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6화 〉 86. ❝저 새끼는 인간이 아닙니다.❞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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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저 새끼는 인간이 아닙니다.❞
애틀랜타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도 페르난도는 줄곧 말이 없었고, 표정도 별로 좋지 않았다.
아마도 노히트노런이 무산된 것을, 또 경기를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한 것을 계속 마음에 두고 있는 것 같았다.
“페르난도, 기분 풀어. 넌 오늘 이미 충분히 잘 던졌다고.”
보다 못해 위로의 말을 건넸는데,
“나도 알아. 하지만, 더 잘 던질 수 있었는데, 그러질 못한 것이 나 자신에게 화가 나.”
음······
그래. 바람직한 자세다.
프로 선수라면, 당연히 그런 욕심과 그런 야망을 품어야 하는 거다.
사람이란 항상 앞을 보며 살아야 하는 거다.
오늘에 만족하기 보다는 더 나은, 더 좋은 내일을 욕심내는 그런 자세.
성공하는 사람은 그런 자세를 지녀야 한다.
“태양, 넌 어떻게 생각해? 거기서 내가 포심 패스트볼을 던졌던 게 과연 올바른 선택이었을까?”
지금 페르난데스가 말하는 건, 9회 말 2사에서 프레드 프리드릭슨에게 안타를 허용했던 그 승부였다.
“포심 패스트볼을 던지는 건 맞는 선택이었는데, 코스가 잘못됐어. 프레드는 처음부터 바깥쪽을 노리고 있었다고.”
“하긴. 케빈도 처음에 몸쪽 사인을 냈는데, 내가 고개를 흔들었지. 내가 너무 멍청했었어.”
이제 와서 그렇게 자책해봐야 결과를 돌이킬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중요한 건 실수를 다시 반복하지 않는 거다.
“알면 됐어.”
분명 페르난도의 그 승부는 정말 너무 멍청했었다.
“너무 직설적이잖아.”
“그래서 뭐. 멍청한 걸 멍청하다고 말한 게 뭐가 잘못됐는데? 그럼 무슨 말을 듣길 원했던 거야?”
“그야······”
“실수야 누구나 할 수 있고, 누구나 실수를 하면 그 실수에 아쉬워해. 하지만, 지나간 실수에 그렇게 연연하면 너한테 뭐가 남는데? 중요한 건, 앞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거라고.”
“그래. 네 말이 맞아. 충고 고마워. 넌 역시 최고의 동료야.”
페르난도는 진심으로 내게 감사해하는 것 같았고, 이것으로 페르난도의 기분도 풀어졌다.
생색을 내려는 건 아니지만, 내가 이렇게 착하고, 배려심이 많은 사람이다.
뭐 어쨌건 우리는 애틀랜타에 도착했고, 다음 날인 10월 29일은 휴식일인데, 휴식일은 다들 그냥 조용히 호텔에서만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2024년 10월 30일 수요일.
오늘은 월드 시리즈 4차전이 열리는 날이자, 우리가 월드 시리즈 2연패를 확정 지을 날이다.
양 팀의 선발 라인업은 다음과 같다.
***
1. 왕태양 P
2. 마크 크라웃 CF
3. 브루스 카퍼 LF
4. 마이크 스켈튼 1B
5. 제임스 저스티스 RF
6. 사무엘 챔플린 SS
7. 케빈 사네즈 C
8. 레이 징커슨 3B
9. 해리 코니즈 2B
***
***
1. 로니 아코스타 주니어 RF
2. 프랭크 프레드릭슨 1B
3. 안토니 알텐버그 2B
4. 로베르토 벨로티 LF
5. 브루노 에반스 SS
6. 리산드로 카스트리요 CF
7. 샘 벡넬 3B
8. 로이 딘스데일 C
9. 마이크 크로포드 P
***
이제 2일만 지나면 11월인데, 날씨가 왜 이렇게 더운지 모르겠다.
아무리 아열대 기후라고 해도, 10월의 끝에 28도까지 올라가는 건 좀 심하지 않은가.
물론 뭐 일교차가 커서 밤에는 쌀쌀해지지만, 안타깝게도 오늘 경기는 낮 경기, 더군다나 1시 5분 경기였다.
“태양, 정말 괜찮겠어?”
경기를 앞두고 웜업을 하려는데, 아담이 여전히 염려를 하고 있었다.
“괜찮다니까요. 몇 번을 말해요.”
나도 모르게 짜증을 내고야 말았다.
한두 번이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어제부터 계속 같은 말만 반복하는데, 짜증이 안 날 수가 있겠는가?
“아무리 그래도 3일 휴식 후 등판이라고. 이건 미친 짓이야.”
