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우주 군벌가 망나니-63화 (63/134)

< 63화 >

7월 20일.

남부 연방군의 출격 일정이 정해졌다.

이번에야말로 전쟁을 완전히 끝내겠단 기세로 모인 총 20만 척의 전투함들.

전함은 1만 척, 순양함은 5만여 척에 달하는 대규모 함대였다.

장기 작전이 예상됐기에 나는 상황이 안정되기 전까지 황금 콩을 금고에 보관해두기로 했다.

시즈 일족은 씨앗이 발아에 성공하면 커다란 콩나무가 자라 확실히 눈에 띌 거라고 말했다.

이후엔 풍부한 열매가 잔뜩 열려 식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는 거였다.

다만 이 열매는 발아용 씨앗과는 성질이 다르기에 기왕이면 씨앗은 확실히 내 땅이라 할 수 있는 곳에만 심을 생각이었다.

이 귀한 씨앗을 남의 땅에 뿌릴 수는 없는 일이었다.

-다시 돌아올 때는 별을 달았으면 좋겠군.

만약 장성이 된다면, 나는 대귀족의 자격을 확정지어 나만의 자치령을 가질 수 있었다.

진의 말마따나 진급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엔터프라이즈호에 발진 명령을 내렸다.

이미 이륙해 VV5610의 궤도 상공을 가득 채운 연방군 함대들.

수십만 대에 이르는 대규모 전투함은 작전의 효율성을 위해 5개 군으로 나뉘게 되었고 엔터프라이즈호는 모리더스 대장이 이끄는 제2군 소속에 배정되었다.

열을 맞추어 함대가 늘어서자 모리더스 대장은 화상 통신을 통해 짤막한 출정식 인사를 가졌다.

<이번 출정의 목표는 융족의 영토를 완전히 정복하고 전쟁을 끝내는 것이다. 제군들, 부디 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주길 바란다. 내가 바라는 것은 오직 그것뿐이다. 그러나 그대들의 희생과 피로 얼룩진 승리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작전이 끝나는 날, 모두 웃으면서 다시 만날 수 있길 바란다.>

장성들의 입에서 벼락같은 예! 소리가 튀어나오자 모리더스 대장은 고갤 끄덕였다.

<그럼 제2군, 정해진 좌표를 향해 즉시 공간 도약을 실시하라!>

<실시!>

수만 척의 전투함이 일제히 원에 휩싸이며 워프가 시작됐다.

언제 끝나게 될지 알 수 없는 작전.

그렇게 순양함 엔터프라이즈호의 항해가 시작됐다.

*

-평화롭군.

대규모 함대에 기세가 눌린 것일까?

연방군은 계속해서 융족의 영토 안쪽을 향해 진격했으나 이렇다 할 대규모 교전은 보고되지 않았다.

마치 영토를 통째로 버리고 어디 먼 곳으로 떠나기라도 한 것 같은 분위기였다.

다만 전투가 없다고 해서 함대가 마냥 일이 없는 것만은 아니었다.

융족의 영토를 확보함에 따라 새로운 자원 지대와 행성이 연방군 우주지도에 등록됐는데 우리는 이 과정에서 새로운 지성종족과 마주치게 되었다.

오크와 마찬가지로 융족 휘하에서 살아가던 종족들이었다.

[이 우주 광맥은 이미 3천 년도 더 전부터 우리 광산이었다!]

[융족도 인정한 권리에 인간은 끼어들지 마라!]

“아, 글쎄 이제 여긴 제국 영토라니까 그러네.”

고성을 높이는 도마뱀과 말귀가 안 통한다는 듯 고갤 젓는 통역 장교.

리저드맨과 똑 닮은 파이칼은 제국의 통치를 인정할 수 없다며 영토의 자치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나 제국에선 오직 귀족만이, 그것도 대귀족의 지위를 얻은 이에게만 자치권을 부여하기에 이는 협상이 불가능한 주제였다.

연방군은 이들에게 적법한 절차에 따라 종족의 젊은이들을 연방군으로 입대시키고 장성 계급까지 도달하는 이가 있다면 자치권을 부여하겠다고 했으나 이들은 그저 우리에게 떠나라고 외칠 뿐이었다.

결국, 연방군은 무력을 쓸 수밖에 없었고 파이칼은 순식간에 전투함을 빼앗겨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아이고! 이 악마들이 우리를 못살게 구는구나!]

“그러게 말로 할 때 따르면 서로 좋을 것 아니요.”

사실 전투랄 것도 없는 일방적인 강탈이었다.

파이칼의 기술 수준은 우리에 비해 크게 뒤처졌고 전투 인원도 그리 많지 않았다.

이들의 전투함은 연방군 구축함보다도 화력이 약했으니 힘 싸움이 될 리가 없었던 것.

