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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천재가 마력을 얻어 회귀하면 생기는 일-78화 (78/104)

〈 78화 〉 78. 1년 중의 가장 슬픈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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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1년 중의 가장 슬픈 날

2024년 10월 6일 일요일.

오늘은 토미 라소다가 말한 1년 중의 가장 슬픈 날이다.

길었던 2024년 정규 시즌도 오늘 경기를 마지막으로 드디어 종료되었다.

나는 1회차를 포함하여 이번 시즌으로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을 딱 20시즌을 치렀는데,

시즌을 끝날 때마다 항상 더 잘해야 했는데, 하는 후회와 미련도 많이 남는데, 이번 시즌 역시 마찬가지였다.

우선 이번 시즌 나의 개인 기록부터 먼저 살펴보자면, 먼저 타격에서는 159경기 696타석 378타수 184안타 272득점, 2루타 46개, 3루타 2개, 홈런 80개, 205타점, 102도루,  314볼넷, 타율 0.487, 장타율 1.254, 출루율 0.721, OPS 1.975, IsoP 0.767, IsoD 0.234, wOBA 0.731, OPS+ 414, wRAA 224.8, wRC+ 413, 그래서 WAR은 26.4를 기록 했고,

투수는 34경기 중에서 22게임을 완봉했고, 288이닝을 던져 946명의 타자를 상대하여 2830개의 공을 던져, 30승 무패에 0.38의 평균자책점, 0.12의 FIP, 0.36의 kwERA, 539.5의 ERA+, 215.4의 CYP를 기록하며 534개의 삼진을 뺏어냈고, 그래서 WAR은 24.0을 기록했는데,

따라서 투타 양쪽의 WAR을 모두 합하면 50.4다.

보통 WAR이 8 이상이면 MVP급 선수로 분류하는데,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나는 MVP 선수 여섯 명 이상의 활약을 혼자 한 것이다.

사실 내가 말은 안 했었지만, 작년 시즌을 마치고 나서 내가 이 이상 더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내심 들었었는데,

결과적으로 클래식 스텟, 세이버 스탯 모든 면에서 작년보다 훨씬 더 잘했다.

세이버 스탯으로만 작년과 올해를 간단히 비교하자면 작년에는 wOBA가 0.663, wRc+가 340, ERA+가 500, CYP가 191.7, WAR이 20-21 합해서 41이었는데,

올해는 wOBA가 0.731, wRC+가 413, ERA+가 539.5, CYP가 215.4 WAR이 26.4+24.0 합계 50.4다.

내년이야말로 과연 이보다 더 잘할 수 있을까?

80-80, 단일 시즌 최다 볼넷 출루,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단일 시즌 최고 WAR, 단일 시즌 최저 방어율, 단일 시즌 최저 FIP, 단일 시즌 최고 CYP, 단일 시즌 최고 ERA+, 단일 시즌 최고 wOBA 등 온갖 새로운 역사를 창조해낸 완벽했던 시즌이었음에도,

그래도 후회와 미련 아쉬움이 많이 남는 이유는 역시 아무래도 끝내 5할 타율 달성에 실패했기 때문이었다.

사실 4할 타율도 1941년 이후 내가 작년에 다시 기록하기까지 무려 82년이나 나오지 못했던 꿈의 영역이었지만, 그래도 1941년 이전에 4할 타율을 기록해 봤던 이가 10명이 넘어간다는 사실을 놓고 봤을 때 진짜 꿈의 영역은 바로 5할 타율이었다.

비록 세이버 스탯이 중시되면서, 타율의 중요성 역시 갈수록 떨어져 가는 추세라 해도 5할이라는 그 무게감은 당연히 압도적일 것이다.

이번 시즌에는 비록 아쉽게 실패했다고 해도, 다음 시즌에는 반드시 성공하고야 말 것이다.

어쨌건 그래서 나의 이 위대한 하드캐리에 힘입어 팀은 이번 시즌 112승 50패 승률 0.691 +50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지구 2연패에 성공하였다.

