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야구 천재가 마력을 얻어 회귀하면 생기는 일-6화 (6/104)

〈 6화 〉 6. 태양은 야구의 천재, 아니 진짜 미친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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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태양은 야구의 천재, 아니 진짜 미친놈입니다.

**********

“150만 달러. 그 이상은 절대로, 목에 칼이 들어와도 안 됩니다.”

“그럼. 이 협상은 결렬이군요. 태양을 영입하실 뜻이 없으신 거로 알겠습니다.”

지미는 대번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150만 달러라니. 그런 저렴한 계약에 동의할 거였으면, 애초에 이 자리에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200만 달러.”

“앨런, 지금 장난합니까?”

“그럼 대체 얼마를 원하는 겁니까?”

“350만 밑으로는 절대로 안 됩니다. 그리고 말씀드렸지만, 향후 다섯 시즌 동안 스프링 캠프 초청 선수 자격, 그리고 마이너 거부권을 같이 요구합니다.”

“대체 협상을 할 생각은 있는 겁니까?”

그러는 한편으로 지미 윈튼은 LA 다저스의 사장 앨런 플라이먼과 태양 왕을 두고 협상을 하고 있었다.

물론 그 협상은 윈튼의 고압적인 협상 태도로 인해 파국을 맞이하기 직전이었다.

“우리 고객 태양의 구위는 메이저리그 에이스 수준입니다. 350만 달러만 쓰면, 6년 동안 최저 연봉으로 리그 정상급의 에이스를 쓸 수 있습니다. 그것만 해도 충분히 남는 장사라고 생각하는데요?”

“이봐요. 공이 아무리 좋아도, 그래봤자 올해 열여덟 살 어린 투수입니다. 빅리그에서는 전혀 검증이 안 됐어요. 그리고 현재 저희 팀 금액 상한선이 300만 달러라는 건 잘 아시지 않습니까. 다른 선수도 영입해야 하는데, 태양에게만 거액을 들일 여유가 없다는 겁니다. 그건 다른 팀도 마찬가지일 거고요.”

“그건 그쪽 사정이고, 제 고객은 그 금액 이하로는 타협할 생각이 절대로 없습니다.”

“태양은 KBO에서 뛰지 못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이런 무리한 조건을 내걸었다가, 다른 구단들과도 협상이 결렬되면 그때는 어떻게 하실 겁니까?”

플라이먼은 고압적인 말투로 윈튼을 협박했다.

그러나 윈튼이 어디 그런 수작에 당할 사람이던가?

“일본 프로야구가 있지 않습니까? 제 고객은 MLB 구단 외에 일본 구단과도 협상하고 있습니다. 아시겠지만, 일본 구단들도 수백만 달러는 충분히 동원할 수 있는 자금력이 있습니다.”

물론 윈튼의 말은 순전한 뻥카였다.

일본에서는 왕태양에 관심을 보인 구단이 없었고, 또 고객인 왕태양 본인도 일본에 갈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러나 윈튼 자신은 모르겠지만, 다른 평행우주에서 그는 이미 일본 구단을 이용하여 양키스가 원래 제시했던 50만 달러의 세 배인 150만 달러를 뜯어냈었다.

뿐만 아니라 그는 그 고객이 메이저리그 풀타임으로 세 시즌을 보낸 후, 양키스의 철없는 구단주를 충동질하여 그 고객에게 15년 8억 2천 5백만 달러라는 역대급의 블록버스터 또라이 계약까지 안겨줬었다.

그리고 지금도 그의 협상력은 여실히 발휘되고 있었다.

“이봐요. 지미, 지금 누굴 바보로 압니까? 일본에서 검증되지도 않은 열여덟 살 투수에게 수백만 달러를 안겨준다고요? 그것참 참신한 헛소리네요.”

“헛소리인지 아닌지는 두고 보면 알 거 아닙니까.”

“좋습니다. 일본에서 태양한테 얼마를 쓸지 한 번 두고 보겠습니다.”

당당하게 말을 했지만, 플라이먼은 내심 쫄렸다.

실제로 이미 전례가 있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2018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스튜어트 카터라는 유망주 투수를 지명했다.

