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인생 2회 차 레전드 투수 사이영-35화 (35/70)

〈 35화 〉 Chapter 11. 초고교급 투수 사이영 (4)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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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1. 초고교급 투수 사이영 (4)

#1 재능의 벽을 넘은 인재

Phoenix Christian Preparatory School(이하 PCPS)는 애리조나주에 위치한 유서 깊은 명문 고등학교이다.

그중에서도 야구팀은 2A 챔피언쉽에서 우승을 차지할 만큼 대단한 위상을 보유하고 있었다.

“감독님 조금 있으면 드레프트 시즌인데 굳이 연습경기를 뛰어야 합니까?”

“무리는 하지 말고 경험한다 생각하고 한 경기 뛰고오자. 이번 경기가 끝나면 호텔에서 디너를 무상으로 제공해 준다고 한다.”

“호텔 디너를요?”

“오우!”

‘물론 우리 학교의 장학금 기부도 있고 말이야.’

감독은 경기 한번 뛰는 대가로 맛있는 저녁만찬과 학교의 장학금이 생긴다면 충분히 남는 장사라고 생각했다.

“감독님 이번에 붙을 녀석들 한국에서 온 녀석들이라면서요?”

“아, 카를로스 너는 한국 녀석들을 무서워하지?”

“무슨 소리야! 그냥 체질적으로 나랑 한국이랑 안 맞는 거뿐이야.”

과거 M2리틀 야구단 소속의 1번 타자였던 카를로스는 2M 리틀 야구단의 사이영을 만나 재능의 벽을 느꼈지만 꾸준한 노력으로 2학년이 된 지금 전미의 대학과 MLB구단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선수가 되었다.

카를로스의 집안형편은 그렇게 좋지 않았기에 부와 명성을 보장하는 1라운드 드레프트 픽에 뽑히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MLB 구단 출신 스카우터들은 신이 빚은 1번 타자라 불리는 리키 헨더슨 다음가는 재능이라면서 카를로스를 치켜세워 줬다.

그들이 본 카를로스의 장점은 자신의 부족한 점을 알고 노력한다는 것이었다.

신체적으로는 워낙 완성도가 좋은 카를로스였기에 자신감도 부쩍 생겼다.

‘미안하지만 이번에는 기필코 이겨서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지워내겠어!’

경기장에 도착한 카를로스는 상대팀을 살펴봤다.

대부분 작고 약해보이는 체격을 가졌지만 몇몇은 유니폼 밖으로도 제법 탄탄한 근육이 보이는 녀석들도 있었다.

카를로스는 이상하게도 탄탄한 근육을 가진 녀석들이 낯이 익었다.

‘응? 낯이 익은 것 같은데? 어디서 봤더라?’

태어나서 미국을 벗어나본 적이 없는 카를로스는 한국에서 왔다는 녀석들이 낯이 익다는게 이상했지만 애써 무시하고 3루 덕아웃으로 향했다.

“근데 예들 엄청 웃기지 않아? 왜 우리한테 홈팀 덕 아웃을 주는 거지?”

“그러게 야구도 모르는 멍청이들인가?”

이는 한국 야구의 특색 때문인데 대부분 남쪽으로 구장을 짓다보니 해질녘이면 3루로 햇살이 비추기 때문에 한국의 야구는 1루를 홈으로 사용하는 편이다.

하지만 메이저리그는 내야 팬들의 편의를 위해서 그라운드 방향을 북북동쪽으로 향하게끔 권장하고 있기에 대부분 3루를 홈팀 덕아웃으로 사용하는 편이다.

“그런데 공격은 우리가 먼저잖아?”

“그도 그렇네. 확실히 야구도 모르는 멍청이들 나라 다워.”

“너도 나중에 마이너의 눈물젖은 샌드위치를 먹다보면 한국으로 갈걸?”

“그럴리가! 나는 1년만에 더블A를 작살내고 메이저에 갈 몸이시다!”

“자, 카를로스 그만 떠들고 그라운드로 올라가! 투수가 기다리잖아.”

“예썰!”

카를로스는 배트를 쥐고 곧장 덕아웃을 뛰쳐나갔다.

심판의 등뒤로 달려가 좌타석에 자리를 잡은 카를로스는 정말 잘생긴 동양인 투수를 바라봤다.

‘응? 저 녀석은 낯이 진짜 익은데?’

슈우우우우우우우웅~ 빠아아앙!

안개속을 보는 것 같던 카를로스의 기억은 기분나쁜 미트음과 함께 완벽하게 떠올랐다.

