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7화 〉 67. 시즌 8승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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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시즌 8승
2024년 5월 20일 월요일.
우리 팀은 탬파베이 레이스,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원정 6연전을 마치고 현재 오클랜드에 도착해 있다.
이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원정 4연전 후 홈으로 돌아가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홈 3연전을 마치면, 드디어 지옥의 13연전이 끝이 나고, 꿀맛 같은 하루 휴식이 우리를 기다린다.
그래서 탬파베이, 볼티모어와의 앞선 6연전에서는 2승 4패를 기록하였는데, 탬파베이와의 3연전은 위닝 시리즈를 가져왔지만, 그 후 볼티모어와의 3연전에서 안타깝게도 시리즈 스윕 패를 당하고 말았다.
그래서 팀은 현재 4연패에 빠져있고, 나는 팀의 에이스로써, 오늘 경기에서 팀의 연패를 끊어줘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다.
오늘 경기는 나의 시즌 아홉 번째 선발 등판이다.
아. 참고로 오늘 경기의 양 팀 라인업을 소개하기에 앞서 이번 시즌 현재까지의 나의 기록을 먼저 정리해 보자면,
우선 타격은 37경기 168타석 90타수 48안타 60득점, 2루타 12개, 3루타 0개, 홈런 22개, 60타점, 78볼넷, 타율 0.533, 장타율 1.400, 출루율 0.750, OPS 2.150, IsoP 0.867, IsoD 0.217, wOBA 0.775, OPS+ 445, wRAA 60.0, wRC+ 445, WAR이 7.6이고,
투수는 8경기 중에서 4게임을 완봉했고, 67이닝을 던져 220명의 타자를 상대하여 682개의 공을 던져, 7승 무패에 0.40의 평균자책점, -0.23의 FIP, -0.17의 kwERA, 512.5의 ERA+, 51.1의 CYP를 기록하며 136개의 삼진을 뺏어냈고, 그래서 WAR은 5.5이다.
기록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번 시즌도 현재까지 대단히 순항하고 있으며, 투타의 모든 기록을 또다시 새롭게 쓸 것이다.
아무튼 양 팀의 오늘 선발 라인업은 다음과 같다.
***
1. 왕태양 P
2. 마크 크라웃 CF
3. 브루스 카퍼 LF
4. 마이크 스켈튼 1B
5. 제임스 저스티스 RF
6. 사무엘 챔플린 SS
7. 케빈 사네즈 C
8. 레이 징커슨 3B
9. 해리 코니즈 2B
***
***
1. 저스틴 브룸 CF
2. 잭 올드필드 3B
3. 존 보가트 1B
4. 토미 햄린 DH
5. 페드로 에스코발레스 RF
6. 웬델 스탠윅 LF
7. 라몬 히메네스 SS
8. 제이크 블레이크 C
9. 피터 매드슨 2B
P. 스티브 메이어
***
보면 알겠지만, 오클랜드의 선발 라인업은 작년 CS에서 맞붙었을 때와 거의 변하지 않았는데, 가난한 스몰 마켓 팀치고, 이번 시즌에도 그 전력을 온전히 잘 보전했다.
그렇기에 오클랜드도 이번 시즌에는 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데, 시즌 개막 직후 잠시 주춤하며 텍사스 레인저스에 지구 1위를 내주기도 했지만, 텍사스가 그날 5월 9일 경기 이후 8연패에 빠지며 DTD를 하는 동안, 텍사스와 차이를 벌려가고 있었다.
그래서 텍사스는 현재 지구 3위로 내려온 상태고, 4위 LA 에인절스와는 불과 한 게임 차라 이제 4위로 내려갈 걱정을 해야 할 지경에 몰렸는데, 뭐 소문에 의하면 팀에 내분까지 터지면서 완전 개판의 상태라고 한다.
뭐 그렇다는 거고, 어쨌건 작년 CS에서의 벤치클리어링 이후 처음 오는 오클랜드 원정이었는데, 전에도 말했지만, 이 도시는 별로 오고 싶은 도시는 아니고, 또 이 오클랜드-앨러메다 카운티 콜리세움은 정말이지 끔찍한 구장이었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이 구장은 옛날 KBO리그의 광주 무등야구장 수준이었다.
물론 뭐 나는 그 무등야구장에서 야구를 해본 적이 없다만, 비가 오면 그라운드에서 물방개가 헤엄을 치는 친환경 구장이었던 무등야구장에 비견될 정도로 이 구장도 배수 시설이 개판이었기에, 비가 좀 많이 오면 양쪽 사이드라인, 더그아웃은 순식간에 진흙탕 바다가 된다.
