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화 〉 41. 날 한방에 때려눕히겠다고?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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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날 한방에 때려눕히겠다고?
❝아!!!! 몸에 맞았습니다. 지금 부위가 또 대단히 안 좋은 부위네요. 옆구리를 부여안고 쓰러진 잭 올드필드가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4회 초. 첫 타자를 땅볼로 잡아낸 후에 잭 올드필드가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고, 이미 계획했던 그대로 정확하게 옆구리, 갈비뼈를 노려 107.1마일(172.6㎞)의 포심 패스트볼을 던졌고, 정확히 명중하였다.
지난번 4월 16일 볼티모어와의 경기에서 우리 팀의 제임스가 장바이룽한테 고의적인 빈볼을 맞고 두 달 아웃 됐었던, 딱 그때 그 부위였다.
올드필드의 포스트시즌은 이것으로 이제 끝이다.
❝아. 이 장면은 좀 논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주심이 바로 마운드에 올라왔다.
“너, 진짜 마지막 경고야. 조심해.”
“고의로 맞춘 게 아닙니다. 그렇게 따지면 호라시오 마르티네스도 두 번이나 절 고의로 맞췄는데, 경고나 퇴장을 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고의인지 아닌지는 내가 판단해. 호시리오 마르티네스는 고의성이 전혀 없었고, 지금 너의 투구는 분명한 고의적인 보복구였어.”
지금, 이 순간 나는 차라리 저 개자식을 때려눕히고 야구를 때려치울까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머리로 위협구를 던지고, 그 이후 두 번을 맞춘 게 고의성이 없었다고?
대체 저놈은 오클랜드한테 얼마를 받아 처먹은 것일까?
후······
어쨌건 올드필드가 교체되고, 나는 억울한 경고를 받은 후 경기가 재개되었다.
그리고.
❝헛스윙 합니다. 삼진입니다.❞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두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무리하였다.
“태양, 제발 진정해. 무조건 참아. 퇴장당하면 안 돼.”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니 아담이 다시 내게 간절히 애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그렇지 않아도, 정말 꾹꾹 눌러 참고 있어요. 오늘 오클랜드 애들 야구 정말 더럽게 하네요.”
“그래. 무조건 참아. 상대가 더럽게 나온다고 해서 그대로 똑같이 더럽게 해줄 필요는 없어,”
“그런데, 왜 태양만 경고를 받은 거지? 저 호라시오 마르티네스한테 먼저 경고를 줘야 하는 거 아닌가?”
T.J의 의문이었다.
“오클랜드한테 돈을 받았거나, 오늘 경기 오클랜드 승에 배팅했겠지.”
나도 케빈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아무튼 4회에도 우리 팀은 삼자범퇴로 물러나며 점수를 얻어내지 못했다.
이상하게도 오늘 우리 타자들이 저 호시리오 마르티네스에 꽤 고전하고 있었다.
음······
❝밀어친 타구가 1루수와 2루수 사이를 그대로 빠져나갔습니다. 페드로 에스코발레스가 오늘 경기 첫 안타를 기록합니다.❞
5회 초에는 선두 타자 페드로 에스코발레스한테 안타를 맞으며 노히트노런이 깨졌지만,
❝높이 떴습니다. 그러나 중견수 정면입니다. 중견수가 잡아내며 원 아웃입니다.❞
❝잡아당겼습니다. 2루수 땅볼. 2루수가 잡아서 2루로 던집니다. 투 아웃, 그리고 다시 1루에 연결. 스리 아웃입니다. 4-6-3 더블 플레이. 오늘 경기 두 번째 더블 플레이를 당하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입니다.❞
플라이와 더블 플레이로 이닝을 무사히 넘겼고, 5회 말의 2사 2,3루의 득점 기회에서 세 번째 타석을 맞이했다.
안타 하나면 바로 2점, 홈런 하나면 바로 3점이다.
그러나 1루가 비어있는 상황에서 저 겁쟁이에게 나와 정면 승부를 할 용기나 있을까?
물론 나를 거른다고 해도 어차피 내 뒤에는 크라웃과 마이크가 있다.
나를 피해 도망간다고 해도 나만큼은 아니더라도, 무서운 타자들을 연이어 상대해야 한다는 거다.
2~3점으로 끝낼 걸 4~5점, 그 이상도 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자동고의사구입니다. 결국 1루를 채우는군요.❞
결국 겁쟁이들의 선택은 자동고의사구였다.
나는 1루로 걸어 나가기 전에 크라웃의 눈을 보았다.
그의 두 눈은 지금 불타고 있었다.
