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화 〉 35. 누구의 책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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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누구의 책임일까?
2023년 5월 29일 월요일.
뉴욕 메츠와의 인터리그 서브웨이 시리즈 홈 2연전의 첫 경기이자 나의 시즌 열한 번째 선발 등판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날 경기는 결국 우천으로 취소되고야 말았다.
경기 개시 시간이 오후 1시 10분이었기 때문에, 무려 일곱 시간을 비가 그치길 기다렸지만, 끝내 비가 그치질 않았고, 정상적인 경기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우천 취소를 할 수밖에 없었다.
취소된 경기는 다음 날 바로 더블헤더로 치러진다.
1차전은 오후 1시 10분에, 그리고 2차전은 1차전 종료 후 30분 후에 치러진다.
우리 팀으로써는 대단히 골치 아프고 불리한 것이, 경기가 종료된 후 볼티모어로 원정을 가서 다음 날 바로 오후 1시 5분 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점이다.
뉴욕에서 볼티모어까지 이동 거리가 아무리 짧다고 해도 이는 분명히 체력적으로 크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만일 오늘 더블헤더 1차전이나 2차전이 연장 끝장 승부로 까지 이어진다면 더욱 골치 아파진다.
참고로 코로나 단축 시즌이었던 2020시즌과 2021시즌은 더블헤더 경기만 7이닝 정규 이닝 경기를 한 적이 있었지만, 2022시즌부터 다시 원래대로 롤백 되었다.
어쨌건 1차전의 선발 라인업은 다음과 같다.
***
1. T.J 르몽드 2B
2. 마이크 스켈튼 DH
3. 오스왈도 캄포스 SS
4. 앙헬로 푸엔테스 1B
5. 루이스 카루소 LF
6. 케빈 사네즈 C
7. 레이 징커슨 3B
8. 러스 키페 RF
9. 로건 덤브릴 CF
P. 왕태양
***
***
1. 파코 알바레즈 2B
2. 페르난도 리나스 SS
3. 던컨 에인스 1B
4. 요엘 마르티네스 DH
5. 커티스 오데이 CF
6. 랜디 샌드블롬 LF
7. 로빈 카펜터 RF
8. 리키 올슨 C
9. 멜키 나바로 3B
P. 제이크 디그라프,
***
참고로 러스 키페라는 선수는 5월 10일 자로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DFA 처리됐고, 오늘로 양키스에 온 지 딱 18일째였다.
제임스의 복귀까지 아직 시간이 남았고, 오시리스마저 IL에 올라간 상황에서 카를로스는 여전히 AAA서 헤매고 있었기에 외야 뎁스 강화 차원에서 주운 것이다.
마이애미에서 DFA되기 전까지의 성적은 타율 0.157, OPS 0.525로 처참한 수준이었고, 양키스에서는 오히려 더욱 처참한 상황이었다.
애초에 마이애미 같은 팀에서도 도저히 못 써먹겠다고 버렸는데, 주운 것은 분명한 무리수였지만, 뾰족한 대안이 없었다.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몇 년 후 메츠는 FA 먹튀들을 대거 양산해내며 어메이징 메츠로 긴 암흑기에 접어들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나름 탄탄한 전력을 유지하고 있었고, 이번 시즌도 현재까지 NL 동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는 팀이었다.
이번 1차전에서 나와 맞대결하는 제이크 디그라프는 메츠의 에이스이자 NL 사이 영 상을 3회 수상한 현 MLB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이었고, 이번 시즌도 NL 사이 영 상이 거의 유력했다.
숨 막히는 투수전이 예상되는데, 어쩌면 0:0인 상태에서 연장 승부를 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어쨌건.
❝잡아당겼습니다. 유격수 땅볼이군요. 유격수가 잡아서 처리합니다.❞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바깥쪽 낮은 공에 속고 말았네요.❞
❝헛스윙 합니다!!!! 삼진을 잡았습니다.❞
1회 초는 공 아홉 개를 던져 2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깔끔한 출발이었다.