하지만, 스캇 보라스를 에이전트로 둔 카터는 애틀랜타와 계약금에서 큰 이견을 보였고, 결국 애틀랜타 입단을 거부하고 대학에 진학했다.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카터는 일본의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계약 기간 6년에 보장 금액 700만 달러라는 계약을 맺고 일본행을 선택하여 미국 야구계를 충격에 빠뜨렸는데,

카터로서는 어차피 계약 기간 6년이 지나 다시 FA 신분이 된다 해도 26세이고, 일본에서 성공만 한다면 얼마든지 MLB에 거액을 받고 입성할 수도 있었기에, 구단이 제시한 계약금을 받고, 열악한 마이너리그서 몇 년을 고생하는 것보다는 분명 더 나은 선택지였다.

그런 전례가 있던 만큼 태양 왕이 일본을 선택할 수도 있는 거 아니겠는가?

어쨌건 그렇게 협상은 완전히 결렬되었다.

자리에서 일어난 윈튼은 묵례를 하며 말을 했다.

“협상의 문은 언제든지 다시 열려 있습니다. 생각이 바뀌시면 전화 주십시오. 커피값은 제가 계산하겠습니다.”

정중한 말이었지만, 사실상 자신이 원하는 조건에 사인하라는 협박이었다.

‘후······’

플라이먼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태양 왕이라는 이 투수는 영입에 성공하기만 한다면, 리그 에이스급 투수를 3년 동안 최저 연봉으로 저렴하게 쓸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마케팅적인 측면에서도 분명 크게 도움이 될 것이었다.

LA 다저스는 이미 동양인 선수로 많은 재미를 본 팀이었다.

산호 팍, 히데오 노모, 다카시 사이토, 히로키 구로다, 현준 류, 켄지 마츠다.

이들은 그야말로 대성공을 거뒀다.

그렇기 때문에 특히 한국에서는 거의 국민 구단 수준의 상당한 인기를 얻었지만, 현준 류가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한 후에는 한국에서의 인기가 다시 시들해진 상태였다.

그런 상황에서 태양 왕의 영입은 한국에서의 인기를 다시 가져올 수 있는 호재였는데, 문제는 그 에이전트가 악명 높은 윈튼이었고, 방금도 보았다시피 대단한 강성이었다.

그렇다고 윈튼이 내건 말도 안 되는 조건을 받아들일 수도 없는 노릇이었고, 아쉽지만 태양 왕의 영입은 사실상 실패로 끝이 나고야 말았다.

‘과연 그런 미친 조건을 받아들일 팀이 있을까? 절대로 없을 것이다.’

플라이먼은 그렇게 확신하고 있었다.

**********

2022년 12월 9일. 금요일.

내가 회귀한 지 정확히 36일째 되는 날이다.

그동안의 훈련에서 나는 앞서 말했던 것처럼 팔의 각도를 조금 더 내려서 사이드암으로 투구 폼의 변화를 시도했고, 그 변화는 성공적이었다.

마력 덕분인지는 몰라도 사이드암으로 투구 폼을 바꿨어도 구속은 그대로였다.

그래서 혹시 몰라서 팔의 각도를 좀 더 내려서 언더핸드로 던져보았는데, 역시나 구속은 그대로였고, 반대로 팔의 각도를 훨씬 높여서 오버핸드로 던져도 역시 구속에는 변화가 없었다.

이렇게 되면 상대하는 타자마다 던지는 팔의 각도를 다르게 해서 공의 궤적을 다르게 만드는 변칙 투구도 가능해진다.

여기서 더 나아가서 나는 왼손이 아닌 오른손으로도 공을 던져보았다.

사실 원래 나는 왼손잡이가 아니라 오른손잡이였다.

그러나 야구는 원래 왼손으로 하는 것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운동인지라, 왼손을 단련하여 왼손으로 공을 던진 것이다.

덕분에 1회차 때는 타자로 전향한 후에 스위치 히터가 되었다.

이번에는 스위치 피처에 도전할 생각이다.

스위치 피처의 이점은 역시 상대 타자에 따라서 변칙 투구가 가능해진다는 것이었다.

왼손 오버핸드, 스리쿼터, 사이드암, 언더핸드, 그리고 오른손 오버핸드, 스리쿼터, 사이드암, 언더핸드가 모두 가능한 투수.

그러면서도 변함없이 106마일 2900rpm대의 불같은 강속구를 던진다?