그때 14연승 이후로도 8연승이 한 번 있었고, 막판에는 7연승을 하며 시즌을 마감했는데, 조금만 더 분발했으면 시애틀 매리너스가 2001시즌 기록한 단일 시즌 최다승인 116승, 단일 시즌 최다 승률인 0.716을 뛰어넘었을 수 있었을 텐데, 이 점은 아쉽다.

그렇다고 해도 시즌 내내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가 계속 구멍이 나 있었음에도 이런 성적을 기록한 건 확실히 대단한 것 같다.

그러는 한편 AL의 서부지구에서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결국 무난히 지구 우승을 차지했고, AL의 중부지구 역시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지구 우승을 하였다.

그리고 와일드 카드 레이스에서는 보스턴 레드삭스가 1위, 탬파베이 레이스가 2위로 포스트시즌에 합류하였다.

NL 서부지구는 시즌 개막 초반에 다소 주춤했던 LA 다저스가 결국 지구 우승을 차지하였고, NL 중부지구에서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밀워키 브루어스가 끝까지 경합하다 결국 세인트루이스가 밀워키를 두 게임 차로 가까스로 따돌리고 지구 우승을 차지하였으며,

NL 서부지구에서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지구 우승을 차지하였다.

그리고 NL의 외일드카드 레이스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1위, 밀워키 브루어스가 2위를 차지하며 마지막 포스트시즌 티켓을 거머쥐었는데,

다저스 타도를 외치며 야심차게 전력을 보강했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시즌 초반의 기세는 좋았지만, 그 기세를 시즌 끝까지 계속 이어가지 못하고 DTD를 하며 끝내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되었다.

아마도 여기도 곧 뉴욕 메츠만큼이나 피바람이 불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결국 30 팀 중 30위라는 치욕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든 메츠는 오늘 시즌 최종전이 끝남과 동시에 결국 감독을 비롯한 모든 코칭스태프들, 그리고 단장과 주요 프런트들의 모가지를 바로 날리는 대숙청을 단행하였다.

그런가 하면 휴스턴 애스트로스도 단장과 감독의 모가지가 날아갔는데, 휴지통 구단에서 발표한 경질 사유가 상당히 골 때린다.

뭐 선수들과 소통이 전혀 안 되며, 선수들의 신임을 전혀 얻지 못했고, 선수단의 내분을 조장하며 팀을 분열시켰다나?

그러면서 들리는 루머에 의하면 사인 훔치기를 주도했던 단장과 감독을 복귀시킨다고 하는데,

뭐 그간 보여 왔던 휴지통의 행보를 생각한다면 불가능한 일은 절대로 아닐 것이다.

아무튼 그렇게 시즌이 종료되었고, 경기 후 라커룸에서는 작년에도 그러했듯이 샴페인이 터뜨려졌다.

“이번 시즌도 모두 다들 고생 많았다. 여러분들이 최선을 다해주었기에 우리 팀이 이런 훌륭한 성적을 거둘 수 있었고, 그 점에 대해 감독으로서 여러분에게 대단히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오늘 이 하루만 모든 것을 풀어놓고 마음껏 즐기고, 내일부터 다시 노력하여, 우승 트로피를 가져오자.”

작년보다 더 나아진 성적에 아담의 축사도 작년보다 길어졌다.

사실 작년에도 마찬가지였지만, 올해도 아담이 한 일은 거의 없었다.

그래도 작년보다 나아진 점이 있다면, 작년에는 어떻게든 지려고 노력을 많이 했었지만, 올해는 그런 노력을 하지 않고, 그냥 가만히 있기만 했는데, 그래서 작년보다 몇 승을 더 한 것이다.

무엇보다 유리몸인 마이크와 제임스가 깨지지 않고 결국 풀 시즌을 소화해 냈다는 점 역시 호성적의 주요 요인이라 할 수 있겠고,

작년에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아구스틴이 반등에 성공하여 철벽 수호신으로 다시 돌아온 것 역시 팀에 큰 힘이 되어주었다.