“······맙소사 너는?!”

“카를로스? 너 카를로스 맞지? 오랜만이다 야! 오늘도 얼른 들어가.”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지껄이는 포수도 함께였다.

“Xucking Shit!”

‘그 녀석이었어! 리틀리그의 괴물!’

#2 초고교급투수의 위엄

“봤냐? 너희들이 오후에 놀러 다닐 때 이영이는 수영장에서 러닝훈련을 했다. 너희들이 인터넷이 느리다고 투덜거리면서 게임을 할 때 이영이는 수영장 러닝훈련을 끝내고 혼자 피지컬 랩에 가서 필라테스를 했다.”

대전고 2,3 학년들은 뼈를 때리는 구태성의 질책에 입을 다물었다.

“······.”

“냉정하게 이영이가 너희들처럼 놀고 너희들이 이영이처럼 훈련을 해도 너희들을 쓸까 말까 할 만큼 실력에 차이가 나는데 내가 왜 너희들을 써야하지?”

팀의 주장이자 2학년부터 팀의 4번타자를 친 최배영이 구태성에게 고개를 숙였다.

“한번만, 한번만 기회를 주십시오.”

최배영을 비롯한 기존 주전들에게는 올해가 마지막 기회였다.

안 그래도 약체인 대전고였기에 프로구단의 관심이 덜했다.

구태성은 지금이라도 이야기를 하면 전학을 알아봐 주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그 이야기는 선수로써 밥줄을 끊어주겠다는 이야기나 다름없었다.

안 그래도 약팀에 주목도 못 받고 있는데 워크에씩에 부족하다는 이야기까지 프로구단에 흘러들어가는 순간 야구선수로써 미래는 없다고 해도 좋다.

최배영의 간절함이 닿아서일까? 구태성은 마지막 구원을 그들에게 내려줬다.

“우리에게 주어진 훈련기간은 앞으로 3주, 그 동안 너희들이 내 스타팅 맴버를 앞지를 만큼의 실력을 쌓는다면 너희들에게도 기회를 주겠다.”

“······.”

최배영을 비롯한 2,3학년들의 눈빛이 밝게 빛났다.

“열심히하겠습니다!”

“단, 이제 너희들이 1학년들이 하던 운동장 정리를 한다. 나는 내 주전 선수들에게 궂은일을 시키지 않는다.”

“알겠습니다!”

‘이제야 봐줄만한 얼굴이 된 것 같군.’

구태성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마운드를 바라봤다.

마운드 위에서는 한 마리 야생마가 미쳐 날뛰고 있었다.

파아아아앙!

제법 떨어진 덕아웃까지 들리는 미트소리는 사이영이 전력을 다해서 공을 던지고 있다는 증거였다.

‘고작 1횐데 저렇게 공을 뿌린다고? 아직까지 갈 길이 멀구나. 뭐 경험이 쌓이면 좋아지겠지’

나는 오늘 9회까지 던질 생각에 최대한 몸을 슬슬 풀면서 공을 던졌다.

1회는 나에게 참 어려운 회다.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을 파악해야하고, 싸늘하게 식어있는 어깨를 달아오르게 해줘야 한다.

그렇기에 늘 1회는 나에게 힘들고 어려웠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키 애송이들은 내 공에 스치지도 못하고 방망이를 돌리고 있다는 점이다.

후, 살살 던지기도 힘드네.

그래도 이렇게 1회에 몸을 풀지 않으면 완투율 8할은 쉽게 달성하기 힘든 기록이다.

나는 될 수 있으면 완투율 만큼은 9할 이상을 기록하고 싶다.

마음 같아선 모든 경기를 완투하고 싶다.

그리고 오늘 경기는 내 원대한 목표를 실현시킬 작은 한걸음이 될 것이다.

1회를 잘 틀어막은 나는 어깨가 조금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사이영, 오늘 너는 마운드 위에만 선다.”

하아, 빌어먹을 지명타자제도 근본 없는 지명타자제도로 인하여 나는 타격을 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잃어버렸다.

“감독님, 저는 야구선수지 투수가 아닙니다.”

“뭐?”

“지명타자제도 같은 근본 없는 제도로 인하여 제가 실직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뜻입니다.”

“······민상아 영어 할 줄 알지? 지명타자 취소한다고 심판한테 전해줘.”

“어, 뭐라고 해야 하죠?”

하아, 이 똥멍청이들이 내 코칭스테프라니!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16년간 영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지만 나는 아직 한국어보다 영어가 편한 사람이다.

