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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리셋 오 소위-998화 (998/1,018)

< 05. 바로잡아야 합니다(62) >

인생 리셋 오 소위! 2부 328화

05. 바로잡아야 합니다(62)

반면 김승혜, 이은영, 박승미, 최정아는 아직 1㎏을 더 빼야 했다. 그걸 알고 있는 네 사람은 오상희를 바라보며 한마디씩 했다.

“와, 저 배신자······.”

“만날 야식 먹자고 꼬실 때 알아봤어야 했는데······.”

“내 말이!”

“오상희! 너 진짜 너무하는 거 아니야?”

오상희가 바로 고개를 돌렸다.

“내가 뭘? 뭐가 너무해!”

다들 다이어트 때문에 민감한지 살짝 언성이 올라갔다. 그때 세나가 박수를 치며 나섰다.

“자자! 거기까지 해.”

그러면서 연습실 입구에 서 있는 조인혜 실장에게 시선이 갔다.

“언니 어쩐 일이에요?”

조인혜 실장은 입구에서 흐뭇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세나의 물음에 살짝 감정이 북받친 상태로 말했다.

“얘들아, 우리 한 번씩 안아보자.”

조인혜 실장이 두 팔을 벌리며 엔젤스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한 명 한 명씩 안아줬다. 엔젤스 멤버들은 영문 모를 허그에 살짝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다들 고생했다. 수고했어. 정말로······.”

마지막 허그를 한 세나가 당황했다.

“언니. 왜요? 무슨 일 있어요?”

“응, 무슨 일이 있지.”

“네? 뭔데요? 무슨 일인데요.”

“서, 설마 우리 데뷔 못 하는 거예요?”

“야이씨! 너 재수 없는 소리 하지 마.”

“아니, 언니가 말했잖아. 무슨 일이 생겼다고.”

그렇게 얘기를 하고 있는데 세나가 놀란 얼굴로 물었다.

“무슨 일인데요. 언니. 말씀해 주세요.”

주변에 있던 엔젤스 멤버들 역시 긴장한 표정으로 조인혜 실장에게 시선이 꽂혔다.

한 차례 그녀들을 쭉 훑던 조인혜 실장이 마지막으로 세나를 바라보며 방긋 미소를 지었다.

“세나 2박3일 알지?”

“네. 아는데요.”

“거기 세나가 출연하기로 했다.”

“네? 제가요? 제가 2박3일에요? 아니, 어떻게······.”

세나는 너무 놀란 나머지 두 손으로 자신의 입을 가렸다. 엔젤스 멤버들 역시 놀란 표정들이었다.

“나도 그것까지는 잘 몰라. 조금 전 김 이사님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어. KBX에 들어갔다가 나왔다고. 그리고 2박3일 김재철 PD님으로부터 세나의 출연을 긍정적으로 검토하신대.”

“정말요?”

“언니 잘됐다.”

“축하해, 언니.”

“으응······.”

세나는 살짝 얼떨떨했다. 그것도 2박3일이라는 프로그램이었다. 조인혜 실장이 차분해졌다.

“일단은 확정은 아니고 구두로 출연시키자고 말은 했다고 해. 그래도 긍정적이니까 아마 출연은 가능할 거야.”

급기야 세나가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전까지 간신히 버티고 있던 세나였다. 손으로 입을 막은 채 두 눈에는 눈물이 글썽거렸다.

오상희가 바로 다가갔다.

“언니 괜찮아?”

“어어, 괜찮아. 솔직히 믿기지가 않아서······.”

오상희 역시 마찬가지였다. 믿기지 않아 떨리는 손으로 털썩 주저앉은 세나의 등을 토닥여줬다. 다른 멤버들도 다가와 세나 옆에 나란히 앉았다.

솔직히 세나 역시도 마음고생이 많았다. 엔젤스의 리더로서 빅스타 엔터테인먼트에서도 애들을 정신적으로 이끌어 왔다. 막말로 그때는 정말 악으로 깡으로 버텼던 것 같다.

이제 와 포기하기에는 그동안 준비했던 것이 너무나도 아까웠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OH 엔터테인먼트로 옮기고, 숙소도 배정받고, 좋은 트레이너 밑에서 하루하루 연습을 했다.

그렇게 데뷔 날짜를 기다리다 보니 어느새 불안해지고 무서워지고 그랬다. 그럼에도 리더니까, 밖으로 내색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잘 안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그리고 어쩌면 그 이유가 가장 나이가 많은 자신 때문일 수도 있을 거란 부담감 때문에 많이 걱정을 했다.

