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6화 〉 66. 텍사스 DTD의 시발점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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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텍사스 DTD의 시발점
무사 만루에서 단 1득점은 확실히 대단히 아쉬운 결과긴 하지만, 그래도 뭐 내가 마운드에 버티고 있는 이상 그 한 점도, 우리 팀이 승리하기에는 충분한 점수였다.
그래서.
❝몸쪽 높은 공에 반응하지 못했습니다. 루킹 삼진입니다.❞
❝낮은 공에 배트 돌아갔습니다. 삼진입니다.❞
❝헛스윙했습니다. 삼진입니다. 네 타자 연속 삼진이군요.❞
2회 초는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이어지는 2회 말 공격은
❝툭 갖다 맞췄습니다. 3루수 땅볼이군요. 3루수가 잡아서 그대로 처리해냅니다.❞
❝아. 잘 맞은 타구입니다. 그러나 우익수 정면이군요. 우익수가 제자리에서 잡아냈습니다. 배트 중심에 정말 잘 맞췄는데, 이게 하필이면 정면으로 갔네요.❞
❝낮은 공을 퍼 올렸습니다. 내야 높이 뜬 타구인데요. 1루수가 처리해냈습니다.❞
3루 땅볼-우익수 플라이-1루수 플라이, 삼자범퇴로 끝이 났는데, 1회에 극심한 제구력 난조를 보였던 카를로스 인사나가 자신감과 안정을 되찾은 것 같다.
역시 이래서 몰아붙일 때 확실히 몰아붙였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하고 공격의 흐름이 끊어졌던 것이 대단히 아쉽다.
물론 뭐 아쉽긴 해도 어차피 우리 팀이 승리할 거라는 건 변함없는 사실이겠지만.
어쨌건.
❝땅볼 타구가 유격수 쪽으로 굴러갑니다. 아. 바운드가 큽니다. 유격수가 잡아서 1루에 던지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내야 안타입니다.❞
3회 말에는 선두타자 닉 킨세이한테 내야 안타를 내줬지만,
❝빗맞은 땅볼 타구를 3루수가 잡아 2루에 던집니다. 선행주자가 지워졌고, 볼 다시 1루에 연결되며 타자 주자도 잡아냈습니다. 5-4-3 더블 플레이로 아웃 카운트 두 개가 한 번에 올라갑니다.❞
❝루킹 삼진입니다. 이번에도 몸쪽 꽉 찬 코스에 반응하지 못했네요.❞
그 주자가 홈에 들어오는 일은 당연히 없었고, 병살과 삼진으로 이닝이 간단히 종료되었다.
그리고 이제 3회 말. 선두 타자 사무엘이 삼진으로 물러나 원 아웃이 되었고, 두 번째 타석을 맞이하였다.
내가 타석에 다시 들어서는 순간 상대 팀 투수가 심호흡을 길게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확실히 투수로서는 내가 대단히 어렵고,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글러브 위치를 보니 지금은 분명 포심 패스트볼이지만, 그게 좋은 코스로 들어오진 않을 거다.
“볼.”
역시 예상대로 바깥쪽으로 많이 빠지면서 볼이 되었다.
그리고.
❝4구. 이번에도 빠졌습니다. 스트레이트 볼넷입니다. 태양 왕이 시즌 60개째 볼넷을 얻어냈습니다.❞
결국에는 첫 타석에 이어 이번에도 또 스트레이트 볼넷이었다.
그리고.
❝태양 왕이 뛰었습니다. 낮게 떨어진 공을 크라웃이 참아내며 볼이 되었고, 볼 2루에 연결됩니다. 2루, 2루에서 세잎입니다!!!! 태양 왕의 시즌 열다섯 번째 도루입니다.❞
도루로 바로 2루에 갔다.
그러나.
❝7구. 결국 볼이 되며, 풀 카운트 승부의 끝은 연속 볼넷으로 마무리 됐습니다. 존에서 다소 벗어났다는 판정인데, 투수 카를로스 인사나가 대단히 크게 아쉬워합니다. 오늘 내준 볼넷이 벌써 다섯 개로 제구에 대단히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또다시 볼넷이 나오며 1루가 채워졌는데, 이번에도 또 아무 의미 없는 도루를 했던 것이다.
