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야구 천재가 마력을 얻어 회귀하면 생기는 일-25화 (25/104)

〈 25화 〉 25. 주인공은 언제나 항상 극적인 순간에 등장하는 법이다.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h‎‎‎‎tt‍p‎‎s‎‎:‍‍/‍‎‎/t‎‎‍.m‎‎‎‎e‍‍/N‎‎o‍v‎‎el‎‎P‎‎o‍rta‍‎‎l

25. 주인공은 언제나 항상 극적인 순간에 등장하는 법이다.

2023년 3월 20일 월요일.

오늘은 저녁 7시 경기임에도 오전 7시에 기상했다.

정규 시즌이 시작되면 저녁 경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기상 시간이 늦어질 수밖에 없지만, 스프링캠프 기간은 1시 경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7시 기상을 계속 유지하고 있었다.

호텔 조식으로 아침 식사를 해결하고, 웨이트까지 마치고 돌아오니 오전 10시였다.

다시 침대에 누워 MLB 네트워크를 시청했다.

우선 어제 경기 하이라이트를 다시 봤는데, 첫 번째 타석과 두 번째 타석의 그 홈런은 내가 친 홈런이었지만, 보고 또 봐도 정말로 대단한 것 같다.

참고로 어젯밤의 MLB 투나잇에서 어제 우리 팀 경기를 리뷰하면서 나에 관해 이야기를 했다는데, 대체 페드로 마르티네스와 션 케이시가 무슨 말을 했을지 궁금해서 그 방송도 VOD로 보고 있었다.

❝오늘 양키스와 파이리츠와의 경기에서는 한국에서 온 열아홉 살의 어린 선수가 투타에서 두루 맹활약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특히 타석에서는 무려 3연타석 홈런을 쳤는데, 첫 번째 타석의 홈런은 맞바람이 부는데도 구장 밖을 훌쩍 넘겨버린 장외홈런이었고, 두 번째 타석의 홈런은 타구가 전광판을 직접 때려 전광판을 파손시켰는데, 그때 망가진 전광판이 지금도 수리가 안 됐다고 합니다. 페드로 씨, 션 씨, 도대체 이 어린 선수가 얼마나 괴물 같은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호스트인 그렉 암싱어의 멘트와 함께 화면은 페드로 마르티네스와 션 케이시가 있는 스튜디오로 바뀌었다.

한때 외계인으로 불릴 정도로 강렬한 임팩트로 스테로이드 시대를 지배했던 세계 최고의 청정 투수.

뭐 사실 나는 그의 전성기를 직접 보지는 못한 사람이지만, 그의 투구는 유튜브를 통해 봤기 때문에 그가 얼마나 대단한 투수였는지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그를 포함해서 그렉 매덕스라던지, 랜디 존슨이라던지, 놀란 라이언이라던지, 샌디 쿠팩스라던지 등등, 과거의 쟁쟁했던 레전드 투수들은 운이 대단히 좋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나와 직접 맞붙지 않았었으니까.

그들이 나와 맞붙었다면 틀림없이 나한테 줘터졌을 것이다.

한편으로 그들의 전성기 투구 영상을 볼 때면, 내가 그때로 타임머신을 타고 가서 그들과 한번 붙어보고 싶다는, 두들겨 패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도 있었다.

그런 투수들과 직접 붙어보지 못했다는 점이 대단히 아쉽다.

❝저는 정말 태양과 같은 투수가 현실에 존재할 수 있는지, 지금도 믿기지가 않습니다. 특히 그의 구속과 회전수는 과학적으로, 논리적으로 도저히 설명할 수가 없어서, 저는 태양이 어떤 투수인지, 태양이 어떻게 그렇게 강한 공을 던질 수 있는지에 관해 설명하는 것을 포기하겠습니다.❞

평소 이 프로그램에서 논리적으로, 기술적으로 명쾌한 설명을 패주던 외계인이 나의 투구에 관해서는 설명하는 것을 아예 포기하고야 말았다.

방송에 출연하는 분석가로서 대단히 무책임한 발언이겠지만, 아마 그 누구도 그의 무책임한 발언을 탓하지는 못할 것이다.

