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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천재가 마력을 얻어 회귀하면 생기는 일-20화 (20/104)

〈 20화 〉 20. 상대해줄 가치도 없다.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h‎‎t‎‎t‎‎p‎‎s‍:‎‎‍/‍/‎‎‍t‍.‍m‍e/‍No‍v‍‍el‍P‍or‍t‎‎‍‎‎a‍l

20. 상대해줄 가치도 없다.

그리고.

‘따악.’

지금 T.J의 타구도 대단히 잘 맞은 타구였고, 펜스를 직격하였다.

다시 2루타.

확실히 릭 화이트가 흔들리고 있었다.

이 기세로 그대로 몰아쳐서 대량득점을 해야 한다.

하지만.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멍청한 앙헬로가 낮게 떨어진 커브에 헛스윙하며 삼진으로 물러났고, 이닝이 그대로 종료되었다.

이제 다시 바로 마운드에 올라가야 한다.

이번에 상대할 타일러 포드 역시 실패한 유망주로, 쉬운 타자다.

작년 마이너 기록을 살펴보니 이 타자는 우타자임에도 우투수보다 좌투수 공을 더 못 쳤다.

그렇기에 오른손에 글러브를 꼈다.

그리고 초구로는 몸쪽 낮은 코스로 101.4마일(163.2㎞), 3229rpm의 커터를 던졌고,

‘뻑.’

하는 배트 부러지는 소리가 나면서, 상대 타자의 배트가 완전히 두 동강이 났는데, 내 앞으로 굴러온 땅볼 타구를 잽싸게 잡아 1루에 던졌다.

“아웃!!!”

삼진을 많이 잡는 것도 좋지만, 투구 수를 절약하며 최대한 많은 이닝을 먹어줘야 하는 것이 선발 투수가 해야 할 일이다.

물론 나야 200개, 300개를 던져도 아무렇지도 않고 오히려 더 쌩쌩해지지만, 선발 투수가 경기에서 그렇게 많은 공을 던지도록 가만히 놔둘 감독이 어디 있겠는가?

그 ‘가짜 야신’이면 몰라도.

어쨌건 투수로서는 저런 멍청한 타자가 당연히 고마울 수밖에 없겠지만, 상대 팀의 감독이나 팬들로서는 정말 환장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뭐 정규시즌 경기였을 때 그렇다는 이야기고, 지금은 시범경기니까.

뭐 그렇다는 거고, 이어지는 타자는 노엘 웰치였다.

좌타자니, 글러브를 바꿔 낄 필요 없이 그대로 던지면 됐다.

그리고.

“스트라이크.”

초구는 몸쪽 꽉 찬 코스로 105.7마일(170.1㎞), 3011rpm의 싱커를 던졌고, 상대 타자는 반응하지 못했다.

이어서 2구는 바깥쪽 커터를 던지자는 사인이 왔지만,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바깥쪽으로 뺄 필요 없다.

계속 몸쪽으로 윽박질러도 어차피 쟤는 내 공을 못 친다.

그래서 결국 몸쪽 싱커 사인이 다시 왔다.

‘부웅.’

105.9마일(170.4㎞), 2987rpm의 싱커를 몸쪽 낮은 코스로 꽂아 넣었고, 상대 타자는 헛스윙으로 이에 화답했다.

3구는 다시 바깥쪽 커터 사인이 왔다.

몸쪽으로 투 스트라이크를 잡은 이후 바깥쪽.

너무 뻔한 볼 배합 아닌가?

물론 뻔하다고 해도, 저 타자 수준에는 분명 속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부웅.’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예상대로 타자는 102.3마일(164.6㎞), 3154rpm의 커터에 헛스윙하였고,

삼구삼진이라는 너무나도 당연한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넋이 나간 사람처럼 서 있다가는 빨리 꺼지라고 심판에게 욕을 먹고서야 땅이 꺼지라 한숨을 내쉬며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다음 타자는 헤수스 히메네스.

