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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천재가 마력을 얻어 회귀하면 생기는 일-72화 (72/104)

〈 72화 〉 72. 701 대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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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701 대첩

어쨌건 기왕지사 역전을 허용한 건 뭐 어쩔 수 없고, 바로 다시 역전을 만들면 되는 일 아니겠는가.

7-8-9 하위 타순이지만, 일단 주자가 나가기만 하면 바로 나한테 연결이 된다.

그리고.

❝높은 공에 대처합니다. 유격수가 몸을 날려봤지만, 그 옆으로 빠져나가며, 좌익수 앞의 안타가 됐습니다. 역전을 허용하긴 했지만, 일단 양키스도 선두타자가 살아나가네요. 사무엘 챔플린도 이 안타로 오늘 경기 멀티히트를 기록합니다.❞

사무엘이 LA 에인절스의 세 번째 투수 대런 빙엄을 상대로 안타를 때려내며, 일단 선두타자가 살아나갔다.

그리고.

❝때려냈습니다. 높이 뜬 타구가 생각보다 멀리 뻗어 나가지만, 우익수가 그대로······ 아!!!!! 우익수가 공을 잡지 못하고, 놓쳤습니다. 여기서 또 뜻밖의 실책이 나오면서 LA 에인절스가 어려운 상황을 자초합니다.❞

케빈의 평범한 우익수 플라이 타구에서 에러가 나오면서 동점 주자가 득점권에 갔다.

❝대런 빙엄이 토미 토버그를 계속 노려보며 아쉬움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지금 투수가 우익수를 계속 꼴아보고 있는데, 저런다고 이미 했던 실책이 돌이켜지는 것도 아닌데, 참 한심해 보인다.

그런데?

❝낮은 공을 걷어 올렸습니다. 좌익수 쪽으로 날아갑니다. 좌익수가······ 오!!! 잡지 못했습니다. 파블로 히메네즈가 낙구 지점을 잘못 포착하면서 공이 완전히 빠졌고, 그 틈에 사무엘 챔플린과 케빈 사네즈가 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해리 코니즈는 3루까지 들어갔습니다. 해리 코니즈의 2타점 역전 3루타로 뉴욕 양키스가 역전을 만들었습니다.❞

지금의 이 상황은 사실 실책으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거의 실책이나 마찬가지인 어이없는 플레이였고, 우리 팀으로서는 행운이 많이 따른 상황이었다.

일단 좌익수의 타구 판단부터가 잘못되었는데, 본인은 짧은 타구라 예상하고 전진해 왔지만, 타구가 본인 생각보다 더 뻗어 나가니까 당황하다 낙구 지점을 완전히 놓쳤고, 그리고 이럴 때는 중견수가 가서 커버를 해줬어야 했는데, 중견수의 커버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그야말로 총체적인 난국의 외야 수비였다.

이런 플레이는 MLB 수준이라고는 절대로 볼 수 없고, 딱 KBO리그 2군 수준이었는데,

사실 이런 건 에러로 기록해 줘야 하는 게 맞는 거고, 이런 것까지 안타를 줘버리면 투수는 대체 뭘 어쩌라는 건가?

어쨌건 그러면서 역전 그랜드슬램의 주인공이었던 파블로 히메네즈가 역적으로 전락하는 것도 한순간이었는데,

이래서 야구란 것이 참 알 수 없고, 재미있다는 거다.

그보다 지금 11:10이라는 점수도 그렇고, 연달아 터지는 황당 상황도 그렇고, 이거 어째 대첩의 느낌이······

아무튼 그래서 무사 3루의 추가 득점 찬스에서 네 번째 타석이었다.

그리고.

