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2화 〉 Chapter 20. 2번째 데뷔전 (1)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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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0. 2번째 데뷔전 (1)
#1 DD 호크스 갤러리
인터넷 커뮤니티중 가장 큰 DD는 정말 다양한 인간군상들이 모이는 공간이다.
이 공간에는 하부 카테고리로 자신의 관심사를 공유하는 갤러리가 있는데 그중에는 대전 호크스 갤러리도 존재했다.
그리고 요즘 대전 호크스 갤러리는 갑작스러운 팀의 성적에 나날이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야, 우리 선발진 실화냐?]
1선발 갓병민은 말할게 있나? 그냥 최고지!
막말로 킹갓병민이 우리 병신타선을 상대하지 않아서 성적이 좆영식이보다 조금 떨어진다지만 작년에 승율왕 누구?! 외쳐! 킹갓엠페러병민!
거기다가 15억 오른팔의 주인공 사이영, 이 새끼 물건이더만! 아직 정규시즌 시작도 안했는데 167짜리 공 던지는 거 보고 살짝 지렸다 ㅇㅈ?
심지어 외국인 투수 2명도 진짜 존나 잘뽑았다.
톰 이 새끼도 첫 번째 등판에는 불안했는데 두 번째 등판에 미친놈처럼 던지드만 ㅋㅋ
그리고 핫토리는 조금 찐따같긴 한데 마운드에서 쿨하게 공뿌리는거보고 레알 친일파 될 뻔했다.
그 작년 킹갓엠페러충무공병민 말고 볼것없던 그 호크스 선발진이 맞냐?
정말 가슴이 웅장해진다.
┗>병민이 성 늘어나는거 개웃기넼ㅋ
┗>그런데 병민이가 1선발인건 맞냐?
┗>(글쓴이) 뭔 개소리? 킹갓엠페러충무공마제스티 병민아니면 누가 1선발인데?
┗>지금 던지는걸로 봐서는 아무래도 1선발은 사이영 아니냐?
┗>(글쓴이)사이영? 나쁘지는 않은데 그래도 요 몇 년간 호크스 마운드를 지킨 킹갓엠페러충무공마제스티짱병민이 던지는게 맞지않아?
┗>우리 태성형님께서 투수보는 눈이 좀 좋으시냐? 직접 본인의 후계자로 형진이를 지목하신 분이 태성형님이신데 알아서 1선발 넣으시겠지.
┗>나는 사이영이 1선발 해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함 다른 투수들도 좋은 투수들이지만 사이영 저 녀석은 뭔가 다른 차원에서 공을 던지는 새끼같달까?
┗>(글쓴이)하긴, 사이영이 던지는거보니까 1선발로 던져도 나쁘지는 않을 듯
┗>솔직하게 나 처음에 사이영 저 새끼 들어올 때 건방지게 우승시 방출 조항 넣어달라고 했다는 기사보고 별로 마음에 안들었는데 이렇게만 던져주면 당장 올해 방출된다 해도 졸라 사랑해줄 자신있음
┗>우리 아부지가 대학다닐 때 호크스가 우승하면서 나를 가졌다고 하셨거든? 그런데 내가 대학다닐때까지 우승 못 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하셨다던뎈ㅋㅋㅋㅋ
어떤 팬들은 앞으로 있을 정규시즌에 팀내 에이스라고 할 수 있는 1선발 자리를 놓고 이야기를 나눴다.
대부분의 팬들은 사이영이 이번시즌 1선발을 차지할거라고 생각했다.
뿐만아니라 용병들의 호투에 호크스 팬들의 행복회로는 서서히 뜨거워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호크스 팬들의 행복회로를 까맣게 불태운 사건도 존재했다.
[호크스의 15번이 돌아왔다!]
<구태성이 15번 저지를 들고 있는 사진>
크! 이게 근본이지!
┗>와, 시발 닭살!
┗>(글쓴이)ㄹㅇㅋㅋ
┗>오, 그러면 올해 호크스 파크가면 15번 유니폼 입은 태성이형님 볼 수 있는거야?
┗>당연하지, 나는 벌써 시즌권 질렀다 ㅋㅋ
┗>시발 존나 행복해!
┗>(글쓴이)진짜 요즘 호크스라 행복합니다!
대전 호크스의 전설 중 한명인 구태성이 돌아오면서 유입되는 팬들이 많아졌고 호크스 프론트는 날개돋친 듯이 팔리는 시즌권에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이렇게 호크스가 다시 한번 비상의 움직임을 보여주자 대전 호크스를 응원하는 인터넷 방송인들도 늘어났다.
