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야구 천재가 마력을 얻어 회귀하면 생기는 일-11화 (11/104)

〈 11화 〉 11. 태양은 그 이름 그대로 태양처럼 빛날 거야.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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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태양은 그 이름 그대로 태양처럼 빛날 거야.

‘따악.’

간다!!! 간다!!!! 간다!!!!! 호옴런.

2구는 79.7마일(128.3㎞)의 서클 체인지업이 한복판에 밋밋하게 실투로 들어왔고, 나는 이 실투를 놓치지 않고 그대로 멋있게 중앙 담장을 넘겨버렸다.

한복판에 밋밋하게 몰린 체인지업은 뭐 대놓고 제발 홈런 쳐달라고 던져준 공인데, 이런 배팅볼에 홈런을 못 친다면 그냥 야구를 접어야, 아니 나가 뒈져야지.

“저 녀석 진짜 뭐냐? 좀 재수 없지만, 물건은 물건인데?”

“실투에는 그냥 여지가 없네. 파워툴은 마이크나 제임스 이상인 것 같아. 저런 타구 속도라니.”

“그것보다 저렇게 부드럽고, 아름답게 스윙을 한다고?”

“아. 왜 나는 저런 재능을 타고나지 못한 거지? 이건 너무 불공평하잖아.”

나를 향한 야유는 어느덧 찬사와 질투로 바뀌어 있었다.

“첫날이라 아직 몸이 제대로 안 풀렸는데, 결과가 계속 좋네? 오늘 고마웠어. 조디.”

“닥치고 빨리 꺼지기나 해.”

마지막까지 조디를 약을 올리며 그렇게 첫날의 라이브 배팅은 3타석 3홈런으로 좋게 끝이 났다.

겨울에 틈틈이 타격 훈련도 하긴 했었지만, 투수를 상대로 실전 타격은 정말 오랜만에 해봤는데, 역시 아직도 몸이 제대로 기억하고 있어서 다행이었다.

“어때요. 데렉. 완벽한 스윙이었죠?”

더그아웃에 돌아오자마자 데렉에게 다시 자랑을 늘어놓았다.

“타구의 질부터가 아예 차원이 다른데, 정말 그거는 아니겠지?”

체감으로 방금의 타구 속도는 최소 115마일(187.1㎞)은 넘을 것 같았다.

뭐 아무것도 모르는 범인(凡人)들은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겠지.

의심을 받는 것도 이제는 지치지만, 뭐 이해한다.

“그 대답은 시즌 개막하고, 도핑 테스트 결과로 대신하죠.”

“혹시 내 말에 기분 상한 건 아니지?”

다른 사람이 그런 말을 했다면, 당연히 기분이 상했겠지만, 내 친구 데렉이라서 딱히 그런 건 없었다.

“상했다면요?”

물론 조크였다.

“제발 때리지는 말아줘.”

음······

아무리 조크라고 해도, 이건 좀 기분이 나빠지려 하는데?

대체 사람을 어떻게 보는 건가?

**********

“이거 정말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오는군. 설마 했었는데, 이런 재능이라니.”

스프링캠프 첫날 탬파로 직접 날아가서 선수들을 격려했던 리치먼은 업무를 위해 뉴욕으로 바로 돌아왔다.

물론 그렇다고 스프링캠프에 대한 관심을 완전히 놓은 건 당연히 아니었고, 매일 보고를 받고 있었다.

심지어 스프링캠프 훈련 장면을 무려 네 대의 카메라를 동원해서 촬영한 후, 그 영상은 그날 바로 그에게로 보내졌다

그래서 현재 그는 태양의 첫 라이브 배팅을 보고 있었다.

사실 태양이 투타 겸업을 하겠다고 했을 때, 그는 못 미더워 했었고, 테양이 괜한 객기를 부린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지금 타격 영상을 보니, 뜻밖에도 태양은 타격에도 보통 재능을 타고난 것이 아니었다.

“일단 파워는 마이크나 제임스에게 전혀 뒤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영상을 함께 보던 윈들러의 소감이었다.

“아니. 내가 봤을 때는 뒤지지 않는 수준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위야. 저 체격에, 저런 파워라면 스테로이드 없이도 70홈런 이상을 칠 수 있지 않을까?”

“에이. 아무리 파워가 좋더라도, 스테로이드 없이 70홈런은 말이 안 됩니다. 그리고 이미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고 있는지도 모르죠.”

다른 평행우주에서 태양이 커리어 통산 1042홈런을 쳤고, 시즌 70홈런 이상을 무려 다섯 번, 시즌 80홈런을 두 번이나 쳤다는 사실을 윈들러로서는 당연히 알 리가 없었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할 수 있었다.

“문제는 체력과 수비겠군.”

