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5. 바로잡아야 합니다(58) >
인생 리셋 오 소위! 2부 324화
05. 바로잡아야 합니다(58)
“참! 요즘 애들 체중 감량은 잘 되고 있나요?”
조인혜 실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잘하고 있어요. 세나 같은 경우는 지금이 적당하고요. 나머지는 조금씩 부분 다이어트를 실행 중이에요.”
그 말을 들은 황인찬 팀장이 입을 열었다.
“조 실장. 그러면 안 되는 거지. 좀 빡세게 다이어트를 시켜야지.”
“그렇지 않아도 안무 시간을 늘리고 있긴 한데요. 또 그렇다고 데뷔전에 너무 체력이 떨어져도 좋을 것이 없고요. 그리고 대표님은 너무 혹사시키는 것이 아니냐고 그런 말도 하세요.”
“뭐! 대표님이야 사돈처녀가 아이돌 멤버니까. 그런 말을 하시는 거지. 솔직히 말해서 그런 인맥이 대표님 인맥으로 성공하고 그러는 것은 아니잖아요. 대중들에게 눈도장 못 찍으면 지금까지 준비한 것이 다 나가리인데······. 그랬으면 좋겠어요?”
“네. 잘 알겠어요. 제가 좀 더 독하게 준비시킬게요.”
조인혜 실장의 말에 황인찬 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준비 잘해주세요. 막말로 누군가는 악역을 맡아야 해요. 조 실장이 힘들더라도 애들을 좀 바짝 쪼여 주세요. 만일 TV에 나왔는데 너무 뚱뚱하게 나오면 오히려 본인들이 더 스트레스를 받고 충격받을지도 몰라요. 알잖아요.”
“알죠. 실물보다 화면에서 더 뚱뚱하게 나오는 것을요. 그런데 애들이 아직도 실감이 잘 나지 않나 봐요.”
“어후, 이래서 문제입니다.”
황인찬 팀장이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러자 김승호 이사가 나섰다.
“자자. 어쨌든 좋은 일이 생겼잖아요. 서로 힘을 내서 으쌰으쌰 합시다.”
“네. 이사님.”
“알겠습니다.”
“그래요. 그럼 난 이만 대표님 만나 뵙고 오겠습니다.”
김승호 이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김승호 이사는 곧장 대표실로 걸어갔다. 대표실 문 앞에서서 문을 두드렸다.
똑똑똑.
“네. 들어오세요.”
한소희의 음성이 들려왔다. 김승호 이사가 조심스럽게 물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대표님. 어떻게 시간 좀 괜찮으십니까?”
“네. 그럼요. 이쪽으로 와서 앉으세요.”
“네. 감사합니다.”
김승호 이사가 걸어와 앉았다. 한소희도 자리에서 일어나 앞쪽 소파로 갔다.
“차 드시겠어요?”
“아뇨. 괜찮습니다.”
“그래요.”
그때 다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천천히 문이 열리며 비서가 고개를 내밀었다.
사실 회사가 세워진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체계는 확실하게 세워져 있다. 오상진이 지원을 빵빵하게 해준 것도 있지만 선진그룹에서 적잖은 추가 지원금도 들어온 상태였다.
오상진은 직원 숙소 및 소속 연예인들 숙소를 위해 오피스텔까지 저렴하게 판매한 최강호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사비를 털어서 지원까지 해줬다.
원래는 지원까지 해줄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회사가 초반부터 딱딱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라든지 뭔가 회사를 위해,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돈을 쓰는 모습을 보니 최강호가 이 회사는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마인드가 마음에 들었다. 신소라와 계약을 한 다음에 사실 그들도 대표가 그녀를 쥐고 흔들 것이라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신소라가 이런 말을 했다.
“난 지금 우리 회사, 오 대표님이나 한 대표님의 마인드가 너무 좋아. 나이도 어린데 대표라고 대접받으려는 생각도 없고 따스하게 잘 대해줘. 내 입장도 잘 대변해 주고.”
“그래?”
“너무 좋아. 괜찮고. 차라리 오빠가 가지고 있는 돈으로 투자를 좀 해.”
“뭐? 또 투자를 하라고?”
“왜? 오빠는 나에게 돈 쓰는 것이 아까워?”
“그게 아니라······.”
