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인생 2회 차 레전드 투수 사이영-59화 (59/70)

〈 59화 〉 Chapter 19. 시범경기 (2)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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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9. 시범경기 (2)

#1 내조

고등학생때부터 스트리밍을 해온 정수지는 제법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방송인이었다.

조금 이른 시간이지만 정수지가 방송을 켰다는 소식에 많은 시청자들이 몰려왔다.

“안녕하세요?”

┗>어, 방장 어서 오고.

┗>오늘은 평소 방송하던 시간이 아닌데 무슨 콘텐츠 하려고?

┗>먹방?

┗>방장 오늘 뭐 먹어?

“먹을 건 간단하게 중국음식을 시켜놨어요. 그런데 오늘 콘텐츠는 먹방이 아니에요.”

┗>엥? 먹방 스트리머가 음식을 먹는데 먹방이 아니라고?

┗>말이여? 방구여?

“오늘은! 제 남자친구 응원하려고 방송을 켰어요. 앞으로 자주 응원방송을 할 것 같아요.”

┗>남친? 아, 방장도 남친이 있는데!

┗>방장 정도면 괜찮지.

┗>간신 쳐내!

┗>그나저나 야구 룰도 모르는데 야구 재미있나?

┗>야구? 나 야구는 안 좋아하는데 뭐 방장이 먹방한다니까 봐야지.

워낙 다양한 콘텐츠로 방송을 하다보니 정수지의 팬들은 정수지가 야구를 봐도 이탈하지 않고 같이 응원을 했다.

1회 말 사이영이 등판하자 정수지가 호들갑을 떨었다.

“저기 이영이가 나왔어요! 내 남친 잘생겼죠?”

┗>아, 방장 지건마렵네.

┗>그런데 잘생기긴 한 듯?

┗>저게? 키 좀 크고 비율도 좋긴 한데 크게 잘생긴 건 아니지 않나?

┗>너는 거울 보고와서 이야기하자.

시합이 시작되고 사이영이 첫 번째 공을 던졌다.

전광판에는 163km/h이 찍혀있었다.

┗>와, 초구에 163? 저거 사람인가?

┗>빠른거냐?

┗>방장이 짜장면 한 그릇 먹는 속도랑 비슷하다고 보면 됨

┗>? 그럼 빛의 속도라는 거잖아.

┗>와 방장은 짜장면을 빛의 속도로 먹는데 남친은 야구공을 빛의 속도로 던지네.

그리고 사이영의 투구는 1회 말에 올라온 광주 재규어즈 투수 덕분에 더욱 빛이 났다.

┗>엥? 상대 투수 144따리를 던지는데?

┗>저게 정상이야. 임맠ㅋㅋㅋㅋㅋㅋㅋㅋㅋ

┗>140 중반이면 뭐 나쁜 공이라고 할 수도 없지.

┗>20km차이나는데 많이 나는건가?

┗>일반여성이랑 방장 키차이정도 난다고 보면 됨

┗>일반여성을 볼일이 없어.

┗>미안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방장 남친은 엄청 빨리 들어가던데 왜 저 투수는 계속 공던짐?

┗>하아, 야알못들이랑 방송 같이 못 보겠다. 방장 뭐해? 야알못들 쳐내!

방송은 점점 개판이 되어갔지만 정수지는 조금도 신경쓰지 않았다.

“앗, 짜장면 왔다!”

정수지는 짜장면을 맛깔나게 비벼서 신들린 면치기를 선보이며 짜장면 한그릇을 비웠다.

호로로로로록

야구중계를 보면서 짜장면을 맛깔나게 먹는 정수지 덕분에 시청자들은 고통을 호소했다.

┗>ㅗㅜㅑ, 고막강타······.

┗>일단 나도 짜장면 시킴 방장이 먹방하면 꼭 그 음식이 땡기더라!

┗>와, 짜장면 사라지는 속도 실화냐?

야구응원도 식후경이다.

#2 사이영 19세 시즌

따   악!

인생 2회차지만 야구는 쉽지 않다는 걸 다시 한 번 뼈저리게 느낀다.

무려 덴튼 트루 영의 경험을 가지고도 정규시즌도 아닌 시합 경기에서 안타를 맞았다.

그것도 하위 타선인 7번타자에게!

“와, 저걸 경서가 치네? 방금 166짜리 였잖아.”

“내가보기에 눈 감고 휘두른 방망이에 운 좋게 걸린거 같은데.”

“일단 무사 주자 1루면 점수가 날 수도 있는 거 아냐?”

“하위타선이 잘 해줄까?”

“하위 타선이라고 못 치라는 법은 없잖아.”

“그래, 오히려 투수가 맨붕와서 볼질하면 빅 이닝도 가능해.”

관중들의 이야기처럼 첫 타자를 내보내는 건 정말 기분이 나쁜 일이다.

하지만 기분이 나쁘다고 짜증을 내기엔 마운드에서 짜증을 내서 변하는 건 오히려 나에게 안좋은 방향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어차피 방금 맞은 공은 투수에게 세금같은 거다.