이어서 션 케이시가 나의 타격에 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태양의 타격에 대해서 여러분이 알아두셔야 할 것이, 우선 태양의 파워가 뛰어난 건 맞습니다. 하지만, 태양은 힘만으로 타격하는 선수가 아닙니다. 자. 오늘 경기 첫 타석의 그 말도 안 되는 홈런 당시 타격 영상이 지금 다시 나옵니다만, 지금 보세요. 스트라이드 -> 무릎 회전 -> 엉덩이 회전 -> 상체 회전으로 이어지는 동작이 대단히 유기적으로 잘 작용이 되면서 간결하면서도 폭발적인 회전력이 나오잖아요. 기술적으로 정말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하고 아름다운 스윙이었습니다.❞

말을 하면서 션 케이시가 나의 타격 폼을 그대로 시범을 보였다.

마이너에 있을 때, 당시 영어도 할 줄 모르면서 여러 타격 원서들을 찾아 읽어가며, 또 여러 선수들의 영상도 찾아보면서 어떻게 하면 완벽한 스윙을 할 수 있을까만 밤잠을 설쳐가며 연구하고 분석했었다.

오죽 열심히 공부했으면, 그 강인한 내가 코피까지 다 쏟았겠는가?

그리고 그 연구하고 분석하며 공부했던 것을 몸으로 체득하기 위해 또 얼마나 고된 연습을 했었겠는가?

정말 내 인생에서 그때처럼 열심히 훈련했던 적이 또 없었다.

이렇게 훈련하다 정말 피를 토하고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었을 정도였으니까.

오죽했으면, 당시 마이너 코치들도 훈련하지 말라고 말리기까지 했었겠는가?

비록 가난하고, 꿈도 희망도 없던 시절이었지만, 야구에 대한 순수한 열정만큼은 넘쳤었던 그 시절이었다.

션 케이시의 분석은 계속되었다.

❝무엇보다 이 선수가 놀라운 점은 정말 열아홉 살 어린 선수가 맞나 싶을 정도로, 상황에 맞는 타격을 할 줄 안다는 거예요. 투수의 공을 오래 봐야 할 상황에는 침착하게 오래 보고, 또 과감하게 쳐야 할 상황에는 과감하게 바로 배트가 나옵니다. 투수를 상대할 줄 아는 거죠. 야구를 정말 알고 한다고 해야 할까요? 보기와는 달리 대단한 스마트한 선수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션 케이시의 분석이 끝나자 화면이 그렉 암싱어가 있는 스튜디오, 그리고 페드로 마르티네스와 션 케이시가 있는 스튜디오로 분할되었다.

❝네. 두 분의 의견을 잘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다시 여러분께 질문을 드리겠는데요, 여러분이 다시 현역 시절로 돌아가서, 태양과 같은 선수를 상대할 때 어떻게 상대를 하시겠습니까?❞

❝글쎄요? 션 케이시 씨가 말한 것처럼 기술적으로도 흠잡을 것이 없이 완벽한 교과서적인 타격을 하는 타자인 데다, 타석에서 투수를 상대할 줄 아는 타자기 때문에 상대하기가 대단히 까다롭고 쉽지 않을 것 같네요. 가능하면 만나고 싶지 않은 타자입니다. 현재로선 약점을 찾기 힘들기 때문에, 그냥 운에 맡기는 승부를 해야 하지 않나 싶네요. 그리고 또 하나 말하고 싶은 건, 이 선수를 상대할 때 유인구를 던지는 것은 대단히 멍청한 짓입니다. 유인구에 속는 타자가 아니거든요.❞

❝네. 사이 영 상 3회에 빛나는 대투수 페드로 마르티네스 씨의 겸손이었고요. 그렇다면 션 케이시 씨는 타석에서 태양과 같은 투수를 상대한다면 어떻게 상대하실 겁니까?❞

❝상대를 안 할 겁니다. 만약 다음날 경기에 태양이 선발 투수로 예고됐다 그러면 라인업에서 빼달라고 할 겁니다.❞

션 케이시의 조크로 진지한 분석 프로그램이 갑자기 예능이 되고 말았다.

❝좋습니다. 당초 스프링캠프 전 우리 프로그램에서 2023시즌 파워 랭킹을 만들 때, 태양의 이름은 20위권 안에도 없었고요. 이제 그 평가를 수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두 분의 의견은 어떠십니까?❞

❝저는 태양을 당장 1위에 올려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태양이 투타에서 보여주는 퍼포먼스는 MLB 최고의 선수거든요.❞

❝저도 션 케이시 씨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다만 태양이 정규 시즌 개막 이후로도 계속 지금과 같은 퍼포먼스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응. 아니야. 나는 계속 꾸준히 지금의 기세를 이어갈 거야!!!