그리고.
❝헛스윙 합니다!!!! 삼진입니다. 94.2마일(151.6㎞)의 체인지업에 타이밍을 완전히 뺏겼네요.❞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바깥쪽 낮은 공에 배트가 완전히 돌아가고 마는 마이크 스켈튼이었습니다.❞
❝스트라이크 아웃!!! 몸쪽 꽉 찬 코스에 반응하지 못했습니다.❞
1회 말에 우리 타자들은 디그라프에게 세 타자가 모두 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35세의 나이에도 평속 100마일(160.9㎞), 최고 구속 103마일(165.8㎞)을 뿌리는 디그라프의 구속은 나이가 들어도 줄기는커녕 외려 조금씩 증가하고 있었다.
게다가 체인지업은 무려 95마일(152.9㎞)까지 찍히는데, 웬만한 보통 투수들의 패스트볼 구속이었다.
내가 천상계의 신(神)이라면 디그라프는 인간계 탑티어라고 할 수 있었다.
사실 이런 말을 하기 게리한테는 대단히 미안하지만, 냉정하게 말해서 게리도 디그라프에 비하면 한 수 아래라고 생각한다.
우리 타자들이 정신을 똑바로 못 차리면 진짜 까딱하다가 디그라프에게 퍼펙트를 당할 수도 있다.
한 경기에서 두 팀 선발 투수가 모두 9이닝 정규 이닝 퍼펙트를 기록했던 적은 MLB를 비롯해 세계 야구 역사에 유례가 없던 일이다.
잘하면 오늘 그런 일이 실제로 벌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밀어친 타구가 3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빠져나갑니다.❞
2회 초가 시작하자마자 선두 타자 요엘 마르티네스에게 초구에 안타를 내주고야 말았다.
역시 설레발은 뭐다?
그래도.
❝잡아당겼습니다. 2루수 땅볼입니다. 2루수 잡아서 2루에 토스 원 아웃. 다시 1루에 토스. 투 아웃입니다. 커티스 오데이가 과감하게 초구를 공략했지만, 더블 플레이로 결과가 좋지 않았습니다.❞
초구에 더블 플레이를 유도한 후,
❝헛스윙 삼진입니다!!! 빠른 공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습니다.❞
이닝의 마지막 타자 랜디 샌드블롬을 삼구삼진으로 돌려세워 공 다섯 개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후로도 경기는 계속 투수전으로 흘러갔고, 내가 6이닝 3피안타 2사구 11K 무실점, 디그라프가 6이닝 4피안타 9K 무실점을 기록 중인 상황에서,
경기는 어느덧 7회, 후반부로 접어들고 있었지만, 아직도 0의 균형이 계속 깨지질 않고 있었다.
이럴 때 딱 홈런 한 방이 터져줘야 하는데, 그 홈런도 오늘은 깜깜무소식이었다.
역시 내가 타석에도 섰었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한 것이 대단히 안타깝다.
어쨌건 7회 초에는 상대 팀의 3-4-5 클린업 트리오를 다시 상대하게 된다.
그리고.
❝헛스윙입니다. 던컨 에인스가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태양 왕이 오늘 경기 열두 개째 삼진을 뺏어냅니다.❞
첫 타자를 삼진으로 잡은 후,
❝높은 공을 건드렸고, 타구가 내야에 높이 떴습니다. 포수와 1루수, 오!!!! 포수와 1루수가 충돌했습니다. 지금은 대단히 아찔했던 상황인데요. 그런데, 케빈 사네즈가 충격이 좀 있는 듯 일어나질 못하고 있습니다.❞
요엘 마르티네스와의 승부에서 초구에 파울 플라이를 잘 유도해 냈지만, 포수와 1루수가 서로 잡겠다고 설치다가 서로 충돌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더군다나 충격을 좀 받은 케빈은 토니와 교체되고 말았다.
