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9화 〉 39. DS 1차전 (수정)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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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DS 1차전
2024년 10월 3일 화요일.
오늘은 토미 라소다가 말한 1년 중의 가장 슬픈 날이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길었던 2023시즌도 드디어 종료되었다.
물론 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게 된 팀은 아직 시즌이 끝난 것이 아니지만,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여 가을 야구를 하게 된 10팀을 제외한 나머지 20팀은 시즌이 끝난 것이다.
그리고 우리 팀 양키스는 오늘 내가 선발 등판한 시즌 최종전에서도 승리하여 162게임 102승 60패 승률 0.630 +42로 지구 1위를 차지하여 1년 만의 가을야구 복귀에 성공하였다.
아메리칸리그에선 각 지구 1위 팀은 뉴욕 양키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그리고 와일드카드로 탬파베이 레이스와 클리블랜드 가디언스가 가을야구를 하게 됐고, 내셔널리그는 LA 다저스, 시카고 컵스, 뉴욕 메츠, 그리고 와일드카드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가을 야구를 하게 됐는데,
특이한 점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 두 팀이 나란히 와일드카드 레이스 1, 2위를 차지하여 와일드카드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9월 5일까지 시카고 컵스와 여섯 게임 차로 지구 1위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결국 마지막 날 극적으로 순위가 뒤집혀서 단 한 게임 차로 지구 우승과 포스트시즌 진출을 놓치게 되었다.
확실히 시카고 컵스의 막판 상승세가 대단히 무시무시하긴 했다.
이런 팀들이 가을에 대개 큰 사고를 치던데······
음······
어쨌건 그래서 나의 시즌 최종 기록은 우선 타격은 144경기 664타석 488타수 215안타 192득점, 2루타 55개, 3루타 2개, 홈런 85개, 210타점, 172볼넷, 타율 0.441, 장타율 1.084, 출루율 0.589, OPS 1.673, IsoP 0.643, IsoD 0.148, wOBA 0.663, OPS+ 344, wRAA 180.0, wRC+ 340, WAR이 20이고,
투수는 33경기 중에서 17게임을 완봉했고, 263이닝을 던져 862명의 타자를 상대하여 2662개의 공을 던져, 25승 무패에 0.41의 평균자책점, 0.16의 FIP, 0.55의 kwERA, 500의 ERA+, 191.7의 CYP를 기록하며 472개의 삼진을 뺏어냈고, 그래서 WAR이 21이다.
마지막에 스퍼트를 낸 탓에 불과 1리 차이로 0.440이라는 단일 시즌 최고 타율도 129년 만에 새로 경신할 수 있었다.
요새 페드로 마르티네스는 어떤 생각을 할까?
뭐? 투타 양쪽에서 WAR 5 이상을 예상한다고?
사람을 그렇게 무시를 했는데, 그런데 그 4배인 20을 넘겼는데, 그 아저씨 이제 어쩌나?
이래서 사람은 항상 말을 조심해서 해야 하는 거다.
아. 그리고 여기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472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놀란 라이언을 넘었지만, 끝내 맷 킬로이를 넘는 것을 실패했다는 거다.
맷 킬로이는 데드볼 시대의 투수로, 지금의 아메리칸 리그의 전신 격인 아메리칸 어소시에이션에서 볼티모어 오리올스 소속으로 뛰며, 지금으로부터 무려 137년 전인 1886시즌에 무려 513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을 기록했다.
참고로 여기서 저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오늘날의 볼티모어 오리올스와는 전혀 무관한 팀이다.
오늘날의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본래 밀워키 브루어스로 창단됐던 팀이고, 세인트루이스로 연고지를 옮겨 세인트루이스 브라운스가 됐다가, 다시 1954년에 볼티모어로 연고지를 옮겨와 저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여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된 것이다.
그리고 오늘날의 밀워키 브루어스 역시 본래는 1969년에 시애틀 파일러츠로 창단된 팀인데, 1년 만에 구단이 파산 위기에 놓이자, 구단을 새로 인수한 새 구단주가 자신의 고향인 밀워키로 연고 이전을 하며 밀워키 브루어스가 된 것이다.
