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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천재가 마력을 얻어 회귀하면 생기는 일-38화 (38/104)

〈 38화 〉 38. 위대한 순간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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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위대한 순간

2023년 8월 31일 목요일.

8월의 마지막인 이날은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 4연전 중의 두 번째 경기이자 나의 시즌 27번째 선발 등판이다.

후반기 개막 이후, 크라웃 영입 이후 우리 팀은 41경기에서 28승 13패 승률 0.683 +15라는 쾌조의 상승세를 유지하며, 시즌 131경기에서 84승 47패 승률 0.641 +37로 여전히 지구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구 2위인 탬파베이와도 이미 열두 게임이 벌어져 있는 상황.

남은 31경기에서 최소 반타작만 해도 지구 우승은 사실상 확정이라 할 수 있었으며, 남은 경기에서 전패를 하지 않는 이상 포스트시즌 진출도 100% 확정이라 할 수 있었다.

작년 2022시즌 30개 팀 중 30위라는 아픔을 극복하고, 1년 만에 압도적인 성적으로 리그를 지배하고 있다.

사실 시범경기, 그리고 시즌 초 때만 해도 이거 포스트 시즌 갈 수 있겠냐? 꼴찌만 면하면 다행이라는 생각이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어서 기쁘다.

그리고 무능력한 아담의 이해할 수 없는 투수 기용에도 불구하고, 팀이 이런 호성적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건 전적으로 나의 하드 캐리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현재까지 나는 115경기 540타석 395타수 169안타 156득점, 2루타 44개, 3루타 2개, 홈런 73개, 180타점, 148볼넷, 타율 0.428, 장타율 1.104, 출루율 0.581, OPS 1.685, IsoP 0.676, IsoD 0.154, wOBA 0.665, OPS+ 345, wRAA 147.2, wRC+ 340, WAR 16.4의 타격 성적을 기록 중이고,

투구 성적은 26경기에서 209이닝을 던져 677명의 타자를 상대하여 2110개의 공을 던져, 20승 무패에 0.43의 평균자책점, 0.20의 FIP, 0.60의 kwERA, 476.7의 ERA+, 159.7의 CYP를 기록하며 371개의 삼진을 뺏어냈고, 16.5의 WAR을 기록하고 있다.

아무튼 오늘 경기에 전 세계인들의 이목이 집중되어있는데, 심지어 오늘 경기가 선데이 나잇 베이스볼이 아님에도 로컬 방송 중계 외에도 전국 지상파 방송 중계가 편성이 되었다.

이는 오늘 경기로 내가 투타에서 엄청난 대기록을 달성하게 되기 때문이다.

우선 홈런을 한 개만 치면, 더러운 약쟁이가 가지고 있는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이 새롭게 다시 경신되며,

탈삼진을 13개만 잡으면 놀란 라이언이 가지고 있던 라이브볼 시대 이후의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이 새롭게 경신된다.

한 경기 탈삼진 13개가 대단히 어려워 보이지만, 이번 시즌 나의 9이닝 당 탈삼진 비율이 16.0인 것을 생각하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참고로 이 16.0도 MLB의 신기록이다.

기존 기록은 우리 팀의 게리가 가지고 있던 13.82다.

물론 이 외에도 단일 시즌 최고 출루율, 단일 시즌 최고 OPS, 단일 시즌 최고 wRC+, 단일 시즌 최고 wOBA, 단일 시즌 최고 OPS+, 단일 시즌 최고 ERA+, 단일 시즌 최저 방어율, 단일 시즌 최저 FIP, 단일 시즌 최고 WAR 등 이번 시즌 내가 경신할 기록들이 한참 많다.

단일 시즌 최고 타율과 단일 시즌 최고 출루율은 현재 기존 기록인 0.440, 0.609 밑이라 반드시 깰 것이라고 장담은 못 하겠지만,

출루율 같은 경우도 더러운 약쟁이가 가지고 있는 기록인지라 반드시 깨야 하지만, 6할 출루율이 무너진 상태라 일단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아마 만일 내가 이 시즌을 끝내고 바로 은퇴한다 해도 이 시즌의 활약만으로 바로 첫 턴에 HOF 입성이 가능하지 않을까?

비록 누적이 없다고는 하지만, MLB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시즌이었고, 또 기존 MLB의 단일 시즌 기록이란 기록은 모두 새로 썼지 않은가.

아무튼 오늘 경기 양 팀의 선발 라인업은 다음과 같다.