또한 게리로서는 22승 4패 2.40의 평균 자책점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음에도 생애 첫 사이 영 상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한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정말 대단히 안타깝고 불운한 시즌이었을 것이다.

뭐 어쨌건 술을 많이 마셨기에, 그날은 차를 구장에다 그대로 세워두고, 택시를 타고 퇴근을 했다.

9월 26일에 이사를 했으니, 이사를 온 지 이제 딱 9일째인데, 아직도 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사를 하자마자 토론토와 보스턴으로 원정을 다녀왔고, 실질적으로 이 집에서 밤을 보내는 건 오늘이 딱 4일째였다.

정리 같은 것을 할 틈이 없었다.

하긴 뭐 그래봤자 사실 애초에 짐도 별로 없어서 애초에 정리랄 것도 없긴 하지만.

그러고 보면 짐이나 가구가 별로 없어서 이 큰 집이 대단히 허전해 보이긴 한다.

당장 선착장만 봐도 원래 요트나 보트, 제트스키 같은 것들이 정박해 있어야 하는데, 아무것도 없지 않은가.

요트는 앞서도 말했지만, 메가요트 한 대를 사서 세워둘 생각인데, 물론 뭐 이런 요트는 당연히 조종 면허가 있어야 몰 수 있으므로, 그 면허도 당연히 취득할 예정이다.

그래서 인터넷상에서 봐둔 메가요트 한 대를 그제 바로 주문했는데, 이 요트는 12개의 스위트룸이 있고 최대 27명의 투숙객을 수용할 수 있으며, 수영장, 피트니스 클럽, 심지어는 헬기 착륙장까지 갖추고 있는데, 그 가격은 1억 유로에 달한다.

용도는 당연히 선상 파티와 바다낚시다.

물론 아직 조종 면허는 없지만, 면허를 딸 때까지 세워두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니겠는가.

그냥 비어 있는 선착장이 너무 허전해서  충동구매를 하였다.

그러고 나서 바로 엄마한테 자랑했는데, 엄마는 아무래도 걱정이 많은가 보다.

“괜찮겠어? 엄마는 네가 보트 같은 건 안 탔으면 좋겠는데······ 그 왜 보트 타다 사고로 죽은 선수도 있고, 위험하잖아.”

나의 대답은

“괜찮아. 안 위험해. 그리고 호세 페르난데스, 걔는 음주사고였잖아. 난 걔와 다르다고. 아무 일 없을 거야.”

뭐 고인을 비하할 목적으로 했던 말은 아니었지만, 사실 내가 없는 말을 만들어서 한 것도 아니고, 솔직히 호세 페르난데스는 코카인 빨고 만취 상태로 보트 몰다 사고가 났던 건 엄연한 팩트 아닌가.

“그래도 엄마는 많이 불안한데······”

“그리고 보트가 아니라 요트라니까. 메가요트. 그런 요트가 전복될 일이 어디 있어.”

이게 어제의 전화 통화였었다.

아무튼 집에 돌아온 후 바로 잠이 들었고, 그다음 날은 보스턴과 탬파베이의 와일드카드 게임을 모든 선수가 라커룸에 모여 다 함께 관전했다.

우리로선 두 팀 중 어느 팀이 올라오건 깨부술 자신이 있지만, 기왕이면 치열한 혈전을 치르며 힘을 있는 대로 빼고 왔으면 좋겠다.

프레디 샌더슨과 트레비스 바우더, 양 팀 에이스의 맞대결이니 만큼 숨 막히는 투수전이 전개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경기는 바우더 놈이 2.2이닝 11피안타 9실점으로 보스턴 타자들한테 먼지 나도록 신나게 털리며 15:2 보스턴의 일방적인 대승으로 싱겁게 끝이 나고야 말았다.