그것보다 저 카를로스 인사나라는 투수는 오늘 경기 전까지 38이닝에서 단 네 개의 볼넷만을 내줬었는데, 오늘 경기는 벌써 다섯 개째 볼넷이었다.
지금 포수가 타임을 부르고 마운드에 올라왔고, 둘이 뭐라고 쑥덕이는 중이었는데,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는 몰라도 두 사람의 표정이나 분위기가 썩 좋아 보이진 않았다.
아마도 대충 이런 대화가 오가는 중이지 않을까?
“왜 내가 던지라는 대로 안 던져? 미쳤냐?”
“내가 뭘 잘못했는데, 병신아. 넌 프레이밍이나 똑바로 해.”
아. 물론 쟤네들이 지금 이런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건 아니고, 어디까지나 그냥 내 추측이 이렇다는 거다.
여기가 KBO리그도 아니고, 설마 투수랑 포수가 경기 중에 대놓고 싸우겠어?
사실 포수가 프레이밍을 잘해서 볼이 될 공도 스트라이크로 만들어주고 그러면 투수로서는 정말로 엄청 든든하고 힘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반대로 분명히 스트라이크를 던졌는데도, 포수가 프레이밍을 잘못해서 볼이 되면 투수로서는 당연히 기운이 빠질 수밖에 없고, 또 그 포수가 불안하게 여겨질 수밖에 없는 거다.
나는 삼류 투수가 좋은 포수와 호흡을 맞춘다고 당장에 일류 투수가 되는 건 아니지만, 안 좋은 포수는 좋은 투수도 당장에 바로 삼류 투수로 만들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 있어서 지금 저 그래디 후퍼라는 포수는 투수를 대단히 불안하게 만드는 포수였고, 카를로스 인사나라는 저 꽤 괜찮은 퍼포먼스를 보이던 투수를 지금 순식간에 삼류 투수로 만들고 있었다.
아무튼 그렇게 한참을 심각하게들 서로 떠들더니, 주심의 제지를 받고서야 포수가 마운드를 내려갔고, 다시 경기가 재개되었다.
투수가 다시 흔들리고 있었고, 분명 우리에게 대단히 유리한 흐름이었다.
그런데 지금 3루 코치가 더블 스틸 사인을 내고 있었다.
음······
글쎄다? 지금은 아무 짓도 안 하고 그냥 가만히 지켜보는 것이 나을 것 같다만······
뭐 그래도 벤치에서 사인이 나오긴 했으니 일단 뛰긴 뛰어야겠다.
그래서.
❝주자 두 명이 모두 뛰었습니다. 더블 스틸 시도. 높은 공이 볼이 되었고, 주자 두 명은 모두 살았습니다. 더블 스틸 작전 성공으로 득점권에 주자 두 명이 위치합니다.❞
더블 스틸이 성공하면서 1사 2, 3루. 이제 안타 하나면 바로 2득점이었다.
그러나.
❝5구. 바깥쪽에 꽉 찬 코스로 좋은 공이 들어갔지만, 볼로 판정됩니다. 카를로스 인사나로서는 이 공이 정말 아쉬울 것 같네요. 그러면서 벌써 여섯 개째 볼넷을 내주고 있습니다.❞
결국에는 또 볼넷이 나오면서 다시 만루가 채워졌고, 결국 조금 전의 더블 스틸은 아무 의미 없는 공연한 헛짓거리가 되고야 말았다.
그리고 지금 볼이 된 공도 마찬가지였다.
투수로서는 정말 좋은 코스로 잘 던진 공이었는데, 포수가 저걸 저렇게 프레이밍을 해서 볼을 만들었다.
투수의 얼굴은 다시 후끈 달아올랐다.
어쨌건 이제 폭탄은 다시 마이크에게로 넘어갔다.
설마 여기서 또 찬물을 끼얹지는 않겠지?
그런데.
❝크레이그 헤이워드가 카를로스 인사나로부터 공을 넘겨받았습니다. 결국 카를로스 인사나는 여기까지네요. 투수가 교체됩니다.❞
상대 팀은 결국 선발 투수 카를로스 인사나를 2.1이닝 만에 내리는 퀵후크를 단행하였는데.
음······
내가 봤을 때는 지금은 투수를 교체하는 것보다 포수를 교체하는 것이 우선일 것 같다만.
