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야구 천재가 마력을 얻어 회귀하면 생기는 일-1화 (1/104)

〈 1화 〉 1. 호쿠스 포쿠스 티디부스 아브라카다브라 살라가둘라 멘치카 불라 비비디 바비디 부 (수정)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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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호쿠스 포쿠스 티디부스 아브라카다브라 살라가둘라 멘치카 불라 비비디 바비디 부

나는 그녀를 침대에 내던지듯 눕혔다.

그리고 우리 두 사람은 끈적한 애액과 땀으로 뒤덮인 채 두 마리의 광폭한 짐승이 되었다.

이 여자의 이름은 나타샤 코빌리나.

나이는 올해로 19세. 키 180㎝ 65㎏의 글래머스한 모델이다.

나의 이름은 왕태양.

나는 MLB의 140년 역사에서 가장 위대했던 타자였고, 미국의 영웅이었다.

열여덟 시즌의 MLB 선수 생활 동안 70홈런 이상을 친 시즌이 무려 다섯 번이었고, 또 두 시즌 연속으로 80홈런을 치며, 더러운 약쟁이가 가지고 있던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

나의 커리어 통산 성적은 3304안타, 1042홈런, 0.347의 타율과 1.267의 OPS, 그리고 208.7이라는 역대 최고의 누적 WAR이었다.

베이브 루스, 행크 애런, 윌리 메이스, 테리 윌리엄스, 조 디마지오, 미키 맨틀, 타이 콥, 피터 로즈, 스탠 뮤지얼, 켄 그리피 주니어 등등.

MLB 역사에 이름을 남겼던 수많은 위대한 타자들은 모두 나보다 훨씬 밑이었다고, 나보다 위대했던 타자는 없었고, 또 앞으로도 영원히 없으리라는 것을, 나는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단일 시즌 80홈런, 통산 1000홈런, 900개의 2루타, 900-900. 과연 이런 위대한 업적들을 나 말고 어떤 놈이 또 할 수 있단 말인가?

22세였던, 2026년에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첫 시즌에 타율 347, 70홈런에 OPS 1.198, WAR 10.7을 기록했고,

두 번째 시즌인 2027시즌은 타율 0.379, 70홈런, OPS 1.359, WAR 15.7로 첫 시즌보다 훨씬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리그를 맹폭하였다.

세 번째 시즌인 2028시즌은 타율 0.350, 60홈런, OPS 1.249, WAR 12.8이라는 전년에 다소 못 미치는 활약을 펼쳤으나,

이 세 시즌의 활약만으로 양키스 구단은 서비스 타임이 아직도 3년이나 남은 나에게 장기계약을 제안하였다.

그리고 내 에이전트 지미는 15년 8억 2천 5백만 달러라는 역대급 계약을 나에게 안겨주었다.

심지어 이 계약은 옵트 아웃도 없었고, 트레이드 거부권도 전 구단이 포함되어 있었다.

당연히 이 정신 나간 계약은 상당히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또 격렬한 찬반논쟁을 불러왔지만, 어찌 되었건, 이후 15년 동안 WAR 169.3을 기록했으면 나는 충분히 돈값을 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후에도 이보다 더 큰 규모의 계약은 절대로 나오지 않았다.

오직 양키스만이 이런 계약을 할 수 있었다.

이 계약은 ‘악의 제국’이 드디어 부활했다는 선전 포고와도 같았고, 나는 부활한 ‘악의 제국’을 대표하는 아이콘이었다.

뉴욕 양키스라는 구단은 뭐 모두가 알다시피 역사와 전통이 있는, 또 미국이라는 나라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이 아니겠는가?

그런 구단을 대표하는 아이콘이다 보니, 나는 자연히 뉴욕 사교계의 명사로 떠올랐고, 뉴욕의 밤은 나를 단 하루도 가만두지 않았다.

데릭 지터가 뉴욕의 왕이었다면, 나는 뉴욕의 황제였다.

나는 여자를 좋아했고, 또 내 주변에는 항상 언제나 여자가 끊이질 않았다.

돈 많고, 명성 있고, 잘 생기기까지 한 나를 여자들이 가만둘 리가 있겠는가?

솔직히 말하자면 대형 계약을 체결한 후부터 나에게는 야구보다는 여자나 술, 파티가 더 우선이었다.

그런데도, 내 기량과 성적은 전혀 떨어지지 않았고, 나는 그 흔한 ‘에이징 커브’ 없이 꾸준한 성적으로 내 커리어를 화려하게 마감할 수 있었다.

