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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천재가 마력을 얻어 회귀하면 생기는 일-104화 (104/104)

〈 104화 〉 104. 나의 신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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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나의 신념

그러는 한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세 번째 DS 맞대결.

재작년과 작년, 연속해서 오클랜드에 무릎을 꿇었던 화이트삭스는 올해야말로 정말 칼을 갈며 이번 시즌을 준비했다.

사실 전력을 놓고 보면 화이트삭스가 언제나 항상 오클랜드를 크게 압도했지만, 중요한 순간에서의 응집력이 결국 그들의 발목을 항상 잡아 왔는데,

안타깝게도 그건 이번 시즌에서도 역시 마찬가지가 되고 말았다.

먼저 2승을 해놓고도 3연패로 두 시즌 연속 리버스 스윕의 제물이 되고 만 거다.

3차전에서 8회까지 8:0으로 이기고 있던 경기가 뒤집혀서 10:8로 역전패를 당한 여파가 4차전, 5차전까지 이어지며 무기력한 졸전을 펼쳤는데,

역시 큰 경기는 분위기 싸움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시리즈가 아니었나 하는 총평을 해본다.

그것보다 아니, 어떻게 세 번을 연속해서 디비전 시리즈에서 맞붙었는데, 그중 한 번을 못 이길 수가 있는지.

화이트삭스 애들도 참 어지간히 딱하고 불쌍한 애들인 것 같다.

사실 나는 내심 화이트삭스가 올라오길 바랐었다.

오클랜드랑 계속 맞붙는 거는 이제 물리니까.

그런데 그 물린 그림이 결국에는 또 나와버렸네?

화이트삭스는 오클랜드를 절대로 못 이기고, 또 그러고 올라온 오클랜드는 우리 팀을 절대로 못 이기고, 참 물린 먹이사슬인 것 같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오클랜드 따위한테 일부로 져주는 일은 당연히 없을 것이다.

뭐 그렇다는 거고, 그러는 동안 내셔널 리그의 DS는 이변이 연이어서 일어났다.

우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예상과는 달리 시리즈 전적 3:0으로 LA 다저스를 스윕하고 CS에 진출하였고, 돌풍의 팀 마이애미 말린스도 밀워키 브루어스를 3:0으로 스윕하고 CS에 진출하였는데,

마지막 3차전이 끝난 후 다저스의 감독 로버트 데이비스는 결국 사임을 발표하였다.

아무래도 여론의 비난을 이기지 못한 탓이 가장 큰 것 같은데.

음······

뭐. 사실 저번에도 했었던 말이지만, 로버트 데이비스만한 감독이 어디 그렇게 흔한가?

이러니저러니 해도 로버트 데이비스가 결국 2000년대 이후 다저스의 최고 감독 아닌가?

열 시즌을 재임하면서 무려 여섯 시즌을 팀을 WS에 보냈고, 그중 두 번을 우승했다.

이만하면 두말할 필요가 없는 최고의 감독이었다.

누군가는 뭐 우리 팀의 아담이나, 다저스의 로버트를 가리켜 운장이라고들 하는데,

운이 계속된다면 그 운도 실력이다.

어떤 이들은 다저스 정도 전력을 갖추고, 또 다저스 정도로 그렇게 돈을 쓰는 팀은 매년 당연히 우승해야 한다는 뭐 그런 말을 할지도 모른다.

이는 스포츠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아니 0도 모르는 무식한 놈들만이 지껄일 수 있는 완벽한 개소리인데,

그렇게 따지면 축구는 맨체스터 시티나 레알 마드리드, 파리 생제르맹 같은 팀들이 매년 당연히 트레블을 해야 하겠네?

대체 누구를 감독으로 앉히려고 그 패악을 떨며 로버트 데이비스를 쫓아낸 건지, 내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

당장 지금 그쪽 지역 언론에서 거론하는 후보들만 봐도 전부 로버트 데이비스보다 못한 이들 뿐인데,

저래놓고 다음 시즌, 다저스가 어떤 성적을 거둘지도 대단히 기대가 된다.

로버트 데이비스야 뭐 그만한 실적이 있는 감독이면, 어차피 모셔가려고 줄 선 구단은 많을 텐데,

당장 감독 자리가 공석인 보스턴 레드삭스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군침을 흘릴 것이다.

그도 아니면 샬럿 사이클론스 같은 신생팀에서 노려볼 수도 있을 거다.