***

1. 왕태양 P

2. 마크 크라웃 CF

3. 제임스 저스티스 RF

4. 마이크 스켈튼 LF

5. 오스왈도 캄포스 SS

6. 앙헬로 푸엔테스 1B

7. 케빈 사네즈 C

8. 레이 징커슨 3B

9. 해리 코니즈 2B

P. 왕태양

***

***

1. 호세 로셀로 2B

2. 호세 오초아 LF

3. 안토니오 발데스 RF

4. 토미 마틴 3B

5. 랜스 프리엘 1B

6. 리암 웨스트 CF

7. 브라이언 게인즈 DH

8. 조엘 올덴버그 SS

9. 로저 보겔 C

P. 라이언 새들러

***

오늘은 특별히 1번으로 전진 배치가 되었다.

한 타석이라도 더 많은 타석에 들어서게 하려는 아담의 배려라는데, 1번이나 2번이나 별 차이가 없는데, 이게 대체 무슨 헛짓인지 모르겠다.

상대 팀의 선발 투수인 라이언 새들러는 1985년생, 올해 38세의 베테랑 투수로, 2008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처음 메이저에 데뷔한 이후, 오늘 경기 전까지 통산 112승 110패 4.69의 평균 자책점을 기록 중이었다.

몇 년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좋지 못했다가 작년에 보스턴 레드삭스와 스플릿 계약을 체결하고, 5월에 콜업돼서 풀로 선발 로테이션을 돌아 13승 10패 4.47의 평균 자책점을 기록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번 시즌이 마지막 불꽃이고, 내년 시즌에는 시즌 초반 네 경기에서 거하게 털리며 바로 DFA를 당하며 은퇴하게 된다.

88마일(141.6㎞)에서 90마일(144.8㎞) 사이의 투심 패스트볼과 스플리터,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 다양한 구종을 섞어 던지는 기교파 투수다.

뭐 아무튼 모든 준비를 마치고 경기가 시작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앙헬로 놈이 두 손을 꼭 모으고 기도를 하는 모습이 눈에 보였다.

오늘뿐만 아니라 맨날 저런다.

주제에 천주교도라나?

뭐 남의 신앙에 대해 비웃을 일은 아니다만, 솔직히 저놈이 천주교도인 게 좀 웃기지 않은가.

천주교도가 연약한 여자를 때리고 마약을 한다고?

물론 뭐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일들이지만.

“자비로우신 성모 마리아님. 오늘 경기 많은 걸 바라지는 않습니다. 제발 멀티히트라도 할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음······

멀티히트는 뭐 쉬운 줄 아나 보지?

녀석의 기도를 계속 듣고 있자니 몇 달 전에 녀석이 나한테 한 질문이 떠올랐다.

“태양, 너는 신을 믿어?”

무슨 의도로 내게 이런 질문을 했는지는 모르겠다만, 그에 대한 내 대답은

“믿어. 내가 바로 신이니까.”

이었다.

그렇다.

내가 바로 신(神)이다.

그리고 이미 신의 위대함은 계속 보여지고 있고, 오늘도 마찬가지다.

어쨌건 상대 팀의 1회 초 공격으로 드디어 경기가 시작됐다.

❝초구. 오!!! 몸쪽으로 붙인다는 것이 너무 깊었습니다. 하마터면 몸에 맞는 볼이 될 뻔했네요,❞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이지만, 지금 공은 맹세코 일부러 던진 것이 아니었다.

내가 산티아고 놈이나 사이코패스 훌리오 놈도 아니고, 기분이 좀 나쁘다고 일부러 빈볼을 던지겠는가?

그런데 상대 타자는 내가 일부러 던졌다고 생각하는지 나를 노려보는 거다.

피해망상 증세가 심각하군.

그리고 제까짓 놈이 그렇게 띠껍게 노려보면 뭐 어쩔 건가?

누가 저따위 놈한테 겁이라도 먹을 것 같나?

웃기지도 않는 놈을 다 보겠군.

❝헛스윙입니다. 호세 로셀로가 삼진으로 물러납니다.❞

그래봤자 어차피 삼진이었다.

MLB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이 21개, 한 경기 9이닝 최다 탈삼진 기록이 20개인데,

이번 시즌, 내가 9이닝 20K는 딱 한 번 해봤는데, 그 이상은 해본 적이 없었다.

삼진보다는 맞춰 잡으면서 최대한 적은 투구 수로 긴 이닝을 소화하려다 보니 그렇게 된 건데,

오늘은 20K 이상은 잡아낼 생각으로 삼진에 욕심을 좀 내보려고 한다.