“그래도 우리 회사 인원도 확충하고 그래야 하는데 돈 때문에 사람도 못 쓰고 그러면 내가 면이 안 살잖아. 그러니 오빠가 투자 좀 해줘.”
물론 그 당시 한소희가 신소라를 엄청 대우해 주고 그러지는 않았다. 적당히 기 싸움을 하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신소라가 똑똑하게 상황대처를 했다. 최강호를 통해서 30억 정도를 투자금으로 투입했다.
그 투자금을 받은 OH 엔터테인먼트는 그 투자금이 어디서 나왔다고 생각하겠는가? 당연히 신소라를 통해서 나왔다고는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자 신소라를 더 배려하고 그녀에 대한 간섭을 최대한 줄여준 것이다. 거기서 더 나아가 그녀가 원하는 팀까지 꾸려주기도 했다.
일이 이렇게 되자 신소라 본인도 스스로 면이 서게 되고, 또 OH 엔터테인먼트 입장에서는 도움을 받게 된 것이다.
어쨌거나 그 덕에 회사에 비서까지 들어오게 된 것이다.
“어, 왜요?”
한소희가 들어온 비서를 보며 물었다. 비서는 환한 미소로 물었다.
“대표님 차 준비할까요?”
“아뇨, 괜찮아요.”
“알겠습니다.”
비서가 나가고 한소희는 바로 김승호 이사를 보며 물었다.
“김 이사님께서 무슨 일로 오셨을까요?”
“아, 저어······.”
한소희는 김승호 이사의 표정을 살폈다. 오늘따라 유독 표정이 밝아 보였다.
“우리 김 이사님 표정이 밝은 걸 보니 좋은 일이 있나 봐요.”
한소희가 웃으며 말하자 김승호 이사도 고개를 끄덕였다.
“네. 좋은 일이 생겼습니다.”
“어멋. 그래요? 뭔가요?”
“엔젤스 애들······. 방송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아, 진짜요? 어디에요?”
“아이돌 생활백서라고 케이블 채널입니다.”
한소희가 바로 박수를 쳤다.
“어머나. 나 그 프로그램 알아요. 저도 종종 보고 있어요.”
“그래요?”
“네. 당연하죠. 우리 회사 아이돌인데 또 조만간 데뷔까지 하는데 어느 정도는 알아야죠. 그래서 나름 아이돌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찾아보고 있었어요.”
“역시 대표님······. 대단하십니다. 저희 아이들까지 챙기실 시간이 있습니까?”
김승호 이사 역시 한소희가 얼마나 바쁘게 보내고 있는 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물은 것이다. 한소희가 미소를 보였다
“당연히 챙겨야죠. 그리고 사적으로는 알잖아요. 저희 아가씨······.”
“그럼요. 저희가 늘 감사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뭘요.”
김승호 이사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프로그램에 대한 얘기를 이어갔다.
“조만간 방송 촬영이 있을 겁니다. 그리되면 조금 인지도를 쌓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원래는 방송을 출연하더라도 많이 기다려야 할 입장이었습니다.”
“그래요?”
“네. 대기하는 가수들이 많아서 말이죠.”
“아······.”
“그런데 어떻게 얘기가 되었는지 바로 출연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와, 잘되었네요. 그럼 언제든지 필요한 것이 있다면 말씀하세요. 최대한 도움을 드리는 방향으로 하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그럼 더 하실 말씀은······.”
“아뇨, 없습니다.”
“그럼 홍보팀이나 총무팀에 얘기를 해놓으세요.”
“네. 대표님.”
김승호 이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인사를 하고 나가려는데 바로 전화기가 울렸다.
“응?”
전화기를 꺼내 확인을 했다. 발신자를 확인하고 바로 움찔했다.
“어?”
발신자는 KBX의 김재철 PD였다. 그 번호를 확인한 김승호 이사가 고개를 갸웃했다.
“김 PD님이 무슨 일이지?”
김승호 이사는 잠깐 생각을 하다가 한소희를 보며 말했다.
“대표님 잠시만 전화 좀······.”
“네네. 받으세요.”
김승호 이사가 통화 버튼을 눌렀다.
“네. 김 PD님.”
-김 이사님. 잠깐 통화 괜찮아요?
“네네. 괜찮습니다. 말씀 하세요.”