라스베이거스 어벤져스?

미안하지만, 우리 팀의 감독은 이미 정해졌다.

사실 지금껏 내가 표현은 안 했지만,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정말 내심 수도 없이 많이 고민했었다.

이 고민에 몇날 며칠 잠을 제대로 못 잤을 정도였으니까.

그래서 그 긴 고민 끝에, 내가 내린 결론은 결국 내가 감독까지 겸직한다는 것이었다.

구단주에 CEO에 감독까지, 나 혼자 다 해먹을 거냐는 말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생각을 해봐라.

설령 아무리 뛰어난 이를 감독으로 앉혀 봐야 구단주이자 CEO인 내가 직접 선수로 뛰는데, 그 감독의 권위가 제대로 설 수 있겠는가?

내가 아무리 감독을 추켜 세워주고, 감독을 따른다고 해도 선수들은 감독보다도 내 눈치를 더 볼 것이고, 나를 더 따르려 할 것이다.

그러다 보면 그 감독은 자연히 바지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거고, 차라리 감독을 선임하지 않느니만 못해버린다.

그도 아니면, 진짜 최악의 상황은 한 배에 사공이 둘이 되어버리는 건데, 그렇게 되면 그 배는 분명히 산으로 갈 것이다.

그럴 바엔 차라리 내가 직접 감독까지 겸직하는 것이 깔끔하고, 또 옳다고 생각한다.

물론 내가 좀 더 바빠지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겠지만, 감수해야지 어쩌겠는가.

그리고 나는 원래 1회차 때도 그랬지만, 지도자에 흥미가 전혀 없었는데,

내 한 몸 희생할 수밖에 없게끔 그렇게 상황이 만들어졌다.

사실 해고의 걱정과 압박 없이 내 팀에서 내 마음대로 감독을 하는 건, 그 어느 감독이건 누구나 다 한 번쯤은 꿈꿔봤을 텐데,

그 누군가들은 그럴 능력도, 돈도 없으니까 그냥 꿈만 꾸고 말겠지만, 나는 그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아무튼 이왕 감독을 하게 됐으니 코니 맥이 기록한 감독 통산 최다승인 3731승을 깨보도록 하겠다.

그러고 보면 그 사람도 구단주이자 감독이었다.

그렇기에 한 팀에서 무려 50년이나 단장+감독을 해먹을 수 있었던 건데,

물론 뭐 나는 그렇게까지 오래 해먹을 생각은 절대로 없다.

말했지 않은가.

인생에서 야구 말고도 할 게 얼마나 많은데, 무려 50년이나 야구만 붙잡고 있겠는가.

참. 덜떨어진 멍청한 짓이지.

그런데 3731승이라······

이론상으로는 37년 동안 매년 100승 이상을 빠짐없이 해야 한다는 건데······

매년 100승이야 그렇다 치고, 무려 37년 동안이나 해먹어야 한다니······

음······

그냥 3731승은 안 깨는 거로 하자.

분명히 말하지만, 못 깨는 것이 아니라 안 깨는 거다.

그런 아무 의미 없는 기록을 깨느라 내 소중한 시간과 심력을 낭비하고 싶지는 않다.

뭐 그렇다는 거고, 그래서 최종적으로 양키스 vs 오클랜드, 샌프란시스코 vs 마이애미의 CS 대진이 완성되었다.

샌프란시스코 쪽에서는 월드 시리즈가 샌프란시스코 vs 오클랜드의 연고지 더비가 되기를 기대하는 모양이다만, 물론 그런 일은 당연히 없을 거고,

사무국의 최악의 시나리오는 마이애미 vs 오클랜드의 WS 대진이 완성되는 걸 테지만, 물론 그런 일도 당연히 없을 것이다.

그나저나 마이애미의 기세가 심상치 않은데, 내 생각에는 마이애미가 샌프란시스코를 물리치고 WS에 올 것 같다.

물론 정배로 건다면 당연히 샌프란시스코지만, 이럴 때는 역배를 한 번 가줘야 한다.

아. 이렇게 말하면, 내가 토토 같은 걸 한다고 오해할 수도 있겠는데, 전에도 말했지만, 나는 그런 쓸데없는 짓은 하지 않는다.

도박 말고도 건전하게 즐길 취미가 얼마나 많은데, 그런 한심한 짓을 왜 하겠는가.