‘감히 나를 상대하겠다고? 내가 그렇게 우스워 보였냐?’
뭐 대충 이런 심정일 것이다.
그리고.
❝잡아당겼습니다. 좌익수 뒤로 멀리 뻗어갑니다. 계속 갑니다!!!! 그랜드슬램!!!!! See-Ya. 마크 크라웃이 한순간에 0의 균형을 무너뜨립니다.❞
왕거크의 결과는 그랜드슬램으로 돌아왔다.
오클랜드로서는 대단히 참혹한, 우리 팀으로서는 대단히 통쾌하고 기분 좋은 결과였다.
크라웃이 타격을 하는 순간 그 자리에서 폭 주저앉는 호라시오 마르티네스 겁쟁이 놈의 그 초라하고 처량한 모습이 그렇게 통쾌하고 보기 좋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잡아당겼습니다. 오른쪽으로 이번에도 크게 날아갑니다. 펜스 밖에 떨어집니다!!!! See-Ya. 마이크 스켈튼의 백투백입니다.❞
크라웃의 한방으로 분위기는 완전히 우리 쪽으로 넘어왔고, 여기에 쐐기를 박는 것이 마이크의 백투백이었다.
그러면서 비겁한 겁쟁이 호라시오 마르티네스는 여기까지였다.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하이 패스트볼에 헛스윙합니다. 태양 왕의 오늘 경기 아홉 개째 삼진이네요.❞
❝스트라이크 아웃!!!! 몸쪽 꽉 찬 공에 반응하지 못했습니다. 세 타자 연속 삼진으로 열 개째 삼진을 뺏어내는 태양 왕입니다.❞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낮은 공에 크게 헛스윙하며. 스트라이크 아웃입니다.❞
❝스트라이크 아웃!!!! 여섯 타자 연속 삼진으로 열세 개째 삼진을 뺏어내는 태양 왕입니다.❞
6회 초와 7회 초는 상대 타자들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운 후 7회 말 1사 상황에서 네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마운드에는 오클랜드의 세 번째 투수 트레비스 존스톤이었다.
❝초구입니다. 오!!!! 아······ 등에 맞았는데요. 오늘 경기 사구만 세 번을 맞는 태양 왕입니다.❞
후······
❝아··· 태양 왕이 분노를 참지 못하고 마운드로 돌진합니다. 양 팀 선수들이 모두 몰려나와요. 벤치클리어링입니다. 좋은 그림이 아니네요.❞
진짜 도를 닦는 심정으로 참으려고 했는데, 이 빌어먹을 자식이 실실 쪼개는 것을 본 순간 더는 참을 수 없었다.
❝지금 트레비스 존스톤이 태양 왕에게 피떡이 되도록 계속 얻어맞고 있습니다. 양 팀 선수들이 모두 들러붙어 말리지만 전혀 제지가 안 되고 있어요.❞
왜 가만히 있는 선량한 사람을, 진짜 착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 성질을 계속 건드는 건가.
❝이제 상황이 좀 정리되려는 것 같네요. 일단 태양 왕에게는 당연히 퇴장이 선언됐습니다.❞
그 트레비스 존스톤 놈은 코뼈가 부러진 채 병원으로 이송됐고, 나는 퇴장을 당했다.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니 아담은 한숨만 푹 내쉬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수고했어. 편히 쉬어.”
이후 경기는 라커룸에서 지켜봤고, 우리 팀이 5:0 점수를 끝까지 지켜서 2차전 승리를 가져왔다.
“태양, 인터뷰에서는 절대로 한 마디도 해서는 안 돼. 괜히 쓸데없는 소리를 했다가 징계 기간만 늘어날 수도 있어.”
경기 후 프레스룸에서 내가 아담과 함께 인터뷰를 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브랜던 아저씨의 신신당부였다.
사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지금 내가 생각해도 브랜던 아저씨의 말이 맞는 것 같다.
일단 최소 2~3경기, 심하면 CS 전체 출장 정지는 확정되었다 치면, 인터뷰에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한다면 그 징계가 WS 출장 정지까지 연장될 수도 있었다.
“일단 먼저 부상을 당한 저스틴 브룸, 잭 올드필드, 트레비스 존스톤 선수의 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 지금은 제가 어떤 말을 하건 불필요한, 괜한 오해를 살 수도 있기 때문에 저는 말을 아낄 것이고, 질문도 받지 않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 이렇게 선포를 하고 그냥 조용히 있었다.
“감독님, 오늘 경기에 대한 소감을 말씀해 주시죠.”
