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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리셋 오 소위-1010화 (1,010/1,018)

< 05. 바로잡아야 합니다(74) >

인생 리셋 오 소위! 2부 340화

05. 바로잡아야 합니다(74)

오상진은 이모부 함기철의 얘기를 듣고 있으니 흐뭇했다.

“당연하죠. 항상 고맙게 생각하는걸요.”

-그래, 그래. 아참! 이번에 임대료 들어온 것 확인했지?

“임대료요?”

-그래. 직원이 메일로 보냈다고 하던데······. 설마 확인 안 했냐?

순간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전해졌다. 오상진은 솔직히 최근 부대 사정상 메일 확인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에이, 이모부가 어련히 알아서 해주시잖아요. 전 믿고 있습니다.”

-이 녀석아. 직원이 메일도 보내주고 그러는데 그걸 확인하지 않으면 어떻게 해.

“설마 이모부가 떼먹었으려고요.”

-어라? 너 자꾸 그러면 내가 떼먹는다?

“네. 그렇게 하십시오.”

오상진이 웃으며 말하자 바로 이모부에게서 발끈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 인마! 그렇게 하지 마.

“괜찮아요. 내가 이모부 덕분에 이렇듯 편안하게 군 생활을 하고 있는데요. 빌딩은 오롯이 이모부에게 맡겼잖아요. 그렇지 않아도 워낙 이모부께서 열심히 관리를 잘해주셔서 월급을 올려 드려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어요.”

이모부 함기철은 총 5개의 빌딩을 관리하고 있었다. 처음 구입한 한올빌딩과 그다음으로 미리내, 믿음, 소망, 새롭게 리모델링한 사랑 빌딩까지 어떻게 하다 보니 5채의 빌딩을 가지게 되었다.

이 모든 빌딩 관리를 이모부 함기철이 해주고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이 직접 관리하겠다는 한소희도 빌딩을 아주 깔끔하게 관리하는 것을 보고 함기철에게 자신의 빌딩도 관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금은 더 없이 만족하고 있다.

이에 오상진은 그래도 이모부가 고생을 하니까 당연히 이모부에게 혜택이나, 대우를 해주겠다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함기철은 오상진 덕분에 충분히 잘 먹고 잘살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일하는 것 이상을 받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정 그렇게 내 월급 올리고 싶으면 건물을 좀 매입해라.

“건물을요?”

-어. 미리내 빌딩 뒤쪽에 말이야. 원룸 같은 빌딩을 새롭게 짓고 있는 것을 봤거든. 짓다 만 원룸 몇 개 있더라.

“그래요?”

-어! 그걸 우리가 매입해서 제대로 지은 후에 원룸 임대사업을 하는 것은 어때?

함기철의 말을 들은 오상진은 살짝 고민을 했다. 나중에 먼 시간에 공공임대주택이 정부에서 추진하는 것 때문에 민간임대 업자들이 썩 돈을 벌지 못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시기에는 잠깐 몇 년간 임대사업을 해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래. 하다가 중간에 팔아버려도 되니까.’

오상진이 생각을 한 후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이모부가 생각한 것이라도 있으세요?”

함기철은 기다렸다는 듯이 얘기를 꺼냈다.

-그렇지 않아도 내가 부동산 사장님을 통해서 이리저리 알아봤는데. 두 곳 정도 괜찮은 매물이 있더라. 어떻게 이모부가 좀 더 알아봐?

“네. 그렇게 하세요. 만약 괜찮은 곳이 있다면 알아봐 주세요.”

-알았다.

“그것도 이모부가 관리해 주실 수 있죠?”

-아이고 이거 관리하는 것이 뭐가 어렵다고. 그렇지 않아도 지난번에 인력 추가하지 않았어. 이 정도 인력이면 빌딩 2개 정도 더 해도 아무 문제 없을 거야.

“그래요? 알겠어요. 이모부 생각하시는 대로 하세요.”

-그래, 고맙다. 믿어줘서······.

“아니에요. 제가 더 고맙죠. 그런 말씀 마세요.”

그러고는 잠깐 딴 얘기를 주고받았다.

-······일은 이렇게 하면 될 것 같아.

“알겠어요. 참! 어머니 프랜차이즈 일은 어떻게 잘 돼요?”

-맞다. 그렇지 않아도 내가 직원들 데리고 선진마트 가서 먹어 봤는데 거기 사람들 많더라. 푸드코트에 국밥이 얼마나 팔릴까, 그런 생각을 했거든. 그런데 거의 절반이 우리 국밥을 먹더라.