나는 심판에게 달려가 우리들의 지명타자가 소멸했고 그 타석에 내가 선다는 것을 알렸다.

심판은 고개를 끄덕이며 상대팀에게 이 사실을 전달했다.

“처리했습니다.”

“······고맙다. 고등학교 룰로 공을 던지는건 이번이 처음이지?”

“예, 불과 한달전까지만 해도 저는 중학생이었으니까요.”

“그럼 9이닝짜리 경기를 뛰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겠네?”

그럴리가요? 메이저에서만 800경기 넘게 선발등판했습니다만?

“뭐 이번에는 처음이죠.”

“그렇게 전력투구를 하다가는 5회도 못 버틴다. 이건 널 위해서 하는 말이야.”

풉, 한국에서야 구태성이라는 남자가 레전드 대우를 받지만 솔직하게 나는 메이저에서 레전드 중에 레전드 대우를 받는 사나이다.

“감독님 제가 9이닝 완투를 하면 주말리그에 저를 모든 경기 선발등판 시켜 주시는 겁니다?”

“주말리그 전 경기 선발등판? 그건 불가능한데? 야구협회에서 연투를 금지시켰거든!”

“알고 있습니다. 토요일에 던지고 일요일은 자유훈련 하겠습니다.”

“이번 경기를 완투하면 일요일은 자유훈련을 하시겠다?”

“자신 없으십니까?”

쫄리면 뒈지시던가! 천하의 구태성이 왜 이렇게 혀가 길어?

“좋다. 이번 경기에 완투를 한다면 그 부탁을 들어주지.”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은 나는 씨익 웃으면서 내 자리에 앉았다.

“뭐해, 얼른 가서 나를 승리투수로 만들란 말이다.”

“이영아, 너는 배짱이 좋은 게 아니라 그냥 눈치가 없는 거였어.”

그 이야기를 민규 너에게 들으니 기부니가 참 요상하구나.

마치 너를 껴안고 똥통에 구르고 싶은 기분이야.

“그나저나 카를로스 저 녀석 덩치가 워낙 커져서 못알아볼뻔 했잖아.”

“카를로스? 그게 누군데?”

“기억안나? 우리 리틀 리그 월드시리즈 결승에서 만난 꼬맹이 있잖아.”

“몰라, 그런 지나가는 엑스트라 따위 기억할 가치가 없으니까.”

“그냥 지가 기억력이 나쁜 거면서!”

저 시고르브자브종 녀석이!

“시끄러워 선발투수님은 작고 소중하니까 더 이상 선발투수님의 심기를 거스르지 마!”

#3 때로는 노력이 재능을 넘어선다.

늘 그렇듯 3이닝을 깔끔하게 막아낸 나는 타자들이 벌어준 점수를 바탕으로 배짱있게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

스코어 2:0으로 앞서있는 4회 초 애송이들 중에선 제법 날카로운 스윙을 하는 녀석이 나타났다.

이름이 뭐였더라?

카를로스는 자신의 악몽이 다시 나타나 어린 시절보다 더 강력한 공을 뿌리는 모습에 맨탈이 흔들렸다.

‘카를로스! 정신차려. 저 녀석을 이기기 위해 노력해왔잖아!’

리틀 야구에서 카를로스는 그야말로 신이었다.

카를로스는 어린 시절부터 피지컬이 괜찮았고 투수들이 던지는 공은 배팅볼 기계만도 못한 공이었다.

그렇게 승승장구 하던 카를로스는 자신이 야구를 잘 한다고 ‘착각’했다.

그러다가 사이영을 만나고 하늘 밖에 또 다른 하늘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보통의 아이들이라면 그 순간 좌절하고 포기를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카를로스는 포기라는 쉬운 선택 대신에 노력을 선택했고 이제는 MLB 드레프트 상위권을 노리는 유망주가 되었다.

‘그래, 이때까지 해왔던 너의 노력을 믿자!’

카를로스는 자신에게는 악몽이었던 투수를 바라봤다.

슈우우우우웅! 뻐어어엉!

예전에도 악몽이었던 투수는 그때보다 더 강한 공을 뿌리며 카를로스를 위협하고 있었다.

“스트라이크!”

카를로스는 자신의 배트 스피드로 상대방의 공을 공략 할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빠른 발이라는 또 다른 무기가 있다.’

사이영이 와인드업을 하는 순간 카를로스의 배트가 스트라이크 존을 가로막았다.

어라? 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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