❝낮은 공을 퍼 올렸습니다. 이 타구가 우중간에 그대로 떨어집니다. 3루 주자가 홈에 들어오며, 한 점을 추가합니다.❞

깔끔한 적시타를 때려내며 한 점을 더 달아났고,

❝태양 왕이 뜁니다. 스트라이크가 된 공이 2루에 연결됩니다. 2루, 2루에서 세잎입니다!!!! 태양 왕이 시즌 51번째 도루에 성공했습니다.❞

도루로 2루에 진루하며, 다시 득점권에 주자가 나갔지만,

❝높이 떴습니다. 중견수가 잡아내며 드디어 첫 번째 아웃 카운트가 올라갑니다.❞

❝낮은 공에 배트 따라 나옵니다. 삼진입니다.❞

❝날카로운 타구가 3루수 글러브 속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정말 좋은 타구였는데, 코스가 좋질 않았네요.❞

안타깝게도 후속타 불발로 홈에 들어오지는 못했다.

일단 하위 타선에서 역전을 만든 것까지는 좋았는데, 크라웃-카퍼-마이크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에서 추가 득점을 하지 못한 것은 정말 대단히 아쉽다.

어쨌건 팀이 두 점을 앞선 와중에 이제 6회 초였다.

그리고.

❝10구. 바깥쪽 공을 잘 골라냅니다. 볼넷입니다. 10구까지 이어진 긴 승부에서 결국 호세 발레로가 웃었네요. 선두타자가 출루합니다.❞

세 번째 투수로 올라온 아니발 살게로가 10구까지 이어진 긴 승부 끝에 볼넷으로 선두 타자를 출루시키고야 말았다.

음······

이어서

❝주자 뛰었습니다. 잡아당깁니다. 우측에 안타입니다. 런 앤 히트 작전이 성공하며 호세 발레로는 3루까지 갔습니다. 무사 주자 1, 3루. LA 에인절스가 바로 좋은 찬스를 만듭니다.❞

후속 타자에게 안타를 내주며 무사 1, 3루의 실점 위기를 맞이하였다.

게다가.

❝오!!!! 공 뒤로 빠집니다. 3루 주자 홈에 들어옵니다. 이건 또 무슨 일인가요? 오늘 경기 양 팀, 정말 별의별 장면이 다 나옵니다.  이로써 스코어는 이제 12:11, 한 점 차입니다. 제가 올해로 양키스 경기를 22년째 중계하는데, 이런 경기는 지금껏 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오늘 경기는 2009년 6월 12일 경기나, 2024년 4월 4일 경기 그 이상입니다. 지금껏 이런 대첩은 전혀 보지 못했습니다.❞

여기서 폭투가 나오며 3루 주자가 홈에 들어오고야 말았다.

나 참······

이거 메이저리그 경기 맞나?

내가 1회차 포함하여 메이저리그만 올해로 딱 20시즌째인데, 이 경기는 그 20시즌 동안 치렀던 그 수많은 경기 중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갈 막장 경기인 것 같다.

밀어내기 보크, 밀어내기 볼넷, 밀어내기 사구, 외야 실책, 히 드랍 더 볼, 밀어내기 폭투 등 야구 경기에서 나올 수 있는 온갖 막장 상황들은 이 경기에서 다 나오고 있는데, 그야말로 총체적인 난국이다.

그리고.

❝잡아당긴 타구가 3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그대로 빠져나갑니다. 무사 주자 1루와 2루, 동점 주자가 득점권에 갑니다.❞

여기서 또 안타로, 동점 주자가 득점권에 가고야 말았다.

게다가 이제 중심 타선으로 연결된다.

과연 실점 없이 이걸 막아낼 수 있을까?

일단.

❝바깥쪽 공에 배트 따라 나옵니다. 삼진입니다.❞

오타니를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카를로스 놈이었다.

여기서 더블 플레이면 바로 이닝을 끝낼 수 있는데, 문제는 카를로스 놈이 오늘 타격 컨디션이 좋아 보인다는 것이다.

오늘의 카를로스는 내가 1회차에 알던 그 카를로스가 분명히 맞는 것 같다.

어째 느낌이 좀 싸한데?

그리고.