결국, 모든 전투함을 탈탈 털리고 나서야 파이칼은 제국의 힘을 인정했으며 군수뇌부는 파이칼을 연방의 임시 일원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본래는 오크처럼 중앙의 의사를 물어야 할 테지만 지금처럼 연락할 방법이 없을 땐 평의회와 수뇌부가 의견을 조율해 자체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법령이 있었다.

-이제 훈련소에선 도마뱀도 볼 수 있게 된 건가?

‘그런 셈이지.’

그렇게 영토를 넓혀 나가며 여러 일을 정리하던 어느 날.

함교에 경고음이 요란스레 울리며 적이 등장했음을 알렸다.

“상황 보고하라!”

“거리 1100! 융족 함선을 포착했습니다!”

-드디어 전투인가!

“추정 함급은?”

“구축함을 필두로 한 화물선으로 짐작됩니다.”

오퍼레이터의 보고에 나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켰다.

구축함이라면 아무리 강해도 엔터프라이즈호를 위협할만한 수준의 화력은 나오지 않을 터였다.

나는 곧장 마이클 소장에게 융족 구축함을 발견했다고 알린 뒤 전투기를 발진시켰다.

110대에 이르는 전투기가 순식간에 출격해 적을 향해 날았다.

하지만 잠시 뒤, 뭔가 이상함을 감지한 지크의 통신이 함교에 전해졌다.

<여기는 지크 셉타누스, 적 함대의 반응이 이상하기에 추가 지시를 요청한다.>

“어떻게 이상하다는 건가.”

<생명체 반응은 포착했는데 전투 의사가 느껴지지 않는다. 적 전투기도 보이지 않는다.>

“대공포 반응도 없단 말인가?”

<그렇다.>

미사일로 구축함을 날려버리려던 지크는 적들이 전혀 반응이 없자 이상함을 느꼈고 곧장 추가 지시를 요구했다.

“어떻게 할까요. 함장님.”

“자네 생각은 어떤가.”

매티스 대위는 고민하더니 함정일지도 모른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함정이라···.”

하지만 함정이라기엔 그 수준이 너무 조악했다.

그냥 미사일 몇 발만 터트려도 저 구축함은 고철 덩어리로 변해 최후를 맞이할 테니 말이다.

고민 끝에 나는 셔틀을 보내 적 구축함을 확보하기로 했다.

“전 전투기에 고한다. 각자 위치를 지키고 혹시 모를 적의 반격에 대비하라. 지금 구축함 확보를 위한 병력을 보내도록 하겠다.”

<라저.>

함대 나포를 위한 작전엔 매티스 대위가 나섰고 위험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지원자를 받기로 했다.

만약 함정이라면 백병전에 의해 눈 깜짝할 사이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융족의 무서움은 지난 레기온호에서의 백병전에서도 확인했던바, 죽음을 각오한 장교와 병사들만이 셔틀에 올랐다.

나는 모니터를 통해 멀어지는 셔틀의 모습을 지켜봤다.

아무리 죽음을 각오했다고 한들 어찌 두렵지 않겠는가.

군공을 위해 목숨을 걸었다 해도 두려운 건 매한가지였다.

‘부디 함정이 아니면 좋겠군.’

이미 스캔을 통해 몇 번이고 구축함 내부에 있는 생명체 반응을 확인한 상황.

내부 생명체 반응은 그리 강하지 않았고 수도 많지 않았다.

설령 전투가 벌어져도 레기온호 때와 같은 대학살극은 벌어지지 않을 확률이 높았다.

-만약 함정이라면 고통을 느낄 새도 없이 끝나겠지.

나는 진의 말에 동의했다.

적이 이런 상황을 상정하고 함정을 팠다면 그것은 백병전에 의한 살육이 아니라 구축함을 미끼로 한 대폭발일 가능성이 컸다.

그렇게 긴장감 속에 셔틀이 적 구축함에 강제 탑승을 시도했다.

장갑을 레이저로 녹이고 진입하기까지.

이를 지켜보는 모든 인원이 부디 구축함이 터지지 않길 바라고 있었다.

<여기는 매티스 대위, 지금 막 돌입했다. 먼저 함교 장악에 나서겠다.>

매티스 대위의 고글에 달린 카메라는 함선 내부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달했는데 잠시 뒤, 작전을 지켜보던 모두의 입에서 엇! 하는 반응이 튀어나왔다.

함교에 도착하기도 전에 통로를 가로막고 불쑥 튀어나온 괴생명체 때문이었다.

-저게 뭐야?

몸을 덮은 옅은 갈색 털에 배 쪽은 하얀 털이 자리한 투실투실한 짐승.

키는 대략 1미터 남짓에 작은 뿔도 있고, 두 발로 서 있긴 하지만 그 외견은 영락없는 토끼와 같았다.