❝그렇다면 두 분께서는 태양의 이번 시즌 기록을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부상 없이 시즌을 완주하며 지금과 같은 퍼포먼스를 보인다고 칠 때 사이 영 컨텐더와 MVP 컨텐더 그 이상의 활약을 할 거로 생각합니다. 최소한 투타 양쪽에서 WAR 5 이상은 하지 않을까 싶어요.❞

겨우 5 이상이라고?

저 야알못 외계인 아저씨가 나를 너무 낮게 보는 것 같은데?

이거 은근히 기분이 상하려고 하네.

❝저는 투타 양쪽에서 WAR 10 이상도 가능할 거로 생각해요.❞

옳지. 옳아.

션 케이시야 말로 야잘알이다!!!

❝네. 이 열아홉 살의 루키가 이번 시즌에 과연 어떤 활약을 이어갈지 한 번 지켜보도록 하죠. 자. 다음 이야기로 넘어갑시다.❞

여기까지가 나에 대한 내용이었고, 이후는 뭐 더 볼 것도 없었다.

5분 남짓한 이 분석 영상은 MLB 네트워크의 유튜브 공식 영상에도 업로드되어 았었고, 한국에서 어떤 발 빠른 이는 이 영상에다 한국어 자막을 입혀 다시 업로드를 하였다.

그 유저의 계정을 보니까 계정에 올라온 영상들이 전부 다 MLB 네트워크 영상을 무단 도용한 것이었다.

심지어 그러면서도 영상에 광고까지 덕지덕지 집어넣었는데, 아직 노란 딱지가 붙지는 않았지만, 이 정도 수준이면 뭐 조만간 노란 딱지 붙고 유튜브 계정이 날아갈 것이 분명했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겁도 없이 이런 짓을 하는 걸까?

하여간 법 무서운 줄 모르고 까부는 놈들은 법의 철퇴를 단단히 맞아야 한다.

나는 이미 말했던 것처럼 그동안 무수히 많은 악플러와 기레기를 계속 고소하며 사회 정의 실현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한국에서 진행한 고소 같은 경우는 뭐 내가 한국에 없으니, 한국의 변호사가 전담하여 일을 처리하고 있는데, 그 변호서는 김앤장 출신을 선임했다.

그래서 뭐 이미 검거한 악플러도 있고, 그중에 어떤 놈은 저번에 보여준 것과 같이, 반성문이 아닌 협박문을 보내기도 했는데, 물론 모두 다 선처와 합의는 절대로 없이 재판으로 넘겨진 상태다.

그리고 며칠 전에 검거한 한 악플러의 정체.

이거는 진짜 식스센스를 뛰어넘는 미친 반전이었다.

나 참. 사람만큼 무서운 게 없다더니, 지금도 치가 떨린다.

내 서울K-POP연예예술학교 야구부 1년 후배 강대한이가 인터넷에서 지속해서 나에 대한 모해를 일삼았을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정말 많이 아끼고 잘해줬던 후배였는데, 이렇게 사람 뒤통수를 때리는 것이었다.

내가 그 새끼 1회차 때 결혼할 때 축의금을 2천만원을 해줬었다.

나를 모해하던 악플러 새끼한테 그런 병신 호구 짓을 했었다.

물론 그 새끼가 1회차 때도 지속해서 악플을 달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뻔할 뻔 자 아니겠는가.

분명 그때도 고소를 진행했었는데, 그때는 어떻게 안 잡혔던 건지도 모르겠다.

뭐 이번에는 잡혔으니, 다른 악플러 놈들처럼 선처와 합의는 절대로 없을 것인데,

진짜 내가 아꼈던 놈한테 이렇게 뒤통수를 맞다 보니 이거 다른 놈들도 의심이 가는 것이었다.

내가 가장 아꼈던 후배 대한이가 악플러였으니, 내 친구 현호, 영운이, 경수, 이런 새끼들이 악플러가 아니라는 보장은 또 어디 있겠는가.

아예 인간에 대한 불신이 들 지경이다.