❝밀어친 타구입니다. 1, 2루 간 방향 좋습니다. 오른쪽의 안타입니다. 2루 주자가 홈에 들어오며 다시 스코어 리셋. 게임은 또다시 원점으로 되돌아왔습니다. 카를로스 오테로가 오늘 3안타를 쳤는데, 정말 대단한 활약이네요.❞

기어이 카를로스 놈한테 동점 적시타를 처맞고야 말았다.

그래. 뭐 동점까지는 그럴 수 있어. 역전만 안 당하면 돼.

그러나.

❝밀어친 타구가 3루 라인 선상 안쪽에 떨어집니다. 페어입니다. 2루 주자, 3루 돌아 홈으로 들어오고, 1루 주자까지 홈에 들어옵니다. C.W. 베세커의 2타점 적시 2루타로 에인절스가 다시 두 점을 앞서갑니다.❞

C.W. 베세커의 장타 한 방으로 두 점을 내주며, 끝내 역전을 당하고야 말았고,

이어서

❝잡아당겼습니다. 오른쪽에 떨어지는 안타입니다. 2루 주자 3루 돌아 홈으로 들어옵니다. 루이스 카루소의 적시타로 LA 에인절스가 한 점을 더 달아납니다.❞

루이스에게마저도 적시타를 내줌으로써, 점수는 이제 12:15, 석 점 차 까지 벌어지고야 말았다.

카를로스 놈에, 루이스 놈에, 오늘 트레이드의 유탄을 제대로 맞는 중이다.

이러는 동안에도 투수 교체 없이 아니발 살게로가 현재 계속 마운드를 지키고 있는데,

이거 오늘 경기 포기한 건가?

이때였다.

“밥, 오늘 멀티 이닝 소화할 수 있겠어?”

이미 연투를 한 밥은 오늘 휴식을 부여받았음에도, 아담은 밥에게 등판 의사를 타진하고 있었다.

말이 의사 타진이지, 이건 그냥 나가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거였다.

게다가 3연투를 하는 투수에게 멀티 이닝을 맡기려고 까지 한다.

음······

“괜찮다면, 6회 말에, 어떻게든 다시 역전할 테니까, 7~8회만 부탁할게. 정말 미안해.”

말을 하는 아담 자신도 면목이 없는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 이 염치없는 부탁에 대한 밥의 대답은

“나갈 수 있겠냐고 묻지 마시고 나가라고 말씀해 주십시오. 저는 언제고 던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명대사였다.

음······

뭐 아무튼..

❝잡아당긴 타구가 유격수 정면입니다. 유격수 라인드라이브 아웃입니다.❞

더블 플레이로 길었던 6회 초가 끝이 났고, 이제 6회 말이었다.

일단 여기서 한두 점이라도 따라가고, 다음 이닝에서 역전을 만드는 그림을 그려본다.

그리고.

❝낮게 떨어지는 볼을 참아내며 스트레이트 볼넷입니다. 이번 이닝에도 일단 선두타자가 출루합니다.❞

제임스가 볼넷을 골라 나가면서 일단 선두 타자가 출루했다.

그러자.

❝존 해든이 대런 빙엄으로부터 공을 넘겨받았습니다. 투수 교체입니다.❞

상대 팀 감독은 그제야 뒤늦게 대런 빙엄을 내렸고, 네 번째 투수로 에릭 왓슨이 마운드에 올라왔다.

대체 어떻게 하면 대런 빙엄을 멀티 이닝을 끌고 갈 발상을 할 수가 있는 걸까?

오늘 양 팀 감독의 불펜 운용도 영 병맛이었다.

어쨌건.

❝땅볼 타구입니다. 투수가 잡아서 우선 2루에 던집니다. 아!!!! 2루수가 볼을 잡지 못했습니다. 악송구가 나오면서 타자 주자와 1루 주자가 모두 살았습니다. 이건 또 뭔가요? 또 묘한 상황이 나왔습니다.❞

레이의 투수 땅볼 타구에서 악송구가 나오면서 무사 1, 2루의 득점 찬스를 맞이하였다.