밀워키에는 원래 밀워키 브레이브스라는 팀이 있었는데, 이 팀은 원래 보스턴 브레이브스였던 팀이고, 이후 다시 연고지 이전을 하면서 현재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됐다.
한편 시애틀 파일러츠가 떠난 시애틀엔 1977년에야 새 팀이 창단하니 그 팀이 바로 현재의 시애틀 매리너스다.
이렇듯 메이저리그 팀들은 대부분이 다들 복잡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연고지 이전도 워낙 많았다 보니, 볼티모어 오리올스, 밀워키 브루어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처럼 역사가 꼬이는 그런 경우가 많다.
사실 우리 뉴욕 양키스도 본래는 저 아메리칸 어소시에이션의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1899년에 해체되자, 1901년에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창단 됐던 팀이고, 1911년에 뉴욕으로 연고 이전하여 뉴욕 하이랜더스가 됐다가, 1913년에야 지금의 뉴욕 양키스가 됐다.
어쨌건 저 맷 킬로이라는 투수는 20세이던 1886시즌 무려 68경기에 선발 등판하여 66경기를 완투했고, 583이닝을 던져 2469명의 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513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3.37의 평균 자책점, 2.60의 FIP를 기록하고도 29승 34패로 최대 패배 1위에 올랐었는데,
그 다음 시즌인 1887시즌에는 탈삼진 개수가 217개로 확 줄었지만, 69경기에 선발 등판하여 66경기를 완투했고, 무려 589이닝을 던져 3.07의 평균 자책점, 3.64의 FIP로 46승 19패를 기록하여 다승왕에 올랐다.
그리고 3년 동안 321이닝, 480이닝, 217.2이닝을 던졌는데, 그 몇 년 간의 끔찍한 혹사 덕분에 결국 한참 어린 나이인 28세에 커리어를 마감하게 된다.
물론 뭐 그 당시의 야구는 그 규칙도 그렇고, 오늘날의 현대 야구와는 다른 부분이 대단히 많아서 오늘날의 현대 야구를 기준으로 그 당시의 야구를 말한다는 건 분명 무리가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참 그때는 정말로 야만의 시대였던 것 같다.
그 시대에는 심지어 한 시즌에 680이닝을 던졌던 투수도 있었다.
인권 의식 같은 것도 낙후되어 있던 데다 스포츠 과학 같은 것도 있을 리가 당연히 없었기에 발생했던 비극이다.
뭐 설명이 길어졌는데, 아무튼 그렇다는 거고, 그렇기 때문에 놀란 라이언의 383개면 몰라도 저 맷 킬로이의 513개의 탈삼진은 현대 야구에서는 절대로 깨질 수 없는 기록일 것이다.
물론 나한테는 절대라는 말은 없다.
올해는 안타깝게도 472개로 맷 킬로이의 513개를 깨뜨리는데 실패했지만, 내년에는 반드시 저 기록을 깨고 말 것이다.
그러고 보면 지금으로부터 100년, 200년 뒤의 야구는 또 어떻게 변할까?
데드볼 시대에 대해 떠들다 보니 그런 궁금증이 갑자기 생긴다.
지금으로부터 21년 뒤인 2044년까지는 아무런 변화가 없지만, 세월이 더 오래 흐르면 분명 뭔가가 변화가 있지 않을까?
아무튼 그래서 오늘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시즌 최종전이 끝난 후 라커룸에선 이제 고작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을 뿐인데도, 벌써 샴페인이 터뜨려졌다.
심지어 오늘은 알코올이 들어간 샴페인이었다.
음······
아직 우승을 한 것도 아니고, 지금부터 미리 샴페인을 터뜨리는 건 좀 오버 아닌가?
“이번 시즌, 다들 수고했다. 오늘 하루만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마음껏 즐기자.”
다들 수고한 건 맞는데, 정작 저렇게 말하는 아담이 거의 아무것도 한 게 없었다.