더군다나 상대가 보스턴이지 않은가.

저 증오스러운 보스턴 놈들에게 굴욕을 안겨줄 거다.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스트라이크 아웃!!!!❞

일단 1회 초는 세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그리고 1회 말.

1번 타자로 첫 번째 타석을 맞이했다.

그리고.

“스트라이크.”

초구는 89.3마일(143.7㎞)의 투심 패스트볼이 한복판에 들어왔고, 이 배팅볼을 아깝게 그냥 흘려보냈다.

스플리터를 예상하였는데, 허를 찔린 것이다.

그것보다 저런 배팅볼을 한복판에 꽂아 넣을 수 있는 저 용기와 배짱.

별로 위력적이지 않은 공임에도, 그만큼 자신의 공에 자신이 있다는 거겠지.

투수라면 당연히 저런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 거다.

음······

나는 배트로 오른쪽 방향을 가리켰다.

나의 시즌 74호 홈런은 오른쪽 펜스를 넘길 것이다.

그리고.

❝낮은 공을 걷어 올렸습니다. 이 타구가 오른쪽으로 높이, 그리고 멀리 날아갑니다. 계속 날아갑니다!!!! 펜스 밖에 떨어집니다!!!! See-Ya. 태양 왕. 시즌 74개째 홈런으로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새롭게 다시 씁니다!!! 바로 지금 이 위대한 순간의 증인이 될 수 있어 정말로 영광입니다.❞

어쨌건 초구의 그 배팅볼을 그냥 흘려보냈고, 2구의 낮게 떨어진 스플리터를 걷어 올려서 기술이 아닌 힘으로 펜스를 넘겨버렸다.

뭐 이미 1회차 때 한 번 깨본 기록인지라 나는 그냥 특별할 게 없었지만, 이 경기장의 다른 이들은 당연히 그게 아니었다.

타구가 펜스를 넘어가는 순간, 이곳 양키스타디움은 바로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관중석에서는 폭죽이 터졌고, 전광판 화면에는 74라는 숫자가 대문짝만하게 나왔는데,

1회차 때와 기록을 달성한 날짜는 틀렸지만, 이 분위기는 그대로였다.

그리고 동료 선수들이 축하를 위해 모두 뛰어나왔고, 동료 선수들과 함께 세레모니를 했다.

그러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니 준비된 샴페인이 터뜨려졌다.

경기 중에 음주라······

물론 뭐 알코올이 들어 있지 않은 무알코올 샴페인이긴 하다만,

한편.

❝잡아당긴 타구가 멀리 날아가서 펜스를 직접 때렸습니다. 2루 주자 마크 크라웃이 홈에 들어옵니다. 점수는 이제 2:0. 양키스가 한 점을 더 달아납니다.❞

나의 단일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 이후 팀은 크라웃과 마이크의 연속 2루타로 다시 한 점을 더 달아났다.

우리 타자들이 이상하게도 저 라이언 새들러라는 투수에게 꽤 고전했었는데, 오늘은 출발이 아주 좋다.

어쨌건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바깥쪽!!!! 들어갔습니다. 루킹 삼진입니다.❞

❝높은 공을 건드렸습니다. 땅볼이군요. 3루수가 잡아서 처리합니다.❞

2회 초는 다섯 타자 연속 삼진에서 연속 삼진이 멈췄지만, 어쨌건 2회 초도 삼자범퇴로 막아내었고,

3회 초였다.

상대 팀의 선두 타자로 브라이언이 타석에 들어서자 관중석에서 야유가 거세졌다.

이미 추해질 대로 추해진 브라이언은 보스턴과 마이너 계약을 맺자마자 바로 드러눕고 전반기를 아예 날렸었는데, 후반기에 복귀하여 AAA에서도 0.525라는 창피한 OPS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용케도 MLB에 콜업이 됐다.

대체 보스턴 구단이 무슨 생각으로 저 퇴물을 콜업했는지는 모르겠다만, 아무튼 저 퇴물은 한 달이라는 그 짧은 시간의 얼마 안 되는 출전 기회에도 벌써 WAR -0.5를 찍으며 자신의 클라스를 제대로 증명하고 있었다.

콜업 이후 오늘이 첫 양키스타디움 방문이었다.

그렇다면 선물을 줘야겠지?

❝오!!!! 등쪽에 맞았습니다. 꽤 아플 것 같은데요.❞

이것이 우리 팬들을 대신하여 내가 유다한테 내리는 천벌이다.