그래. 이런 막장 대첩 경기에 악송구가 왜 안 나오나 했다.

아무튼, 일단 좋은 흐름이었다.

그러나.

❝잡아당겼습니다. 3루수 땅볼입니다. 3루수가 잡아서 베이스를 밟고, 2루로 볼을 연결합니다. 1루 주자가 아웃되었고, 다시 1루에 볼이 1루에 연결되며 타자 주자마저 처리합니다. 이게 웬일입니까? 여기서 트리플 플레이가 나오며 양키스의 좋은 공격 흐름이 단숨에 끊기고 맙니다.❞

여기서 무려 트리플 플레이가 나오며 이닝이 바로 종료되고 말았다.

후······

뭐. 좋아. 아직도 세 번의 공격 기회가 남아 있으니까.

일단 이번 7회 초를 무실점으로 넘기는 것이 중요했다.

그리고 기어이 밥이 마운드에 올라오며 3연투를 하게 됐다.

***

@GusGlitner

맙소사. 여기서 밥이라고? 아담 그의 병신력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adamkoonout #brendanrichmanout

@ILoveYankees

몇 년 동안 크리스 케키치를 신나게 굴려서 망가뜨리더니, 이제는 밥 켈리로 그 타켓을 바꾼 건가? #adamkoonout #brendanrichmanout

@EddieKane

백번, 천 번, 만 번 다 양보해도, 여기서 밥을 올리면, 8~9회는 어떻게 하려고? #adamkoonout #brendanrichmanout

@PerryDaniels

@EddieKane님에게 보내는 답글

밥이 멀티 이닝이거나 아구스틴이 멀티 이닝이겠지. 뻔하잖아. #adamkoonout #brendanrichmanout

***

❝낮은 공에 배트 따라 나옵니다. 삼진입니다.❞

❝잡아당깁니다. 그러나 땅볼이군요. 2루수가 잡아서 처리합니다.❞

❝높이 떴습니다. 중견수가 따라가서 잡아내며 세 번째 아웃 카운트가 올라갑니다. 정말 오랜만의 삼자범퇴 이닝이군요.❞

3연투를 하는 밥이 세 타자를 깔끔하게 잡아내며, 일단 7회 초는 아무 일이 없이 무사히 넘어갔고, 이제 7회 말이었다.

8-9-1로 이어지는 타순인데, 어떻게든 내 앞에 주자가 쌓여야만 한다.

그러나.

❝높은 볼에 대처했습니다. 약간 꺾여 맞은 타구인데요. 우익수가 손을 들었고, 잡아냅니다.❞

❝잡아당긴 타구가 1루 쪽으로 굴러갑니다. 1루수가 잡아서 베이스 밟아 두 번째 아웃 카운트를 처리해냅니다.❞

케빈과 해리가 우익수 플라이와 1루 땅볼로 물러나며, 주자 없이 2사에 다섯 번째 타석을 맞이하였다.

그리고.

❝높은 공을 잡아당겼습니다. 좌중간으로 높게 뜬 타구가 멀리 갑니다. 계속 갑니다!!!! 펜스를 넘겨버립니다. See-Ya. 태양 왕의 멀티 홈런으로 양키스가 한 점을 따라갑니다.❞

한복판에 높게 들어온 배팅볼을 잡아당겨 펜스를 넘겼고, 이로써 스코어는 이제 13:15, 두 점 차로 좁혀졌다.

이래서 앞에 주자가 있었어야 한다는 건데, 정말로 아쉽다.

어쨌건.

❝5구. 바깥쪽입니다. 그러나 빠지면서 볼넷이 되고 맙니다.❞

나의 홈런 이후 크라웃이 볼넷을 골라 나가며, 우리의 공격은 계속 이어졌다.