그중에서도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이가 바로 정수지였다.
일반적인 야구팬들은 압도적으로 남자들이 많다.
얼마나 그 비율이 심하냐면 젊고 예쁜 여자들을 발견하면 중계 카메라조차 가끔 선수들 대신 여성 관중을 찍을 정도였다.
당연히 젊고, 몸매까지 좋으면서 예쁘기까지한 정수지는 호크스 팬들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했다.
[예 누군지 아는 사람?]
요즘 호크스 시범경기에 편파중계 하는 앤데 커엽누 ㅋㅋ
┗>임마, 예 정수지잖아.
┗>갤주님을 몰라 뵙고 이 새끼 간첩인가?
┗>(글쓴이) 유명한애임?
┗>사이영 여친이잖아!
┗>(글쓴이) 와, 시발 존나 사랑했다.
┗>사이영 그 새끼는 얼굴도 존잘에 여친까지 예쁘네 시발!
┗>쟤꼬삼일 듯 ㅇㅈ?
┗>ㅇㅈ! ㄹㅇㅋㅋ
물론 누군가에게는 상당히 억울한 유언비어였다.
#2 폭풍전야
KBO 2024시즌이 시작되면서 구태성은 처음으로 경기 전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구감독님, 시범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보여주었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대전 호크스의 레전드인 감독님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팬들의 기대치가 높아졌는데요.”
“참으로 감사하면서도 조금 부담이 되네요.”“감독님의 현역시절에는 부담감을 가지지 않는 강심장으로 유명하셨는데요.”
“제가 선수일때는 팔이 빠져라 공을 던져서라도 팬들의 기대에 부응 할 수 있지만 감독이라는 자리는 그렇게 할 수 없기에 부담이 됩니다. 또 팬들이 얼마나 호크스의 우승을 간절하게 바라고 있는지 알고 있기에 그 마음에 보답하고자 하는 생각 뿐입니다.”
오랜만에 하는 인터뷰에 긴장할 법도 하지만 구태성은 특유의 강심장의 면모를 보여주면서 자연스럽게 인터뷰에 응했다.
“그렇다면 감독님은 올해 KBO의 판도가 어떻게 흘라거실거라 예상하십니까?”
“우선, 작년 우승을 했던 그리즐리의 전력이 매우 높습니다. 그리고 의외로 드래곤즈 역시 그리즐리 못지않은 탄탄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드래곤즈는 호크스, 타이탄즈와 함께 도원결의를 한 구단답게 KBO를 대표하는 약체구단이었다.
하지만 구태성이 직접 본 드래곤즈는 전년도 우승팀인 그리즐리 못지않게 알찬 타선을 자랑하는 팀이었다.
‘물론 마운드는 비교하기 미안할 만큼 빈약하지만 공수겸장을 달성한 팀은 그리즐리뿐이니까.’
“오 그렇다면 구감독님께서는 올해 두 팀이 우승경쟁을 할 거라 예상하시는군요?”
“아뇨, 우승은 호크스입니다.”
“예?”
기자는 깜짝 놀랐다.
‘아니, 호크스 작년 성적이 9위였는데 9위가 단번에 우승을 한다고?’
“감독님도 알고 계시겠지만 호크스는 작년에 9위를 했습니다. 그리고 재작년에는 10위를 하지 않았습니까. 만년 하위권이라 할 수 있는 호크스가 우승권이라고 예상하신 근거를 알 수 있을까요?”
생각보다 예의바른 기자의 질문에 구태성은 살짝 웃었다.
“물론 호크스는 약팀 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호크스는 부활한 베테랑과 신예들이 합심해서 하나의 팀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저는 적어도 이 팀이 플레이오프는 진출할것이라 보고 있으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된다면 높은 확률로 우승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최근들어 플레이오프에서 우승을 차지한 구단은 손에 2018 인천 히드라즈 정도 뿐입니다.”
“물론 한국시리즈의 경우 1위팀에게 매우 유리한 것이 사실입니다. 다른 팀이 플레이오프라는 치열한 혈투를 치르고 올라오는 동안 1위 팀은 휴식을 취하면서 144경기를 치르는 동안 지치고 상처입은 몸을 추스릴 수 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에이스입니다.”
“당연히 1위를 한 팀이 최고의 에이스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지 않습니까? 지난해 조영식 선수가 그랬듯이 말입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오늘 대한민국 최고의 에이스가 데뷔경기를 치를 예정이니까요. 폭풍전야, 뒤에서 호크스 그리고 저를 욕하셔도 좋습니다. 아니 제 면전에다가 욕을 하셔도 좋습니다. 여러분께 반박을 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거짓말쟁이인지 아닌지는 오늘 경기 결과가 말해 줄 겁니다.”