“이제 첫 라이브 배팅입니다. 타격에 대해서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그래. 일단 5일 로테이션으로 3일은 지명타자, 하루는 선발 투수, 하루는 휴식, 이렇게 기용해 보면서 지켜보자고. 태양이 저대로만 해주면, 마이크, 제임스, 태양의 2, 3, 4번은 확실히 리그 최강이겠군.”

잘하면 한 팀에 50홈런 타자가 세 명이 탄생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리치먼은 절로 가슴이 뜨거워졌다.

설레발은 필패라지만, 지금은 너무 행복해서 설레발을 실컷 떨고 싶은 마음이었다.

“일단 마이크와 제임스가 건강히 풀 시즌을 치러주느냐가 중요하고, 또 태양은 확실한 상수가 아니기 때문에, 꼭 그렇게 확단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윈들러는 냉정한 말로 리치먼의 설레발에 찬물을 끼얹었다.

“오히려 마이크와 제임스가 부상으로 나가떨어지고, 태양이 삽을 푸면 리그 최악의 2, 3, 4번이 되겠죠.”

“그건, 진짜 최악의 상황이고, 물론 우리는 당연히 그렇게 될 것도 미리 염두에 두고 미리 대비를 해둬야겠지.”

“저는 태양보다 일단 마이너에서 보여준 게 많은 카를로스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그래. 카를로스도 좋은 타자지. 하지만 두고 보라고. 카를로스는 태양에 가려진 만년 이인자가 될 테니까.”

다른 평행우주에서 카를로스는 커리어 500홈런, 3000안타를 동시에 기록하고도, 1042홈런의 태양에 밀려 만년 이인자 신세를 면하지 못했다.

리치먼은 마치 그 평행우주에 다녀온 것 마냥 정확한 통찰을 하고 있었다.

“태양은 그 이름 그대로 태양처럼 빛날 거야. 내 안목은 틀림없다고.”

그는 한국말은 전혀 할 줄 몰랐지만, 영어 단어 Sun의 한국말이 태양이라는 사실을 이미 전해 들어 알고 있었다.

“카를로스가 그 정도밖에 안 됩니까?”

윈들러는 리치먼의 확언에 쉽게 동의할 수 없었다.

“물론, 카를로스도 뛰어난 재능이지. 다만 태양보다는 안타깝게도 확실한 밑이야.”

“아니, 태양은 아직 제대로 된 실전을 치르지 않았고, 이제 고작 라이브 배팅 한 번 했잖아요. 대체 어떤 근거로 그렇게 확신하십니까?”

갑자기 분위기가 흡사 토론장이 되려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냥.”

“네?”

리치먼의 너무나도 단순한 답변은 윈들러의 맥이 빠지게 했다.

“그러니까 네가 아직 초보라는 거야. 진짜 고수는 대충 한 번만 척 봐도 확 알 수 있지.”

참고로 윈들러도 MLB 프런트 경력이 20년이 넘었고, 특히 양키스에서만 10년이 넘게 재직 중이었다.

그래서 스카우트, 팜 디렉터 등 다양한 보직을 거치며 많은 경험을 쌓아왔고, 절대로 초보자라 할 수 없었다.

당장 그 카를로스만 해도, 그가 발굴하여 스카우트한 선수가 아니던가.

“단장님, 혹시 카를로스를 싫어하세요?”

윈들러로서는 당연히 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의심이었다.

“그러는 너는 카를로스를 편애하냐?”

이 무슨 유치한 대답이란 말이던가?

윈들러는

‘그러는 단장님이야말로 태양을 편애하고 계십니다.’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넘어왔지만, 도로 집어삼켰다.

“그래. 호켱은 어떤가?”

“절대로 그 일을 외부에 발설하지 말라고 주의를 단단히 줘서 일단 조용합니다만, 속으로 불만이 상당할 겁니다.”

“불만이 상당하더라도, 어쩔 수 없어. 우리에게는 호켱 따위보다 태양이 더 중요한 선수니까.”

리치먼과 윈들러는 이미 호켱에 대한 기대를 접은 지 오래였다.

그 인성과 태도가 심히 좋지 않은데다 거의 10년이나 다되도록 AA를 못 뚫는 선수에게 이제 와서 무엇을 더 기대한단 말인가?

심지어 룰5 드래프트에서도 데려가는 팀이 없을 정도면 말 다 한 거 아니겠는가?

물론 룰5 드래프트로 그 선수를 데려가면 무조건 26인 로스터에 포함시켜야 한다.

그러나 호켱 따위를 26인 로스터에 포함시킬 정신 나간 구단이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그렇기에 잔인한 생각이지만, 사실 리치먼은 내심 호켱이 스스로 KBO 유턴을 선택하길 바라고 있었다.

따라서 이번 시즌에는 호켱이 스스로 유턴을 결심하게끔 아예 호켱을 AAA에서 철저히 배제할 계획이었다.