원래 4차전의 선발 투수는 존으로 예정되어 있었는데, 내가 등판을 자청했다.
물론 아담이 쉽게 응하진 않아서 우기느라 시간을 잡아먹었던 건 덤이다.
그러고 보면 오늘도 내가 완봉을 할 것이기에, 결국 존은 이번 WS에선 한 게임도 등판 못 하게 되는 건데,
그런 존이 불쌍하긴 하지만, 그건 뭐 내 알 바 아니고.
“그럼 이제 와서 어쩔 건데요. 이미 선발 투수 예고까지 다 됐고, 경기 시작까지 세 시간 남았는데, 이제 돌이킬 수 없어요. 포기해요.”
“아니야. 지금이라도 돌릴 수 있어.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야. 지금이라도, 돌이킬 수 있을 때 돌이키자.”
물론 보통의 투수였다면, 당연히 미친 짓일 테지만, 나는 보통 투수가 아니지 않는가.
“글쎄. 몇 번을 말해요. 괜찮다니까요. 이 얘기는 여기서 끝내요.”
“아. 이러면 진짜 안 되는데······”
아담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아담한테는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 미안한 마음이 있는 것이, 내가 4차전 선발 투수로 예고된 후부터 SNS에서는 아담에 대한 욕이 계속 도배되고 있다.
하긴 뭐 어차피 아담은 SNS에서 항상 욕을 먹어 왔지만······
사실 MLB 풀타임 2년 차 선발 투수가 두 시즌 동안 총 551이닝이나 던졌다는 건, 일반인의 시각으로 봤을 때는 충분히 비정상적인 일이고, 그런 점에 있어서 아담은 나로 인해 본의 아니게 투수 백정이라는 누명을 쓰고 있다.
물론 뭐 거기에는 크리스를 혹사한 것과 넬슨의 어깨 수술도 한몫을 하긴 했지만······
하여튼 아담 본인도 SNS를 보기 때문에, 거기에 쫄아서 특히 더 이러는 거였다.
“된다니까요. 나 못 믿어요?”
“혹시라도 잘못되어도 나 원망하지 마. 난 진짜 계속 말렸다.”
“계속 말하지만, 잘못되는 일 없어요. 마음 푹 놓고, 샴페인 터뜨릴 준비나 해요.”
그렇게 아담을 겨우 달래놨더니, 이번엔 존이 땅이 꺼지라 한숨을 내쉬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음······
“태양, 아무래도 아담이 나를 못 믿는 게 아닐까?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네가 겨우 3일 쉬고 다시 선발 등판할 수 있겠어.”
아무래도 이놈이 뭔가 이상한 오해를 하는 것 같다.
“아담이 널 못 믿어서가 아니라, 내가 등판을 자청했다니까. 너한테는 미안해.”
“아니야. 네가 미안할 게 뭐 있어. 아담한테 믿음을 주지 못한 나의 잘못이지.”
것 참······
지금은 무슨 말을 해도 안 통할 것 같으니까, 계속 오해하도록 그냥 놔두자.
설마 뭔 일이야 있겠어?
설마 T.J 놈이나 알렉스 놈처럼 갑자기 회까닥 돌아서, 또라이가 돼서 급발진하지는 않겠지?
“사실 자극이 많이 됐어. 두고 봐. 다음 시즌에는 아담이 확실하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그런 선발 투수로 거듭날 테니까.”
뭐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다행이고, 잘된 거다.
쟤도 1회차 때 200승 투수에 사이 영 상을 두 번 탔던 애인데, 역시 잘 되는 애는 다 잘 되는 이유가 있는 거다.
그래. 그런 마음으로 노력을 한다면, 오늘의 이 시련(?)은 존 엘벡이라는 투수를 1회차 때 보다 더 강하게 만들지도 모른다.
그래서 존은 그냥 놔두고, 다시 웜업을 하려는데, 이번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로컬 중계 채널인 Bally Sports South의 리포터가 카메라와 마이크를 들이밀었다.
“3일 휴식 후 선발 등판이라니, 아담도 참 당신한테 정말 너무하네요. 확실히 아담의 마운드 운용은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당신 생각은 어때요?”
질문의 의도가 뻔히 보였다.
실력으로 우리 팀에 안 되니, 돼먹지 못한 이간질과 분탕질로 우리 팀을 흔들려는 개수작.
“개소리 하지 말고, 꺼져. 가서 당신 팀 선수나 취재해.
카메라가 돌아가는데도 욕이 절로 나왔다.
“네?”
“한 대 처맞고 꺼질래?”