몸에 맞는 볼이 나왔음에도 관중석에서는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고, 그럼에도 보스턴 더그아웃은 조용했다.

하긴 그들로서도 저 배신자가 자기들 동료로 함께하는 것이 별로 달갑지 않을 것이다.

어쨌건 이로 인해 퍼펙트가 깨졌지만, 나는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

저 팬들의 환호와 박수를 보라.

팬들 모두가 내가 저 퇴물 배신자에게 정의의 철퇴를 내려쳐 주길 바라고 있었다.

어쨌건

❝빠른 땅볼 타구를 유격수가 백핸드로 잡아냈습니다. 2루에 던져 선행 주자를 삭제하고, 다시 1루에 던집니다. 투 아웃입니다. 와우!!! 지금은 오스왈도 캄포스가 정말 대단히 멋진 수비를 해줬네요. 지금의 백핸드는 마치 데릭 지터를 다시 보는 것 같았습니다.❞

오스왈도 캄포스의 멋진 수비가 나오면서 바로 더블 플레이로 주자가 삭제되었고, 나는 오스왈도의 멋진 수비에 엄지척으로 화답했다.

그리고.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삼진으로 이닝이 마무리되었다.

3이닝 동안 여섯 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라이브볼 시대 이후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에 이제 단 일곱 개만을 남겨두고 있다.

그리고 4회 초에 선두 타자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오우!!!! 등에 맞았습니다. 태양 왕이 가만히 안 있을 텐데요? 라이언 새들러가 겁에 잔뜩 질려있습니다.❞

❝본인도 겁도 없이 멍청한 짓을 저지른 것을 후회될 거예요.❞

❝아. 그러나 태양 왕이 그냥 1루로 걸어가는군요.❞

❝라이언 새들러는 지금 꼭 다시 태어난 기분일 거예요.❞

이건 솔직히 누가 봐도 명백한 고의였다.

생각 같아서는 바로 마운드로 쫓아가서 귀싸대기라도 갈겨주고 싶다만, 나는 오늘 팀의 선발 투수다.

선발 투수인 내가 이대로 퇴장을 당하면 팀은 오늘 경기를 대단히 어렵게 풀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고, 또 선발 투수의 조기 강판으로 인해 계투진에도 과부하가 걸리게 될 것이다.

불필요한 오해가 있을까봐 하는 말이지만, 지금은 신기록 달성 때문에 참은 것이 아니라, 진짜로 팀을 위해서 참은 거다.

생각해보라. 어차피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은 오늘 아니면 다음 경기에 하면 그만이다.

아직도 내 등판은 여섯 번에서 일곱 번은 더 남아 있는데, 오늘 기록이 깨지나, 다음에 깨지나 어차피 똑같은 거다.

그리고 지금 저 라이언 새들러라는 투수 꼴 좀 봐라.

한 대 맞을까 봐 저렇게 벌벌 떠는 꼴이 참 불쌍해 보이는데, 얼마나 무서웠으면 금방이라도 주저앉을 것처럼 다리까지 후들후들 떨겠는가.

어쨌건.

❝잡아당겼습니다. 좌중간으로 높이 날아갑니다. 펜스를 넘겼습니다!!!!! See-Ya. 오스왈도 캄포스의 시즌 23번째 홈런은 2:0에서 6:0을 만드는 그랜드슬램입니다.❞

이후에 오스왈도의 그랜드슬램으로 새들러를 한 방에 무너뜨렸다.

좋은 수비 뒤에 공격에서도 바로 또 연이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4회 초에는

❝낮은 공에 헛스윙합니다!!! 태양 왕이 오늘 경기 여섯 개째 삼진을 뺏어내며,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까지 이제 다섯 개만을 남겨놓고 있습니다.❞

❝스트라이크 아웃!!!❞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이제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까지 네 개가 남았습니다.❞

다시 세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었다.

이제 정말 얼마 안 남았다.

그리고 4회 말의 2사에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세 번째 타석을 맞이하였다.

상대 팀의 투수는 타치바나 세이지로로 바뀌어 있었다.

NPB 통산 72승 41패 3.23의 평균 자책점을 거뒀던 NPB 정상급 투수로 작년에 포스팅을 통해 야심차게 MLB에 도전했으나 7승 12패 6.18의 평균 자책점으로 체면을 구겼고, 이번 시즌도 시즌 초중반을 무릎 부상으로 날린 후 얼마 전에야 겨우 IL에서 복귀하였다.