지금은 포수가 잡았으면 되는 건데, 굳이 1루수가 그 위치까지 이동해 올 이유가 없었다.
까딱 잘못하다가 진짜 둘 다 크게 다칠 수도 있었다.
이게 대체 무슨 민폐란 말인가?
그래도
❝루킹 삼진입니다!!! 몸쪽 꽉 찬 코스로 들어온 107마일(172.2㎞) 3323rpm의 포심 패스트볼에 반응하지 못했습니다.❞
요엘 마르티네스를 삼진으로 잡아냈고,
❝잡아당긴 타구가 투수 글러브에 그대로 빨려 들어갑니다. 태양 왕이 정말 좋은 수비를 해줬네요. 피처 라인드라이브 아웃으로 세 번째 아웃 카운트를 잡아냈습니다.❞
커티스 오데이를 투수 라인드라이브로 잡아내면서 7회 초도 삼자범퇴로 넘겼다.
지금의 라인드라이브 상황은 큰 키와 타고난 반사신경으로 인한 호수비였는데,
뭐 사실 투수라면 이 정도 수비쯤은 기본으로 해줘야 한다.
투수도 엄연히 그라운드의 제9의 야수다.
투수의 수비도 대단히 중요하다.
어쨌건.
❝헛스윙!!!! 삼진입니다. 제이크 디그라프가 열두 개째 삼진을 뺏어내며 9회 말, 뉴욕 양키스의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이 종료되었습니다. 승부는 이제 연장으로 넘어갑니다.❞
결국에는 우려했던 그대로 0의 균형이 깨지질 않은 채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지게 됐다.
투수가 완봉했음에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하는 팀이 있다?
후······
나도 나지만,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디그라프의 표정은 한없이 평온한 것이 꼭 해탈한 사람 같았다.
잘 던지고도 워낙에 승운이 없던 투수다 보니 이런 상황에도 익숙할 수 있는 거다.
저 투수에 비하면 나는 그나마 형편이 나은 건가?
어쨌건 상대 팀의 10회 초 공격.
투수가 크리스 케키치로 교체됐다.
그리고.
❝밀어친 타구가 중견수 앞에 떨어졌습니다. 잘 맞은 타구는 아니었지만, 코스가 정말 좋았네요. 선두 타자가 출루하는 뉴욕 메츠입니다.❞
선두 타자에게 바로 안타를 허용하였다.
음······
아마 경기를 지켜보는 팬이 보기에 지금의 안타는 다소 행운이 따른 안타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렇지가 않다.
지금 크리스가 던진 공은 명백한 실투로 높게 들어갔는데, 장타가 되지 않은 것이 오히려 다행이고, 투수가 운이 좋은 거다.
뭐 내 승리가 날아간 건 어쩔 수 없고, 팀이 이겨야 하는데, 뭔가 조짐이 대담히 안 좋다.
❝빗맞은 땅볼 타구가 1루와 2루 사이를 빠져나갑니다. 1루 주자 요엘 마르티네스는 빠르게 3루까지 진루합니다. 무사 주자 1, 3루. 오늘 경기 양 팀 합쳐서 처음으로 주자가 득점권에 진루합니다.❞
연속 안타로 무사 주자 1, 3루. 바로 실점 위기를 맞이하였다.
사실 지금의 안타야말로 투수가 정말 잘 던진 공이었고, 땅볼을 잘 유도해 냈는데, 그게 좋은 코스로 빠져나가면서 안타가 된, 즉 타자에게는 대단한 행운이지만, 바꿔 말하면 투수한테는 대단히 불운했던 그런 안타였다.
음······
이거 막을 수 있으려나?
❝헛스윙. 삼진입니다!!! 랜디 샌드블롬이 바깥쪽 낮은 유인구에 속으면서 일단 양키스로서는 한숨을 돌렸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어려운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냈고, 이제 더블 플레이를 유도하면 실점 없이 이닝이 끝난다.