진짜 가족 말고는 믿을 놈이 아무도 없는 것 같다.

뭐 어쨌건 계속 유튜브 영상을 보다보니  벌써 시간이 1시가 되었다.

이제 슬슬 구장으로 이동할 시간이었다.

선발 등판 다음 날의 경기기 때문에 아마도 오늘은 경기에 출장하지 못할 테지만, 그래도 출근은 해야 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진짜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었고, 팀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10:2로 완패하며 연승이 끊기고 말았다,

내가 출장하지 않는 경기는 거의 이기는 꼴을 못 봤는데, 이러는데도 대체 왜 나를 빼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가서  2023년 3월 30일 목요일.

스프링캠프가 3월 28일로 종료되었고, 우리는 3월 29일에 뉴욕으로 다시 돌아왔다.

이제 시즌 개막까지 딱 2일 남았다.

‘1년 중의 가장 슬픈 날은 야구 시즌이 끝나는 날이다.’

라고 토미 라소다가 말했었다.

그렇다면, 1년 중의 가장 기쁜 날은 야구 시즌이 시작하는 날이 아니겠는가.

정말 설렌다.

팀이 시범경기 초중반은 부진했지만, 중후반에 연승도 달리고, 나름 경기력이 살아나면서 체념했던 팬들도 이번 시즌에 대해 기대를 하나 보다.

일단 제임스와 마이크가 건강히 풀 시즌을 보낸다는 가정이면 중심 타선의 무게감은 역대 최고 수준이니 팬들이 충분히 기대를 할 만 한 거고, 분명 1회차와는 다를 거다.

어쨌건 오늘은 주차장에서 한없이 주인을 기다리던 나의 착한 컬리넌이를 실컷 타줄 것이다.

나의 주차장에는 나의 컬리넌과 함께 구단에서 제공해준 테슬라 사이버트럭이 같이 주차되어 있다.

컬리넌도 거의 못 탔지만, 사이버트럭은 특히 단 한 번도 타본 적이 없는데, 이 차는 나중에 아빠와 엄마가 미국에 놀러오면, 아빠 엄마가 타고 다닐 용도로 쓰이게 될 것 같다.

그리고 구단에서 내게 마련해준 주택은 뉴욕의 중심인 맨해튼의 센트럴파크 사우스에 위치한 399㎡(120평)짜리 고급 콘도였다.

이전에 양키스에서 뛰었던 일본인 투수 다나카 야사히로가 처음 미국에 왔을 때 양키스에서 제공해줬던 집이라고 한다.

이 콘도의 시세는 매매로 약 2천만 달러나 하는데, 물론 렌트비는 당연히 구단에서 내지만, 한 달 관리비는 내가 낸다.

한 달 관리비만 무려 6600달러였다.

1907년에 준공된 건물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깔끔하고, 방 4개와 4개의 욕실이 딸려 있었으며, 24시간 객실 내 식사, 하루 2회 하우스 키핑 등 5성급 호텔 수준의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고 있었다.

게다가 양키스타디움과는 차로 15분에서 20분 거리로 가깝기 때문에, 구단에서 뉴욕에 집이 없는 거물급 선수를 영입할 때 이 집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어차피 이 집에서는 딱 1년만 살 것이다.

내년에 코인만 정리한다면 다시 롱아일랜드로 이사 간다.

그래서 나의 저택이 잘 있나 볼 겸, 또 드라이브도 할 겸, 차를 몰고 롱아일랜드에 다녀왔고, 이후에도 교외로 몇 시간을 드라이브하다가 집에 돌아왔다.

그러고 다음날. 이날도 사이버트럭은 여전히 주차장에 그냥 세워놓은 채로 컬리넌을 타고 구장으로 출근했다.

주차하고 내리는데, 빨간색 포드 F150 랩터 한 대가 내 차 옆에 주차하는 것이었다.

F150 랩터에 빨간색이라니 그게 어울리기나 한가?

더군다나 차를 무슨 양카먀낭 요란하게 튜닝을 해놓았다.

대체 이 멍청한 차의 주인은 어떤 놈인가 궁금했는데, 차에서 내린 사람은 앙헬로였다.

딱 지 같은 차를 타고 다니는군.

앙헬로는 내 컬리넌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맙소사. 롤스로이스라고? 태양, 이거 정말 네 차야?”