❝아······ 지금 더그아웃으로 돌아간 카를로스 인사나가 화를 참지 못하고 글러브를 집어 던졌는데요. 글쎄요? 별로 보기 좋은 장면은 아니네요. 오늘 경기가 본인 뜻대로 풀리지 않아서 짜증이 날 수밖에 없는 건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런 행동을 하는 게 과연 팀 분위기에 도움이 되는 일인지는 카를로스 인사나가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반성해야 합니다.❞
아무튼 여기서 두 번째 투수로 올라온 투수는 제이스 엘러비라는 투수였는데, 투심 패스트볼과 커터를 주로 던지는 땅볼 유도형 투수였다.
여기서 상대 팀이 이 투수를 올린 것은 더블 플레이로 실점 없이 이닝을 바로 끝내겠다는 의지였다.
그러나.
❝잡아당겼습니다. 배트 중심에 잘 맞은 타구가 오른쪽으로 높게, 그리고 멀리 뻗어갑니다. 펜스를 넘어갑니다!!!! 그랜드슬램. See-Ya. 마이크 스켈튼이 첫 타석의 더블 플레이를 만회합니다. 그러면서 양키스가 순식간에 넉 점을 더 달아나 이제 스코어는 5:0입니다.❞
초구에 한복판에 몰린 실투를 마이크가 놓치지 않고, 그랜드슬램을 터뜨림으로써, 앞의 타석의 더블 플레이를 훌륭하게 만회해냈다.
이것으로 이제 이 게임의 흐름은 우리 쪽으로 완벽하게 넘어왔다.
그리고 이제 4회 초였는데,
❝바깥쪽 낮은 공에 클라크 스위티의 배트가 헛돌아갔습니다. 삼진입니다.❞
선두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후,
❝툭 갖다 맞춘 타구가 유격수 키를 넘겨 좌익수 앞의 안타가 됐습니다.❞
상대 팀에서 가장 타격 컨디션이 좋은 타자인 공갈포 루카스 베네가스한테 안타를 처맞았지만,
❝몸쪽 꽉 찬 공에 반응하지 못하면서 루킹 삼진입니다.❞
❝헛스윙. 삼진입니다. 105.5마일(169.8㎞)의 빠른 공에 전혀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습니다.❞
후속 타자 두 명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었고,
이어서.
❝배트가 부러졌고, 이 타구가 높이 떴습니다. 포수가 잡아내며 첫 번째 아웃 카운트가 올라갔습니다.❞
❝헛스윙했습니다. 삼진입니다.❞
❝바깥쪽 낮은 공에 닉 킨세이의 배트가 따라 나오면서 태양 왕이 오늘 경기 10개째 삼진을 뺏어냅니다.❞
5회 초도 세 타자를 깔끔하게 삼자범퇴 처리를 해내면서, 이제 5회 말. 이닝의 선두타자로 세 번째 타석을 맞이했다.
상대 팀은 로니 비안치노가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와 있었다.
그리고.
❝높은 공을 잡아당겼습니다. 이 타구가 우중간으로 높은 포물선을 그리며 멀리 날아갑니다. 그리고 돌아올 수 없는 지역에 떨어집니다. See-Ya. 태양 왕의 시즌 19호 홈런입니다.❞
초구에 가운데로 높게 몰린 94.7마일(152.4㎞)의 포심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펜스를 넘기면서, 스코어는 이제 6:0이 되었다.
그리고 이 점수가 계속 유지되면서 7회 말까지 왔고, 2사에서 네 번째 타석을 맞이하였는데,
❝밀어친 타구가 멀리 날아가고 있습니다. 펜스를 맞고 그대로 넘어가네요. 인정 2루타입니다.❞
텍사스의 다섯 번째 투수 오틸리오 프리에토가 초구로 던진 96.8마일(155.8㎞)의 몸쪽 하이 패스트볼을 밀어서 2루타를 때려냈고,
❝높은 공을 잘 받아 때렸습니다. 그리고 이 타구가 우중간을 완전히 갈랐습니다. 2루 주자 태양 왕이 홈을 밟으며 양키스가 한 점을 더 달아납니다.❞
이후 크라웃의 2루타로 홈을 밟으며 다시 한 점을 더 달아난 데 이어.