탬파베이로서는 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바우더를 트레이드 해오는 초강수를 뒀지만, 결국 그 윈나우 트레이드는 처참한 실패로 끝나게 되었다.

SNS와 레딧의 탬파베이 팬들은 바우더 놈한테 온갖 험한 욕을 다 쏟아냈고,

그 와중에 바우더 놈은

***

@TravisBauder

그렇게 좆같으면 니들이 한 번 던져보던가. 니들이 야구를 알아? 야구에 대해 좆도 아무것도 모르는 새끼들이 방구석에서 신났다고 키보드만 두들겨 대지. 그러니까 니들이 공장이나 다니는 거야. 이 병신 새끼들아.

***

라는 팬을 비하하는 SNS 멘션으로 큰 물의를 빚었는데,

SNS는 인생의 낭비라는 명언을 남기신 모 축구 감독님은 바우더 놈 덕분에 오늘도 또 1승을 적립하셨다.

그러는 한편 NL의 와일드카드 게임은 밀워키가 샌프란시스코를 10:5로 격파하는 이변이 일어났고,

그리하여 DS 대진은 AL은 양키스와 보스턴의 맞대결 그리고 오클랜드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맞대결, NL은 다저스와 밀워키의 맞대결, 애틀랜타와 세인트루이스의 맞대결로 결정되었다.

양키스와 보스턴이 포스트시즌에서 맞붙는 건 2018시즌 이후 6년 만인데,

양키스로서는 2018시즌 DS 3차전에서 보스턴에게 양키 스타디움에서 16:1 참패를 당했던 것을 돌려줘야 할 의무가 있었다.

참고로 정규 시즌 상대 전적은 14승 4패로 양키스의 압도적인 우위였다.

보스턴은 사인을 훔치지 않는 이상 절대로 양키스를 못 이길 것이다.

한편 그 와중에 한국 포털 사이트에는

《김강현-고유석 코리안 듀오 앞세운 보스턴, 국민 비호감 팀 양키스 넘는다.》

위와 같은 제목의 기사가 메인을 당당히 차지하였다.

풉.

내가 원체 웃음이 거의 없는 사람이고, 진짜 웬만한 개그에도 안 웃는 사람인데, 이건 진짜 크게 빵터졌다.

저 기레기 놈은 개그에 대단한 소질을 지녔으니, 괜히 재능 낭비하지 말고, 이참에 개그맨으로 전업할 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

2024년 10월 7일 오후 8시.

뉴욕 퀸즈의 애스토리아에 위치한 Louckoumi Taverna라는 지중해, 그리스 요리 전문 레스토랑의 가장 구석진 자리에 앉은 데이브 윈들러는 슬슬 짜증이 밀려오고 있었다.

그것은 그와 저녁 식사 약속을 한 당사자가 무려 한 시간이 넘도록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먼저 요리를 주문해서 먹을까도 고민해 봤지만,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 허기와 짜증을 참아내며 물만 들이켜고 있었다.

30분 정도 늦을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받았을 때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무려 1시간이 늦는 것은 심해도 너무 심했다.

사실 약속 상대가 귀인만 아니었다면, 진즉 자리에서 일어섰을지도 몰랐다.

그러나 그 귀인은 이후로도 15분이 지나도록 나타나질 않았고, 인내심의 한계를 느낀 윈들러가 마침내 자리에서 일어나려 할 때였다.

“미안합니다. 일이 워낙 바빠서. 오래 기다리셨죠?”

마침내 그 귀인이 모습을 드러냈는데, 약속 시간에 무려 1시간 15분이나 늦어놓고 인사는 그게 끝이었다.

윈들러는 그 무례에 내심 기분이 크게 상했으나 겉으로는 전혀 티를 내지 않았고,

“괜찮습니다. 저도 금방 왔어요.”

가식적인 거짓말로 상대방의 비위를 맞췄다.

그리고.

“어떻게 식사는 무엇으로 주문하시겠습니까?”