그리고.

❝잡아당깁니다. 1루수 키를 넘긴 이 타구가 1루 라인 선상 안쪽에 떨어지며 페어가 됐습니다. 1루 주자 2루 돌아서 3루, 3루도 돌아 홈까지 파고듭니다. 그리고 타자 주자는 3루에서 멈췄습니다. 브루스 카퍼의 적시 3루타로 스코어는 이제 15:14, 단 한 점 차로 좁혀졌습니다.❞

카퍼의 적시 3루타와

❝몸쪽 공을 가볍게 밀었습니다. 1, 2루 간을 빠져나가는군요. 마이크 스켈튼의 동점 적시타입니다. 양키스가 2사 이후 무서운 집중력을 보여주며, 기어이 경기를 또다시 원점으로 되돌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마이크의 적시타로 기어이 다시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고, 이제 8회 초였다.

그리고.

❝오!!!! 몸에 맞았습니다. 몸쪽으로 바짝 붙인다는 것이 슈헤이 오타니의 팔꿈치에 맞고야 말았네요.❞

첫 타자 오타니를 초구에 바로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고

❝주자 뜁니다. 볼이 된 공이 2루에 연결됩니다. 2루에서 세잎입니다. 슈헤이 오타니가 도루에 성공하며, 주자가 득점권에 위치합니다.❞

도루를 내주며, 다시 실점 위기를 맞이하였다.

음······

❝잡아당긴 타구가 3루수 키를 넘겼습니다. 2루 주자는 3루에 멈추어 섭니다. 2루 주자가 홈까지 들어오기에는 타구가 다소 짧았네요. 그렇다고 해도 카를로스 오테로가 오늘 4안타 경기인데, 친정팀에 비수를 제대로 꽂고 있습니다.❞

카를로스 놈한테 또 안타를 처맞았지만, 다행히도 적시타가 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무사 주자 1, 3루의 위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높은 공에 헛스윙합니다. 삼진입니다.❞

C.W. 베세커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일단 첫 번째 아웃 카운트가 올라갔지만,

❝낮은 공을 걷어 올렸습니다. 우중간입니다. 우중간 멀리 날아갑니다. 펜스를 그대로 넘겨버립니다. 루이스 카루소의 3점홈런으로 스코어는 이제 18:15, LA 에인절스가 다시 3점을 앞서갑니다. 오늘 양키스는 트레이드의 역풍을 제대로 맞고 있습니다.

결국, 루이스 놈한테 기어이 3점홈런을 처맞고야 말았다.

그러면서 밥은 결국 이닝을 마무리 짓지 못한 채 올랜도 베라스에게 마운드를 넘기고야 말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와서도 고개를 푹 떨군 채 한숨만 내쉬고 있는데, 그 모습이 보기 참 딱했다.

아무튼, 올랜도가 남은 아웃 카운트 두 개를 잡아내며 더 이상의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하였고, 9회 초에도 세 타자를 깔끔하게 범타 처리해내면서,

이제 9회 말 우리 팀의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이었다.

선두 타자로 여섯 번째 타석에 들어서 상대 팀의 마무리 오마르 에체베리아를 상대했는데,

그 결과는?

❝5구. 낮게 떨어지는 공을 골라냅니다. 볼넷입니다. 일단 선두타자가 출루했습니다.❞

볼넷이었다.

여기서는 석 점 차, 리드를 당하고 있어서 굳이 뛸 이유가 없고, 일단 장작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여기서 런 앤 히트 사인이 나오는 것이었다.

음······

❝태양 왕이 뜁니다. 그리고 높은 공을 잡아당겼습니다. 이 타구가 1루수 키를 넘겨 우익수 앞에 떨어집니다. 태양 왕은 2루 지나, 3루, 3루에 멈추어 섭니다. 런 앤 히트 작전이 성공하면서 무사에 주자 1, 3루입니다.❞

뭐 일단 작전이 성공하면서 좋은 득점 찬스를 맞이하였다.