상상만 해도 흥분이 되지 않는가?

거기에 투웨이까지 하게 되면 무려 양투양타다.

그야말로 나는 만화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오른손으로 던져도 구속은 똑같았다.

나와 함께 훈련하던 제프 골든버그, 그리고 내 공을 받아주는 포수 시드 그리드는 놀라 나자빠졌지만, 나는 그들에게 비밀을 지켜달라고 부탁했고, 그들은 흔쾌히 나의 부탁을 들어주었다.

시드 그리드는 이곳 윈튼코퍼레이션에서 일당을 주고 고용하는 아르바이트 불펜 포수다.

물론 지금은 불펜 포수 신분이지만, 이후 독립리그를 거쳐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마이너 계약을 체결하고, 이후 짧은 MLB 커리어에도 불구하고, 통산 4회의 필딩 바이블 어워드를 수상할 정도로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수비형 포수로 거듭나게 된다.

뭐 미래가 그렇다는 거고, 어쨌건 현재는 그냥 내 돈을 받아주는 파트타임 불펜 포수였다.

그리고 이렇게 나 자신을 단련하면서 나는 또 대단히 중요한 발견을 또 하나 해냈는데, 그것은 바로 운동을 하면 할수록, 지치지 않고 오히려 더욱 힘이 난다는, 운동 능력이 증가한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100개를 던지건, 200개를 던지건, 300개를 던지건, 나는 전혀 지치질 않는다.

투수의 어깨는 쓰면 쓸수록 단련된다는 정신 나간 소리를 하는 KBO의 자칭 야신이라는 모 일본인 감독이 나를 아주 좋아하겠군.

아. 뭐 나는 그 감독을 정말로 혐오하는 사람이지만.

사실 스위치 피처를 하면 그만큼 체력 소모가 더 크고, 또 메커니즘적으로도 부상의 위험이 클 수밖에 없는데, 나는 그런 걱정을 안 해도 된다.

투웨이 역시 마찬가지다.

투구를 할 때 쓰는 근육과 타격을 할 때 쓰는 근육이 아무리 다르다고 해도, 투타 겸업을 하면 피로가 쌓인 근육의 회복 속도가 늦어질 수밖에 없고, 체력 소모가 빨리 올 수밖에 없는데,

이 역시 나에게는 전혀 해당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나는 인간이면서도 인간이 아니게 된 것이다.

정상적인 인간의 범주를 뛰어넘는 힘을 얻었다.

나타샤는 분명 나에게 약간의 마력을 나눠줬다고 했다.

그 약간의 마력으로 초인이 됐는데, 그녀의 마력을 전부 가져온다면 나는 신이 될 수 있지 않을까?

170㎞가 아니라 1700㎞를 던지게 되는 거 아닌가?

하기야 뭐 그 정도 구속이면 아예 스피드건이나 랩소도에 측정이 되지도 않겠지만.

그래서 스위치 피처, 스위치 히터가 모두 가능한 투웨이 선수.

정확히 말하면 투웨이가 아니라 포웨이라 할 수 있었다.

이러니 꼭 무슨 만화의 주인공이 된 것 같군.

폼도 나고 아주 마음에 든다.

그래. 내가 이룩한 모든 것들을 다 뺏기고 강제로 맞이한 2회차인데, 이 정도는 되어줘야 즐길 맛이 나지.

뭐. 아무튼 그렇게 오늘도 꽤 힘든 훈련을 소화했다.

물론 이렇게 훈련을 해도 전혀 지치질 않고, 오히려 힘이 난다.

24시간 내내 훈련을 해도 끄떡없지만, 사람이 어떻게 24시간 내내 훈련만, 야구만 하고 사나.

뭐 그렇다고 해도, 지금은 안타깝게도 돈이 없어서 놀고 싶어도 마음껏 못 놀지만.

어쨌건 제프는 아침부터 내내 들떠 있었고, 종일 기분이 업되 있었다.

“이봐. 제프. 그렇게 좋냐?”

“태양, 너는 아직 어리고, 결혼을 안 해서 내 마음 몰라. 너도 결혼하고 자식 낳아봐. 그러면 내 마음 알게 될 거야.”