뭐 그 외 화장실이라든지 여러 편의 시설 같은 경우도 뭐 굳이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아무튼 볼티모어에서 여섯 시간을 비행해 와 휴식일 없이 세 시간의 시차에 적응해야 하기에, 오늘 경기는 우리 선수들로서는 더욱 고단한 경기가 될 것이다.
사실 이 경기는 그렇다 치더라도, 아마 이 경기보다는 4월 24일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경기가 더 고단하고 어려운 경기가 되지 않을까?
왜 그러냐면 동부에서 서부로 이동하는 것보다 서부에서 동부로 이동하는 것을 선수들은 더욱더 힘들어 하고, 컨디션에 난조를 겪고, 이는 전문가의 연구 결과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시카고의 노스웨스트 대학교의 신경생물학과 교수인 라비 알라다라는 자가 발표했던 논문에 의하면,
1992년부터 2011년까지 20년간 MLB 46535경기 중 비행 시차 2시간 이상 4919경기에서 선수들의 기록 변화를 분석한 결과, 시차에 대한 피로도가 선수들의 경기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했고, 또 동부로 향하는 비행이 서부로 향하는 비행에 비해 선수들의 경기력에 더 악영향을 준다는 것도 확인했다고 한다.
그렇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하루의 길이가 더 짧아지기 때문이라는데, 예를 들어 뉴욕에서 밤 11시에 출발해 LA에 도착하면 새벽 1시다. 그러나 LA에서 비행기로 밤 11시에 출발해 뉴욕에 도착하면 아침 7시가 된다.
사람의 신경은 하루가 짧아질 때보다 길어질 때 적응에 더 용이하다고 하는데, 그렇기에 상대적으로 동부에서 서부로 넘어갔을 때 선수들의 경기력 저하가 덜하다는 것이다.
물론 뭐 굳이 쓸데없이 이런 연구를 안 해도, 직접 경기를 하는 선수들은 이미 다 몸으로 체감하고 있는데,
미국 서부 끝에 있는 시애틀 매리너스가 선수들로부터 기피되는 이유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이다.
어쨌건 드디어 경기가 시작됐고, 1회 초, 우리 팀의 공격, 선두 타자로 타석에 들어섰다.
그리고.
❝아······ 지금은 몸에 맞았습니다. 초구부터 몸에 맞는 볼이 나오는군요.❞
팔꿈치에 맞으면서 초구부터 몸에 맞는 볼이었다.
음······
“저기, 절대로 일부러 던진 것 아니야. 그냥 스티브의 제구가 안 된 거라고, 제발 오해하지 말아줘.”
나의 표정이 구겨지니까 상대 팀 포수 제이크 블레이크가 바로 용서를 빌었다.
그때 CS에서는 뒤지려고 환장한 놈처럼 겁도 없이 계속 깐죽댔었는데, 지 동료가 뒤지도록 처맞는 꼴을 봐서 그런지는 몰라도, 오늘은 착하고 공손해졌다.
“왜, 그때처럼 어디 겁도 없이 한 번 깐죽대보지?”
“그때는 내가 정신이 나갔었나 봐. 용서해줘.”
나 참······
이럴 거면 그때 개기지나 말던가.
아무튼,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고,
❝주자 뜁니다. 2루, 2루에서 세잎입니다!!!!! 태양 왕이 시즌 스무 번째 도루로 20-20을 달성했습니다.❞
도루로 득점권까지 갔다.
이 도루가 하다 보니까 재밌어서 계속하다 보니, 어느덧 벌써 스무 개째였다.
이거 단일 시즌 최다 도루 기록에도 한 번 도전해 봐?
참고로 단일 시즌 최다 도루 기록은 라이브볼 시대 이전 데드볼 시대의 휴 니콜이 1887년 기록한 138개인데,
물론 데드볼 시대 당시의 도루 규정은 지금과는 큰 차이가 있기에 일반적으로 리키 핸더슨이 1982년 기록한 130개가 진정한 단일 시즌 최다 도루 기록으로 인정받고 있다.
물론 지금의 도루 페이스로는 대충 80개 정도가 한계일 것 같다만······
어쨌든 뭐. 그렇다는 거고.