물론 어떻게든 지려고 노력을 많이 하긴 했다.
내 생각에는 아담만 아니었으면, 이번 시즌 최소 10승 이상은 더 했을 것 같은데, 아마 다른 선수들도 모두 내 생각에 동의할 거다.
이번 시즌의 아담은 진짜 역대급 운장이었다.
2022 시즌은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대단히 운이 없는 시즌이었다면, 올해 2023시즌은 제임스가 사구를 맞고 두 달간 이탈했던 것을 제외하면, 선발 라인업에서 부상으로 빠져나간 선수가 없었다.
심지어 유리몸 마이크도 건강히 풀 시즌을 소화하며 54홈런을 때려주었다.
거기에 수비에서는 여전히 개판, 아니 오히려 더 퇴보를 했지만, 공격에서는 커리어하이를 기록한 앙헬로의 분전, 또한 역시 이번 시즌 성적이 커리어하이인 오스왈도도 유격수로 40홈런을 쳐주며, 팀에 40홈런 이상 타자만 무려 세 명이었다.
부상에서 돌아온 제임스도 분전하여 38홈런을 쳤는데, 제임스도 건강하게 풀 시즌을 소화했으면 45홈런 이상, 아니 50홈런도 가능했을 것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후반기에 크라웃의 가세 또한 당연히 팀에 큰 힘이 되어주었다.
《[인사이드MLB] 2023 양키스, 공격으로 일낸다.》
시즌 초 한 한국 언론의 저주가 반대로 돼서 정말로 공격으로 일을 낸 것이다.
또한 마운드도 5선발인 존이 풀로 로테이션을 돌아주며 15승 12패 4.0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것도 팀으로서는 뜻밖의 분전이라 할 수 있었다.
물론 존이 1회차 때 통산 200승 투수가 되고, 사이 영 상도 두 번 탔다는 것을 생각하면, 뭐 이 정도는 당연히 해줬어야 하는 거고,
처절하게 폭망한 카를로스가 오히려 이상한 거다.
그놈은 LA 에인절스에 간 후 바로 다시 콜업됐는데, 거기서도 상황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고, 결국 OPS 0.589 wRC+ 57.0, WAR -1.5라는 참담한 성적을 기록하고야 말았다.
정말 내가 아는 그 카를로스 오테로가 맞나 싶을 정도였는데, 도대체 어떻게 저렇게까지 망가질 수가 있는 걸까?
얼굴과 이름만 같은 동일인이 아닌가, 혹시 숨겨둔 쌍둥이 형제가 아닐까, 이런 터무니없는 의심까지 들 정도니······
어쨌건 그날은 술을 마셨기 때문에 차를 구장에다 놓고 택시를 타고 퇴근했다.
미국은 한국처럼 대리운전이 활성화된 나라가 아니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
그러고 다음 날인 10월 4일 오후 8시에 탬파베이 레이스와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의 와일드카드 게임을 라커룸에서 모든 선수가 모여서 함께 관전하였다.
우리 팀은 이 경기 승자와 DS를 치르게 되는데, 우리로서는 사실 탬파베이보다는 클리블랜드가 올라오기를 더 바라고 있다.
아무래도 클리블랜드가 탬파베이와 비교하면 전력이 좀 떨어지는 데다, 상대하기도 쉽지 않겠나?
또 기왕이면 치열한 혈전을 치르며, 힘을 있는 대로 빼고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탬파베이의 압도적인 우세가 예상된 상황에서, 경기는 클리블랜드가 두 점을 앞서며 치열한 접전이 이어졌지만,
마지막 9회 말, 클리블랜드의 마무리 투수인 조 카빈이 거짓말처럼 무너지며, 동점을 허용하였고, 결국 끝내기 폭투라는 막장 상황이 발생하며 탬파베이가 천신만고 끝에 DS 진출을 확정을 지었다.