“우리 태양이 마운드에서 오늘도 대단히 잘 던져주었고, 경기 초반에 비록 상대 선발 투수에게 끌려다니며 어려운 경기를 했지만, 타자들이 한 번 찾아온 결정적인 기회에서 집중력을 잘 발휘해 주었습니다. 오늘 경기를 이길 수 있어 행복합니다.”
“오늘 경기의 벤치클리어링 상황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죠.”
“우선 지금 이 자리, 제 옆에 태양도 앉아 있지만, 태양이 던졌던 두 개의 사구는 고의성이 전혀 없었습니다. 또, 상대방도 딱히 고의를 가지고 사구를 던지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사구를 세 번이나 맞다 보니 태양이 좀 흥분했었는데, 이 점에 대해서는 감독으로서 제가 태양을 대신하여 애슬레틱스 구단 관계자 분께, 야구 팬 여러분께 사과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아울러 잭 올드필드 선수와 저스틴 브룸, 트레비스 존스톤 선수의 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
“오늘 경기 주심의 여러 판정에도 많은 논란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전체적으로 오늘 주심의 볼 판정도 대단히 개판이었고, 오클랜드에 편파적이었다.
그렇기에 호라시오 마르티네스 같은 그런 저질 투수도 우리 팀의 강타선을 상대로 4.2이닝이나 버틸 수 있던 것이다.
“심판 판정은 심판의 재량입니다. 그에 대해서 제가 말을 하는 건 부적절한 것 같습니다.”
아담의 인터뷰는 대단히 모범적이고, 정석적이었다.
“저는 트레비스 존스톤 선수가 코뼈가 부러지도록 그렇게 심하게 맞을 정도로 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또 설령 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해도, 그 어떤 이유로든 폭력은 절대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도 생각합니다. 하물며 그 폭력이 발생한 장소가 신성한 그라운드였습니다. 제가 지금껏 태양을 지켜본 결과 태양은 대단히 위험하고, 폭력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미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서 감독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음······
아서 배니스터······ 너 이 새끼.
“제가 답변하기에는 부적절한 질문인 것 같군요. 그리고 태양이 정말 폭력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면, 태양이 이런 말을 듣고도 아서 당신을 가만 놔둘까요?”
아담의 유쾌한 조크에 다들 폭소했고, 분위기가 한층 밝아졌다.
“최악의 경우, 당신은 태양 없이 남은 시리즈를 치러야 할지도 모릅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분명 태양의 이탈은 우리 팀에 있어서 대단히 아쉬운 일인 건 맞습니다. 힘들지만 이겨내야지 어떡하겠습니까. 우리 팀에는 게리도 있고, 페르난도도 있고, 마크도 있고, 마이크도 있고, 제임스도 있고, 오스왈도도 있고, 아구스틴도 있고, 그 외에도 훌륭한 선수들이 많이 있습니다. 선수들 모두 힘을 모아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것입니다.”
“이 시리즈가 몇차전 까지 갈 것이라고 예상하십니까?”
“오래 끌지 않고, 5차전에서 끝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쉽지 않을 것 같고, 7차전까지 갈 걸 이미 각오하고 있습니다.”
음······
설령 내가 이 시리즈 남은 경기들을 못 뛰게 된다고 해도, 오클랜드는 무려 세 명, 그중에 간판타자인 잭 올드필드가 아웃 됐다.
분명히 우리에게 유리한 상황인데, 설마 7차전까지 갈까?
그리고 다음날인 2023년 10월 13일 오전 바로 사무국에서 징계가 발표되었다.
포스트시즌 다섯 게임 출장 정지+벌금 2만 5천 달러였다.
이로써 남은 CS, 3, 4, 5, 6, 7차전은 모두 결장이 확정되었다.
아울러 나에게 고의적인 빈볼을 두 차례 던진 호라시오 마르티네스 놈에게도 사무국의 검토 결과 다섯 경기 출장 정지, 2만 5천 달러의 벌금이 부과되었다.
나는 항소하지 않고 결과를 바로 수용하였다.
만일 항소하였다가 멍청한 호라시오 놈처럼 오히려 출장 정지 기간이 늘어날 수도 있고, 또 일단 항소를 하면 오늘 3차전은 출장할 수 있지만, 만일 결과에 변함이 없다면 WS까지도 결장할 수도 있었다.
어쨌건 다섯 게임 출장 정지니, 차라리 7차전까지 가는 것이 우리 팀에게는 이득일 수도 있었다.
만일 5차전에서 이 시리즈가 끝나면 나는 WS 1차전, 2차전까지 모두 결장을 해야 한다.