아무리 빠른 공을 던진다고 해도 타이밍이 절묘하게 맞으면 눈 감고 휘두르는 방망이에도 안타가 나오는게 야구다.

나는 살짝 팔 각도를 낮춰서 공을 던졌다.

갑자기 타격 자세를 취하던 타자가 몸을 앞으로 숙이면서 방망이를 스트라이크 존으로 기울였다.

흥, 그 정도는 서있는 포즈로 예상하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팔 각도를 낮춰서 던졌지!

오버헨드와는 전혀 다른 궤적을 지닌 쓰리쿼터의 패스트 볼이 타자를 향해 날아갔다.

“으억!”

번트를 준비하던 타자는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공을 피하려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지만 내가 던진 공은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할 뿐이었다.

이번 경기에서 내가 던지는 구위에 압도된 상대는 어떻게든 주자를 스파링 포지션에 놓으려고 할 거라는 것은 눈 감고도 알 수 있는 내용이다.

이제는 대 놓고 번트자세를 잡는 상대타자.

내 공에 겁을 먹고 넘어진게 부끄러운지 얼굴을 붉히고 있다.

쯧, 저래주면 나야 고맙지!

이번에는 유니폼이 귀를 스치듯이 던지는 오버헨드로 공을 던졌다.

슈우우우우우우웅!

번트는 배트를 휘두르지 않고 공에 배트를 가져다 대듯이 가볍게 밀어서 공을 굴리는 타법이다.

그래서 번트는 스윙보다 압도적으로 공에 배트를 가져다 대기 쉽다.

과거 나의 전성기 시절 내가 던지는 공에 번트를 시도하다가 다치는 선수가 여럿 있었다.

언뜻 보기에 번트는 그냥 날아오는 공을 보고 그 방향으로 배트를 가져다 대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매우 쉽다고 착각 할 수 있다.

하지만 번트는 정말 어려운 기술이다.

특히 내가 던지는 패스트 볼을 번트로 인플레이 타구를 만드는 건 타이 ‘멍청이’ 콥도 힘들다고 고백을 했을 정도였다.

틱!

재규어즈 타자는 내 공을 궤적을 따라 배트를 가져다 댔지만 공에 밀려서 파울이 되고 말았다.

흥! 은퇴전에도 이런 위력을 지닌 공을 던질 수 있었다면 번트 수비따위 필요도 없었겠지?

번트는 스윙과 달리 쓰리번트 아웃이라는 룰이 있다.

투 스트라이크에 몰려있는 상황에서 번트로 파울 타구를 만들면 아웃이라는 규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 타자는 타석에서부터 번트 자세를 취했다.

하, 곧 죽어도 번트로 몰아 붙이시겠다?

이런 근성 있는 승부에서 내가 꼬리를 말수는 없지.

나는 다시 한 번 번트를 하려면 해보라는 듯이 오버 헨드로 있는 힘껏 공을 챘다.

슈아아아아앙!

특히 이번에는 공에 회전이 잘 먹혔는지 평소와는 다른 굉음을 내면서 공이 날아갔다.

그런데도 쓰리번트를 각오한 타자의 집중력은 남달랐다.

정말 잘 던진 공이었지만 타자는 최선을 다해서 배트를 공에 가져다 댔다.

그 순간 믿을 수 없는 소리가 그라운드에 울려퍼졌다.

빠각!

“크악!”

스윙도 아닌 번트시도에서 타자의 배트가 부러진 것이었다.

저런, 모르긴 몰라도 손바닥에 느껴지는 충격이 장난 아니었겠는걸?

데구루르르르르르

강력한 구위에 배트가 부러지면서 공이 내 앞으로 흘렀다.

타자가 아픈 것은 아픈것이고 상황은 인플레이 상황이었다.

내 몸은 당연하다는 듯이 앞으로 튀어나갔고 정확히 나를 향해 굴러오는 공을 베어 핸드로 잡아서 2루로 던졌다.

정상종 애송이가 내가 던진 공을 잡아 태그아웃을 하고 자연스럽게 1루로 송구했다.

배트가 부러지면서 타자는 고통에 몸이 얼어붙었고 정상종의 공은 여유롭게 1루에 안착, 그림같은 더블 플레이가 완성되었다.

순식간에 무사 1루 상황에서 그냥 투아웃을 만들었다.

“상종이형 나이스!”

정상종이 부끄럽다는 듯이 손을 흔들어줬다.

덕아웃에 들어오자 선배들이 나를 보면서 한마디씩 했다.

“이야, 넌 진짜 미친놈이야. 어떻게 번트를 대는 방망이를 부숴버리냐?”

“그러게요. 그래도 물푸레나무 배트라 다행이지 단풍나무 배트였으면······.”

내 가정에 정상종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잘못했다가 진수 눈에 배트 조각이 박혔을지도 모르지.”

“그러니까요.”

이래서 나는 근본 없는 단풍나무 배트를 사용하지 않는다.

단풍나무 배트는 분명 장점이 명확하다.

단단하고 조밀한 목질에 물푸레나무보다 가벼운 단풍나무는 언뜻 보기에 상당히 좋은 야구방망이 재료 같지만 저렇게 배트가 부러질 경우 날카로운 조각이 사방으로 퍼진다.