“그럼 당연히 내 차지. 왜. 내 차 아닌 거 같아 보여?”

“부럽군. 대체 돈이 얼마나 많은 거야?”

이런 반응을 보면 확실히 거금 40만 달러를 투자한 보람이 있었다.

라커룸에 갔더니 직원들이 버스로 짐을 옮기느라 분주했다.

우리는 딱히 준비할 것도 없었고, 그냥 몸만 가면 되는 거였다.

“이것이 말로만 듣던 메이저리그의 원정이군.”

나와 앙헬로에 이어 도착한 루이스가 직원들이 짐을 옮기는 것을 보며 감탄했다.

카를로스와 루이스는 26인 액티브 로스터 진입에 결국 성공하였다.

카를로스야 내 행동이 일으킨 나비효과로 브라이언이 잘려서 포함됐다지만, 루이스 쟤는 대체 왜? 그리고 어떻게 포함이 된 걸까?

참. 그 브라이언은 어제 보스턴과 마이너 계약을 했다는 소식이 있었고, 양키스 팬들은 그 소식에 이미 추해질 정도로 대단히 추해진 브라이언이 그 이상으로 더 추해진 것에 경악을 금치 못 했다.

라이벌 팀과 마이너 계약까지 해가면서 그렇게 구차하게 선수 생활을 연장하고 싶었을까?

정말 어디까지 더 추해지려는 건지. 쯧쯧.

어쨌건 모두가 모였고, 바로 공항으로 이동하여 전용기를 타고 워싱턴으로 이동했다.

공항과 비행기 안에서는 아담의 귀염둥이 막내딸 로라가 우리 선수단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었다.

한국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문화지만, 메이저리그는 선수나 스태프가 본인이 원하면 원정에 가족과 동행을 할 수도 있다.

다른 팀에는 심지어 반려견을 원정에 데리고 다니는 선수도 있단다.

아담은 막내딸 로라가 태어난 이후 부인과 막내딸과 함께 원정을 다니고 있었다.

로라는 태어난 지 이제 7개월인데, 애가 참 얌전하고 순하다.

보통의 아기들 같았으면 울고불고, 떼쓰고 난리였을 텐데, 쟤는 아빠에게 안긴 채 조용히 자고 있었다.

“어쩜 로라는 이렇게 순해요? 정말 부럽네요.”

“우리 대런 7개월이었을 때는 말도 못 했다고요. 비행기만 타면 어찌나 울어대던지.”

다른 엄마들은 순한 로라를 보며 부러움을 표했다.

참고로 그 대런은 지금도 신나게 객실을 뛰어다니며 설치고 있었고, 아빠인 도니가 잡으러 다니느라 고생하고 있었다.

미운 네 살이라더니, 부모 속을 부단히도 썩이는 모양이다.

애가 하도 시끄럽게 설쳐대니까 결국 애 엄마가 애를 데리고 객실 밖으로 나가고야 말았다.

이제 좀 조용해지겠군.

그래서 약 1시간 30분의 비행 끝에 워싱턴에 도착했다.

그리고 선수들에게는 1인당 840달러의 현금 봉투가 지급되었다.

이는 외식비였는데, 물론 선수들이 묶는 호텔은 5성급 호텔인 데다 최고급 식사도 준비되어 있지만, 호텔 식사만으로 만족 못 하는 선수들을 위해 지급하는 것이다.

이 840달러는 하루당 120달러로 계산한 것인데, 워싱턴과의 원정 3연전, 그리고 이동일, 보스턴과의 원정 3연전 해서 7일 치였다.

2016년에 개정된 CBA에 의하면 선수들에게 제공되는 원정 식비를 1일 105달러에서 30달러로 크게 줄이는 대신 홈팀이 원정팀을 위해 라커룸에 전속 요리사를 상주시키고, 식사를 제공하는 것으로 개정이 되며 이 식비가 크게 줄었었는데, 규약대로 30달러를 지급하는 구단은 거의 없었다.

다른 팀은 얼마를 주는지, 내가 다른 팀을 가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내가 알기로는 양키스와 다저스가 빅마켓 팀답게 제일 후한 것으로 알고 있다.

참고로 2043년, 1회 차 때 내가 은퇴하기 바로 직전 시즌에는 이 원정 식비로 1일에 250달러를 받았었다.

