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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리셋 오 소위-989화 (989/1,018)

< 05. 바로잡아야 합니다(53) >

인생 리셋 오 소위! 2부 319화

05. 바로잡아야 합니다(53)

“그것을 어떻게 다 챙겨요. 솔직히 대놓고 사기 치려고 한 것도 아니잖아요. 뒤에서 몰래몰래 하려고 했던 것인데 어떻게 그걸 알아요. 그래도 그렇게 소희 씨가 기지를 발휘해 잘 처리해서 다행이에요.”

“그렇죠? 저 잘했죠. 칭찬해 주세요.”

그 말을 하며 한소희가 오상진에게 쓰윽 안겼다.

“어후, 우리 소희 씨 잘했네요.”

오상진이 한소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한소희는 오상진의 품에 안긴 채 눈을 감았다.

“아. 이렇듯 상진 씨 품에 안겨 있으니 너무 좋다.”

오상진 역시 그런 한소희를 꽉 끌어 안으며 말했다.

“저도 너무 좋아요. 그런데 소희 씨?”

“네?”

“이런 식으로 대시를 많이 받아요?”

그러자 오상진의 품에서 빠져나온 한소희가 배시시 웃었다.

“아뇨. 오늘 처음 받아봐요.”

“거짓말하지 말고요.”

“진짜예요. 요새는 기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다니잖아요. 그래서 나에게 대시하는 사람이 없었어요.”

“그전에는요?”

“으음, 그전에는 몇 번씩 있었죠. 왜요? 질투 나요?”

“질투도 나고 걱정도 되고 그러네요.”

한소희가 피식 웃었다.

“걱정하지 마요. 내 눈에는 상진 씨가 제일 멋있으니까요.”

“정말요?”

“그럼요. 나는 상진 씨처럼 자기 일을 정말 열심히 하는 사람이 좋아요. 그런데······.”

한소희가 슬쩍 오상진의 얼굴을 자세히 살폈다.

“요새 들어 얼굴이 다시 타는 것 같아요.”

“그래요? 피부 관리 좀 해야 하나?”

오상진이 자신의 얼굴을 손으로 매만졌다. 그러자 한소희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에요. 처음에 상진 씨 봤을 때 까무잡잡했던 그 피부가 좋아요.”

오상진이 현재 중대장으로서 밖에서 활동이 많이 없다고 해도 독립 중대에서 직접 나서서 훈련을 참관했다. 그래서 요즘은 주로 야외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많았다. 그렇다 보니 얼굴이 조금 탔다.

“참. 요즘 OH 엔터는 잘 운영되고 있어요?”

“네. 그렇지 않아도 요즘 오디션 때문에 고민이에요.”

“오디션요? 왜요? 잘 안되고 있어요?”

“그건 아니에요. 의견이 갈려요.”

“자세히 얘기해 봐요.”

“김승호 이사님은 아이돌 연습생을 늘려야 한다고 말하고 최지현 이사님은 배우들을 충원해야 한다고 말을 하고 있고요. 서로 자기 말만 하고 있어서 골치 아파 죽겠어요.”

물론 행복한 고민이고, 즐거운 고민이었다. 하지만 현재 OH 엔터테인먼트는 인원이 백 퍼센트 충원된 것이 아니다. 아직 간판 배우로 신소라 빼고는 전부다 신인급들이다.

최승균과 임선주, 강수정과 계약을 하긴 했지만 전부다 지금 당장 크게 활약을 하는 상황은 아니었다. 그래서 최지현 이사 입장에서는 신소라가 주연으로 출연하는 드라마에 꽂아 넣을 만한 배우들을 영입하는 것이 낫다는 입장이었다.

김승호 이사는 대부분의 기획사들은 걸그룹과 보이그룹을 같이 준비를 한다. 현재 걸그룹은 준비가 끝이 났고, 그들과 짝을 이룰 보이그룹이 필요하다. 그에 따라 아이돌을 만들려면 최소한 1년 이상의 트레이닝이 필요하다.

지금 공개 오디션을 통해 좋은 인재들을 영입해 놔야 한다고 강하게 말하고 있다.