내가 여자한테는 진짜 험한 말을 안 하는 사람인데, 여자도 여자 나름이어야지.
생긴 건 꼭 무슨 오크처럼 생겨서는······
“저기요. 지금 카메라가 찍고 있는데요? 이거 방송에 내보내도 괜찮겠어요?”
“내보내든가 말든가. 내 알 바 아니고, 꺼지란 말 안 들려? 진짜 처맞고 꺼질래?”
“너무해요. 어쩌면 저처럼 연약하고 예쁜 여자한테 그런 막말을 할 수 있어요.”
나 참······
그 상판을 가지고, 제 입으로 지가 예쁘단다.
아니 뭐 이런······
“오크 년아. 집에 가서 거울이나 한번 바라봐.”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넘어왔지만, 겨우 집어삼켰다.
이런 살벌한 세상에 무슨 험한 봉변을 당할지 모르잖는가.
항상 입조심 하고 살아야 한다.
그래서 결국 카메라 스텝이 그 리포터를 데리고 사라졌는데, 그 카메라 스텝이 상황 파악이 빨랐다.
만일 거기서 더 뻗댔으면, 진짜 주먹이 나갔을지도 몰랐다.
아무튼 뭐 이런저런 해프닝이 있었고, 이제 곧 경기가 시작된다.
오늘 시구의 주인공은 마스터 그렉 매덕스였는데, 뭐 그에 대해서는 누구나 다 알 테니, 내가 굳이 따로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애틀랜트 브레이브스 선수단, 팬 여러분. 포기하지 마십시오. 분명 여러분은 큰 어려움에 부닥쳐있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은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기적은 반드시 일어납니다.”
시구를 마친 후 매덕스는 위와 같은 연설을 하였는데,
음······
명색이 레전드라는 양반이 가당치도 않은 헛소리로 사람들을 속이고 기만하며, 선동하기나 하고. 참 잘하는 짓이다. 쯧쯧.
그리고 심지어 요기 베라의 유명한 명언을 표절하기까지 했다.
정말 추해도 너무 추하네.
뭐 그렇다는 거고, 어쨌건 경기는 시작됐고, 1회 초. 선두타자로 첫 타석을 맞이했다.
상대 팀 선발 투수인 마이크 크로포드는 아주 예전에도 한 번 언급했듯이, 1회차 때는 리그 정상급 선발 투수 중의 한 명으로 꼽히게 되는 투수였지만, 사이 영 상 수상을 평생 못 했다는 것이 흠이었다.
1회차와는 달리 2회차에는 올해 트레이드 데드라인 때 애틀랜타로 트레이드돼서 결국 WS 무대까지 밟게 되었다.
그리고 그가 맞이하는 첫 월드 시리즈 경기의 첫 번째 타자가 바로 나였고,
❝높은 공을 잡아당겼습니다. 좌중간으로 높이 뜬 타구가 계속 날아갑니다. 그대로 펜스를 넘겼습니다.❞
초구 홈런으로 마이크 크로포드의 월드 시리즈 첫 등판을 축하해줬다.
92.7마일(156.4㎞)의 포심 패스트볼이 한복판 높게, 홈런을 치기 아주 딱 좋게 들어온 것을 어찌 홈런을 안 치고 배길 수가 있겠는가.
그래. 야구는 이렇게 정직하게 해야 하는 거다.
일단 선취점이 났으니 오늘 경기는 사실상 여기서 끝이라 할 수 있었다.
그렇게 떠들썩하던 애틀랜타 홈 관중석이 순식간에 조용해졌지 않은가.
매덕스가 말하던 그 기적이 가당치도 않은 헛꿈이었다는 것을 그들은 이 홈런 한 방으로 깊이 깨달았을 것이다.
그래서 이후에
❝높은 공을 밀었습니다. 우중간으로 멀리 날아간 이 타구가 그대로 펜스를 직격했습니다. 브루스 카퍼가 2루에 서서 들어갑니다.❞
카퍼의 2루타가 나왔지만, 아쉽게도 추가 점수로 연결되지 못했고,
❝헛스윙. 삼진입니다.❞
❝배트 돌았습니다. 삼진입니다.❞
❝4구. 루킹 삼진입니다. 안토니 알텐버그가 몸쪽 꽉 찬 코스로 들어온 107마일(172.2㎞)의 포심 패스트볼에 꼼짝 못 했습니다. 이게 정녕 3일밖에 못 쉰 투수가 맞단 말입니까? 정말로 놀랍군요.❞
오늘 1회 말도, 우선 세 타자를 삼진으로 간단하게 돌려세우며 시작했다.
그리고.