그런데······
❝배트 끝에 빗맞은 타구입니다. 땅볼 타구. 투수가 잡아서 2루에 아!!!! 공 뒤로 빠졌습니다!!!! 여기서 악송구가 나오는군요. 3루 주자가 홈에 들어오며 길었던 0의 균형이 연장에 와서야 드디어 깨집니다.❞
투수 땅볼을 잘 유도해 놓고, 투수 본인이 악송구를 범하고야 말았다.
이건 정말 너무 큰 뼈아픈 실책이다.
여기서는 더블 플레이로 이닝이 무조건 끝났어야 했다.
그런데 이게 뭔가? 2루 송구가 뒤로 빠지면서 실점도 하고, 주자는 그대로 두 명에, 아웃 카운트도 하나도 못 잡았다.
어떻게 이런 상황이 나올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또 하나 지적을 할 거는, 크리스가 잡았고, 크리스가 우완 투수고, 오버핸드 정통파 투수다.
그런데 방금 공을 잡고 송구를 할 때 오버핸드가 아닌, 평소에 안 던져본 사이드암으로 던졌다.
분명히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음에도, 오버핸드 투수가 왜 굳이 사이드암으로 던졌는지도 도통 이해를 못 하겠다.
투수에게 투구보다 몇 배 힘든 것이 송구라고 하는데, 사실 투수가 송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그렇게 많은 게 아니지 않는가.
그렇다고 해도 지금의 상황은 참······
이건 거의 본헤드 플레이 수준이었다.
내가 아까 투수도 엄연히 제9의 야수라고, 투수의 수비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를 했었던 게 바로 이런 상황을 말하는 거다.
기껏 땅볼 타구를 잘 유도해 놓고는 본인이 범한 실수로 인해 이닝을 못 끝내고, 실점까지 했다.
게다가.
“볼.”
“볼.”
“볼.”
“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기어이 만루를 채우고야 말았다.
음······
이 경기는 아무래도 틀린 거겠지?
❝잡아당겼습니다. 왼쪽으로 높이, 그리고 멀리 날아갑니다. 펜스!!!!!! 넘겼습니다!!!!! 그랜드슬램. 승부의 추를 메츠 쪽으로 완전히 기울게 만드는 그랜드슬램입니다.❞
멸망!!!!!!!!
투수의 멍청한 수비 하나가 불러온 나비효과가 이렇게 참혹한 거다.
결국, 5:0의 점수가 그대로 유지된 채 1차전은 우리 팀의 패배로 종료되었다.
30분의 휴식 후에 2차전이 이어지는데, 정말 너무 어이없이 경기를 내준 만큼, 라커룸의 분위기는 한껏 처져있었고, 패배의 원흉인 크리스는 아예 라커룸에 들어오지조차 못하고 있었다.
“괜찮아. 기운들 내. 이미 진 건 분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2차전은 꼭 이겨보자.”
아담이 손뼉을 치며 선수들을 독려하여 분위기를 끌어 올리려고 애썼지만, 그렇다고 한번 가라앉은 분위기가 금방 그렇게 좋아질 리가 있나.
아마도 2차전도 대단히 어려운 경기가 될 것 같다.
2차전의 라인업은 다음과 같다.
***
1. 로건 덤브릴 CF
2. 왕태양 DH
3. 마이크 스켈튼 RF
4. 앙헬로 푸엔테스 1B
5. 오스왈도 캄포스 SS
6. 루이스 카루소 LF
7. 레이 징커슨 3B
8. 사무엘 챔플린 2B
9. 토니 잭슨 C
P. 로드리고 카다비에코
***
***
1. 파코 알바레즈 2B
2. 던컨 에인스 1B
3. 요엘 마르티네스 DH
4. 랜디 샌드블롬 LF
5. 커티스 오데이 CF
6. 로비 카펜터 RF
7. 멜키 나바로 3B
8. O.D. 딘딩어 C
9. 닉 핀스트라 SS
P. 켈빈 부머샤인
***
1회를 제대로 막을까 싶었던 로드리고가 놀랍게도 1회 초를 삼자범퇴로 막아낸 이후 1회 말 공격이었다.