그런데 다른 사람도 아닌 자신이 2박3일에 출연한다고 하니 다리의 힘이 풀려 버린 것이다.

“언니. 잘 됐다.”

“정말요. 축하해요.”

“와, 무려 2박3일이야.”

세나는 멤버들의 축하에 하나하나 손을 잡았다.

“내가 정말 열심히 해서 우리 엔젤스 꼭 알릴게.”

그러다가 최정아(조이)가 조인혜 실장을 봤다.

“그런데 언니!”

“응?”

“우리는 출연 안 해요?”

“너희? 솔직히 너희들까지는 모르겠다.”

그러자 이은영(엘리스)이 최정아를 타박했다.

“야! 2박3일이 어떤 곳인데. 세나 언니가 나가는 것도 기적이야.”

“그건 알겠는데 우리 다 같이 나가면 좋잖아.”

그 말에 세나를 뺀 엔젤스 멤버들의 고개가 살짝 끄덕여졌다. 그러자 조인혜 실장이 입을 열었다.

“그건 잘 모르겠는데. 지금 이사님께서 KBX뿐만이 아니라, SBX에도 들어가셨어.”

“네? SBX에요?”

“어. 어쩌면 거기서도 너희들 출연할 만한 예능 프로 잡아 오실지도 몰라.”

“와, 대박! 그럼 패밀리가 간다?”

“야! 패밀리가 간다에 어떻게 나가. 거긴 2박3일하고 같이 엄청 재미난 프로인데.”

“맞아. 그리고 거기는 게스트들을 잘 부르지도 않아.”

“그것도 그렇지만 2박3일에도 나가는데 패밀리가 간다에 못 나갈까?”

“에잇. 패밀리가 간다는 아니라니까.”

그러자 조인혜 실장이 나섰다.

“얘들아. 다들 싸우지 말고.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뭘 해야 할까?”

그러자 오상희가 손을 들며 말했다.

“연습이요.”

“맞아! 연습해야지. 혹시라도 언제 어느 방송에 나갈지 모르니까. 열심히 연습하자.”

“네.”

“그런데 우리 개인기도 하나씩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개인기?”

“그래. 예능 나가면 다들 개인기 하나씩 하잖아.”

“그런가?”

그녀들을 보며 조인혜 실장이 씨익 웃으며 연습실을 나갔다. 세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 개인기는 각자 숙소에 가서 연습해 오고 지금은 우리 팀 연습해야겠지?”

세나의 말에 다들 자동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세나가 음악을 틀었다. 그리고 엔젤스 멤버들이 음악에 맞춰 열정적으로 춤 연습을 시작했다.

그 모습을 밖에서 지켜보던 조인혜 실장이 흐뭇한 표정이 되었다. 그러면서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얘들아, 우리 조금만 더 고생하자. 난 분명 대박 날 거라 생각해. 아자, 아자, 아자!”

조인혜 실장도 과거 다른 기획사에서 아이돌 연습생을 케어해 봤다. 그때 키운 아이돌 멤버들은 엔젤스만큼 재능이 있지는 않았다. 연습 기간 역시 짧았고, 나름 대형기획사에 있었기 때문에 그 덕으로 어느 정도 성적은 나올 것이라 생각은 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처참했다. 그때 실패한 원인은 바로 인지도 부족이었다. 아이돌 그룹이 뜨려면 확실하게 노래가 좋거나. 아니면 다른 것으로 얼굴이 알려져야 했다. 그러나 그때 키웠던 아이돌들은 이도 저도 아니었다.

그런데 엔젤스는 그들에 비해 확실하게 노래가 좋았다. 김승호 이사가 이 바닥에서 나름 히트곡 메이커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감각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자신이 오랫동안 아껴왔던 곡들을 엔젤스에게 풀었고, 새로 영입한 박찬기 팀장이 기가 막히게 편곡을 했다.

그러다 보니 확실히 귀에 쏙 들어올 만한 노래가 만들어졌다. 엔젤스 멤버들은 더없이 열심이고 말이다. 물론 이것만으로는 성공을 장담할 수 없었는데 2박3일 출연까지 하게 되었다. 이제는 잘될 일만 남았다.

“그래. 우리 좀 더 파이팅 하자!”

조인혜 실장이 연습에 몰두하는 엔젤스를 보며 몸을 돌렸다.

85사단 예하부대 17보병연대.