1회차 때는 1년을 풀로 날렸었는데, 그래도 이번 2회차 때는 복귀를 하긴 했다.

물론 뭐 복귀를 안 하는 것이 보스턴에는 더 이득이 될 테지만 말이다.

사실 보스턴으로서는 2000만 달러의 포스팅비와 5년 1억 달러라는 거액의 계약 액수를 그냥 날린 것이다.

이 타치바나 세이지로에 완전히 학을 뗀 보스턴 구단은 이후 더는 일본인 투수에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된다.

어쨌건.

❝밀어친 타구가 우중간을 완전히 갈랐습니다. 타구가 펜스까지 굴러가며 장타가 됩니다. 태양 왕이 2루에 서서 들어갑니다.❞

이번에도 바뀐 투수의 초구를 공략하라는 격언을 그대로 따랐고, 한복판에 몰린 92.2마일(148.4㎞)의 배팅볼을 밀어 시즌 171번째 안타이자 45번째 2루타를 만들어 내었다.

200안타와 50-50(50홈런-50이루타)도 무난할 것이다.

그리고.

❝밀어친 타구가 우익수 앞에 떨어집니다. 2루 주자 3루 돌아 홈에 들어옵니다. 한 점을 더 달아납니다.❞

크라웃의 적시타로 홈을 밟아 시즌 159점째 득점이었다.

MLB 단일 시즌 최다 득점이 198점인데, 이것도 깰 수 있으려나?

이건 나만 잘해서 되는 문제가 아니라 내 뒤에 타자들도 잘해줘야 하는 문제라서 난이도가 어려운데다, 아무리 크라웃과 마이크, 제임스가 내 뒤에 있다고 해도, 이제 시즌이 고작 30게임이 남았는데, 30게임에서 39점이라······

음······

아마도 이번 시즌은 어렵겠지?

뭐 아무튼.

❝타격했습니다. 제법 잘 맞은 타구였지만, 우익수 정면입니다.❞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이제 라이브볼 시대 이후의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까지 단 두 개만을 남겨놓고 있습니다.❞

5회 초에도 두 개의 삼진을 더 뺏어내며, 현재까지 4이닝 11K라는 압도적인 피칭을 하고 있고, 이제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까지 단 두 개를 남겨놓고 있다.

그리고 이제 6회 초였다.

유다가 다시 선두 타자로 들어왔고, 관중들의 야유가 다시 거세졌다.

음······

여기서 한 번 더 맞추는 건 분명 오버겠지?

그래. 1절만 하자.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

❝스트라이크 아웃!!!! 태양 왕이 시즌 383번째 삼진을 잡아내며, 놀란 라이언이 가지고 있던, 라이브볼 시대 이후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과 타이를 이룹니다.❞

타이 기록이고, 이제 신기록까지 단 한 개의 삼진만을 남겨놓고 있다.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태양 왕의 시즌 384번째 삼진을 잡아내며 역사를 또 한 번 다시 씁니다. 오늘 이 경기를 중계하는 것이 대단히 자랑스럽네요.❞

시즌 384번째 탈삼진으로 무려 40년 만에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였다.

그리고 6회 말이었다.

7-8-9 하위 타순의 세 타자가 3연속 단타를 때려내며 무사 만루가 되었고, 네 번째 타석을 맞이하였다.

실패한 일본인 먹튀 타치바나 세이지로가 여전히 마운드를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잡아당겼습니다. 센터 쪽 멀리 갑니다!!!! 펜스를 넘겼습니다!!!! See-Ya. 태양 왕이 시즌 75번째 홈런을 경기에 쐐기를 박는 그랜드슬램으로 때려냈습니다.❞

역사적인 대기록을 자축하는 그랜드슬램을 때려내었다.

점수는 이제 11:0.

그보다 지금껏 계속 노히트를 유지 중이었다.

유다를 참교육하느라 퍼펙트가 깨진 건 아쉽지만, 이렇게 된 거 노히트노런이라도 해야겠다.

그래서.

❝타격했습니다. 그러나 센터 정면입니다. 중견수가 잡아내며 원 아웃입니다.❞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태양 왕의 오늘 경기 열다섯 개째, 시즌 385개째 탈삼진입니다.❞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7회 초에도 삼진 두 개를 더 곁들여 노히트노런을 계속 이어갔고,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스트라이크 아웃!!! 시즌 388개째 삼진을 뺏어내는 태양 왕입니다.❞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다시 다섯 타자 연속 삼진을 당하는 보스턴 레드삭스입니다.❞

8회 초에도 세 타자 연속 삼진으로 노히트노런은 계속 이어졌다.