역시나 쉬운 타자다.

야구가 이렇게 재미가 없어도 되나?

저런 수준 낮은 타자들만 상대하려니 진짜 재미가 없어서 하품이 다 나오려고 한다.

상대 타자가 좌타자였지만, 나는 왼손으로 글러브를 바꿔 꼈다.

상대 타자가 좌투수의 공을 잘 쳐서가 아니었다.

저 정도 타자는 오른손으로 대충 던져도 얼마든지 잡을 수 있다.

어디 눈을 감고 던져볼까?

“스트라이크.”

눈을 감고 대충 던졌음에도 106.5마일(171.4㎞), 3512rpm의 포심 패스트볼이 몸쪽 꽉 찬 코스로 정확하게 들어갔다.

진짜로 대충 던졌는데도, 외려 내 최고 구속과 회전수를 다시 경신했다.

대체 이 마력이라는 것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이러다가 진짜 110마일(177㎞), 120마일(193.1㎞), 200마일(321.9㎞), 4000rpm, 5000rpm, 10000rpm이라도 던지게 되는 건 아닐까?

그렇게 된다면 어느 날 갑자기 NASA 같은 곳에 끌려가서 생체실험 같은 거라도 당하게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어휴. 섬뜩해라.

그런 섬뜩한 일이 생기는 일이 없도록, 내 힘이 조절되어야 할 텐데.

뭐. 어쨌건 관중석에서는 다시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리고.

“스트라이크.”

관중들의 환호성과 박수 소리가 더욱 커졌다.

“미친.”

전광판을 돌아본 순간 욕이 저절로 튀어나왔다.

전광판에는 107마일(172.2㎞), 3557rpm이라는 숫자가 찍혀 있었다.

이거 그냥 가볍게만 대충 생각할 일이 아니네?

지금까지는 그래도 과학적으로 어느 정도 말은 되는 공을 던졌었는데, 갑자기 과학적으로 전혀 불가능한 공들이 연속으로 내 손에서 나가고 있었다.

대체 왜 이러는 거지?

혹시 내 몸에 내가 모르는 무슨 새로운 이상이라도 생긴 건가?

그래. 뭐 107마일까지는 뭐 과학적으로 어떻게 말이 되긴 한다.

106마일이나 107마일이나 겨우 1마일 차이니까.

하지만 110마일 이상으로 넘어가면 이건 이야기가 달라진다.

나 참. 남들은 어떻게 하면 빠른 공을 던질까를 고민하는데, 이거 나는 어떻게 하면 느린 공을 던질까를 고민해야 하는 건가?

후······

심호흡을 한 번 깊게 했다.

그리고.

“스트라이크 아웃.”

관중들의 환호성과 박수 소리가 더욱 커졌다.

그렇다는 건 더욱 말도 안 되는 구속과 회전수가 나왔다는 거다.

전광판을 돌아봤다.

107.5마일(173㎞), 3544rpm이었다.

이게 대체······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니 더그아웃도 이미 흥분의 도가니였다.

“태양,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너 어디 아픈 거 아니지?”

“바보냐? 아픈데 저런 공을 던지냐?”

“태양, 너 혹시 외계인 아니야? 보통 인간의 능력으로는 107마일에 3500rpm은 진짜 말이 안 된다고.”

“태양, 진짜 초능력이라도 쓰는 거야?”

여기저기서 호들갑스럽게 떠드는 통에 정신이 하나도 없을 지경이었다.

음······

외계인이 아니냐고?

큰일 날 소리를 하는군.

누구 NASA에 잡혀가서 고문당하는 꼴을 보려 그러나?

뭐 어쨌건 다시 우리 팀의 공격이었고, 릭 화이트가 다시 마운드에 올라왔다.

3, 4, 5. 클린업트리오로 이어지는데, 과연 9번 타자인 나한테까지 타순이 돌아올 수 있을까?

그러나 내가 이번 이닝에 타석에 들어서는 일은 없었다.