음······
사실 1회차 때는 탬파베이가 AL 동부지구 1위를 차지했고, 보스턴이 와일드카드를 획득해서 클리블랜드와 와일드카드 시리즈를 치렀었다.
그리고 그 경기에서도 9회 말 2사 이후 급격하게 무너진 조 카빈이 끝내기 폭투를 내주고야 말았고, 이 트라우마를 이겨내지 못한 조 카빈은 이후 처참한 몰락의 길을 걷게 됐다.
그런데 뜻밖에도 상대 팀이 바뀌었음에도, 뜻밖에도 또다시 같은 일이 발생하고야 말았다.
이건 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걸까?
지금껏 내가 개입한 부분은 역사가 모두 개변되었었다.
이번에도 나의 개입으로 인해 양키스가 지구 우승을 차지하는 통에 탬파베이가 와일드카드로 밀렸고, 보스턴은 아예 PO 진출에 실패했다.
더군다나 크라웃의 트레이드처럼 원래 역사에서는 일어나지 않았던 사건도 발생하면서 이미 내가 알고 있던 원래 역사와는 상당히 크게 비틀렸다.
그런 상황에서 비록 팀은 바뀌었어도, 원래 역사, 1회차와 똑같은 상황이 발생한다?
대체 뭐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 건지, 이 좋은 머리로도 도통 이해를 할 수가 없으니······
그래서 DS의 최종 대진은 AL은 우리 팀과 탬파베이 레이스, 그리고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맞대결, NL은 LA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뉴욕 메츠와 시카고 컵스의 맞대결이 결정되었다.
WS 대진이 오클랜드와 샌프란시스코의 대결, 그리고 시카고 컵스와 화이트삭스의 맞대결, 그리고 메츠와 양키스의 맞대결 이렇게 편성이 된다면, 지역 더비로 꽤나 흥미를 끌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가장 흥행이 될 매치는 다저스와 양키스가 아니겠는가?
지금껏 WS에서 무려 열한 번을 맞붙었던 두 팀은 1981년 이후 무려 32년 동안 WS에서 만나지 못했는데, 올해에는 아마 만나게 될 것이다.
어쨌건 하루 휴식 후인 10월 6일 오늘은 양키스타디움에서 DS 1차전이 펼쳐지는 날이다.
경기 전 90년대 양키스의 레전드이자, 지금은 재즈 기타리스트로 활동 중인 버니 윌리엄스가 기타로 미국 국가를 연주하였고, 관중들은 레전드의 연주에 환호와 박수로 보답하였다.
양 팀의 선발 라인업은 다음과 같다.
***
1. T.J 르몽드 2B
2. 왕태양 DH
3. 마크 크라웃 CF
4. 마이크 스켈튼 LF
5. 제임스 저스티스 RF
6. 오스왈도 캄포스 SS
7. 앙헬로 푸엔테스 1B
8. 레이 징커슨 3B
9. 케빈 사네즈 C
P. 게리 콜건
***
***
1. 루크 싱글레톤 RF
2. 이반 보카치카 DH
3. 로베르토 곤잘레스 LF
4. 리키 니만 SS
5. 밥 페더로프 1B
6. 카를로스 리베라 CF
7. 스캇 조이스 C
8. 알렉시스 팔메이로 3B
9. 오티스 페이튼 2B
P. 랜디 보그트
***
첫 경기니만큼, 1차전은 무조건 잡아야만 했다.
문제는 게리가 10월 2일 이후, 불과 3일 휴식 후 4일 만에 등판한다는 건데, 게리가 어떤 컨디션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잡아당겼습니다. 우중간 높게 떠갑니다. 우익수 뒤로 쫓아갑니다. 그러나 타구는 우익수가 쫓아가서 잡을 수 없는 곳으로 이미 날아갔습니다. 밥 페더로프의 3점홈런으로 탬파베이가 3:0으로 앞서갑니다.❞
아니나 다를까 3일밖에 못 쉰 게리가 극심한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일단 3점홈런으로 단번에 석 점을 내주며 경기를 시작하게 됐다.