호켱을 굳이 초청 선수로 메이저 스프링캠프에 부른 것도, 그 계획을 실현하기 위함이다.

캠프가 어느 정도 진행이 되던 중에 호켱을 일단 AAA로 내리고, AAA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이번 시즌에는 메이저에 콜업하겠다는 언질을 준다.

그러나 당연히 메이저 콜업은 절대로 없을 거고, AAA에서도 아예 경기에 내보내질 않는다면, 결국 제풀에 지치고 좌절한 호켱이 스스로 유턴을 선택할 것이라는 계산이었다.

물론 도덕적으로 올바르지 못한 방법이라는 것은 당연히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MLB라는 곳은 그런 도덕보다는 비즈니스가 지배하는 약육강식의 사회였다.

강자만이 살아남고, 약자는 도태되는 것이 당연했다.

실력이 있는 선수는 실력에 알맞은 대우를 받는다.

그러나 실력이 없는 선수는 도태되고, 또 도태되는 과정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어디에 하소연할 곳도 없다.

억울하면 야구 잘하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었다.

“호켱이 정말 고소를 진행한다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글쎄? 거기까지는 아직 생각을 안 해봤는데?”

말을 마치며 리치먼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 어떻게든 두 사람을 화해시키는 게 우선 아니겠습니까? 때린 쪽은 태양이니, 태양이 호켱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한다면, 호켱의 마음도 풀어지지 않을까요?”

“지미에게 그 얘기를 해봤는데, 태양이 싫다고 한다는군. 그쪽은 벌써 고소에 대비하는 모양이야.”

“아니, 뭐 그런 나쁜 새끼가 다 있습니까?”

윈들러는 기가 막힌 나머지 막말까지 하고야 말았다.

“나쁜 새끼더라도,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면, 우리 팀을 우승으로 이끌어 줄 수 있다면, 된 거다.”

“그래도 호켱이 너무 불쌍하잖아요.”

“불쌍? 그래서 이후에 호켱이 태양한테 맞은 거 말고 다른 피해를 본 게 있어? 태양은 그냥 사과하기 싫다고 한 것뿐이야. 그리고 호켱이 고소를 하면, 태양은 대응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야 하는 거냐? 고소에 대비하는 게 뭐가 잘못이지?”

리치먼의 말도 분명 맞는 말이었다.

다만 사람을 이가 다섯 개나 부러지고, 턱뼈가 나갈 정도로 때려놓고도 사과를 거부하는 태양의 뻔뻔한 태도에 윈들러의 감정이 순간 격해진 것이었다.

“그러고 보면, 그런 나쁜 놈이 그렇게 뛰어난 재능을 타고나는 걸 보면 세상에 신은 없다는 말이 정말 맞네요. 이래서 제가 종교를 안 믿는다니까요.”

하며 윈들러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나만 묻자. 너는 보스를 어떻게 생각하지?”

여기서 리치먼이 말하는 보스란 양키스의 현 구단주인 찰리 스테인하우어의 아버지이자 전 구단주인 고든 스테인하우어였다.

명문 팀인 양키스를 거대한 악의 제국으로 거듭나게 만든 장본인.

양키스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아끼지 않았던, 진정으로 양키스를 사랑했던 구단주.

그렇기에 세인들이 아무리 그를 좋지 않게 평가한다고 해도, 양키스에 속한 이들은 그를 사랑했고, 그의 죽음을 진심으로 애도했다.

“갑자기 보스는 왜요? 양키스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분이셨죠.”

“그래. 그분은 성격이야 어떻게 됐든 간에 양키스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분이셨지.”

사실 리치먼도 극성스러운 보스의 등쌀에 얼마나 시달렸는지 모른다.

오죽했으면 한때는 양키스를 떠날 생각까지 했었겠는가?

실제로 2005년에는 워싱턴 내셔널스로 옮기기로 이미 결정했었지만, 취소된 적도 있었다.

“태양도 똑같아. 성격이야 어떻게 됐든 간에 양키스에 승리를 가져다줄 수 있으면 그걸로 된 거야.”

“그렇긴 합니다만······”

“좀. 냉정해지라고. 네가 그래서 단장이 못 되는 거야.”

사실 프런트 경력이 20년이 넘었고, 능력을 인정받은 윈들러도 단장을 한 번쯤 할 만했는데, 이상하게도 그 어느 팀에서도 연락이 없었다.

처음에는 본인도 단장 자리에 욕심을 많이 냈었지만, 지금은 거의 반포기 상태였다.

이때 리치먼의 인터폰이 울렸다.

“무슨 일이야?”

“단장님. 큰일 났습니다. 호켱이 한국 기자랑 인터뷰를 했답니다.”

여비서의 보고에 리치먼과 윈들러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기어이 인터뷰를 했군요.”