그런 나를 가리켜 사람들은 악마의 재능, 혹은 야잘잘이라고 했다.

하긴 내가 생각해도 나는 분명히 야잘잘이 맞았다.

어쨌건 양키스와의 15년 계약이 종료된 2043년, 이미 선수로서 이룰 것은 다 이룬 나는 미련 없이 깨끗하게 은퇴를 했고,

현재는 그동안 벌어놓은 돈으로 좋아하는 여자, 술, 파티로 화려한 은퇴 Life를 즐기는 중이다.

현재의 내 재산은 재테크로 인한 수익, 스폰서 수익, 사업 수익까지 다 포함하여 약 20억 달러. 한화로 따지자면 2021년 4월 7일 환율 기준으로 무려 2조 2328억이었다.

나타샤와는 오늘 밤 파티에서 만났다.

그녀의 나이 올해로 19세, 올해 40세로 불혹에 접어든 나에게는 딸뻘인 나이였지만, 그녀를 보자마자 나는 대번에 그녀에게 빠져들었고, 그녀를 롱아일랜드에 있는 나의 저택에까지 데리고 온 것이다.

이 호화로운 저택은 2030년에 거금 8000만 달러에 구매하여 처음 입주한 이래, 15년을 이 집에서만 살고 있는데,

지금껏 수많은 여자와 밤을 보냈어도, 정작 여자들을 이 집에까지 데려온 적은 거의 없었다.

그럼에도 그녀를 이 집에까지 들인 것은 그만큼 그녀가 내 마음에 쏙 들었다는 이야기였다.

우리 두 사람은 밤새도록 체위를 몇 번이나 바꿔가며 계속 그렇게 섹스를 했다.

열아홉 살이라는 어린 나이임에도 그녀의 몸은 이미 남자를 받아들이는 데는 완전히 도가 터 있었다.

얼마나 많은 남자가 그녀를 거쳐 갔을지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아마도 나와의 밤은 그녀의 기억 속에서 영원히 잊지 못할 쾌락으로 기록될 것이고, 그건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금껏 안았던 수많았던 여자 중에서도 그녀는 탑에 속했다.

우리가 기진맥진 했을 때는 이미 날이 밝은 후였다.

“목말라요. 뭐 마실 거 없어요?”

그녀의 말에 나는 와인저장고에 가서 아껴두었던 레미마틴 블랙펄 루이 13세를 꺼내왔다.

이 제품은 출시 140주년 기념으로 전 세계에서 단 775병만이 제작되었고, 그 가격은 한 병에 16만 5천 달러, 한화로 약 1억 7천만원이었다.

이제 이 레미마틴 블랙펄 루이 13세는 전 세계에서 단 774병만 존재하게 될 것이다.

아. 부모님한테도 맛보여드린 적이 없는 이 귀한, 비싼 술을 고작 하룻밤을 같이 보낸 창녀에게 맛보여주다니.

이거 불효자로 오해받기 딱 좋군.

해명을 하자면, 우리 아빠, 엄마는 술을 전혀 안 한다.

아빠는 원래부터 술을 안했고, 엄마도 20년이 넘도록 금주 중이다.

내가 왜 이런 해명을 해야 하는지는 모르겠다만.

여기서 잠시 우리 아빠에 대한 이야기를 간단하게 하고 넘어가자면, 우리 아빠의 이름은 왕태산.

아빠 이름은 돌림자고, 나는 돌림자가 아니라서 공교롭게도 아빠랑 나랑 이름 앞의 글자가 똑같다.

사실 우리 아빠도 야구를 했었다.

고교 시절에 넘버1, 전국구 투수였다고 한다.

그런 아빠를 많은 MLB 구단들이 탐을 냈었고, LA 다저스와 15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는데,

안타깝게도 아빠는 고교 시절 당한 혹사의 여파로 어깨 수술만 무려 두 번을 받으면서, 158㎞의 불같은 강속구를 완전히 잃어버렸고, 결국 평범한 투수로 전락하면서 MLB에서는 끝내 성공하지 못했다.

미국 진출 10년이 넘도록 마이너와 독립리그만 전전하다 은퇴했다.

나는 당시 아빠가 LA 다저스 산하 AAA 팀이었던 라스베이거스 51s에서 뛰던 2004년 5월 1일 라스베이거스에서 태어났다.

우리 엄마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스트리퍼와 포르노 배우 일을 했었다고 한다.