물론 다저스가 WS에 올라올 경우에는 1차전, 2차전을 원정 경기로 치르게 될 테니, 지명타자가 소멸하여서, 1차전은 어차피 선발 출장을 못 할 테지만 말이다.
사실 원래대로라면 6차전에 내가 다시 선발 등판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아마도 나 대신 로드리고가 선발 등판하게 될 것 같다.
음······
오늘 3차전에 등판하는 페르난도, 그리고 4차전에 등판하게 될 존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겠군.
일단 게리가 현재까지 포스트시즌에서 그다지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데다가, 로드리고야 뭐 확실히 버리는 카드니까, 3차전과 4차전을 내주게 된다면 그대로 탈락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니, 진짜 그때 어떻게든 무조건 참았어야 했는데, 후회막심이다.
그리하여 3차전은 꽤 어려운 승부를 하였지만, 천신만고 끝에 다행히도 6:5의 신승을 거두며, 홈 3연전에서 2승 1패의 성적을 거두고 오클랜드로 이동하였다.
경기에 출장은 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동료들과 함께 하는 것은 선수로서, 팀의 구성원으로서의 당연한 의무다.
하루 휴식 후 10월 15일 4차전은 결국 9:3으로 패하고 말았다.
음······
이렇게 된다면 5차전이 대단히 중요해졌고, 우리로서는 절대 물러설 수 없는 한 판이었다.
이 경기를 내주게 된다면, 사실상 끝이다.
그렇기에 선발 투수인 게리의 임무가 대단히 막중했다.
팀의 에이스, 1선발로서, 그리고 투수 최고액 연봉을 받는 고액 연봉자로서 팀의 기대에 부응해 줘야만 했다.
그래서 10월 16일 5차전.
안타깝게도 게리는 이 경기에서마저도 4.2이닝 5피안타 5실점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그리고 팀은 10:7로 패하고 말았다.
아······
이제는 모든 게 끝장이다.
여기까지 와서 끝내 이렇게 탈락하고야 마는 걸까?
5차전이 끝난 후 라커룸 분위기는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였다.
특히 게리는 구석에서 고개를 푹 떨군 채 움츠려 있었다.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이미 우리는 충분히 잘했어. 내일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후회 없이 끝까지 힘을 내주길 바란다.”
팀 미팅에서 아담은 위와 같은 말로 선수들을 위로하고, 격려하였다.
하기야 뭐 지난 시즌 꼴찌 팀이 CS까지 올라온 거면 뭐 충분히 잘했다는 소리를 들을 만 했다.
하지만, 그건 보통의 평범한 꼴찌 팀 이야기고, 우리는 양키스잖는가.
오히려 지난 시즌의 꼴찌가 이변이었던 거고, 양키스는 매 시즌 우승을 노려야 하는 윈나우 팀이다.
다른 팀도 아니고, 겨우 오클랜드 따위에 가로막혀 WS 진출이 좌절된다는 것은 양키스로서는 대단히 불만족스러운 결과다.
양키스가 마지막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의 감격을 누린 것도 2009년, 올해로 벌써 14년이었다.
2009년 이후 무려 네 번을 CS에서 미끄러졌다.
올해에는 그와 같은 일이 재현되어서는 안 된다.
어쨌건 10월 17일.
벼랑 끝에 몰린 6차전은 우리 팀으로서는 그야말로 총력전을 펼칠 수밖에 없었고,
나를 대신하여 등판한 로드리고가 3.2이닝 8피안타 6실점으로 5회를 채 버티지 못하며, 예상했던 그대로 일찍 무너졌지만, 난타전 끝에 13:10의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기사회생 할 수 있었다.
지옥문 앞까지 갔다가 겨우 빠져나온 것이다.
그리하여 WS 진출 여부는 뉴욕에서 가려지게 되었다.
7차전까지 각오하고 있다는 아담의 인터뷰대로 된 것이다.
그리고 10월 19일.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7차전은 아마 요 몇 년 동안 포스트시즌 경기 중에서 최고의 명승부였을 것이다.
연장 14회 접전 끝에 5:4로 우리 팀이 극적인 끝내기 승을 거두었고, 2009년 이후 14년 만에 감격스러운 WS 복귀에 성공하였다.
CS MVP에는 마지막 7차전 극적인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인 앙헬로가 가져갔다.
이 시리즈 내내 극악의 타격 컨디션이었는데, 그 뜬금포 한 방으로 바로 MVP가 되었다.
솔직히 거기서 앙헬로가 쳐줄 거라고는 전혀 기대를 안 했었는데, 대단히 놀라운 일이었다.