“한국 언론은 그렇다 치더라도, 이제 극성스러운 뉴욕 언론이 건수 하나 물었다고 태양을 물어뜯을 텐데 걱정이군.”

“호켱은 이제 어떻게 하죠?”

“당장 마이너 캠프로 내려보내. 이번 시즌엔 아예 A에 둘 거야. 코칭스탭에겐 경기에 절대로 내보내지 말라고 단단히 말해두고.”

“네.”

이것은 리치먼이 호켱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복수였다.

어차피 호켱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유턴을 선택할 것이다.

AAA나 AA 선수로 유턴하는 것과 A 선수로 유턴하는 건 향후 KBO에서 받을 대우에 분명히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KBO리그는 AA와 AAA의 중간 수준이었고, 스타급 선수는 AAA, 혹은 AAAA 수준, 각 팀의 주전급 선수 수준은 AA 정도 된다.

마지막 시즌에 A에서도 기회를 못 얻은 선수에게 어떤 정신 나간 구단이 좋은 대우를 해주겠는가?

거기에 경기에 내보내지도 않을 테니 1년을 그냥 통으로 쉬는 것과 다름없었다.

군 복무 기간까지 합하면 거의 3년을 쉬게 되는 건데, 그렇게 되면 KBO에 리턴한다 해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었다.

사실상 호켱의 선수 생명은 완전히 끝이라 할 수 있었다.

‘감히 내 명령을 거역하고, 팀 분위기를 해치며, 팀에 악영향을 끼친 대가는 분명히 받아야지.’

리치먼은 단호했다.

그는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호켱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저, 단장님. 호켱을 그렇게 대우하며 내보냈다가, 향후 한국에서 우리 팀의 이미지가 악화될 수도 있습니다. 한국의 어린 유망주들이 우리 팀을 기피할 수도 있고요.”

윈들러는 리치먼이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을 새로 지적하였다.

“한국에서 우리 팀의 이미지가 악화된다 해도, 우리 팀이 손해 볼 게 있어?”

“말씀드린 것처럼 한국의 어린 유망주들이 우리 팀을 기피할 수도 있고······”

“데이브, 지금껏 냉정히 말해서 한국 선수 중에 산호 팍, BK, 진수 주, 현준 류 말고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한 한국 선수가 있었나?”

“없었죠.”

그랬다. 지금껏 수많은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성공을, 아메리카 드림을 꿈꾸며 미국 무대에 문을 두들겼지만, 성공 사례는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그래. 한국 선수는 어차피 아무리 데려와 봐야 실패하기만 할 뿐이야. 호켱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나. 더군다나 호켱은 그 한국 선수 중에 최악의 실패작이야. 나는 앞으로 한국 선수를 데려올 생각이 절대로 없어. 그런데 한국 선수들이 우리 팀을 기피하건 말건, 그걸 내가 왜 상관해야 하지?”

리치먼은 나름의 기대를 걸었던 호켱에게 너무 심하게 실망했기에 이런 생각까지 한 것이다.

“혹시 태양과 같은 뛰어난 유망주가 나타날 수 있지 않습니까?”

“태양과 같은 선수는 전 세계를 뒤져봐도 진짜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야. 한국에서 그런 선수가 다시 나올 확률은 내가 장담하는데 앞으로 영원히 없을 거야.”

리치먼은 거의 저주에 가까운 예언을 했지만, 안타깝게도 이는 분명히 사실이었다.

“그리고, 한국에서 우리 팀의 이미지가 악화 된다고? 애초에 한국에서 우리 팀 매출이 언제 제대로 나온 적 있었나? 한국 시장이 큰 시장도 아니고, 우리가 그런 시장을 굳이 신경을 쓸 필요가 있을까?”

리치먼의 말은 한국 시장을 완전히 포기하겠다는 폭탄선언이었다.

“그래도 한국에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수준이 높은 리그를 가지고 있는 나라고, 야구 열기도 대단합니다. 그런 시장을 포기하는 건 아깝지 않습니까?”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했지, 누가 포기한다고 했나?”

물론 윈들러가 듣기에는 그 말이 그 말로 들렸다.

과연 한국 시장을 이렇게 쉽게 포기해도 되는가?

뉴욕은 LA에 이어 두 번째로 한인이 많이 사는 도시고, 그 수가 무려 15만에 달했다.

이는 절대로 적은 수가 아니었다.

한국 시장을 포기한다는 것은, 이들까지도 양키스에 등을 돌린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는 리치먼이 한국 시장을 너무 가벼이 여긴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모든 것이 다 그 빌어먹을 호켱 때문이다.’

애초에 호켱이 기대대로 제대로 성장하기만 했다면 리치먼이 이렇듯 한국 시장을 가벼이 여기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윈들러는 갑자기 엄한 호켱이 원망스러워지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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