클린업트리오가 중견수 플라이, 유격수 땅볼, 삼진으로 너무 간단하게 삼자범퇴로 물러난 것이다.

그래서 릭 화이트의 오늘 경기 최종 성적은 3이닝 4피안타 2실점 6K였다.

저런 제구로도 삼진을 6개나 잡아냈으니, 우리 팀 타자들이 그만큼 한심했다는 이야기다.

하여튼 다시 마운드에 올라갔다.

이번에 상대할 타자는 카일 로젠버그.

비록 HOF에 갈 수준은 못 됐지만, 공격형 포수로 그래도 꽤 이름을 날리게 되는 선수다.

물론 고질적인 무릎 부상 때문에 이후 1루수, 지명타자로 전향하게 되지만.

뭐 미래가 그렇다는 거고, 지금은 역시나 상대하기 쉬운 타자라는 거다.

물론 뭐 미래라고 해도 마찬가지로 상대하기 쉽겠지만.

다만 이번에는 가능하면 평범한 공을 던져야 할 텐데······

“볼.”

초구는 105.5마일(169.8㎞), 3018rpm의 싱커를 몸쪽으로 낮게 떨어뜨렸지만, 상대 타자가 반응하지 않으면서 볼이 되었다.

다행히도 일단은 최대한 평범한 공이 들어갔다.

“볼.”

2구는 102.3마일(164.6㎞), 3222rpm의 커터를 바깥쪽 낮게 떨어뜨렸지만, 상대 타자는 이번에도 반응하지 않았다.

아까 전의 헤수스 히메네스니, 노엘 웰치니 이런 애들이었으면 틀림없이 반응했을 텐데, 그래도 이놈이 그놈들보다는 똑똑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3구는 한복판에 보란 듯 106.5마일(171.4㎞), 3329rpm의 포심 패스트볼을 꽂아 넣었다.

배트가 나와도 당연히 못 맞출 것이라는 내 생각과는 달리 배트 끝에 맞췄고, 타구가 내야 높이 떠올랐다.

그리고 3루수가 내 바로 근처까지 이동해 와서 잡으면서 첫 번째 아웃 카운트가 올라갔다.

이제 이어지는 타자는 레니 워커였다.

“스트라이크.”

107.1마일(172.4㎞), 3449rpm의 포심 패스트볼을 한복판에 꽂아 넣었고, 상대 타자는 전혀 반응하지 못했다.

이번에도 관중석에서는 환호성과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내가 공 하나를 던질 때마다 저러는데, 다들 지치지도 않나 보다.

관중들의 이런 열화와 같은 성원에 더 좋은 투구로 보답해야 하지만,

여기서 더 좋은 투구로 보답했다가는 진짜 NASA에 끌려갈 수도 있으니, 관중들에게 미안해도 여기서 조금만 더 나쁘게 던져야 할 텐데.

그리고.

‘붕.’

2구는 105.7마일(170.1㎞), 2997rpm의 바깥쪽 낮게 떨어지는 싱커로 헛스윙을 유도해냈다.

그래서.

3구는 106.4마일(171.2㎞), 3222rpm의 포심 패스트볼을 몸쪽 꽉 찬 코스로 찔러 넣었고,

결과는

“스트라이크.”

루킹삼진이었다.

이어서 마지막으로 상대하게 될 타자는 알렉시스 알폰소로 릭 화이트의 뒤를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를 예정인 투수였는데, 마운드에 오르기 전 타석에 먼저 들어선 것이다.

그리고

“스트라이크.”

“스트라이크.”

“스트라이크.”

부상을 우려해서인지 상대 타자는 타석에서 가만히 서 있기만 했고, 너무나도 간단히 삼구삼진을 잡아내며, 두 번째 등판을 마무리하였다.

타격에서는 1타수 1안타 1홈런, 마운드에서는 3이닝 퍼펙트 7K의 맹활약이었지만, 안타깝게도 나의 맹활약이 팀의 승리와는 연결되지 못했고, 팀은 9회에 아구스틴이 역전 끝내기 투런홈런을 허용하며 4:5로 역전패를 당하고야 말았다.