음······
뭐 3점 정도야 우리 팀의 타력으로 얼마든지 극복이 가능하니까.
그리고.
❝높은 공을 잡아당겼습니다. 센터 방향으로 멀리 날아갑니다. 계속 날아갑니다!!!! 펜스 밖에 떨어졌습니다!!!! See-Ya. 태양 왕의 포스트시즌 첫 홈런으로 양키스가 바로 한 점을 만회합니다.❞
보그트의 바깥쪽 높게 실투로 들어온 87.2마일(140.3㎞) 서클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바로 한 점을 만회하였다.
이어서
❝낮은 공을 걷어 올렸습니다. 어!!!! 멀리 날아갑니다!!!! 이 타구가 좌익수가 잡을 수 없는 곳으로 갑니다!!!! 스코어 리셋!!! 마이크 스켈튼이 게임의 균형을 다시 이룹니다.❞
마이크가 2점홈런을 때려내며 바로 동점이 되었다.
양 팀 1선발의 맞대결이라 숨 막히는 투수전이 될 거라 예상되었지만, 1회부터 서로 석 점을 주고받으며 게임이 왠지 모르게 핵전쟁으로 흘러가는 것만 같았다.
음······
일단 2회는 양 팀 모두 아무 일 없이 삼자범퇴로 지나갔지만, 게리도 그렇고, 보그트도 그렇고 양 팀 선발 투수들이 확실히 제 컨디션이 아닌 것이 눈에 확 들어왔다.
그리고.
❝풀 카운트에서 6구. 낮은 공을 참아내며 루크 싱클레톤이 첫 타석에 이어 두 번째 타석도 볼넷을 골라 나갑니다.❞
타순이 한 바퀴 돈 3회 초, 일단 1회에 이어 또다시 선두 타자를 출루시키고야 말았다.
“로드리고, 준비 시켜.”
결국 아담이 불펜에 전화를 걸었다.
음······
오늘은 분명 게리를 길게 끌고 가기는 분명히 무리라서 조기에 교체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판단이지만,
로드리고?
경기를 내주자는 건가?
참고로 로드리고는 이번 시즌에 13승 14패 5.46의 평균 자책점을 기록하였다.
DFA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처참했던 투구 내용에 비하면 승운이 제법 따라줬던 편인데, 다승이라는 스텟이 아무 의미 없는 스텟이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 로드리고로 과연 버텨줄 수 있을까?
어쨌건
❝날카로운 타구가 3루 라인 안쪽에 떨어졌습니다. 공이 펜스까지 굴러가며 장타 코스. 3루 주자와 2루 주자. 그리고 1루 주자까지 모두 홈에 불러들입니다.❞
2사 만루의 상황에서 결국 카를로스 리베라에게 싹쓸이 3루타를 허용한 게리는 2.2이닝 4피안타 3볼넷 6실점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1선발에 어울리지 않는 투구를 한 끝에 강판 되고야 말았다.
순리대로 존을 1차전 선발로 냈어야 했는데, 순리를 무시한 당겨쓰기가 이렇게 참혹한 결과로 나타났다.
그리고.
❝밀어친 타구가 우중간을 완전히 갈랐습니다. 2루 주자가 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타자 주자는 2루까지. 탬파베이가 연속 장타로 다시 한 점을 더 달아납니다.❞
❝타격했습니다. 우중간으로 높게 떴습니다. 펜스 앞까지 멀리 뻗어갑니다. 그대로 펜스를 넘기는군요!!!! 점수는 이제 9:3. 탬파베이가 여섯 점 차 까지 달아납니다.❞
로드리고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2루타와 홈런으로 순식간에 석 점을 더 실점하고야 말았다.
점수는 이제 9:3이었다.
음······
뭐 아직 공격 기회가 일곱 번 남았는데, 여섯 점 차면 아직은 할만 하지.
여기서 추가 실점만 안 한다면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
더군다나 상대 선발 보그트도 그렇게 썩 컨디션이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일단 3회 말 공격에서 일단 한두 점이라도 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선두 타자 T.J가 삼진으로 아웃된 상황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나의 임무가 대단히 막중하다.