❝잘 맞은 타구가 좌중간을 완전히 갈랐습니다. 2루 주자가 홈에 들어오며 뉴욕 양키스가 빠르게 선취점을 가져왔습니다.❞
크라웃의 2루타로 바로 홈을 밟으며 선취점을 가져왔다.
그리고.
❝받아 때렸어요. 우중간으로 높이 뜬 타구가 멀리 날아갑니다. 그대로 펜스를 넘겼습니다!!!! 제임스 저스티스의 시즌 10호 홈런입니다.❞
카퍼가 좌익수 플라이, 마이크가 삼진으로 물러나 2사가 된 이후 제임스가 홈런을 때려내며 3:0까지 달아났고, 이제 1회 말이었다.
상대 팀의 1번 타자 저스틴 브룸의 첫 타석이었는데, 그때 나한테 사구를 처맞았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지금은 홈 플레이트에서 너무 떨어져 있었다.
이렇게 되면, 바깥쪽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면 된다.
❝바깥쪽. 꽉 찬 공에 반응하지 못했습니다. 루킹 삼진입니다.❞
바로 이렇게 말이다.
그리고 지금 타석에 들어선 잭 올드필드도 그때 나한테 사구를 처맞고 푹 쉬었던 선수인데, 마찬가지로 저 선수도 평소보다 홈 플레이트에서 떨어져 서 있었다.
그래서
❝바깥쪽 낮은 공에 배트 따라 나왔습니다. 삼진입니다.❞
이번에도 바깥쪽 위주의 승부였고, 그 결과는 당연히 삼진이었다.
그리고.
❝헛스윙 삼진입니다.❞
존 보가트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1회 말을 세 타자 연속 삼진으로 마감했고,
2회도 양 팀 공격이 모두 삼자범퇴로 마무리된 상황에서 3회 초, 선두 타자로 두 번째 타석을 맞이하였다.
그리고
❝높은 공을 밀어냈습니다. 센터 쪽으로 대단히 높이 뜬 타구가 그대로 펜스를 넘겼습니다!!!!! 태양 왕의 시즌 23호 홈런입니다. 그러면서 이제 스코어는 4:0이 됐습니다.❞
결과는 홈런이었다.
그리고.
❝잡아당겼습니다. 오른쪽 깊숙한 타구입니다. 마크 크라웃이 2루에 편안히 서서 들어갑니다.❞
❝초구를 밀었습니다. 이 타구가 오른쪽 라인 안쪽에 떨어졌습니다. 2루 주자가 홈에 들어옵니다. 스코어는 이제 5:0 양키스가 한 점을 더 달아납니다.❞
❝잡아당겼습니다. 우중간으로 멀리 뻗어갑니다. 이 타구가 펜스를 직접 때립니다. 세 타자 연속 2루타군요. 스코어는 이제 6:0입니다.❞
❝밀어친 타구가 1루수 키를 넘어 오른쪽 라인 안쪽에 떨어졌습니다. 타구가 펜스까지 굴러갑니다. 또다시 2루타군요. 양키스의 중심 타자들이 정말로 무서운 응집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크라웃-카퍼-마이크-제임스의 4타자 연속 2루타로 스코어는 7:0까지 벌어졌고, 상대 팀 선발 투수는 결국 여기까지였다.
그리고.
❝잡아당겼습니다. 사무엘 챔플린의 이 타구가 왼쪽으로 높은 포물선을 그리며 계속 날아가고 있습니다. 펜스를 그대로 넘겼습니다!!!! 사무엘 챔플린이 시즌 5호 홈런을 때려냈습니다.❞
사무엘이 오클랜드의 두 번째 투수 루벤 차베즈의 초구를 잡아당겨 홈런을 쳤고, 그러면서 이제 점수는 9:0이었다.
그리고.
❝낮은 공을 찍어 때렸습니다. 유격수 땅볼 타구인데요. 아. 바운드 큽니다. 유격수가 잡아서 던지지만, 라몬 히메네스의 발이 더 빨랐습니다. 내야 안타입니다.❞
3회 말에는 선두 타자 라몬 히메네스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하였지만,
❝바깥쪽 낮은 공에 배트 따라 나옵니다. 삼진입니다.❞
❝잡아당겼습니다. 그러나 2루수 정면입니다. 2루수가 잡아서 2루에 볼 연결합니다. 그리고 볼이 다시 1루에 연결되며 더블 플레이가 완성됩니다.❞
삼진과 병살타로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하였고, 4회 초. 선두 타자로 세 번째 타석을 맞이하였다.