마이너에 비하면 이런 부분부터가 정말 천지차이다.

마이너에서도 물론 원정 식비를 주긴 한다.

그러나 그 금액은 하루 당 겨우 10달러였고, 그마저도 어떤 팀은 현금이 아닌 지역 레스토랑 쿠폰으로 퉁치는 팀도 있었다.

물론 숙소와 경기장에서 식사는 당연히 제공되지 않는다.

카를로스와 루이스가 그날 괜히 스테이크를 10인분씩이나 처먹었던 게 아니었다.

아빠가 뛸 때는 아빠는 그 10달러, 아니 아빠가 뛸 당시에는 10달러도 채 못 나왔었다고 하는데, 아빠는 그 돈을 내 분유, 기저귀를 사는데 썼다고 한다.

어쨌건 뭐 호텔과 원정 경기장에서 최고급 식사가 제공됨에도 식비가 이렇게 나오니, 선수들은 비행기나 호텔방에서 이 식비를 걸고 포커를 친다거나 다른 내기를 하며 돈을 탕진한다.

아까 비행기에서 앙헬로랑 루이스랑 로드리고랑 몇 명이 모여서 포커를 치던데, 지금 앙헬로의 입이 삐쭉 나와 있고, 루이스가 싱글벙글인거 보면, 앙헬로가 돈을 다 잃고 루이스가 돈을 다 딴 모양이다.

그래서 그렇게 하루가 또 지나갔고, 2023년 4월 1일 토요일 오후 4시 10분.

워싱턴 내셔널스의 홈구장인 내셔널스 파크에서는 뉴욕 양키스와 워싱턴 내셔널스의 2023시즌 메이저리그 개막전이 펼쳐지려 하고 있었다.

게리와 맥스웰 슈뢰더 양 팀 에이스의 맞대결이었다.

맥스웰 슈뢰더는 39세라는 나이에도 꾸준히 리그 정상급 투수로 위력적인 모습을 보이었다.

2010년대 최고 투수 중 한 명으로 HOF도 첫 턴에 당당히 들어갔다.

내가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만큼 대단히 쉽지 않은 경기로 예상이 된다.

아니나 다를까 게리가 7이닝 5피안타 1실점 11K, 맥스웰이 7이닝 2피안타 무실점 9K로 양 팀 에이스가 용호상박의 투수전을 펼쳤지만, 게리가 패전의 위기에 몰려있었다.

그리고 8회 초였다.

맥스웰 슈뢰더가 내려가고, 상대 팀의 두 번째 투수로 셋업맨 윌슨 페랄타가 올라왔다.

윌슨 페랄타 이후 이제 9회에 클로저 션 켄싱이 올라올 거다.

여기서 어떻게든 경기를 뒤집어야 했다.

6-7~8번 타순인데, 주자가 출루하면 9번 투수의 타순에서 내가 대타로 나설 것이다.

선두 타자는 루이스였다.

3월 5일 시범경기 벤치클리어링에서 퇴장을 당해 두 경기 출장 정지라는 솜방망이 징계가 확정된 앙헬로를 대신하여 1루수로 선발 출장했었고, 앞선 두 타석에서는 무안타였다.

그리고.

‘따악.’

❝밀었습니다. 투수 키를 넘겨 중견수 앞으로 굴러갑니다. 오늘 경기 처음으로 선두 타자 출루에 성공하는 양키스입니다.❞

일단 선두 타자인 루이스가 안타를 치고 나갔고,

“볼.”

❝풀 카운트에서 6구를 바깥쪽으로 낮게 떨어뜨렸지만, 참아냈습니다. 레이 징커슨이 볼넷으로 걸어 나가면서 무사 주자 1, 2루, 주자가 득점권에 나갑니다.❞

레이 징커슨이 볼넷을 골라 나가 무사 1, 2루의 찬스가 왔고, 게리의 전담 포수로 선발 출장했던 토니를 대신하여 케빈이 대타로 투입되었다.

음······

글쎄다?

별로 좋지 않은 선택인 것 같다만.

“태양, 준비해. 다음 대타는 너야.”

아담의 지시가 떨어졌고, 일단 대기 타석으로 향했다.

제발 케빈이 죽더라도 혼자 죽어야 할 텐데······

그러나.

“볼.”