여기선 홈런을 치기보다는 크라웃, 마이크, 제임스, 오스왈도를 믿고 출루에 신경을 써서 장작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겠지?
그리고 승부를 빨리 가져갈 필요도 없이, 최대한 승부를 길게 끌고 가서 상대 투수가 가능한 많은 공을 던지게끔 유도해야 한다.
그리하여.
❝7구. 낮은 공을 골라냅니다. 결국 풀 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을 골라냅니다.❞
의도했던 대로 풀 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 나갔다.
그리고 이어서 크라웃도 볼넷을 골라냈고, 마이크가 몸에 맞는 볼로 나가며 1사 만루의 좋은 득점 기회를 만들었고, 제임스가 타석에 들어섰다.
내 생각엔 지금의 이 상황이 오늘 경기의 승부처인 것 같다.
여기서 한두 점이라도 따라가 준다면 오늘 경기는 모르는 거고, 이 기회를 못 살리면 오늘 경기가 대단히 어려워질 수도 있었다.
지금 이 상황. 제임스의 임무가 대단히 막중했다.
그러나.
❝잡아당겼습니다. 그러나 유격수 땅볼 타구입니다. 유격수가 잡아서 2루에 던져 선행 주자를 지우고, 다시 1루로 공이 연결됩니다. 1루에서 아웃입니다. 아······ 여기서 이 좋은 흐름이 끊기고 마는군요.❞
결과는 결국 더블 플레이였다.
음······
뭐. 좋아. 여기서 점수를 못 낸 거야 뭐 어쩔 수 없고, 우리에겐 아직도 여섯 번의 공격 기회가 있다.
여섯 번의 득점 기회에서 여섯 점 차.
우리 팀의 화력이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4회 초 상대 팀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는 것이 중요했다.
그러나.
❝잡아당겼습니다. 아!!!!!! 멀리 갑니다!!!!! 그랜드슬램!!!!!!❞
밥 페더로프한테 만루홈런을 처맞으면서 스코어는 13:3. 열 점 차 까지 벌어지고야 말았다.
이건 아무래도 힘들겠지?
후······
로드리고가 계속 마운드를 지키고 있는 것을 보면 아담도 이 경기를 포기한 것이 분명했다.
그리하여 1차전은 결국 16:5로 크게 대패하고야 말았다.
음······
할 말은 많지만, 노코멘트 하겠다.
그런데 경기가 종료되고, 퇴근하려는데, 그만 사건이 벌어지고야 말았다.
“Fuck!!!! 대체 어떤 빌어먹을 개새끼가 이런 짓을 한 거야.”
주차장에 주차된 자신의 차의 상태를 본 아담이 광분하여 소리를 꽥 질렀다.
그가 며칠 전에 새로 뽑은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의 앞 유리창이 완전히 박살이 나 있었고, 차 옆에는 웬 짱돌 하나가 떨어져 있었다.
그러니까 다시 말해 어떤 놈이 아담의 차에 짱돌로 테러를 가한 것이다.
대체 누구의 소행일까?
우리 선수단에는 이런 짓을 할 놈이 없고, 아마도 오늘 경기 결과에 분노한 팬의 소행인 것 같은데, 저 차가 아담의 차라는 건 또 어떻게 안 걸까?
그것보다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이런 짓을 해도 블랙박스에 다 찍히고, 구장 CCTV에도 다 찍힐 텐데, 겁도 없군.
나 참······
아무리 화가 난다고 해도 그렇지, 이건 선을 넘어도 한 참 넘은 거잖아.
대체 어떤 놈이 감히 이런 짓을 저질렀는지는 모르겠지만, 잡아다가 아주 혼을 내줘야 한다.
설령 팬이라고 해도, 이건 절대로 용서를 하면 안 되는 거다.
그런데 블랙박스를 보니까 범인의 정체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뜻밖의 충격적인 인물이었다.
하······
진짜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