#3 폭풍전야의 덕아웃
경기 시작 20분 전 나는 덕아웃에서 스파이크 끈을 동여매며 등판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야, 사이영 진짜 불펜에서 몸 안 풀어도 돼?”
요즘 부쩍 친한척 하는 중범 선배녀석이 치근덕거린다.
“와, 지금 선배 무려 선발등판하는 투수에게 불안감을 심어주는 거예요? 선배 설마 창원 티라노즈 첩자에요?”
피식
“네가 그런다고 쫄 녀석도 아니잖아.”
싸가지 없는데다가 뻔뻔하기까지! 진우야 너는 저렇게 커선 안된다.
“하긴 그렇죠. 요즘 시대가 어느 시댄데 투수가 불펜에서 몸을 풀면서 어깨를 데운답니까?”
“그래야 공이 원하는 곳에 잘 들어가는 거 아니었어?”
그거야 실력없는 놈들이나 그런거고 나같이 고금제일의 투수정도 되시면 그런 거 없어도 된다니까?
물론 이런 이야기를 선배 투수들이 있는 곳에서 하면 안 된다는 것 정도야 충분히 알고 있다.
실제로 잘난 나지만 잘난 걸 본인이 잘났다고 하는 순간 실력이 안 좋은 선배들 기분이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뭐 1년간 잠깐 보고 말 사람들이긴 하지만 내가 머무는 동안만이라도 서로 감정상할일 만들 필요는 없잖아?
“에이, 어깨만 데워서 공이 원하는 곳으로 들어가면 저도 불펜에서 공을 던지겠죠. 그런데 어떤 투수가 어깨만으로 공을 던집니까?”
“응? 공은 원래 어깨로 던지는게 아니었어?”
하, 여기 또 똥 멍청이 하나가 늘었군.
“투수가 공을 던지는건 발 끝부터 시작해서 전신을 사용해야 하는데 어깨만 데운다고 공이 잘 들어가면 어깨에 핫팩을 붙이고 던지겠죠.”
“그런가?”
“제가 비밀 하나 알려드릴까요?”
“뭔데?”
“공을 던지기 전에 몸 전체를 데워놔야 제구도 잘 되고 구위도 올라가는 겁니다. 제가 공을 던지기 전에 워밍업을 하지 않은 것이 있던가요?”
투수 몇 명이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어쩌면 몇 놈은 내 노하우를 자신의 노하우로 발전시킬지도 모르지.
잘 배워 둬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던진 남자의 꿀팁이니까!
“전체적으로 워밍업이 되면 몸에 있는 불필요한 텐션이 낮아지기 마련이거든요. 자연스럽게 투구를 할 때 최선의 딜리버리를 얻을 수 있죠. 그래서 제가 투구보다 러닝을 중요시 하는거에요.”
물론 사람의 몸은 천차만별이고 나 같은 감각을 지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으니 내 조언이 다른 투수에게 안맞을 수도있다.
실제로 메이저리그때 동료들도 몇 번 따라해보다가 포기하는 녀석들이 대다수였다.
그래도 워밍업을 제대로 하고 마운드에 서는 것과 갑자기 마운드에 서는 것은 천지차이가 있다.
나처럼 바로 마운드에서 공을 던질 감각이 없다면 워밍업을 제대로 하고 불펜에서 공을 던지는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아, 이것도 말해줘야겠군!
“물론 투구폼을 항상 똑같이 유지 할 수 있어야지만 가능한 이야기죠.”
“그러니까 너는 항상 어떤 상황이든 네 투구폼을 똑같이 유지 할 수 있다?”
녀석들의 눈에 불신이 가득하다.
이럴때는 증거가 필요하다.
“이것 좀 보실래요?”
나는 경기시작전 전력분석팀이 나에게 전달해준 내 피칭자료를 중범이 녀석에게 보여줬다.
“여기 잘 보면 저는 이번 연습경기와 시범경기 4번동안 단 한번도 릴리스 포인트가 변하지 않았어요. 심지어 마운드에서 와인드업 하는 다리의 각도와 보폭까지 오차가 거의 없을 정도죠.”
사실 이런 미묘한 차이가 나는 이유는 당연히 공을 내가 원하는 곳으로 보내기 위한 오차수준일 뿐이다.
이러한 투구메커니즘이 완전히 몸에 익어야 나처럼 불펜에서 어깨를 소모하지 않아도 바로 선발 등판을 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