“에이, 절반까지는······.”

-어어! 진짜라니까. 아무튼 나도 직원들하고 먹어봤는데 우리 직원들도 빌딩에 있으니까 많이 먹어봤을 것 아니야.

“그렇죠.”

-그래서 내가 한턱 쏜다고 하고 시식해 보자고 했거든. 그런데 다들 표정이 좋아.

“그래요? 이모부는 어땠는데요?”

-솔직히 말해서 나는 당연히 처형이 말아주는 국밥이 맛있지. 그런데 프랜차이즈도 나쁘지 않아. 뭐, 매일 같이는 못 먹겠지만 일주일에 2~3번? 생각날 때마다 먹을 수는 있겠어.

“다행이네요.”

솔직히 프랜차이즈는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엄마나 이모가 마트에 직접 출근을 하며 재료 손질부터 시작해 국밥을 우려내는 국물까지 모든 것을 다 신경 써주지는 못하니까.

아무리 엄마의 레시피를 받아갔다고 해도 기계를 통해 만들고 다듬고 하다 보니 미묘하게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손해만 보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인기가 좋아서 기분이 좋았다.

-그건 그렇고 소희가 똑 부러져.

“그래요?”

소희라는 이름이 나오자 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오상진이었다.

-하긴 나도 작게만 사업을 했지. 프랜차이즈에 대해서 아는 것이 있어야지. 막상 그래도 내가 사업을 했다고 가서 듣고 했는데 반도 못 알아듣겠더라. 그런데 옆에서 소희가 듣고 질문도 하고 그런 모습을 보니 조카며느리를 잘 뒀다는 생각이 들어.

“에이. 아직 결혼도 안 했는데 벌써부터 조카며느리는 좀 오버다.”

-이놈이. 그래서 소희랑 결혼 안 할 거야? 아니면 다른 여자라도 생겼어?

“이모부!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그럼 인마!

“이모부가 너무 앞서가시니 그런 거죠.”

-앞서가긴 뭘 앞서가 너희들 만난 지 꽤 되었잖아. 이제 슬슬 결혼해야 할 것 아니야.

“만난 지는 오래되었지만 소희 씨도 그렇고, 저도 아직 어리잖아요.”

-일찍 하면 좋지. 안정되고, 아니면······ 소희네 집에서 널 탐탁지 않게 생각해? 군인이라고 별로래? 아니면 뭐? 아버지 안 계신다고 그래?

“그런 거 아니에요. 소희 씨 아버님 어머님 절 좋아하세요.”

-그럼 뭐가 문제야?

“소희 씨 대학원도 아직 졸업 못 했고요. 사업도 하고 있고······. 저도 당분간은 여기서 지내야 하는데 결혼을 하더라도 서울 올라가면 그때 생각을 해야죠. 한동안 어떻게 돌아다닐지도 모르는데 고생시키고 싶지 않아요.”

-상진아. 그래도 그건 아니다. 너희 이모랑도 얘기를 해봤는데. 너 바쁘다고 자꾸 외지만 있고 그러니까 불안하다고 하더라. 솔직히 말해서 소희가 외모가 빠지니, 학력이 빠져, 아니면 집안이 빠지니. 가끔 이모 가게에 소희가 찾아오면 손님들이 서로 며느리 삼고 싶어서 난리도 아니야.

“그래요?”

-그러니까 엄한 놈이 채 가지 못하게 얼른 결혼부터 해.

“네, 알겠어요. 소희 씨하고 다시 얘기해 볼게요.”

-그래, 그래. 너희가 알아서 잘하겠지만 노파심에 말을 한 거야. 아무튼 내가 너무 시간을 뺏은 것 같다. 그만 끊자.

“알겠어요. 이모부 수고하시고요. 다음에 또 통화해요.”

-어어.

그렇게 오상진은 이모부 함기철과 통화를 마쳤다. 그러곤 휴대폰을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가끔씩 이모부가 먼저 해주고 그래서 마음이 놓였다. 또한 이모 내외가 어머니와 가까이 살아서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했었다.

“이럴 것이 아니라 나중에 땅을 구입해서 주택을 지을까? 다 같이 살면 좋잖아.”

지금 당장은 무리겠지만 때가 되면 다 같이 모여 살아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였다.

똑똑!