아빠가 엄마가 일하던 스트립클럽에 놀러 갔다가 불량배들한테 성폭행을 당할 위기에 놓여있던 엄마를 구해주면서 두 사람이 바로 눈이 맞고, 사랑이 싹텄다나 뭐 어쨌다나.

그러니까 다시 말해 나는 순수 한국인이 아니고 황백혼혈이다.

또 나는 미국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태어났을 때부터 미국 시민권을 가지고 있었다.

아빠도 엄마와 결혼한 후 바로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였다.

이를 두고 한국에서는 아빠가 처음부터 병역 기피를 노리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기 위해 미국 여자와 결혼했다는 비난 여론이 있었는데,

뭐 아빠가 정말 그런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엄마와 결혼했었는지는 나는 잘 모르겠다.

다만 한국 병무청과 법원은 아빠를 고의적인 병역기피자로 분류했고, 그래서 이후 2016년에 냈던 국적회복 신청도 법무부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불복한 아빠는 법원에 행정 소송까지 냈지만, 결국 그 소송까지 패소하면서, 아빠는 영원한 미국인이 되었다.

사실 미국에서 보낸 나의 아주 어린 시절의 기억은 그야말로 악몽이었다.

내가 아주 어렸을 때는 우리 집 형편이 대단히 어려웠었다.

마이너리거였던 아빠의 수입만으로는 우리 세 식구가 입에 제대로 풀칠하기조차 힘들었고, 그래서 엄마가 계속 스트리퍼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

자연히 나도 엄마가 일하던 스트립클럽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만 했는데, 어린아이의 정서상, 교육상 대단히 안 좋은 일이었지만, 집에서 나를 돌봐줄 사람이 없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 당시 정말 못 볼 꼴을 많이 봤었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보기 힘들었던 거는 엄마가 홀딱 벗고 랩댄스를 추는 것까지 그대로 지켜봐야만 했다는 거였다.

그러다가 우리 가족은 아빠가 은퇴한 2014년 이후 한국으로 돌아갔고, 그래서 나는 중학교, 고등학교를 한국에서 다녔다.

그리고 이때부터 그동안 쓰던 프린스라는 영어 이름 대신 태양이라는 한국 이름을 새롭게 쓰기 시작했다.

말하자면 왕태양, 태양 왕이라는 이름은 본명이 아닌 가명, 혹은 예명이었고, 호적에 기록된 내 본명은 프린스 왕이었다.

그래서 국적이 한국이 아닌 미국임에도, 한국에서 야구를 하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었고, 또 KBO 드래프트에도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국적에 상관없이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기만 했으면 드래프트 지명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이는 일본과 미국도 마찬가지였는데, 일본도 국적에 상관없이 일본에서 학교를 다니기만 했으면 드래프트 지명 대상이 되고, MLB도 미국과 캐나다, 푸에르토리코의 학교를 다니기만 했으면 드래프트 지명 대상이 된다.

반대로 나는 미국인이지만, 한국에서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MLB에서는 드래프트 지명 대상이 아니었고, 나중에 다시 말하겠지만, 이는 내가 MLB에 갔을 당시, 복잡한 상황을 만들게 되었다.

어쨌건 아빠는 내가 야구를 하는 것을 처음에는 엄청 반대하였지만, 나중에는 결국 내 고집을 꺾지 못했고,

나는 중학교를 졸업한 이후, 아빠의 모교였던 남산고등학교를 다니다가 1학년 중간에 학교 폭력 가해자로 몰려 신생팀이었던 서울K-POP연예예술학교로 쫓겨나듯 강제 전학을 가야만 했다.

남산고 동급생 중에 오성식이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이 놈이 그 소위 말하는 일진이었고, 애들을 괴롭히고, 돈 뺏고 그러면서 평소에도 나한테 단단히 찍혔던 놈이었다.

언제고 기회가 되면 단단히 손을 봐서 버릇을 고쳐주겠다고 벼르고 있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놈이 반 친구 중에 몸이 좀 약한 친구를 심하게 괴롭히는 것이 내 눈에 들어왔고, 처음에는 그러지 말라고 좋은 말로 타일렀는데,

글쎄 이놈이 우리 엄마에 대해 더러운 패드립을 날리는 것이었다.

순간 욱해서 그대로 한 방 갈겼는데, 이놈이 허약해서 그 한 방을 맞고 그대로 기절하더라고?

그러고 의사를 어떻게 매수했는지는 몰라도 전치 10주가 나왔다.

그래서 징계를 받고 강제 전학을 당한 것이다.