❝빗맞은 땅볼 타구입니다. 투수가 직접 잡아 처리하며 원 아웃이 됐습니다.❞
❝헛스윙합니다. 삼진입니다.❞
❝높이 떴습니다. 좌익수가 그대로 처리하면서 공 여섯 개로 간단하게 이닝이 종료됩니다.❞
2회 말도 공 여섯 개로 간단히 클리어하면서, 정규 시즌 10월 1일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원정 경기서 1회 실점을 한 이후, 지금까지 45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기존 기록은 86이닝이고, 이 기록의 주인공도 나인데, 이 기세로 이 기록도 다시 쓸 것이다.
어쨌건 3회 초. 선두타자로 두 번째 타석을 맞이하였다.
그래서.
❝밀어친 타구가 우중간을 완전히 갈랐습니다. 타구가 펜스까지 굴러갑니다. 그러면서 태양 왕이 2루에 서서 들어갔습니다.❞
2루타를 친 후,
❝주자 띕니다. 볼 3루에 연결됩니다. 3루, 3루에서 세잎입니다!!!!❞
3루 도루에 성공했고,
❝밀어친 타구를 오른쪽으로 멀리 보냅니다. 우익수가 쫓아가서 잡아냅니다. 태양 왕이 홈으로 태그업합니다. 이로써 점수는 2:0이 됐습니다.❞
크라웃의 희생 플라이로 홈을 밟으며 간단하게 한 점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높은 공을 밀었습니다. 좌중간으로 높이 뜬 타구인데요. 어!!!! 타구가 생각보다 멀리 뻗어갑니다? 아. 이 타구가 그대로 펜스를 넘겨버리는군요. 마이크 스켈튼의 파워가 만들어낸 홈런입니다. 이 홈런으로 이제 3:0이 됐는데, 이러면 브레이브스는 갈수록 힘들어집니다.❞
❝잡아당겼습니다. 이번에도 멀리 가는 타구인데요. 아. 이번에도 그대로 좌중간 펜스를 넘기는군요. 제임스 저스티스의 백투백 홈런입니다.❞
마이크와 제임스의 백투백 홈런으로 점수는 4:0, 넉 점 차까지 벌어졌다.
그리하여 결국에는 마이크 크로포드가 2.2이닝 6피안타 4실점의 처참한 투구 기록을 남긴 채 조기 강판 되었는데······
❝아······ 여기서 제이슨 허스트가 올라오는군요. 글쎄요?❞
❝브래드 휘태커로서는 초강수를 뒀습니다만, 아무 의미 없는 헛된 반항이 아닐까 싶어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오래 몸담았고, 또 지금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경기를 해설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말을 하기가 대단히 분하고, 안타깝지만, 이것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현실입니다. 애초에 뉴욕 양키스, 아니 태양 왕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서는 절대로 이길 수 있는 레벨이 아니었습니다.❞
❝저도 톰의 생각에 어느 정도는 동의하지만, 그래도 그렉의 말마따나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잖아요.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넉 점이나 벌어진 상황에서 앞길이 창창한 루키 투수를 3일 만에 다시 등판시키는 것이 최선을 다하는 겁니까? 저는 브래드 휘태커의 이 선택이 이해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태양 왕은 3일 휴식 후 선발 등판했습니다.❞
❝그건 태양 왕이니까 가능한 거고요. 저 새끼는 인간이 아닙니다. 그냥 괴물이라고요. 저게 어디 사람 새끼입니까?❞
❝아······ 톰, 지금 너무 흥분하셨는데, 제발 진정해요. 방송에서 욕은 하면 안 되죠. 시청자 여러분들 죄송합니다. 제가 톰을 대신해 사과드리겠습니다.❞
뜻밖에도 여기서 제이슨 허스트가 마운드에 올라왔다.
아니 이게 대체 뭔······
이야. 정말 감탄밖에 나오지 않는 마운드 운용이다.
그렇게도 오늘의 갤주가 되고 싶은 건가?
***
@PaulBennett
톰 글래빈은 왜 갑자기 저렇게 급발진 하는 거야? 미쳤나?
@HarveKeaton
@PaulBennett님에게 보내는 답글
멘탈 완전히 털린 듯······
@StacyRegas
그렉 매덕스-톰 글래빈-존 스몰츠, 3인방만 건재했다면, 우리가 양키스에 이런 치욕까진 당하지 않았을 텐데······
@SteveRawley
@StacyRegas님에게 보내는 답글
얘는 뭔 남북전쟁 때 이야기를 하고 있어. 정신 차려. 이 병신아.
@JimCrowley
@StacyRegas님에게 보내는 답글
아이고. 영감님, 틀니는 건강하십니까?