❝5구. 낮게 떨어진 유인구를 참아내면서 볼넷입니다. 무사 만루. 이제 안타 하나면 바로 역전입니다. 양키스가 오늘 경기 가장 좋은 찬스를 맞이했습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케빈이 저 유인구를 참아내며 볼넷을 골라 나갔다고?

“핀치 히터 태양 왕.”

❝그리고 지금 타석에는 올해의 가장 핫한 루키. 시범경기 23홈런이라는 믿기지 않는 홈런 페이스를 기록한 태양 왕이 대타로 등장합니다.❞

주인공은 언제나 항상 극적인 순간에 등장하는 법이다.

나를 위한 밥상은 이미 차려졌고, 이제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된다.

잘 먹겠습니다.

일단 상대 투수는 평속 98마일(157.7㎞)의 포심 패스트볼과 94마일(151.2㎞)의 고속 슬라이더를 던지는 투 피치 투수로, 좋은 스터프를 가지고 있지만, 제구가 불안한 데다 사실 셋업맨이나 마무리 역할을 하기에는 너무 소심한 성격이었다.

지금 선두 타자에게 안타를 맞고는 피해 다니기만 하다가 연속 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만든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이 투수는 서드 피치를 하나 더 장착해서 선발로 키웠어야 할 투수인데, 워싱턴 구단은 이 투수를 잘못된 방식으로 육성해서 잘못 사용하고 있다.

뭐 어쨌건 이런 상황이라면 분명 부담이 되더라도 나하고 정면승부를 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나를 볼넷으로 내보낸다면 밀어내기로 바로 동점이 되고 다시 1번 타순으로 연결이 되니까.

하지만 저 투수가 나와 정면 승부할 용기나 가지고 있을까?

나는 만루홈런을 쳐야 하는데, 왠지 볼넷을 골라 나가게 될 것 같은 불길한 느낌이 든다.

아. 물론 내가 여기서 볼넷을 골라 나가도 팀한테는 좋은 거다.

“볼.”

일단 초구는 바깥쪽으로 한참을 벗어났다.

이어서.

“볼.”

“볼.”

2구와 3구도 연속으로 존에서 벗어났다.

무사 만루의 스리 볼. 이제 여기서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올 것이라는 것은 세 살 먹은 어린아이라고 해도 알 것이다.

아마도 슬라이더보다는 포심이 들어오겠지?

그러나.

‘따악.’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진 상태에서 낮은 공을 퍼 올렸습니다. 높이 떴습니다. 그러나 타구가 우중간으로 생각보다 멀리 뻗어 나갑니다. 어!!!! 어!!!! Wow 펜스를 넘어 관중석 2층의 가장 깊은 곳에 타구가 떨어졌습니다. 그랜드슬램!!!!!! MLB 데뷔 첫 홈런을 역전 그랜드슬램으로 장식하는 태양 왕입니다.❞

포심을 예상하고 대놓고 크게 풀스윙으로 휘둘렀는데, 슬라이더가 낮게 떨어지며 내 타격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졌고, 배트 끝에 빗맞혀서 퍼 올렸다.

그런데 타구가 생각보다 멀리 뻗어 나가며 결국 관중석의 2층의 가장 깊은 곳에 타구가 떨어졌다.

조금만 더 타구가 높게 뻗었더라면, 또 전광판을 맞출 뻔하였다.

지금은 기술적으로 전혀 좋은 타격은 아니었고, 순전히 탐욕 스윙, 선풍기였지만, 어쨌건 만루홈런을 치긴 했다.

결과가 좋았지만, 썩 만족스러운 타격은 아니었다.

얼마나 많은 안타, 홈런을 때려내느냐보다 더 중요하게 포커스를 맞춰야 할 건 어떻게 때려냈느냐이다.

그런 점에 있어서 오늘의 이 실수는 다시는 되풀이 하면 안 된다.

뭐 어쨌건 대타로 나온 주인공 왕태양의 극적인 역전 만루홈런으로 스코어는 단숨에 4:1로 역전이 되었고, 8회 말에 두 점을 실점하며 한 점 차까지 쫓겼지만,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마무리 아구스틴이 세 타자를 깔끔하게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승리를 지켰다.

어려운 승부 끝에 소중한 개막전 승리를 일궈내며 시즌을 기분 좋게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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