당장 요리를 주문하고 싶었기에 일단 상대방의 의사를 먼저 타진하였다.

그러나.

“전 됐습니다. 앞에서 선약이 있어서 먼저 식사를 하고 왔거든요.”

이 대답을 듣는 순간 윈들러는 순간 이 남자를 한 대 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참자. 참아. 참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윈들러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다.

그러나 지금 상대방이 보이는 이 개념 없고 무례한 태도는 그가 모시는 성모 마리아라도

‘씨발.’

이라는 욕을 하지 않고는 못 배겼을 것이다.

그는 불타는 속을 진정시키기 위해 다시 냉수를 들이켰다.

“오래 기다리셨을 테니, 바로 본론만 말하겠습니다. 우리 팀의 단장으로 와주십시오.”

이 말을 듣는 순간 윈들러는 너무 놀란 나머지 하마터면 마시던 물을 내뿜을 뻔했다.

이 무례한 약속 상대는 바로 뉴욕 메츠의 구단주 스튜어트 보헨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보헨이 지금 윈들러에게 정식으로 단장 제의를 했다.

사실 처음 보헨의 연락을 받고 약속을 잡을 때 윈들러는 내심 자신에게 단장 제의가 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었기에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했음에도 놀란 것이다.

“많이 놀라신 것 같군요.”

“예. 솔직히 말씀드려서 내심 기대를 했습니다만, 설마 제가 진짜로 제안을 받을지는 몰랐네요.”

윈들러는 일단 놀라고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혔다.

“한 가지 물어보고 싶은 게 있습니다.”

“네. 말씀하세요.”

“왜 저를 선택하셨습니까?”

윈들러의 질문에 보헨은 잠시 뜸을 들이더니 대답했다.

“저는 데이브 당신의 경험을 높이 샀습니다. 당신은 MLB 프런트 경력만 20년이 넘었고, 그간 스카우트, 팜 디렉터 등 다양한 보직을 거쳐 충분한 경험을 쌓았죠. 이제는 단장 한 번 하실 때도 되지 않았습니까?”

지금의 이 말은 사실 윈들러가 무려 10년이 넘도록 기다려 왔던 대답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저는 러스티 그 경험도 없는 어린놈한테 단장이라는 중책을 맡겼던 것을 대단히 후회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번에는 확실히 검증된 인물을 원합니다. 그런 점에 있어서 당신이 적임자라 할 수 있죠.”

윈들러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는 지금 머릿속으로 주판알을 튕기는 중이었다.

‘양키스에서 설령 내가 브랜던을 쫓아내고 단장이 된다고 해도, 과연 내가 전권을 쥐고, 내 의지 대로 소신껏 구단을 운영할 수 있을까? 차라리 이참에 나를 원하는 팀으로 이적하는 것이 맞는 선택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바로 간단히 답을 내렸다.

그의 마음은 제의를 받아들여 이적하는 쪽으로 기울었지만, 그럼에도 한 가지 걸리는 부분이 있었으니.

‘다만. 전권을 보장받을 수 있을지가 관건인데······’

그러나 그의 우려는 보헨의 이 한마디로 바로 해결이 되었다.

“구단 운영에 있어서 전권을 보장하겠습니다. 당신 소신껏 구단을 운영해도 좋습니다. 간섭은 없지만, 전폭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전권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이상 그가 주저할 것이 이제 더는 없었다.

“저를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윈들러는 바로 제의를 승낙하였다.

그는 조금 전 까지 보헨의 무례한 태도에 기분이 상했던 것을 이미 진즉 잊어버린 것 같았다.

“좋습니다. 그럼 양키스의 포스트시즌이 끝나는 즉시 바로 부임하여 업무를 시작해 주십시오. 앞으로 잘해봅시다.”

이것으로 윈들러는 뉴욕 메츠의 단장으로 발탁되어 이적하게 되었다.

과연 이 일이 뉴욕 양키스, 뉴욕 메츠 두 구단의 운명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

어디 한 번 두고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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