‘이젠 미어캣에 이어 토끼냐?’

말하는 미어캣도 있는데 두 발로 걷는 토끼가 있는 게 뭐 대수냐 싶지만 새로운 생명체와 조우한 매티스 대위의 생각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움직이지 마라! 한 발자국이라도 다가오면 쏘겠다!”

레이저 총을 겨누고 버럭 소리치는 대위에게 겁을 먹은 토끼들은 귀를 숙이고 저들끼리 끌어안으며 복도 벽에 웅크렸다.

그리고선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며 손을 싹싹 빌었는데 아무래도 통역을 하려면 마법의 힘이 필요할 것 같았다.

“움직이지 마! 움직이지 말라고!”

매티스 대위는 토끼들을 끊임없이 압박하며 속전속결로 함교와 엔진실을 점령했다.

그 과정에서 이곳저곳에 숨어있던 토끼들이 끌려 나왔고 그 숫자는 모두 오십에 달했다.

매티스 대위는 혹시 모를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스프링 와이어를 이용해 토끼들을 제압했다.

이는 탄력 있는 재질로 만든 포승줄로 범인의 체형에 맞추어 필요한 구속력을 보장하는 물건이었다.

<대령! 대체 무슨 일인가.>

“소장님. 오셨습니까.”

군의관이 토끼들의 몸에 생물학 테러의 위험은 없는지, 여러 요소를 체크할 즈음.

마이더스 호가 도착해 상황 보고를 요청했다.

<새로운 종족이라고?>

파이칼이라는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종족과 조우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또 다른 종족을 발견했다는 사실에 마이클 소장은 조금 놀란 눈치였다.

<대령, 그들을 이곳으로 데리고 오게.>

“마이더스호로 말입니까?”

<어차피 마법을 써서 의사소통을 시도할 계획 아니었나?>

“그렇습니다.”

다른 부대는 연방군에 속해있는 마법사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통역 마법의 도움을 받아야 할 테지만 우린 그럴 필요가 없었다.

여느 마법사보다 걸출한 실력을 자랑하는 내가 있기 때문이었다.

마이클 소장은 내가 보고서를 올리길 기다리기보다 이야길 나누는 걸 지켜보길 원했고 그렇게 토끼의 심문은 마이더스호에서 진행하게 되었다.

회의실이 마련되고, 새 종족을 구경하겠다고 모인 마이클 소장과 장교들.

그리고 나까지.

다수의 인파에 둘러싸인 토끼들은 오들오들 몸을 떨며 우리의 눈치를 살폈다.

“대령 그럼 어서 시작해보게.”

“흠흠. 알겠습니다.”

나는 목청을 가다듬은 뒤 마법을 시도했다.

이는 상대의 머릿속에 직접 의사를 전하는 것으로 서로의 언어를 알지 못해도 의사소통을 주고받을 수 있게 하는 마법이었다.

“내 목소리가 들리나? 나는 제국 연방군 장교 존 메이어라고 한다. 알아들었다면 그대의 이름을 알려주겠나?”

갑자기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할 거라곤 생각지 못했는지 토끼의 눈이 동그래졌다.

이후 녀석은 키칫거리는 소릴 내며 열심히 입을 열었는데 그 뜻을 알아들을 수 있는 건 오직 나뿐이었다.

체격이 제일 좋은 녀석이 바닥에 엎드리며 내게 답했다.

녀석의 이름은 진저라고 했다.

“이름이 진저라고?”

“네!”

나는 다른 장교들이 알아들을 수 있게 진저의 답변을 즉시 타이핑하며 추가 질문을 이어나갔다.

“종족 이름은 어떻게 되지? 이름 말고 종족 명이 있을 거 아닌가.”

“크릭···이라고 합니다.”

“좋아. 크릭의 진저. 솔직하게 답변해준다면 아무 일도 없을 거다.”

“네···.”

“융족의 구축함을 타고 있었는데 융족과는 무슨 관계지?”

융족이란 말에 몸을 부르르 떤 진저는 이윽고 자신들의 사정을 설명하기 시작했는데 그 이야기를 듣던 우리는 매우 놀랄 수밖에 없었다.

“우린···융족의 가축이었습니다.”

“가축이라고?”

우울한 얼굴로 끄덕인 진저는 자신들이 융족에게 어떤 취급을 받고 있었는지를 소상히 설명했다.

그 연혁을 정확히 알 순 없지만 과거, 크릭은 하나의 행성에 자리 잡고 살던 지성종족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융족이 행성을 침공했고 놈들은 크릭이 이룬 모든 문명을 잿더미로 만들며 학살을 벌였다.