두 이사의 얘기를 들은 한소희는 둘 다 타당한 입장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 힘든 실정이었다.

한소희의 얘기를 듣고 오상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소희 씨가 고생이 많네요.”

“상진 씨는 어떻게 생각해요?”

“글쎄요.”

솔직히 오상진은 당장 수익을 발생시키는 것에는 배우를 영입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신소라가 여전히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는 실정에서 그녀가 출연한 작품에 OH 엔터 소속 배우들을 끼워 넣는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소속배우들까지 인지도가 올라갈 게 사실이었다. 그렇게 인지도가 쌓이면 여기저기서 출연할 수 있는 작품 역시 늘어난다. 이 자체로도 회사의 수익이 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현재 회사의 수익을 내고 있는 쪽은 신소라였다. 그런데 신소라 수익 자체가 워낙에 그녀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회사가 얻는 것은 거의 없다.

어쨌든 회사가 신소라와 계약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녀를 통해서 다른 배우들을 키워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혹시나 가능성이 있는 배우를 오디션을 통해 발굴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김승호 이사의 말 역시 틀리지는 않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어느 기획사나 마찬가지로 주요 캐시카우는 아이돌이다. 그들을 잘만 키우면 열 배우 안 부럽다.

엔젤스가 과거처럼 잘 된다고 과정 했을 때 그들의 후배 아이돌이 잘 나와 준다면 OH 엔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둘 다는 현재로선 힘든 거죠?”

오상진의 물음에 한소희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나도 할 수만 있다면 둘 다 진행시키고 싶어요. 그런데 우리 OH 엔터는 신생이잖아요. 노하우도 부족하고, 만에 하나 문제가 생길 것을 감안해서 한쪽으로 집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요.”

“으음······. 그렇다면 일단 배우 쪽부터 잡아요. 아이돌은 어쨌든 시간이 많이 걸리는 부분이니까요.”

“저도 그렇게 생각을 하는데요. 김승호 이사님이 많이 서운해하시더라고요.”

“김승호 이사가요? 왜요?”

“사실 엔젤스야 이미 준비가 된 애들이잖아요. 김승호 이사님이 준비 해 온 애들이다보니 프로듀싱 말고는 신경 쓸 것이 없다는 거죠. 그래서 김승호 이사님이 새로 애들을 키워보고 싶은데 연습생들이 한 명도 없다 보니 좀 많이 섭섭해하는 것 같아요.”

김승호 이사는 과거 빅스타 엔터테인먼트에 있었다. 그곳에서 야심 차게 준비한 그룹이 엔젤스였다. 그 걸그룹을 고스란히 OH 엔터테인먼트가 데리고 왔다. 그래서 사실 엔젤스는 OH 엔터테인먼트의 성과라고 말하기가 어렵다. 이미 빅스타 엔터테인먼트에서 만들어 온 애들이고, OH 엔터테인먼트에서 앨범 작업만 했기 때문이다.

김승호 이사 입장에서는 가수를 키워 성과를 보여줘야 할 입장이다. 또 최지현 이사가 배우들을 영입하면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데 자기만 놀고 있을 수는 없어서 연습생들을 뽑아 달라, 그러면 자신이 실력을 발휘해서 키워보겠다. 이런 뜻이다.

그런데 회사 입장에서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가 없는 입장에서 그리고 빨리 회사를 키우려면 어쩔 수 없이 배우를 영입하는 것이 맞았다.

그러나 김승호 이사 입장에서는 그런 면에서 살짝 서운할 수밖에 없다. 자신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고 오해할 수도 있고 말이다.

“으음, 골치 아프네요.”

오상진 역시 한소희의 말을 듣고 심각해졌다. 오상진이 한소희를 보며 물었다.

“혹시 금전적인 것 때문에 안 되는 거예요?”

“돈도 돈이지만 사실 인력적인 면이 커요. 그리고 홍보팀도 겨우 꾸려나가고 있는 상황이고요. 엔젤스도 아직 데뷔하지 않았는데 아이돌 연습생들을 받아버리면 이도저도 안 될 것 같아서요.”