여기서 더블 플레이만 안 나오면 된다.

그러나.

❝잡아당긴 타구가 2루수 쪽으로 굴러갑니다. 2루수가 잡아서 우선 2루를 선택합니다. 그리고 다시 1루에 볼이 연결되며 더블 플레이가 완성됩니다. 그러나 그 틈에 3루 주자가 홈에 들어오며 한 점을 만회했습니다. 글쎄요? 비록 한 점을 만회하긴 했어도, 지금의 이 더블 플레이는 참 아쉽네요.❞

말이 씨가 된다고, 진짜로 더블 플레이가 나오고야 말았다.

여기까지 왔으면, 이제 우리 팀의 패배는 거의 95% 이상은 확정되었다고 봐야 했다.

16점이나 내고도 질 수가 있다니······

후······

그래. 뭐 일단 질 때 지더라도, 우리 선수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었으면 좋겠다.

❝5구. 바깥쪽 높은 공을 골라냅니다. 볼넷입니다.❞

일단 마이크가 볼넷을 골라 나갔다.

그리고.

❝오!!!! 몸에 맞았습니다. 여기서 또 몸에 맞는 볼이 나오는군요. 이러면 이제 동점 주자가 나가는데요. 경기 아직 모릅니다.❞

사구가 나오면서, 동점 주자가 누상에 나갔다.

그래.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우리는 할 수 있다.

이렇게 되자 더블 플레이 이후 급격하게 가라앉았던 더그아웃에 다시 활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좋아. 할 수 있어. 끝내버려 레이.”

“여기까지 와서 질 수는 없지. 우리는 이긴다.”

나를 비롯한 우리 선수들은 타석에 들어선 레이를 향해 힘찬 응원을 했다.

그 응원 덕분이었을까?

❝밀어친 타구가 1루 쪽 페어입니다. 라인 선상 안쪽에 떨어졌습니다. 이 타구가 펜스까지 굴러갑니다. 2루 주자 3루 돌아 홈으로, 그리고 1루 주자까지 홈에 들어옵니다.  18:18. 게임 다시 리셋 됩니다. 세상에 이런 경기도 다 있습니다. 도무지 믿기지가 않는군요.❞

레이는 기어이 동점 적시 3루타를 때려내며 모두의 염원에 보답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순간 우리 팀 더그아웃과 에인절스 더그아웃의 분위기는 극과 극, 냉탕과 열탕, 천국과 지옥이었다.

여기서 동점에 만족하지 않고, 아예 끝내기가 나와야 한다.

그런데?

❝낮은 공에 배트 돌아가며 낫아웃 상황입니다. 1루에서 아!!!!! 공 뒤로 빠졌습니다!!!! 케이든 앤더슨의 송구가 C.W. 베세커의 머리 위로 날아갔습니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3루 주자가 홈에 들어왔습니다. 오. 맙소사. 세상에 이런 끝내기도 다 있군요. 사무엘 챔플린은 삼진을 당했지만, 끝내기의 영웅이 됐습니다. 여러분. 세상에 이런 야구도 다 있습니다. 하하하. 정말. 와. 씨발. 아. 죄송합니다. 씨발이라는 말은 하면 안 되는데, 그래도······ 오. 세상에. 맙소사. 하하하. 이게 진짜······❞

낫아웃 상황에서 상대 팀 포수가 악송구를 범하면서, 낫아웃 끝내기로 어이없는 승리를 당했다.

밀어내기 보크, 밀어내기 볼넷, 밀어내기 사구, 외야 실책, 히 드랍 더 볼, 밀어내기 폭투, 트리플 플레이 등 야구 경기에서 나올 수 있는 온갖 막장 상황들이 다 연출되다가 급기야 그 대미는 끝내기 낫아웃이었다.

KBO 보고 있냐?

이것이 701 대첩이고, 이것이 MLB의 대첩 클라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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