또다시 2연패였다.

물론 뭐 아직 시범경기고, 또 WBC 차출로 인해 주축 선수가 빠졌다고는 하지만, 현재까지 팀은 별로 좋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정신들을 차려야 할 텐데······

***

@YankeesFan

세상에. 107마일에 3500rpm이라니. 이게 인간의 힘으로 가능한 거야? 이건 스테로이드나 타르의 힘을 빌리더라도 전혀 불가능한 수치야. 태양은 정말 외계인이 아닐까?

@ILoveYankees

@YankeesFan님에게 보내는 답글

그게 아니면 스테로이드나 타르 이상의 효과가 있는 약물과 이물질을 발견한 건지도.

@YankeesLove

흥분되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불안해. 이러다 퍼지기라도 하는 건 아닌지, 아니면 갑자기 도핑에 걸린다든지.

@GusGlitner

나는 태양의 한계가 어디까지일지도 궁금해. 이러다 정말 110마일도 던지는 거 아니야?

@RedSoxForever

@YankeesLove님에게 보내는 답글

100% 약물이지. 동양인의 신체 능력으로 그렇게 던진다는 건 말이 안 돼.

@PerryDaniels

@RedSoxForever님에게 보내는 답글

너 지금 인종차별함? 너 나치지?

@RedSoxForever

@PerryDaniels님에게 보내는 답글

동양인의 신체 능력으로 그렇게 던진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한 게, 그게 어째서 인종차별이야? 세상 참 불편하게 산다.

@MartyBloom

@RedSoxForever님에게 보내는 답글

그게 인종차별이야. 이 트럼프 같은 새끼야. 나는 너 같은 놈이 미국인인 게 진짜로 부끄럽다.

@NedFlynn

@MartyBloom님에게 보내는 답글

정치적인 발언은 자제하는 게 좋을 텐데?

@PerryDaniels

@RedSoxForever님에게 보내는 답글

그리고 멍청아. 애초에 태양은 동양인이 아니야.

@GusGlitner

@PerryDaniels님에게 보내는 답글.

어쨌건 하프잖아. 동양인의 피가 섞여 있는 건 맞지.

@TravisBauder

나도 타르 쓰면 3500rpm 할 수 있어. 나는 태양이 확실히 의심스러워.

@YankeesLove

@TravisBauder님에게 보내는 답글

응. 너는 이미 타르 써서 3300rpm이었잖아.

@ILoveYankees

@TravisBauder님에게 보내는 답글

이 새끼 관종병 또 도졌네. 야구에만 집중해. 그래가지고 WBC 우승하겠어?

***

경기가 끝난 후에 MLB 사무국에서 사람이 나와서 도핑테스트를 진행하였고, 또 내가 경기에서 던졌던 공도 수거해 갔다.

이제 앞으로 약을 했다느니, 타르를 쓴다느니 하는 그런 개소리들은 쏙 들어갈 것이다.

이 와중에 트래비스 바우더가 SNS 상에서 나에 대해 헛소리를 조잘거렸다고 한다.

뭐 걔야 그냥 관심이 고파서 저러는 거니, 그냥 철저하게 무시하면 그만이다. 상대해줄 가치도 없다.

그래서 다시 하루가 지나서 3월 4일 토요일.

시범경기가 시작 된지 딱 8일째 되는 날이다.

그리고 이날 초청선수 중 무려 열다섯 명의 선수가 마이너리그 캠프로 이동했다.

마이너리그로 가게 된 애들은 다음을 기약하며, 눈물을 삼긴 채로 쫓겨 갔고, 살아남은 이들은 이번에 살아남은 거에 안도할 틈도 없이, 다음에 쫓겨 가지 않기 위해서라도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물론 뭐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이야기지만.

