풍이 어느새 우리 머리 위에 드리워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