❝잡아당긴 타구가 왼쪽으로 날아갑니다. 그대로 좌익수의 키를 넘겨 펜스까지 굴러갑니다. 2루 주자 마크 크라웃이 홈에 들어왔고, 브루스 카퍼는 2루에 서서 들어갔습니다. 세 타자 연속 2루타로, 양키스가 다시 한 점을 더 달아났습니다.❞
카퍼가 또 2루타를 때려내며 다시 한 점을 더 달아나 점수는 이제 8:0이 되었다.
그리고.
❝낮은 공을 퍼 올렸습니다. 이 타구가 센터 방향으로 멀리 날아갑니다. 그대로 펜스를 넘겼습니다!!!! See-Ya. 제임스 저스티스의 이 홈런으로 이제 완전히 쐐기를 굳혔네요.❞
마이크가 볼넷을 골라낸 후, 제임스의 홈런이 터지며 11:0까지 달아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루킹 삼진입니다. 한복판에 들어온 빠른 공을 그냥 흘려보냈는데, 제임스 리브스가 대단히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빗맞은 땅볼 타구가 투수 쪽으로 굴러갑니다. 투수가 앞으로 이동해서 직접 잡아 처리해냅니다.❞
❝헛스윙했습니다. 삼진입니다.❞
8회 초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마무리가 됐고, 8회 말이었다.
❝밀어친 타구가 우익수 앞에 떨어집니다. 안타입니다.❞
2사에서 사무엘이 텍사스의 여섯 번째 투수 브라이언 에게르트를 상대로 안타를 때려내어 2사 1루의 찬스에서 다섯 번째 타석을 맞이하였다.
그리고.
❝높은 공을 잡아당겼습니다. 이 타구가 오른쪽으로 높이, 그리고 멀리 뻗어갑니다. 계속 날아갑니다!!!! 관중석 상단부에 떨어졌습니다!!!! See-Ya. 태양 왕이 멀티 홈런을 기록하며 스코어는 이제 13:0입니다.❞
3구에 한가운데에 들어온 95.8마일(154.2㎞)의 하이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시즌 20호 홈런을 때려내었다.
이번 시즌에는 시즌 90홈런, 100홈런을 노리고 있는데, 목표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어쨌건.
❝헛스윙했습니다. 삼진입니다.❞
❝헛스윙했습니다. 삼진입니다.❞
❝높이 떴습니다. 우익수가 그대로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처리해냅니다.❞
9회 초. 텍사스의 공격도 삼자범퇴로 막아내며, 9이닝 2피안타 무실점 18K의 완벽투로 시즌 네 번째 완봉승, 그리고 시즌 6승째를 수확하였다.
그러는 한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보스턴 레드삭스를 상대로 타격전 끝에 19:10의 대승을 거뒀고, 이로써 텍사스는 오클랜드에 한 게임 차 뒤진 지구 2위로 추락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음 날 오전에는 카를로스 인사나가 AAA로 강등되었다는 오피셜이 발표되었다.
그러니까 어제 경기에서 강판을 당하면서 글러브를 집어 던지고 감독한테 항명했다는 것이 그 이유라는데,
음······
글쎄다?
어제 경기 이전까지 에이스급 퍼포먼스를 보이던 투수를 그렇게 AAA로 내린다는 것은 쉽게 이해가 되는 일은 아니고,
또 그 카를로스 인사나라는 투수로서는 정말로 억울한 일이고, 부당한 대우를 받는 거지만, 아직 마이너 옵션이 남아 있고, 마이너 강등 거부권이 없기에 그런 부당한 대우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거다.
내 생각에는 아마 이번 일이 향후 텍사스 DTD의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
어쨌건 텍사스와의 3연전은 2승 1패로 위닝 시리즈를 가져왔고, 그 이후에 이어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 3연전은 스윕을 가져오며 팀은 현재 4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하여 34경기에서 24승 10패 승률 0.706 +14로 지구 1위를 굳혀가고 있는데,
물론 지금의 이 상승세가 시즌 끝까지 계속 이어질 수는 없을 거고, 중간에 고비가 몇 번 찾아올 텐데, 그때 그 고비를 어떻게 슬기롭게 넘기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
그래서 이제 휴식일인 5월 13일 이후에 지옥의 13연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