이제 아웃 카운트를 세 개만 더 잡아내면 노히트노런이고, 삼진을 두 개만 더 잡아내면 오늘 경기 20탈삼진이다.

8회 말에는 선두 타자로 다섯 번째 타석을 맞이하였는데,

“볼.”

“볼,”

“볼.”

“볼.”

결과는 스트레이트 볼넷이었고,

❝받아 때린 타구가 펜스를 직접 때렸습니다. 장타 코스. 2루 주자 태양 왕이 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마이크 스켈튼은 2루까지. 한 점을 더 달아납니다.❞

마이크의 2루타로 홈을 밟으며 시즌 161번째 득점이었다.

그러고 보니 오늘 출루할 때마다 전부 홈을 밟았네?

음······

뭐 어쨌건.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여섯 타자 연속 삼진입니다. 오늘 경기 열아홉 개째, 그리고 시즌 391개째 탈삼진입니다.❞

❝스트라이크 아웃!!!! 태양 왕이 노히트노런까지 아웃 카운트를 단 한 개만 남겨놓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또 삼진을 잡으면 한 경기 9이닝 최다 탈삼진 기록도 다시 쓰이는 군요.❞

이제 한 타자만 삼진으로 잡아내면 9이닝 최다 탈삼진, 그리고 노히트노런이 완성된다.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기어이 태양 왕이 오늘 경기 스물한 번째 삼진을 뺏어내면서 노히트노런과 함께 또 한 개의 대기록을 가져갑니다.❞

끝!!!!

오늘 이 한 경기로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단일 시즌 최다 홈런, 한 경기 9이닝 최다 탈삼진, 무려 세 개의 기록이 새로 쓰였고, 노히트노런까지 달성했다.

그야말로 MLB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경기 종료 후에 바로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역사적인 대기록을 오늘 연달아 달성하셨습니다. 우선 소감을 말해주십시오.❞

❝먼저 동료 선수들, 그리고 저를 응원해주시는 팬 여러분께 이 영광을 돌리겠습니다. 스테로이드의 힘을 빌리지 않고 이룩한 이 위대한 업적들이 대단히 자랑스럽습니다. 아마도 이 위대한 업적은 저 태양 왕이 아니고선 앞으로 그 누구도 절대로 감히 다시는 넘보지 못할 겁니다. 저는 이에 안주하지 않고, 나 자신을 넘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겁니다.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픕니다.❞

마지막 멘트는 모 축구 감독의 유명한 명언을 그대로 표절하였지만, 알게 뭔가.

❝오늘 달성한 단일 시즌 최다 홈런과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어느 쪽의 기록이 더 마음에 듭니까?❞

질문 수준이 뭔 이따위란 말인가.

이건 뭐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도 아니고.

그런데.

❝아니. 질문을 바꿔보겠습니다. 이번 시즌 여러 기록들을 새롭게 다시 쓰고 있으신데요. 그중 본인이 가장 애착을 가지는 기록은 무엇인가요?❞

그 질문이 그 질문인데, 바꾸긴 뭘 바꿨단 말인가?

❝모든 기록들이 다 소중하기 때문에 어떤 거 하나를 딱 꼬집어서 이 기록이 내게는 더 소중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네요. 또 그래서도 안 된다고 생각하고요.❞

지금 대답은 우문현답이라는 말이 그야말로 정말 너무 잘 어울렸다.

❝브라이언 게인즈에게 던진 사구에 대해서 한 말씀 해주시죠.❞

❝거기에 대해서는 딱히 할 말이 없습니다. 그냥 경기에서 일어난 일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그럼 라이언 새들러에게 맞은 사구도 마찬가지입니까?❞

❝네.❞

❝그러고 보니 한 경기에서 사구를 던지고, 또 사구를 맞은 최초의 선수가 됐는데, 축하합니다.❞

이거 비아냥대는 거지?

❝투타겸업을 하는 선수가 거의 없었으니 좀처럼 일어나지 힘든 일인 건 맞는데, 베이브 루스나 오타니도 이런 일이 없었나요?❞

❝그런 거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거면 그런 거지 그런 거로 알고 있습니다는 또 뭔가?

나야 일개 선수라 모를 수도 있다고 쳐도 명색이 방송 리포터라는 사람이 그런 기초적인 자료 조사도 안 하나?

❝네. 인터뷰 감사합니다. 나중에 다시 뵙겠습니다.❞

대단히 수준 낮은 인터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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