그리고 기존의 40인 로스터에서 사울 퀸타나라는 선수가 DFA 처리되고, 내가 대신 40인 로스터에 포함되었다.

2022년 시즌에 대단히 좋지 못했고, 또 시범경기에서도 현재까지 대단히 좋지 못했기 때문에 결국 DFA를 당한 건데,

원래대로라면 올해 7월에야 DFA를 당하지만, 나로 인해 몇 달 일찍 DFA를 당했다.

이제 사울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셋 중 하나다.

마이너로 내려가서 다시 콜업을 기다리던지, 다른 팀의 부름을 받아 이적하던지, 아니면 KBO나 NPB, 아시아 무대로 가든지.

물론 뭐 세 번째 방법의 경우, KBO나 NPB의 구단들도 이미 외국인 선수 구성을 끝마친 상태니, 지금 당장 가는 것은 불가능하고, 시즌 중 퇴출당하는 선수가 나올 때를 기다려야 하니, 결국 첫 번째나 두 번째 중 하나를 택하겠지.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긴 하다만, 나로 인해 몇 달 일찍 DFA가 됐다는 게 한편으로는 불쌍하긴 하네.

뭐 바꿔 생각하면 굳이 이번이 아니라도 언젠가는 DFA가 될 선수였다는 거니까, 뭐 내가 이 선수를 인간적으로 불쌍하게 생각할 수는 있어도, 그렇다고 이 선수에게 미안한 감정은 가질 필요가 없다는 거다.

어차피 약육강식이고, 경쟁 사회 아니겠는가.

그리고 이번 주 안에 넬슨의 어깨 수술이 발표될 거고, 넬슨이 IL에 올라가면, 내가 넬슨 대신 액티브 로스터에 포함될 것이다.

다른 이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 된다는 것은 뭐 안타깝긴 해도, 메이저리그라는 사회가 그만큼 냉혹한 거다.

그러고 보니 어쩌면 사울은 지금 다시 40인 로스터에 포함될 거라는 기대를 하고 있지 않을까?

물론 뭐 내가 봤을 때는 그런 일은 없을 것 같다만.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넬슨의 대체로 사울을 40인 로스터에 다시 올릴 거였으면, 아예 처음부터 사울을 DFA할 필요 없이, 그냥 며칠 있다가 넬슨이 IL에 올라간 후, 그때야 나를 40인 로스터, 액티브 로스터에 넣었겠지.

뭐 어쨌건 이로써 나는 마이너리그 과정 없이 메이저리그에 바로 직행한 아마추어 출신 선수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참고로 1980년대 이후 마이너리그를 거치지 않고 메이저리그에 바로 직행한 아마추어 출신 선수는 단 9명이었고, 2000년대 이후에는 단 3명에 불과했다.

내가 그 열 번째, 네 번째 선수가 되는 거다.

정말 자랑스러운 일 아닌가?

“태양, 축하해. 난 역시 네가 당연히 해낼 줄 알았어.”

“너라면 바로 액티브 로스터에 포함될 수 있을 거야. 그 자리에서 빠지는 게 내가 되진 않았으면 좋겠군.”

출근 이후 감독과의 면담에서 40인 로스터 진입을 통보받은 후 동료 선수들로부터 축하를 받았다.

그리고 게리의 농담에 더그아웃의 모든 선수가 자지러졌지만, DFA를 통보받은 사울은 한쪽 구석에 처박혀서 고개를 푹 숙인, 침울한 모습이었고, 누구 하나 가서 위로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내가 가서 위로를 해준들 상대방은 오히려 내가 자신을 놀린다고 생각하겠지.

그냥 저대로 놔두는 게 좋겠다.

그러고 잠시 후에 사울은 라커룸의 짐을 빼서 이동했고, 열다섯 명, 아. 사울까지 포함하여 열여섯 명이라는 인원이 빠졌기에, 협소했던 라커룸 공간에 약간의 숨통이 트였다.