그러는 한편 NL에서는 LA 다저스가 뉴욕 메츠를 4:0으로 스윕하고 WS에 올라오며, 결국 1981년 이후 32년 만에 WS에서 양키스와 다저스가 맞붙게 되었다.
CS를 스윕하고 올라온 팀은 WS에서 우승하지 못한다는 징크스가 오래 유지되고 있긴 하지만, 다저스는 분명 우리 팀보다 전력이 좋은 팀이고, 또 체력적으로도 7차전까지 정말 살 떨리는 힘겨운 승부를 치른 우리 팀보다는 다저스가 더 여유가 있는 상황이었다.
우리에게 대단히 불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껏 월드시리즈에서 양키스는 다저스와 무려 열한 번을 맞붙어 8승 3패라는 압도적인 승률을 보이기에, 우리 선수들은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다.
또한 1차전부터 게리 콜건과 트래비스 바우더의 선발 맞대결이라는 빅매치업이 완성되었다.
가뜩이나 상태가 안 좋은 게리가 겨우 3일을 쉬고 또 선발 등판한다는 점이 분명 치명적인 핸디캡이었지만, 다저스의 1차전 선발이 바우더라는 정보가 공개되자, 게리가 1차전 선발 등판을 자청하였고,
“관중들은 저와 트래비스의 맞대결을 보기 원합니다. 트래비스를 상대로 무조건 승리할 자신이 있습니다.”
게리의 간절하고도 단호한 부탁에 아담이 손을 든 것이다.
음······
어찌 되었건, 이 가슴 뜨거워지는 매치업에 SNS와 레딧은 잔뜩 달아올랐다.
***
@TravisBauder
나의 가장 친한 친구 게리와 맞대결을 할 수 있어서 정말로 기뻐. 나는 게리가 타르 같은 걸 안 바르고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야.
@YankeesLove
@TravisBauder님에게 보내는 답글
응. 게리 걱정은 하지 말고, 너나 타르 쓰지 마.
@ILoveYankees
@YankeesLove
여기서 팩트는 2021년 타르 단속 후 바우더 포심 평균 회전수 400rpm 감소, 콜건 포심 평균 회전수 150rpm 감소. 과연 누가 진짜 타르를 쓴걸까?
@GusGlitner
바우더? 아. 그 치터?
@ForeverDodgers
@GusGlitner님에게보내는 답글
진짜 치터 사기꾼인 너희 팀 콜건이나 열심히 빨아.
@AndyAstley
양키스? 그게 뭐임? 먹는 건가요?
@YankeesFan
@AndyAstley님에게보내는 답글
응. WS 3승 8패. 이번에도 고맙게 우승 받을게.
@PerryDaniels
@YankeesFan님에게 보내는 답글
솔직히 다저스 따위야 그냥 호구들이지. 양키스가 WS에서 다저스 따위한테 진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EddieKane
나는 태양이 바우더 그 건방진 새끼 좀 통쾌하게 패줬으면 좋겠어.
@TravisBauder
@EddieKane님에게 보내는 답글
응. 내가 이겨. 태양이 감히 겁도 없이 나한테 덤비면 내가 한방에 때려눕혀줄 거야.
@ILoveYankees
@TravisBauder님에게 보내는 답글
오. 패기 보소? 너. 그러다 진짜 뒈져.
***
내가 요새 웃을 일이 전혀 없었는데, 바우더 덕분에 진짜 크게 웃는다.
뭐?
날 한방에 때려눕히겠다고?
나 참··· 이러니 개콘이 망했지.
그 자식 야구 때려치우고 개그맨으로 전업하려는 건가?
그래서 LA에 도착한 후, 바우더의 SNS 멘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고, 그에 대해서는
“바우더가 대체 뭘 믿고 그렇게 겁도 없이 까부는지 모르겠는데, 인터넷에서 뭔 말을 못 하겠냐만, 실제로 절 마주 보고도 그렇게 떠들 수 있나 궁금하네요. 저는 바우더 본인이 원하기만 한다면 이 시리즈가 끝난 후 야구장 밖에서 한판 붙어줄 용의가 있습니다. 본인이 그렇게 자신 있다면 도전하라고 하세요.”
이렇게 답변을 하였다.
이건 진짜 진심이다.
경기장 안에서야 어쩔 수 없다 쳐도, 경기장 밖에서 만나면 진짜 패주고 싶다.
이에 대해 바우더는 아무런 코멘트를 하지 않았다.
방구석 인터넷 여포가 다 그렇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