문 두드리는 소리에 바로 상념에서 깨어난 오상진이 대답했다.

“네. 들어오세요.”

문이 열리며 모습을 드러낸 사람은 바로 방대철 주임원사였다. 생각지도 못한 사람의 등장에 오상진 입가에 걸린 미소가 빠르게 사라졌다.

오상진은 자신의 사무실에 들어온 방대철 주임원사를 보며 말했다.

“주임원사께서 어쩐 일입니까?”

“4중대장님 혹시 바쁘십니까?”

“아닙니다, 괜찮아요.”

“아, 그래요.”

방대철 주임원사는 잠시 사무실을 두리번거리더니 이내 의자로 가서 앉았다.

“커피 한 잔 주십시오.”

“아, 그러시죠.”

오상진이 자리에서 일어나 옆에 마련된 커피포트에 물을 넣었다. 그리고 종이컵에 믹스커피를 탔다. 커피를 준비하는 사이 두 사람은 말이 없었다.

말없이 시간이 흐른 후 커피 물이 끓고 그것을 종이컵에 부었다. 작은 수저로 저은 후 방대철 주임원사에게 건넸다.

“여기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믹스커피를 받아 든 방대철 주임원사가 한 모금 마시더니 말했다.

“커피 맛있습니다.”

순간 오상진이 피식 웃었다. 똑같은 믹스커피 맛이 다 거기서 거기지 뭐가 맛있다고. 오상진도 홀짝거리며 커피를 마셨다. 방대철 주임원사는 이곳에 온 용건은 말하지도 않고 커피만 마시며 눈치를 살폈다.

오상진은 그것을 의식했다. 뭔가 할 말이 있어서 온 것은 맞는 것 같은데 주임원사 성격에 그냥 무슨 일이라도 묻는다고 해서 바로 대답할 사람은 아니었다. 그래서 오상진이 어쩔 수 없이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점심은 드시고 오신 겁니까?”

“아, 네에. 먹었죠.”

“요즘 대대 분위기는 좀 어떻습니까?”

“대대 분위기요? 뭐······ 그렇죠.”

“진상 조사 위원회 때문에 조금 어수선하죠?”

오상진이 웃으며 물었다. 방대철 주임원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죠. 많이 좀 어수선합니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입니다.”

“그렇군요.”

오상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방대철 주임원사 역시 커피를 마시며 오상진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그러다가 방대철 주임원사가 종이컵을 내려놨다. 그가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후우······.”

“왜 그러십니까?”

오상진의 물음에 기다렸다는 듯이 방대철 주임원사가 입을 열었다.

“사실 말입니다. 오늘도 점심을 저 혼자 먹었습니다.”

“네? 무슨 말입니까? 주변에 부사관들 많지 않습니까.”

“많으면 뭐 합니까. 다들 눈치 보느라 밥도 같이 못 먹는데요.”

“그래요? 아니, 왜요?”

오상진은 짐짓 알고 있으면서 모르는 척하며 물었다. 이에 방대철 주임원사가 하소연을 했다.

“그 뭐냐. 진상조사위원회인지 뭐니 내려와서는 아주 그냥 부사관들 일들 못 하게 불러대고 있으니 밥이 제대로 넘어가겠습니까.”

“그렇군요. 벌써 조사가 시작되었군요.”

“4중대는 어때요? 조사 아직 시작 안 했죠?”

“예! 저희는 뭐, 아무래도 독립중대다 보니 마지막에 하겠죠.”

“그렇겠네요.”

방대철 주임원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가 바로 생각이 났는지 입을 열었다.

“참! 이번에 새로 온 조사단장을 혹시 알고 있습니까?”

“조사단장요? 그건 왜 물어보시는지······.”

“그냥 궁금해서요. 알고 보니 4중대장님이랑 어느 정도 인연이 있는 분이라고 들어서 말이죠. 그래서 4중대장님도 알고 있나 해서요.”

방대철 주임원사는 마치 남의 얘기를 하는 듯 중얼거렸지만 오상진은 그가 아무 의미 없이 저렇게 말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았다.

“네. 제가 아는 분입니다. 제가 존경하는 분이기도 합니다. 아, 그리고 저희 사단 헌병대대장이기도 합니다.”

“아, 그래요. 우리 사단 헌병대대장님입니까?”

“네.”

“그렇군요. 우리 헌병대대장님께서 우리 사단을 직접 하시는구나.”

“모르셨습니까?”

“네. 제가 뭘 알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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