잘못하다가 크게 다치기 십상이다.

반면 물푸레나무의 경우 비교적 안전하게 부러지는 편이다.

물론 물푸레나무는 비교적 무겁고 물푸레나무가 마르면 뒤틀림의 변형이 있을 수 있다.

“물푸레나무가 단점이 있다지만 역시 근본은 물푸레나무 빠따죠.”

“하아, 최연소꼰대 납셨네.”

아, 정상종 저 애송이는 주력 배트로 단풍나무를 사용했지?

근본 없는 애송이녀석!

비록 3회말에 잠시 위기가 있었지만 이후부터는 별다른 위기상황 없이 9회가 지나갔다.

이번 경기는 나에게 시범경기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경기였다.

대부분 KBO에서는 투수가 타석에 서는 일이 없다.

하지만 나는 이번 시범경기에서 타석에 섰다.

감독에게 떼를 쓰다 싶이 해서 얻어낸 투수 타석에서 4타석 2타수 2안타 2볼넷이라는 영양가 만점의 활약을 하면서 내가 왜 타석에 서야하는지까지 증명했다.

이제 팬들은 정규시즌에도 나를 타석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3 정수지 중계방

“보셨죠! 이게 내 남자친구에요!”

┗>뭔지 몰라도 사이영 쟤 잘 하는 듯?

┗>그냥 잘 하는 게 아니라 개 잘 하는 거지 멍청아.

┗>이러다가 대전 호크스 우승하는거 아니냐?

┗>응, 아니야.

“우리 이영이가 잘 던지면 오늘처럼 이길테니 대전 호크스가 우승 할 수 있어요.”

참고로 정수지는 제법 예쁘다.

아니 제법 예쁜게 아니라 꾸미지 않아도 모델같은 몸매에 중학생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베이비 페이스다.

이런 정수지가 갑자기 야구중계를 하자 다른 팀 팬들까지 몰려왔다.

┗>방장, 야구에는 불가능한게 두 개 있는데 하나는 대전 호크스의 우승이고 다른 하나는 부산 타이탄즈의 우승이야.

┗>응, 이제 시즌내내 행복할 방장ㅋㅋㅋㅋ

┗>나는 행복합니다. 부를 방장 볼 생각에 시즌이 기다려지누 ㅋㅋ

“시즌이 끝나면 알 수 있겠죠. 아참 그리고 앞으로는 남자친구가 등판하는 날에는 중계방송을 할 거에요.”

┗>뭐 나야 방장 먹는거 보려고 오는거니 상관없음

┗>난 야구 좋아함! 개꿀잼일듯!

┗>너 어디팬이냐?

┗>서울 히어로즈

┗>부산 타이탄스

┗>대전 호크스는 없냐? 그래도 방장은 대전 호크스 응원하는데?

┗>대전 호크스 팬들 지금 행복사하셨답니다.

┗>그건 ㅇㅈ ㅋㅋㄹㅃㅃ

#4 사이영 19세 시즌 시범경기 종료

경기가 끝나고 나는 아이싱을 하고 마사지를 받았다.

사실 데드볼 시대에 이런 호사는 누릴 수 없었다.

투구는 일반인의 생각보다도 심하게 팔과 어깨에 무리를 준다.

자연스럽게 주변 근육에 손상이 일어나고 그 손상은 염증을 일으킨다.

염증에 가장 좋은 방법은 염증이 생기면 곧장 아이싱을 해줘서 염증을 약화시키는 것이다.

물론 인체는 신비해서 염증을 오래 놔두면 천천히 회복되겠지만 아이싱을 하면 염증이 빠르게 가라앉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정보도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알려진 정보지 데드볼 시대에는 이런 정보도 없었다.

오래 건강하게 던지기 위해선 아이싱은 꼭 해야만 하는 절차지만 문제는 아이싱을 하는 내내 지루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수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수지야, 나야!”

-이영아! 오늘 고생 많았어.

“흐흐, 오늘 내가 공 던지는거 봤구나?”

-응, 아예 중계방송을 했어.

중계방송이라, 험한 야구팬들이 수지를 괴롭히지 않았나 걱정이다.

“······반응은 어땠어?”

-뭐 몇몇 팬들이 그래봐야 대전 호크스다 라고 했지만 나쁘지는 않은 것 같아.

“그래봐야 대전 호크스?”

-너무 기분나빠하지마. 내가 보기에 타 팀 팬같았어.

“앞으로 그런 녀석이 나오면 꼭 말해줘! 그래봐야 어차피 우승은 대전호크스라고!”

-응! 알았어. 빨리 보고 싶다.

곧 전화가 끊길 것이다.

음, 전생에 그녀에게 자주 평생을 못해줬던 말이지만 이번 생에는 그런 실수를 하면 안되겠지?

“나도, 야! 정수지!"

-왜 불러?

"사······, 사랑해!”

나는 다급하게 전화를 끊었다.

휴, 영상통화가 아니었길 망정이지 영상통화였으면 못뱉을뻔 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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