선두 타자 로건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난 이후 첫 번째 타석을 맞이하였다.
상대 팀의 선발 투수 켈빈 부머샤인은 투심 패스트볼과 커터, 커브, 체인지업을 주로 던지는 전형적인 땅볼 유도형 피네스 피처였다.
그러나.
❝잡아당겼습니다. 센터 쪽으로 높은 포물선을 그리며 멀리 뻗어갑니다. 펜스를 넘겼습니다!!!! See-Ya. 태양 왕. 시즌 29번째 홈런입니다.❞
지금은 나를 상대로 초구부터 한복판에 배팅볼을 쑤셔 넣었다가 나에게 홈런을 조공해 주었다.
이로써 팀은 지긋지긋한 15이닝 연속 무득점의 수렁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잡아당겼습니다. 아 이번에도 큽니다. 펜스!!!! 넘어갔어요!!!! 마이크 스켈튼 시즌 열네 번째 홈런을 때려냈습니다. 1차전 때는 침묵했었던 양키스 타선이 1회부터 백투백으로 빠르게 두 점을 득점하고 있습니다.❞
마이크의 백투백으로 한 점을 더 달아났다.
그러나.
❝날카로운 타구가 1루 라인 선상 안쪽에 떨어졌습니다. 페어입니다. 3루 주자, 2루 주자, 그리고 1루 주자까지 홈으로 불러들입니다. 그리고 닉 핀스트라는 3루까지. 3타점 싹쓸이 3루타로 메츠가 단번에 경기를 뒤집습니다.❞
1회를 안정적으로 막아냈던 로드리고의 2회 초는, 2사를 잘 잡아놓고, 사구와 두 타자 연속 볼넷으로 만루를 만들어준 후, 닉 핀스트라라는 뜬금없는 타자에게 싹쓸이 3루타를 얻어맞으며 경기는 단번에 뒤집히고야 말았다.
음······
1차전은 투수전이었고, 2차전은 핵전쟁인 건가?
이거 곤란한데?
어쨌건 한 점 뒤진 상황에서 3회 말, 2사 후에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밀어친 타구가 멀리 뻗어 나갑니다. 펜스를 그대로 직접 때렸습니다. 태양 왕이 2루에 서서 들어갑니다. 시즌 70개째 안타, 그리고 시즌 25개째 2루타입니다.❞
두 번째 타석은 2루타였다.
물론 홈을 밟을 수 있을 거란 기대는 전혀 하지 않는다.
그런데.
❝잡아당긴 타구가 1루수와 2루수 사이를 빠져나갑니다. 2루 주자가 홈에 들어오면서 다시 균형이 맞춰집니다. 앙헬로 푸엔테스의 1타점 적시타입니다.❞
마이크가 볼넷을 골라나간 후 앙헬로가 뜻밖의 적시타를 때려내며 홈에 들어 올 수 있었다.
그러나.
❝높은 공을 받아 때렸습니다. 그리고 이 타구가 우중간을 완전히 갈랐습니다. 장타 코스. 로비 카펜터가 2루, 어!!!! 3루까지 달립니다. 3루!!! 3루에서!!!! 세잎입니다!!!! 로비 카펜터의 3루타. 바로 다시 리드를 가져갈 기회를 잡는 메츠입니다.❞
기껏 동점을 만들었지만, 로드리고는 4회 초, 선두 타자에게 3루타를 얻어맞고야 말았고, 그러자 아담은 로드리고를 바로 내리는 퀵후크를 감행하고 말았다.