당시 크릭은 겨우 우주에 진출할까 말까 한 기술을 갖추고 있었던지라 전투함을 타고 우주전을 하는 융족의 상대가 되지 못했고 이들은 결국 모두 포로 신세가 되어 융족의 영토 각지로 팔려나가고 말았다.

“저희 종족의 불행은 그때부터 시작이었습니다.”

“융족이 자네들을 어떻게 대했지?”

“놈들은···우릴 노예처럼 부렸고 맛이 좋다며 잡아먹곤 했습니다.”

나는 내용을 작성하다 잠시 멈칫했고, 내 보고서를 확인한 장교들은 이게 사실이냐며 깜짝 놀랐다.

비록 외견은 토끼지만 크릭은 그 지능이 인간과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심지어 융족에게 공격당하기 전엔 위성을 띄울 정도의 기술을 갖추고 있었다지 않은가.

그런 지적 존재를 잡아먹는다는 건 인간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렇게 수백 년인지, 수천 년인지 모를 시간이 흘렀습니다. 우린 우리가 원래 누구였는지도 서서히 잊어가고 있었습니다. 그저 놈들에게 노예처럼 부려지다 식탁에 올라가는 운명을 반복하면서요.”

식량을 대가로 종일 일했던 오크는 크릭에 비하면 행복한 삶을 산 거였다.

융족 영토 이곳저곳으로 팔려간 토끼들은 언제 죽을지 모르는 두려움 속에 융족의 노예로, 장난감으로, 간식으로 평생을 살아왔다.

그 시간이 얼마나 긴지 정확히 알 수 없을 정도.

그간 이들이 느꼈을 고통이 대체 얼마나 깊었을지는 나로선 헤아릴 수가 없었다.

“끔찍한 기억을 떠올리게 해서 미안하군.”

“아닙니다.”

“한 가지만 더 묻지. 융족의 구축함은 어떻게 탈취한 건가.”

“얼마 전, 녀석들이 대규모로 대피를 시작했습니다. 전쟁이 났다고 하더군요. 그때 녀석들은 적의 손에 들어갈 물건은 남기지 말아야 한다며 소각과 파괴를 지시했고 우리는 모두 죽이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제국과 융족의 전면전.

융족은 모든 행성에 소개령을 내렸고 동시에 물자를 파괴, 손이 많이 가는 크릭은 모두 죽여 흔적을 지우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한다.

“우리 가족은 평생을 화물선 노예로 일했습니다. 그런데 그 명령을 들은 겁니다. 우릴 전부 죽이라는 명령이요.”

“융족이 너희를 치기 전에 먼저 손을 썼나? 쉽지 않았을 텐데?”

“운이 좋았습니다. 그 구축함은 수송 임무를 하느라 가장 마지막까지 남은 함선이었습니다.”

평생을 화물선과 구축함을 오가며 노예생활을 한 진저는 융족의 함선 운용에 빠삭했고 목숨을 건 도박을 감행했다.

구축함과 화물선을 통째로 탈취하는 것이었다.

“저는 이번에 착륙하면 융족이 우릴 모두 죽일 거란 걸 잘 알았습니다. 그래서 놈들이 먹을 식사와 음료에 약을 탔습니다.”

“약?”

“의무실에 있는 수면제였습니다. 효과는 꽤 좋았고 그 뒤로는 크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동시에 잠재우기 쉽지 않았을 텐데?”

“조금 흐트러진 것으로도 충분했습니다.”

그리 말한 진저는 융족의 총을 쏠 줄 안다고 했다.

그렇게 이들은 구축함 탈취에 성공했고 융족 병사를 쓰러트린 다음엔 에어록을 통해 시체를 모두 우주에 버렸다고 했다.

“맙소사. 작은 친구들 재주가 도마뱀보다 훨씬 낫군!”

대화를 쭉 지켜보던 마이클 소장은 작은 친구들이 훌륭한 일을 해냈다며 칭찬했고 차려자세를 한 진저는 감사하다며 고갤 꾸벅 숙였다.

“그래. 어렵게 도망쳤는데 앞으론 어떻게 할 예정이었나.”

마이클 소장은 원한다면 제국에서 살 수 있도록 땅을 마련해 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진저는 바라는 것이 따로 있다며 납작 엎드렸다.

“위대하신 분들께 한 말씀 올리겠습니다. 부디 저 악마 놈들을 치는데 활약할 기회를 나누어 주신다면 더할 나위 없는 영광으로 여기겠습니다!”

“융족과 싸우고 싶단 말인가?”

“그렇습니다!”

진저를 따라 납작 엎드린 토끼들.

이런 부탁을 해올 줄은 몰랐던지 마이클 소장은 흠- 소릴 내더니 고민에 잠겼고, 잠시 뒤 손가락을 튕기며 나를 바라봤다.

“신병 훈련은 자네가 맡아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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