뭐 애초에 내가 이런 해명을 할 이유도 없지만, 그냥 말이 그렇다는 거고,

어쨌건 2025년 10월 16일 목요일.

오늘은 뉴욕 양키스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뉴욕 양키스, 양 팀 간의 아메리칸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1차전이 펼쳐지는 날이었다.

양 팀의 선발 라인업은 다음과 같다.

***

1. 왕태양 P

2. 마크 크라웃 CF

3. 브루스 카퍼 LF

4. 마이크 스켈튼 DH

5. 제임스 저스티스 RF

6. 사무엘 챔플린 SS

7. 레이 징커슨 3B

8. 조디 뱀포드 C

9. 트로이 푹스 SS

***

***

1. 저스틴 브룸 CF

2. 잭 올드필드 3B

3. 존 보가트 1B

4. 조이 보스웰 LF

5. 페드로 에스코발레스 RF

6. 토미 햄린 DH

7. 라몬 히메네스 SS

8. 조슈아 켐슬리 C

9. 피터 매드슨 2B

P. 마이크 달리모어

***

이번 시즌 오클랜드가 내놓은 최고의 히트 상품은 바로 조이 보스웰이었다.

루키로 이번 시즌 최초로 풀타임을 치르며 43홈런에 OPS 0.957, wRC+ 159, WAR 5.5의 빼어난 활약으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에드 나이트와 신인왕 경쟁 구도가 형성됐는데,

에드 나이트보다는 이쪽이 신인왕에 더 가깝지 않을까 예상한다.

그래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45홈런을 기록한 잭 올드필드와 48홈런을 기록한 존 보가트까지 합해서 무려 세 명의 타자가 40홈런 이상을 기록하였고,

여기에 38홈런의 페드로 에스코발레스까지 합해서, 그 타선의 파괴력은 우리 팀의 바로 아래 수준이었다.

그러고 보면 사실 대체 어떻게 구워삶았는지는 몰라도, FA로 시장에 나오면 최소 연봉 3000만 달러 이상은 보장된 잭 올드필드와 존 보가트 이 두 선수를 연봉 1500만 달러에 무려 8년을 묶어 놓은 것만 봐도 오클랜드 프런트의 수완은 알아줄 만 할 것이다.

물론 그들이 그만큼 오클랜드라는 팀에 남고 싶은 열망이 컸던 것도 있는데, 그래봤자 내가 보기엔 어차피 멍청한 호구로 밖에는 안 보인다.

그렇게 따지면, 나는 뭐 양키스에 남고 싶은 마음이 없었겠는가?

저 선수들이 오클랜드라는 구단을 사랑하는 것 이상으로 나는 양키스라는 이 팀을 정말로 좋아하고 사랑한다.

하지만, 내가 이 팀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과 나의 금전적인 이익은 별개의 문제다.

구단을 좋아하고, 사랑하더라도 자기 실속은 자기가 지켜야 하는 건데, 구단이 좋다고 몸값까지 깎는다?

그런다고 누가 알아주겠는가?

물론 지금 당장이야 뿌듯하겠지.

자기가 마치 천하에 둘도 없는 성인군자에 보살이 된 것 같은 그런 우월감도 느낄 것이다.

하지만, 그래봤자 어차피 아주 먼 훗날, 나중에 가면 결국 남는 것은,

‘그때 내가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더 큰 돈을 만질 수 있었을 텐데.’

라는 깊은 후회밖에는 없을 것이다.

이 염가계약으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구단과 그 프런트가 비난받자, 잭 올드필드는 이런 말을 했었다.

“오클랜드 에슬레틱스라는 이 위대한 명문팀의 선수로 뛸 수 있다는 것이 저에겐 대단한 행운이고, 저는 매우 행복합니다. 물론 다른 팀에 가면 더 큰 돈을 벌 수는 있겠죠. 하지만 그것이 저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라는 이 위대한 구단이 있었기에 저라는 선수가 있었습니다. 저는 돈보다 이 구단의 열정과 비전에 더 큰 매력을 느꼈습니다. 또 이 구단과 제가 그동안 쌓아온 정과 의리는 그 어떠한 돈보다도 더욱 소중합니다. 그리고 제가 받게 되는 돈 역시 대다수 사람들이 평생 일해도 만질 수 있을까 말까 한 큰돈입니다. 제가 사랑하는 구단에 대한 비난을 멈춰주십시오.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

구단이 적어주는 대로 읽었던 건지, 본심에서 우러나온 말이었는지는 몰라도,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린 이 명언, 아. 물론 뭐 나는 명언이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뭐 많은 이들이 명언이라 느꼈다니까 일단 명언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음······

글쎄다?