음······
그리고.
❝오른쪽으로 높게 떴습니다. 우익수가 잡아냈고, 3루 주자가 태그 업합니다. 4:3. 메츠가 다시 한 점 앞서갑니다.❞
외야 플라이로 실점을 하긴 했지만, 더 이상의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고,
4회 말 2사 만루의 찬스에서 세 번째 타석을 맞이하였다.
여기서 펜스를 넘기면 바로 역전이고, 세 점 차까지 달아날 수 있다.
“볼.”
“볼.”
“볼.”
볼 세 개가 연속으로 들어온 상황. 사실 여기서 밀어내기도 나쁜 결과는 아니지만, 그래도 나는 반드시 펜스를 넘길 것이다.
그래서.
❝잡아당겼습니다. 오른쪽으로 높이 뜬 타구가 멀리 날아갑니다. 그대로 펜스를 넘겼습니다!!!!! 그랜드슬램!!!!! 시즌 30번째 홈런을 역전 그랜드슬램으로 때려내는 태양 왕입니다. 오늘 경기 벌써 3안타째, 멀티 홈런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복판의 배팅볼을 잡아당겨 내가 원하던 대로 펜스를 바로 넘겨버렸다.
나의 그랜드슬램, 시즌 30호 홈런으로 스코어는 단번에 7:4로 역전이 되었고, 상대 선발 투수를 그대로 마운드에서 내려버렸다.
그러나.
❝높은 공을 잡아당겼습니다. 왼쪽 멀리 날아갑니다. 펜스를 그대로 넘겨버리면서 스코어가 다시 리셋이 됩니다!!!❞
앞선 4회, 세 타자를 깔끔하게 막아냈던 앤드류 뎀프시가 요엘 마르티네스에게 동점 3점 홈런을 허용하며 바로 동점이 되고 말았다.
음······
어쨌건 그대로 7:7의 균형이 다시 유지되는 상황에서 7회 말, 선두 타자로 네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그리고.
❝5구. 빠졌습니다. 태양 왕의 네 번째 타석은 볼넷이네요. 오늘 경기 100% 출루입니다.❞
메츠의 네 번째 투수 후안 오로스코를 상대로 볼넷을 골라내어 1루로 걸어갔지만, 후속타 불발로 홈에 들어오지는 못했다.
그래서 7:7의 균형이 계속 유지된 상황에서의 9회 말 공격은 2사 후에 다섯 번째 타석에 들어섰지만, 메츠의 다섯 번째 투수 에릭 매드슨은 나를 자동고의사구로 내보냈고,
경기는 결국 1차전에 이어 2차전도 또다시 9회 정규 이닝에서는 승부를 못 가린 채 연장에 접어들었다.
그리고 1차전 패배의 역적인 크리스가 이번 경기 다섯 번째 투수로 다시 마운드에 올라왔다.
음······
대체 레딧과 SNS상의 그 난리를 어떻게 감당하려고 아담이 이리 폭주를 하는 것일까?
이담 쿤이 아니라 아담콘으로 이름을 바꾸고 싶어서 저러나?
어째 조짐이 불안한데······
❝받아 때렸습니다. 왼쪽으로 높이 떴습니다. 펜스를 그대로 넘겼습니다!!!! 요엘 마르티네스. 멀티 홈런으로 균형을 다시 무너뜨립니다.❞
아니나 다를까 선두 타자인 요엘 마르티네스에게 바로 홈런을 처맞고 말았다.
어째 불안하더라니······
그래서 결국 3타수 3안타 2볼넷 2홈런 5타점을 기록한 나의 하드캐리로도 팀의 패배를 막을 수 없었고, 그렇게 더블헤더 두 경기를 연장 접전 끝에 모두 내주고야 말았다.
음······
이건 좀 큰데?
아······ 망했어요!!!!!!!
대체 이렇게 된 원인이 무엇일까?
과연 누구의 책임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