물론 뭐 그래봤자, 아직도 50여 명이 북적대고 있긴 하지만, 이제 다음 주나 다음다음 주쯤 나머지 초청선수도 전부 정리되고 나면 그때서야 공간이 좀 남을 것이다.

아빠한테도 바로 통화를 해서 40인 로스터에 진입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그래. 정말 잘됐다. 이 아빠가 못다 이룬 꿈을 우리 잘난 아들이 대신 이뤄주네.”

“아니. 아직 액티브 로스터 진입이 확정이 된 것도, 아니고 이제 40인 로스터인데.”

“그래도 그게 어디야. 더군다나 이제 첫해잖아.”

“아빠, 지금 울어?”

“울긴. 아들. 이 아빠가 뭐라고 했지? 사나이는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울면 안 된다고 했지?”

말은 그렇게 해도 지금 분명히 울고 있는 것 같았다.

뭐 아빠한테는 감격스러울 수도 있는 일이라는 건 인정하는데, 이게 울기까지 할 일인가?

내가 너무 눈물에 인색하고, 감정이 메마른 사람이라 그런 건가?

뭐 어쨌건 오늘 경기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경기였지만, 나는 선발 명단에서 제외되었다.

아무래도 아담은 나에게 선발 등판 후 다음 경기는 무조건 휴식을 주려는 것 같았다.

이렇게 되면 내 예상보다 꽤 많은 경기를 결장하게 될 것 같은데, 이러다 100게임도 못 나가게 되면 내가 설정한 시즌 70홈런이라는 목표도 달성이 어려워질 것 같다.

대략 120게임 정도만 나가도 70홈런은 쉽게 칠 것 같다만, 100게임 미만은 글쎄?

물론 뭐 시즌이 시작되고, 개인 기록이 걸려 있으면 아담도 지금과 같은 일정을 나에게 무조건 강요하지는 못하리라 생각하긴 하지만,

그래도 나는 관리를 받을 필요가 없는데, 굳이 관리해주려고 하니까 참 답답하다.

뭐 그래서 경기는 4:15로 대패하여 팀은 다시 3연패에 빠지고 말았다.

***

@ILoveYankees

또 졌어? 그것도 15:4라고? 맙소사. 오늘 바빠서 경기를 못 봤는데, 아담 그 멍청이가 대체 또 무슨 짓을 한 거야?

@YankeesFan

@ILoveYankees님에게 보내는 답글

아담이 문제가 아니라 선수들이 그냥 병신이었어. 내 생각에 이 팀은 지구가 멸망할 때까지 안 될 것 같아.

@YankeesLove

이번 시즌도 글렀으니까, 그냥 이번 시즌은 태양만 바라보자고.

@RedSoxForever

꼴키스, 올해도 또 꼴찌 가나요? 레드삭스는 올해도 또 우승하겠습니다. 수고요.

@TravisBauder

내 불쌍한 친구 게리가 올해도 꼴찌를 만끽할 동안 나는 우승을 만끽할 거야.

***

팀의 계속되는 졸전과 연패에 SNS상에서 팬들은 깊은 실망감을 보였고,

그 와중에 관종 바우더는 오늘도 또다시 ‘SNS는 인생의 낭비다.’라는 모 축구 감독님의 명언에 1승을 추가해 주었다.

내 생각에 그놈은 양키스와 게리에 대한 열등감으로 똘똘 뭉친 놈 같다.

사실 1회차 때, 게리가 아무리 그놈을 싫어했어도, 나는 그놈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었는데, 솔직히 나도 어제 일을 계기로 이제 그놈이 별로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

물론 그런 놈은 상대해줄 가치도 없고, 나는 앞으로도 그놈이 뭐라고 짖어대건, 그냥 무시할 것이다.

그런 놈은 애초에 관심을 주면 안 된다.

생각해 보라. 관심이 고파서, 제발 자기랑 놀아달라고 저러는 건데, 관심을 주면 그놈이 얼마나 좋아하겠는가?

그러니까 애초에 그냥 철저하게 무시를 해야 한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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