음······

내가 아무리 열여덟 살로 회귀했다고 해도, 내 실제 나이는 사십인데, 내가 스무 살 저 핏덩이 애새끼한테 어리다는 말까지 들어야 한다니······

뭐 하여튼 제프, 저놈은 어린놈이 까져서, 그 나이에 벌써 결혼을 하고, 애가 둘이나 있다.

큰 애가 올해 두 살이고, 작은놈이 좀 있으면 돌인데, 저 독한 놈은 부인과 어린 애기들을 내팽개치고, 훈련하겠다고 여기 와서 이러고 있다.

그리고 오늘은 올랜도에 있는 그의 아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왔고, 숙소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태양. 나 부탁이 있는데······”

제프는 난처한 듯 선뜻 말을 꺼내지 못했다.

“뭔데? 뜸 들이지 말고 말해봐.”

“어디 좀 갔다가 늦게 들어오면 안 될까? 저녁은 오랜만에 우리 가족끼리 오붓하게 보내고 싶어서 그래.”

음······

숙소는 함께 사용하는 공용의 공간인데, 가족끼리 오붓하게 보내고 싶으면 지가 가족들과 나갔다 와야 맞는 거 아닌가?

“염치없는 부탁인 거 아는데, 애가 너무 어려서 어디 딱히 갈만한 곳이 없어서 그래. 부탁이야.”

솔직히 너무 얼척이 없는 요구였지만, 저렇게 간절하게 부탁하는 것을 외면할 수가 없었다.

이제부터 밤까지 혼자 밖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대체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하는가?

물론 뭐 이런 상황은 이미 1회차 때도 여러 번 겪어봤다.

1회차 때, 마이너 생활을 할 때 돈을 아끼려고, 팀 동료들이랑 숙소를 같이 사용했었다.

그때라고 이런 상황이 왜 없었겠나.

2회차에는 이런 상황을 안 겪을 줄 알았는데, 회귀 한 달 만에 벌써 이런 상황을 겪는다.

일단 현재의 내 수중에는 700불이 있다.

제프가 자기도 미안하다는 것을 아니까 500불을 따로 챙겨줬다.

우버를 타고 LA로 나가서 어디 클럽에라도 가서 놀아야겠군.

마침 오늘이 또 금요일이었다.

제프 덕분에 나도 오랜만에 불타는 금요일 밤을 즐기게 됐다.

**********

“200만 달러. 그리고 메이저 콜업 시 마이너 거부권을 보장하겠습니다.”

“거부하겠습니다.”

“이 이상은 우리도 더는 양보하기 힘듭니다.”

“제 의뢰인도 350만 달러에서 한 푼도 양보할 수 없습니다.”

“당신 생각입니까? 아니면 태양의 생각입니까?”

“저는 에이전트입니다. 제 의뢰인이 어떤 경우에서건 최선의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제가 할 일입니다.”

태양 왕이 오랜만에 불타는 금요일 밤을 즐기려는 동안, 그의 에이전트 지미 윈튼은 뉴욕 양키스의 단장 브랜던 리치먼과 긴 시간에 걸쳐 계속 협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의 이 협상도 윈튼의 고압적인 태도로 인해, 다저스 때와 마찬가지로 거의 결렬 직전이었다.

“말도 안 되는 허황한 조건을 계속 고집하는 것이 고객의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만드는 일입니까?”

리치먼은 속에서는 욕이 나오려는 것을 꾹 눌러 참았다.

흥분하는 쪽이 지는 싸움이었다.

“허황한 조건이라는 것은 단장님 개인의 생각이겠죠.”

“이것 참 실망이군요. 지미 정도 되는 에이전트가 이렇게 답답하고 무모하다니. 이봐요. 지미.”

“네. 말씀하세요.”

“현재 우리 팀을 포함해서 대부분 팀이 국제 아마추어 자유계약의 액수 한도에 300만에서 400만 달러 정도를 남겨 놓고 있어요. 태양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태양 한 사람에게 그 남은 액수 전부를 모두 몰방할 수는 없는 겁니다.”

“하지만, 저는 제 고객 한 사람에게 그 액수를 모두 투자해도 될 만큼의 가치를 지녔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350만 달러만 투자하면 리그 정상급 에이스 투수를 3년간 최저 연봉에 쓸 수 있어요. 이것만 해도 충분히 남는 장사 아닙니까?”