이것이 이른바 ‘왕태양 학교 폭력 가해 사건’의 정확한 팩트였다.

2021년 배구계의 한 쌍둥이 마녀의 만행으로 인해 촉발된 학교폭력 미투 운동의 여파는 사회 전반, 특히 체육계 전반에 깊게 미쳤고,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내놓은 학교 운동부 폭력 근절 방안은, 프로스포츠 구단, 실업팀, 국가대표, 대학 등에서 선수를 선발할 때 학교폭력 관련 이력을 확인하여 해당하는 선수는 선발을 제한하기로 하였는데,

2021년 6월 9일. 나에게 기절할 정도로 몹시 맞았다는 오성식의 미투 폭로로 야구판이 발칵 뒤집혔고,

그렇게 나는 한국에서 대학 진학+KBO 진출의 길이 완전히 막히고야 말았다.

물론 뭐 어차피 처음부터 한국의 대학, KBO는 생각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이는 아무 의미 없는 징계였지만.

어쨌건 나는 그렇게 학교 폭력 가해자라는 낙인이 찍혔다.

내가 괘씸한 건 그때 남산고 친구 중에서 그 누구도 나의 편에 서주는 놈이 없었다는 거다.

다들 오성식에게 매수되거나, 오성식의 협박에 겁을 먹은 것이다.

심지어 교사들까지도 오성식이 편을 들었을 정도면 말 다 한 거 아니겠는가?

정의롭고 착하게 살아봤자, 또 남을 도와봤자, 나한테 득이 될 것이 하나도 없고, 오히려 해가 된다는 것을, 그때 정말 뼈저리게 느끼고 배웠다.

뭐 그렇다는 거고, 레미마틴 블랙펄 루이 13세로 갈증을 채운 후, 우리는 다시 침대에 누웠다.

그러고 얼마간의 시간이 더 흘렀다.

“그······ 그만.”

그녀는 죽은 듯이 축 늘어졌다.

“이 이상은 못 버티겠어요. 이렇게 오래, 계속해본 적은 처음이에요.”

나는 침대 머리맡에 놔뒀던 마리화나 블런트를 꺼내 물었다.

한국에서는 2044년 현재까지도 대마가 불법이지만, 나는 미국인이다. 내가 거주하는 뉴욕주는 대마가 합법이다.

그리고 MLB에서는 대마를 하다 걸리면 경기력 향상 약물을 복용하다 걸린 것에 준하는 징계를 내리지만, 나는 이미 은퇴한 선수다.

즉 내가 대마를 피워도 상관이 없다는 이야기다.

불을 붙이고 연기를 흡입하였다.

연기를 한 번 내뿜은 후, 나타샤에게 블런트를 물려주었다.

그녀는 깊게 연기를 흡입하였고, 내 얼굴을 향해 그 연기를 내뿜었다.

마리화나 특유의 불쾌하고도 역한 쑥뜸 냄새가 코를 찔러왔다.

“나는 좋았는데, 당신은 어땠어요?”

말을 하면서 그녀는 내 가슴으로 파고들었다.

나는 대답 없이 한 손으로 그녀의 뺨을 어루만졌다.

그것은 지금까지 그녀와의 섹스가 흡족했다는 무언의 긍정이었다.

“내가 여태 상대한 남자 중에 당신이 당연 1등인데, 당신이 상대한 여자 중에서 난 몇 등이죠?”

“4등.”

물론 그녀는 당연히 1등이라는 말을 기대했겠지만, 내 대답은 단호했다.

하지만 사실이 그런 것을 어쩌겠는가?

“나빠요.”

그녀는 진심으로 토라진 듯했다.

“너무 실망하지 말라고. 지금껏 내가 안아본 여자들은 너를 포함해서 100명이 넘어간다고. 100명 중에 4등이면 절대로 나쁜 성적이 아니야.”

사실 100명은 줄여 말한 거고, 나도 정확히는 기억하지 못하겠다만 200명은 넘지 않을까?

“그래요? 그것참 영광이네요. 당신은 1000명 중에 1등이니까 영광으로 생각하세요.”

“그래. 것참 영광이군. 존경스러워.”

건성으로 그냥 대충 대답했다.

지금껏 1,000명의 남자를 상대했다니······

뻥을 쳐도 정도껏 쳐야 할 것 아닌가.

그녀의 나이 올해로 열아홉. 그녀가 지금껏 1000명의 남자를 상대했다면. 열일곱 살 때부터 3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남자와 뒹굴었다는 건데,

아무리 문란한 창녀라고 해도 그게 어디 말이나 되는가?