그리고.
❝밀어친 타구가 우중간으로 멀리 날아갑니다. 중견수와 우익수 따라가는데요. 그러나 타구가 펜스를 맞고 떨어졌습니다. 태양 왕은 2루, 아. 2루를 지나 3루까지 달립니다. 3루, 3루에 서서 들어갔습니다.❞
여전히 마운드를 지키고 있는 루벤 차베즈의 초구 97,2마일(156.4㎞)의 몸쪽 하이 패스트볼을 밀어서 3루타를 때려냈다.
그러면서
❝오른쪽으로 높게 떴습니다. 우익수가 잡아냈고, 3루 주자는 홈으로 태그업 합니다. 그러면서 점수는 이제 10:0이 됐습니다.❞
크라웃의 희생 플라이로 홈을 밟았고,
❝낮은 공을 걷어 올렸습니다. 우중간으로 타구 멀리 뻗어나갑니다. 펜스를 넘겼습니다!!!! 브루스 카퍼의 시즌 10호 홈런입니다.❞
카퍼의 홈런이 터지며, 다시 한 점을 더 달아난데 이어
❝밀어친 타구가 이번에도 우중간으로 멀리 날아갑니다. 그대로 펜스를 넘겼습니다. 백투백 홈런이군요, 마이크 스켈튼의 시즌 12호 홈런이었습니다.❞
마이크의 백투백 홈런까지 보너스로 터지며 이제 점수는 12:0이었다.
그리고.
❝헛스윙. 삼진입니다. 바깥쪽 낮은 공에 잭 올드필드의 방망이가 또다시 따라 나왔습니다.❞
❝몸쪽. 꽉 찬 공에 반응하지 못했습니다. 루킹 삼진입니다.❞
❝배트 돌았습니다. 삼진입니다.❞
4회 말은 세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후, 5회 초 공격.
2사에서 해리가 볼넷을 골라 나갔고, 네 번째 타석을 맞이했다.
그리고.
❝잡아당겼습니다. 태양 왕의 이 타구가 우중간을 완전히 갈랐습니다. 1루 주자가 벌써 3루를 돌았고, 홈에 들어왔습니다. 이제 13:0이네요. 2사 이후에 볼넷과 태양 왕의 2루타로 양키스가 한 점을 더 달아났습니다.❞
아직도 마운드에 버티고 있는 루벤 차베즈의 3구 96.9마일(155.9㎞)의 포심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이번엔 2루타를 때려냈는데,
이제 단타 하나면 사이클링 히트였다.
그리고 13:0의 이 점수가 계속 유지된 채로 경기는 어느덧 벌써 8회 초였고, 선두 타자로 다섯 번째 타석을 맞이하였다.
오클랜드는 다섯 번째 투수로 외야수 미겔 후타도를 마운드에 올렸다.
음······
나의 사이클링 히트 달성의 허용 투수가 하필 외야수라니······
그런데?
❝잡아당겼습니다. 이 타구가 우중간으로 멀리 날아갑니다. 펜스를 그대로 넘어갔습니다!!!! 태양 왕이 멀티 홈런을 기록합니다.❞
단타를 때려냈어야 했는데, 실수로 그만 또 홈런을 치고야 말았다.
저 빌어먹을 미겔 후타도 놈이 홈런을 치라고 한복판에 배팅볼을 던져주는 바람에 이렇게 된 것이다.
후······
이건 뭐 홈런을 쳐도 기쁘지 않고 외려 기분만 잡쳤다.
세레모니도 하지 않고 대충 다이아몬드를 돌고 더그아웃에 돌아오니 모두 내 눈치를 보기 바빴다.
그래서 동료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기 위해 억지로 웃을 수밖에 없었는데, 이거야 내가 광대도 아니고. 나 참······
뭐 아무튼.
❝높이 떴습니다. 좌익수 정면입니다. 좌익수가 처리해냅니다.❞
❝헛스윙했습니다. 삼진입니다.❞
❝바깥쪽 낮은 공에 배트 돌아갑니다. 삼진입니다.❞
상대 팀의 9회 말 정규 이닝 마지막 공격도 삼자범퇴로 막아내며, 9이닝 1피안타 18K의 완벽투로 시즌 다섯 번째 완봉승, 시즌 8승을 수확하였다.
비록 사이클링 히트가 아깝게 무산된 거야 아쉽지만 뭐 기회야 다음에도 또 있는 거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