물론 뭐 사람마다 가치관이라는 것의 차이가 있기야 하겠지만,

아무튼 나라면 그런 멍청한 호구 노예 계약은 절대로 하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왜 이런 말을 하냐면, 1회차 때 이들의 씁쓸한 말로를 분명히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호구 계약까지 해주면서 구단에 충성했건만, 나이 들어서 에이징 커브가 시작되니까 돌아온 건 냉혹한 토사구팽이었고,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원팀맨으로 은퇴하고 싶다던 이들의 바람은 결국 이뤄지지 못했다.

그래서 언젠가 한 번 사석에서 존 올드필드를 따로 만난 적이 있었는데, 그는.

‘그때는 내가 너무 멍청했었어. 이런 대접이 돌아오리라는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절대로 그런 멍청한 선택은 하지 않았을 거야.’

라고, 자신의 멍청한 선택을 깊이 후회했었다.

정과 의리?

냉혹한 비즈니스 앞에서는 그딴 건 없고, 프로 스포츠는 결국 그 냉혹한 비즈니스의 논리로 움직이는 곳이다.

순진하게 정과 의리를 외친들, 결국 본인만 손해를 보고, 본인만 병신 되는 거다.

사실 프로 스포츠 선수라는 직업이 천년만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할 수 있을 때, 본인의 가치가 최상일 때, 땡길 수 있을 만큼 땡겨야 하는 게 분명 맞는 거다.

물론 어떤 이들은 돈만 밝히는 선수라 비난을 퍼부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프로가 돈만 밝히는 게 뭐 잘못된 건가?

그렇게 말하는 자들도 막상 다른 직장에서 급여를 더 준다고 이직을 제안하면 바로 옮길 것이 아닌가.

프로 선수에게 연봉은 곧 그 선수의 자존심이고, 그 선수의 가치다.

구단이 그 선수를 정말로 인정하고, 또 좋아한다면, 더러운 협잡질로 그 선수의 몸값을 깎으려 할 것이 아니라 그 선수의 가치에 맞는 정당한 대우를 해줘야 맞는 거다.

적어도 나는 그게 구단을 운영하는 정도(正道)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구단주로서, 절대로 그런 사도(邪道)를 걷지 않을 거고, 오로지 정도만을 걸을 것이다.

내가 인정한 선수에게는 그에 맞는 올바른 대우를 해주되, 내가 인정하지 않는 선수, 혹은 내 기대를 배반한 선수에게는 가차 없을 것이다.

나에게 좋은 대우를 받고 싶다면, 내가 좋은 대우를 하게끔 만들면 된다.

이것이 내가 구단을 운영할 나의 신념이고, 이 신념은 선수들에게도 당연히 강조될 것이다.

물론 구단 운영이라는 것이 언제나 항상 신념대로만 운영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상과 현실은 분명 다르니까.

구단을 운영하다 보면 내가 가지고 있는 신념이 현실과 동떨어지게 되는 순간이 올 수도 있을 거고, 그렇게 되면 나는 나의 신념, 소신을 계속 지켜나갈 것인가, 현실과 타협을 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음······

꽤 어려운 선택이 될 거고, 결국 때로는 현실과 적절히 타협해야 하는 선택을 내려야 할 수도 있을 거다.

그러나 다른 건 몰라도 최소한 내가 지금 말한 것,

내가 인정한 선수에게는 그에 맞는 올바른 대우를 해주되, 내가 인정하지 않는 선수, 혹은 내 기대를 배반한 선수에게는 가차 없을 거고,  나에게 좋은 대우를 받고 싶다면, 내가 좋은 대우를 하게끔 만들면 된다는 이 신념만큼은 무조건 지킬 것이라는 것은 확실히 약속하겠다.

아. 그리고 혹시라도 또 불필요한 오해가 있을까봐 분명히 미리 말해두지만, 내가 지금 한 말들은 특정인 누군가들을 저격할 의도로 한 말은 절대로 아니었다.

이는 내 말을 듣는 사람들이 분명히 알아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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