참 웃기지도 않은, 진짜 어이가 없는 농담을 하고 있었다.

“내 말을 못 믿는군요?”

“아니. 믿어. 믿는다고.”

역시나 대충 건성으로 한 대답이었다.

그런데.

“당신은 내가 아직 나이가 어려서 그렇게 많은 남자를 상대했을 리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겠죠?”

“물론 네가 나이에 비해 조숙하고, 남자 경험이 많다는 건 인정해. 하지만 1000명은 지나친 과장이 아닐까?”

“태양. 나. 사실은 당신을 속였어요.”

이건 또 무슨 소리인지······

“내 나이는 열아홉 살이 아니에요.”

그녀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모델이다.

그녀가 열아홉 살이라는 건 전 세계 사람이 다 안다.

그런데 설마 나이를 속이기라도 했단 말인가?

순간 갑자기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혹시 그녀가 미성년자임에도 나이를 속인 거라면?

문제가 상당히 복잡해질 수가 있었다.

그런데.

“나. 사실은 올해로 1289살이에요.”

그녀의 입에서는 이런 황당한 소리가 튀어나왔다.

이제 보니 그녀는 농담을 하며 날 가지고 놀고 있었다.

“그래. 1289살인데도 피부도 탱탱하고, 주름도 없고, 여전히 아름다워.”

농담에는 역시 농담으로 대응을 하며 웃어넘겨야지.

“내가 늙지 않는 것은 남자들의 정기(精氣를) 흡수하기 때문이에요.”

채양보음(採陽補陰)이나 흡정대법(吸精大法) 같은 걸 말하는 건가?

왜 무협소설에 나오는 그런 거.

그녀는 러시아 사람인데, 어떻게 무협소설에 나오는 용어를 알고 농담을 할 수가 있는 거지?

“재미있는 이야기군. 꼭 무협소설 주인공이 된 것만 같아.”

“태양. 사실 나는 마녀(魔女)에요.”

얼씨구? 이거 갈수록 점입가경일세그려.

“그래. 당신은 마녀야. 내 마음을 모두 빼앗아간 마녀.”

아. 내가. 이 멋진 왕태양 님이 이런 후진 멘트를 다 하다니. 내가 오늘 많이 취하긴 했나 보군.

“그래요. 믿기지가 않겠죠. 내가 마력(魔力)이라도 보여줘야 믿을 건가요?”

“무슨 마력이 있지? 뭐 나를 동물로 만들기라도 할 건가? 아니면 이 집에 불이라도 낼 건가?”

아. 이거 계속 맞장구 쳐주려니 슬슬 짜증이 나려고 하네.

“그런 것들은 기초 과정이고, 재미가 없죠. 그래. 이건 어떨까요? 당신의 시간을 뒤로 돌리는 거예요.”

“시간을 돌려? 나를 아기로라도 만들 셈인가?”

하아······

이렇게 피곤한 성격인 줄 알았으면, 이 집에 데리고 오지 않았을 텐데······

내가 미친놈이었지.

“당신은 위대한 타자였으니까, 이번엔 위대한 투수가 되어보는 게 어때요?”

“나보고 다시 현역 복귀를 하라는 건가?”

이 농담도 말이 안 되는 건 마찬가지지만, 뭐 자기가 1289살이라니, 자기가 마녀라느니 이딴 소리보다는 그래도 좀 현실적인 농담이군.

“아니요. 말했잖아요. 당신의 시간을 돌린다고요.”

“이봐. 나타샤. 이제 그만 하지. 이제 재미없어.”

드디어 나의 인내심이 끊어졌다.

내가 언제까지 이런 시답잖은 농담에 계속 장단을 맞춰줘야 하는가?

그런데.

“호쿠스 포쿠스 티디부스 아브라카다브라 살라가둘라 멘치카 불라 비비디 바비디 부”

얼씨구?

주문이란 주문은 아주 다 튀어나오네.

수리수리마수리는 안 하나?

그런데 내가 지금 좀 피곤한가?

왜 갑자기 졸린 거지?

의식이 점점 흐려지려 하는 상황에서, 그녀의 마지막 말을 뚜렷하게 들을 수 있었다.

“당신은 원래부터 야구에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났고, 또 절 안으면서 제 마력(魔力)도 조금이나마 가져가셨으니, 다시 잘하실 수 있을 거예요. 그럼 파이팅. 멋진 활약 기대할게요.”

아니. 이게 대체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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