***
어쨌건 이제 5회 초였다.
선두타자로 세 번째 타석을 맞이하였고,
❝높은 공을 잡아당겼습니다. 우중간으로 멀리 날아갑니다. 그러나 우익수가 펜스 앞에서 잡아냅니다.❞
결과는 우익수 플라이였다.
하지만.
❝타격했습니다. 좌중간입니다. 강한 타구가 좌중간을 그대로 넘겨버렸습니다. 브루스 카퍼가 5:0을 만드는 이 홈런으로, 멀티 히트를 기록합니다.❞
카퍼의 홈런으로 한 점을 더 달아났다.
❝헛스윙합니다. 삼진입니다.❞
❝헛스윙했습니다. 삼진입니다.❞
❝바깥쪽 낮은 공에 배트 돌아갑니다. 삼진입니다. 여섯 타자 연속 삼진으로, 오늘 경기 열두 개째 삼진을 당하는 브레이브스 타자들입니다. 그리고 6회까지 브레이브스의 타자 중 그 누구도 출루를 하지 못했습니다. 정말 한심하군요.❞
그러는 한편, 6이닝 동안 나의 퍼펙트는 계속 이어지고 있었고,
경기는 어느덧 7회 초. 이제 후반전이었다.
2사에서 네 번째 타석을 맞이하여, 애틀랜타의 세 번째 투수 브렛 쿠퍼를 상대한다.
❝5구. 낮은 볼을 골라냅니다. 볼넷입니다.❞
그래서 그 결과는 결국 볼넷이었는데,
❝주자 뜁니다. 볼 2루에 연결됩니다. 2루, 2루에서 세잎입니다!!!❞
당연히 2루 도루를 하였고,
❝주자 다시 뜁니다. 볼 3루에 연결됩니다. 3루, 아!!! 로이 딘스데일의 송구가 샘 벡넬의 머리 위로 날아갑니다. 그 틈에 태양 왕은 홈까지 파고듭니다. 여섯 점째 점수는 정말 너무나도 어이없이 주는군요. 이게 메이저리그입니까?❞
❝아무리 봐도 저 병신 새끼들은 메이저리그 수준이 아니에요. 저런 새끼들이 제 후배라는 것이 정말 부끄럽고, 창피합니다. 또 저런 새끼들이 대체 어떻게 월드 시리즈에 올라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새끼들이 여기까지 올라온 것 자체만으로도 이미 기적이 아니었을까요?❞
❝지금 톰이 너무 흥분해서 계속 거친 감정을 쏟아내고 있는데, 솔직히 저도 지금 톰의 심정에 100% 동의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말리지도 못하겠네요. 우리가 오늘로 브레이브스 경기 중계를 관두는 한이 있더라도 할 말은 제대로 합시다. 태양 왕도 사람 새끼가 아니고, 저 병신 새끼들도 사람 새끼가 아니에요. 어떻게 태양 왕 한 명한테 이렇게까지 처참하게 농락당할 수가 있는 겁니까?❞
❝정말 창피해서 제가 다 죽고 싶습니다. 총이라도 있으면 저 병신 새끼들을 다 쏴죽이고 싶어요. 저 병신 새끼들은 이 경기가 끝나면, 그냥 다들 차타후치강에 빠져 뒈져야 합니다.❞
서비스로 3루 도루까지 해줬는데, 여기서 악송구가 나오며 거저 홈을 밟았다.
아무리 봐도 애들 멘탈이 완전히 터진 것 같다.
그래. 이것이 니들과 우리, 아니 나의 수준 차이란다.
뭐 어쨌건.
❝높이 떴습니다. 중견수가 제자리에서 처리해냅니다.❞
❝헛스윙합니다. 삼진입니다.❞
❝헛스윙합니다. 삼진입니다. 션 에켄, 저 멍청한 새끼가 정말 너무 말도 안 되는 유인구에 속는군요. 이로써 20개째 삼진을 당하며, 결국 태양 왕에게 퍼펙트게임까지 당하고 맙니다. 이것으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뉴욕 양키스에 월드 시리즈에서 4전 전패를 당했고, 양키스를 상대로 월드 시리즈에서 8연패라는 치욕스러운 기록을 남깁니다. 정말 대단하죠? 자. 우리 모두 저 한심한 패배자들을 위해 잘했다고, 정말 위대한 업적을 세웠으니 나가 뒈지라고 박수를 쳐줍시다.❞
게임은 6:0 우리 팀의 완승으로 끝이 났고, 나는 개인 통산 네 번째 퍼펙트게임으로 팀의 월드 시리즈 2연패를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