저번 다저스와의 협상에서 윈튼은 ‘리그 정상급 에이스 투수를 6년간 최저 연봉에 쓸 수 있는 건 남는 장사다.’라고 말했었는데, 풀타임 3년 차에 연봉 조정 신청 자격이 생기기 때문에 사실 3년이라고 해야 맞는 거였다.

그때는 그만 3년을 6년이라 잘못 말했고, 또 플라이먼도 굳이 이를 정정해주진 않았지만, 이번엔 바르게 말한 것이다.

“태양의 공이 에이스급이라는 건 인정합니다. 하지만 공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이제 고작 열여덟입니다. 열여덟 살. 메이저리그 경험도 없는 어린 투수가 첫해부터 바로 리그를 압도할 수 있을까요?”

“제 고객은 해낼 겁니다.”

윈튼은 확신에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그는 갑자기 자신의 가방에서 태블릿PC를 꺼냈다.

“이 영상은 아직 공개를 안 했는데, 단장님께 처음 보여드리네요. 이것을 보시면 제 고객에게 더 흥미가 동하실 겁니다.”

하며 태블릿PC에 저장되어 있던 영상을 재생시켰다.

태양 왕의 투구를 촬영한 영상이었다.

“어?”

리치먼은 순간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태양은 왼손 투수가 아닙니까?”

“방금 보신 것처럼 태양은 스위치 피처입니다. 왼손이건, 오른손이건 똑같이 106마일(170.6㎞)의 불같은 강속구를 뿌릴 수 있습니다.”

“그런 만화 같은 일이 가능할 리가. 지금 날 속이는 거 아닙니까? 이 영상은 조작된 겁니다.”

리치먼은 윈튼의 말에 전혀 믿음이 가지 않았다.

스위치 피처라니. 그게 어디 가능한 일이던가?

그리고 이미 2년이나 태양 왕을 관찰했지만, 그가 스위치 피처라는 그 어떠한 정황도 없었다.

‘지미. 이놈이 완전히 갈 데까지 갔군. 이제는 하다 하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사기까지 치며 날 기만해?’

리치먼은 지미가 자신을 놀리고 있다고 생각했고, 심지어는 이놈을 한 대 때려야 하나 하는 고민까지 들었다.

그런데.

“물론 쉽게 믿으실 수 없다는 거 인정합니다. 저 역시 처음에 태양이 오른손으로 투구하는 것을 보고선, 눈으로 직접 보고도 믿기지 않았으니까요. 더 놀라운 건 태양 본인 말로는 양손으로 타격도 가능하다고, 그래서 투웨이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한 겁니다. 물론 이 부분은 아직 타격 연습하는 것을 본 적이 없어서 저도 신뢰가 가지 않습니다만, 아무튼 단장님을 속이거나 놀리는 게 절대 아닙니다.”

지미의 말은 갈수록 태산이라는 태양 왕의 조국의 속담이 딱 맞았다.

“태양은 야구의 천재, 아니 진짜 미친놈입니다. 보통 사람이 아니에요. 영상을 계속 보시면 더 놀라실 겁니다.”

영상에서 태양 왕은 좌우 양쪽에서 오버핸드, 스리쿼터, 사이드암, 언더핸드, 다양한 투구 폼으로 공을 던지고 있었는데, 그럼에도 구속과 회전수는 평소의 투구 폼으로 던질 때와 비교했을 때 변화가 전혀 없었다.

“아니. 이게 대체 무슨······ 편집을 참 잘했습니다.”

“조작된 영상이 절대로 아닙니다. 못 믿겠으면 저랑 같이 말리부로 가셔서 직접 보시던가요.”

윈튼은 진지하게, 자신만만하게 말하고 있었다.

설마 이런 거짓말 같은 게 사실이란 말인가?

“뭐 좋습니다. 사실이라 치죠. 그래도 250만 그 이상은 안 됩니다.”

“그렇다면 오늘도 결국 협상은 결렬이겠군요.”

지미는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그 순간.

“잠깐.”

리치먼은 한마디의 말에 지미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드디어 기다리던 제안이 나올 것인가?

지미가 기다리고 있던 제안은 무엇이며, 리치먼은 또 어떤 제안을 던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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