이곳의 책임자는 곽종윤 준장이었다. 보통 연대라면 대령급이 보통 맡는다. 하지만 곽종윤 준장은 별을 달고서 이곳에 내려와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곽종윤 준장이 바로 85사단 사단장으로 취임하기 위한 포섭일 수도 있다. 아마도 일심회 위쪽과의 거래 일지도 몰랐다.

그는 이곳에 내려와 조용히 지내면서 85사단 일심회 라인을 관리 감독 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에 대해 전혀 불만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런 연대로 검은색 세단 한 대가 도착했다. 그곳에서 내린 사람은 임규태 중령과 조인석 소령, 황영호 대위였다. 이들 세 사람은 이번 진상조사위원회로 내려온 것이었다.

임규태 중령이 단장이고, 조인석 소령이 부단장, 참모로 황영호 대위가 맡게 되었다. 차에서 내리자 작전처의 배운혁 중령이 중앙현관에 내려와 있었다.

뒷자리에서 내린 임규태 중령은 그런 배운혁 중령을 보며 바로 환한 미소를 지었다.

“앗, 선배님······.”

“어서 오게, 임 중령.”

“아니, 왜 나와 계십니까?”

“그냥 자네를 일찍 보고 싶어서 말이야.”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임규태 중령이 살짝 민망한 얼굴이 되자 배운혁 중령이 크게 웃었다.

“하하하, 당연히 내가 내려와야지. 자네가 어디 보통 일로 온 것인가. 아무래도 내가 자네에게 잘 보여야 할 판인데······.”

“에이. 그러지 마십시오. 부담스럽습니다.”

“알아, 알아. 자네 그런 것을 싫어한다는 것을 말이야. 그럼에도 내가 온 것은 자네를 직접 연대장님께서 데리고 가기 위함이야.”

“그런 겁니까?”

“그렇다니까.”

“알겠습니다.”

“그보다 자네 참 오랜만이야.”

배운혁 중령이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렸다. 임규태 중령 역시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네, 선배님. 선배님께서도 잘 지내셨습니까?”

“허허허, 자네 덕분에 아주 잘 지내고 있네.”

“다행입니다.”

“그건 그렇고 이 친구들인가?”

배운혁 중령이 고개를 돌렸다. 임규태 중령 뒤에는 조인석 소령과 황영호 대위가 서 있었다.

“네. 일단 저희 셋이 85사단 조사를 맡게 되었습니다.”

전국의 각 사단 조사를 맡은 것은 그곳 사단에 있는 헌병대, 혹은 기무대에서 맡게 되었다. 그들을 총동원해 진상조사위원회가 설립되었다.

물론 전국을 동시에 조사를 하다 보니 인력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임규태 중령 외 인력은 달랑 2명이 전부였다.

그 외에도 조사 인력들은 많지만 실질적으로 조사를 담당하는 사람은 3명이었다. 그들을 보며 배운혁 중령은 속으로 웃었다.

‘뭐, 이거 일이 쉽게 끝나겠네.’

배운혁 중령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임규태 중령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연대장님께서는 계십니까?”

“어어, 지금 안에 계시네. 들어가자고.”

배운혁 중령이 그 세 사람을 데리고 연대장실로 향했다.

“연대장님께서는 정정하시죠?”

“정정하시지.”

“네.”

그렇게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연대장실 앞에 도착을 했다.

똑똑똑.

“연대장님 도착했습니다.”

“들어와.”

“들어가자고.”

배운혁 중령이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임규태 중령이 고개를 끄덕였다. 조심스럽게 문이 열리고 배운혁 중령을 선두로 연대장실에 들어갔다.

곽종윤 준장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 역시도 이들이 온다는 소식을 이미 전해 들은 상태였다. 배운혁 중령이 그런 곽종윤 준장을 보며 조심스럽게 불렀다.

“연대장님.”

“어어, 그래. 어서들 와.”

곽종윤 준장이 들어 온 세 사람을 맞이했다. 대표로 임규태 중령이 경례를 했다.

“충성.”

“그래, 어서 오게. 임 중령. 반가워.”

“네. 저도 반갑습니다.”

곽종윤 준장이 먼저 한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임규태 중령이 두 손을 내밀어 악수를 했다.

“자, 다들 앉지.”

“네.”

임규태 중령이 먼저 앉아 그 옆으로 조인석 소령과 황영호 대위가 앉았다.

“차 한잔할 시간은 있지?”

“네. 있습니다.”

“커피?”

“네. 좋습니다.”

곽종윤 준장이 배운혁 중령에게 눈짓했다. 배운혁 중령이 바로 연대장실 문을 열고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인원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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