-다름이 아니라 지난번에 말했던 애들 말이에요.
“네네.”
-잠깐 얼굴 비치는 거 가능해요?
“네. 물론입니다. 가능하죠.”
-그러면 내일 방송국에 좀 들어오시겠어요? 얘기 좀 나누시죠.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도록 할게요.”
김승호 이사가 눈을 깜빡였다. 다시 한번 발신자를 확인했다. 김재철 PD는 KBX간판 예능프로의 2박3일 연출 PD였다. 솔직히 엔젤스에 대해서 좋게 들어주긴 했지만 김PD는 나중에 데뷔하고 난 다음에 연락을 달라고 얘기를 했었다.
애당초 김승호 이사도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다. 워낙에 유명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여기에 출연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런 김재철 PD가 연락을 해서 출연에 대한 얘기를 하자고 연락을 해왔다. 이게 정말 꿈인지 생시인지 잘 몰랐다.
“저어, 대표님.”
“네.”
“2박3일이라는데요.”
“2박3일요? 거기 엄청 핫한 프로그램이잖아요. 거길 들어가는 거예요?”
“아직 확정은 아니고요. 내일 들어와서 얘기는 하자고 합니다. 그냥 잠깐 출연하는 거라고 하는데······.”
“그럼 당연히 출연을 해야죠. 김 이사님 정말 고생하셨어요.”
한소희는 기쁨을 표출했다. 하지만 정작 김승호 이사는 어안이 벙벙했다.
“아, 아닙니다.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걸까요?”
“그러게요.”
김승호 이사는 살짝 얼빠진 얼굴로 있다가 고개를 돌려 한소희를 바라봤다.
“혹시 대표님······. 뭐 알아보고 그러신 것은 아니죠?”
“제가요? 아니요. 아니면 뭘 했나? 일단 제가 알아볼게요.”
“네네. 혹시라도 잘못 연락 온 것이 아닌지 겁이 납니다.”
“설마 그럴 일이 있겠어요. 걱정 하지 마세요. 우리 애들 잘 풀리려고 그러는 거 같아요.”
“그랬으면 정말 좋겠어요.”
김승호 이사는 정말 바랐다. 그러다가 번뜩 생각이 나서는 바로 한소희에게 인사를 했다.
“일단 팀원들에게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요. 어서 나가보세요.”
“네.”
김승호 이사가 빠르게 사무실을 나갔다. 그 모습을 보며 한소희의 마음도 싱숭생숭해졌다. 그러다가 불현듯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설마 신소라 씨가?”
잠깐 생각이 난 한소희는 바로 신소라에게 연락을 했다.
“소라씨. 엔젤스 말이에요. 2박3일 출연할지도 몰라요.”
-어머, 정말요? 잘되었네요.
“그런데요. 혹시 소라 씨가 좀 도움을 준 거예요?”
-······.
잠깐동안 말이 없었다. 그러곤 신소라의 음성이 들려왔다.
-제가 무슨 힘이 있겠어요. 아무래도 저희 오빠가 고맙다고 힘 좀 써준 것 같아요.
“아······. 최 본부장님께서 도와주셨군요.”
한소희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솔직히 그런 도움을 줘서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기분이 좋았다.
그도 그럴 것이 엔젤스 멤버가 데뷔를 앞두고 있는 와중에 마땅히 홍보할 수단을 찾지 못했다. 그런데 이렇듯 유명한 프로그램에 섭외가 들어오니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솔직히 최강철에게 부탁을 할까 고민까지 했었다. 하지만 최강호가 미리 힘을 써주니 참 고마웠다. 그러면서 신소라의 일에 발 벗고 나서준 것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알겠어요. 고마워요. 제가 나중에 최 본부장님께 따로 연락드릴게요.”
-그래요. 저도 말해놓을게요.
“네. 들어가요.”
-네.
그렇게 전화를 끊은 한소희는 곧바로 최지현을 불렀다.
“최 이사님 좀 불러주세요.”
-네. 대표님.
잠시 후 최지현 이사가 사무실로 들어왔다.
“저 찾으셨어요?”
“네. 여기에 앉아봐요.”
최지현 이사가 앉자 이런저런 얘기들을 해줬다. 그러자 최지현이 화들짝 놀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