한소희의 말을 들은 오상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세히 들어보니 그녀가 하는 말이 틀리지도 않았다. 그런데 계속해서 장기적으로 아이돌 가수들을 꾸준히 데뷔를 시키려면 김승호 이사의 말처럼 해야 한다. 다른 아이돌 연습생들을 받아서 내부 경쟁을 통해 자극을 주고 미래를 차근차근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가수를 준비해서 키우는 것은 최소한의 트레이닝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 시간을 감안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연습생들을 받아들이는 것이 나았다.

하지만 현재 OH 엔터테인먼트의 간판은 신소라뿐이고 엔젤스는 이제 데뷔 준비 중이다. 그래서 현재 엔젤스에게 집중해야 할 인력을 다른 곳으로 분산될까 봐, 그것이 걱정인 것이다.

“그래서 지금 홍보 대행 쪽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에요.”

“홍보 대행요?”

“네. 아무래도 엔젤스가 곧 데뷔를 하는데 확 끌 만한 이슈가 필요해서요. 그것을 발판으로 데뷔를 시켜야 그나마 반응이 올 것 같아서요.”

한소희의 말에 오상진도 고개를 끄덕였다. 과거 엔젤스 역시 단 한 번에 빵 떴던 것이 아니다. 초반에 고생을 좀 했다가 워낙에 세나가 하드캐리를 해서 잘된 케이스였다. 물론 지금도 엔젤스의 중심은 세나였다. 별문제 없이 잘될 것이라고는 믿고 있다.

하지만 엔젤스가 확실하게 자리를 잡으려면 현재 상황에서 그만큼 어느 정도 고생은 할 수밖에 없었다.

“아. 내가 뭔가 도와줄 만한 것이 있으면 좋겠는데······.”

오상진이 많이 아쉬워했다. 그 역시도 딱히 도와줄 만한 것이 없었다. 한소희가 바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에요. 상진 씨도 충분히 도움을 주고 있어요. 참! 상진 씨 괜찮으면 엔젤스 타이틀곡 좀 선택해 줄래요?”

“타이틀곡요?”

“네. 그렇지 않아도 김 이사님이 타이틀 곡을 세 곡 정도 뽑아 왔는데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냥 멜로디만 나온 거라서 제가 감을 못 잡겠어요.”

“그래요? 으음, 소희 씨가 잘 모르는데 제가 듣는다고 알겠어요.”

“그래도요. 상진 씨 영화 쪽은 거의 다 알잖아요.”

“그거야 제가 그쪽으로는 관심이 좀 많으니까요.”

오상진이 과거에 살다 왔고, 그래서 영화에 대해 잘 알고 있어서 그런 것이라 차마 말을 하지 못했다. 그 사실을 알지 못하는 한소희는 휴대폰을 들고는 말했다.

“한 번만 들어줘요. 어떤 느낌인지만 알려줘요. 네?”

“알겠어요.”

오상진이 웃으며 말했다. 한소희는 휴대폰을 조작해 그 안에 들어 있는 음악을 재생시켰다.

첫 번째 음악을 들었다. 뭔가 신나고 즐겁기는 한데 솔직히 잘 몰랐다. 두 번째를 들었다. 첫 번째보다는 살짝 처지는 느낌인데 뭔가 중독성이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를 들었다. 그러다가 오상진이 흠칫했다.

‘어? 멜로디가 익숙한데. 어디서 들어봤지?’

오상진이 익숙한 멜로디에 고개를 갸웃했다.

‘어디서 들어봤더라?’

오상진이 그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한소희가 슬쩍 물었다.

“왜요? 세 번째는 별로에요?”

첫 번째 두 번째에 보여주지 않던 행동을 봐서일까? 한소희가 세 번째 멜로디에 반응을 보인 오상진에게 물었다.

“아뇨. 별로라기보다는······. 조금만 더 들어볼게요.”

“네.”

한소희가 재차 재상을 시켰다. 그러다가 후렴 부분을 듣던 순간 오상진의 두 눈이 커졌다.

‘어? 이 멜로디는······.’

과거 ‘말해, 말해’라는 그 노래였다. 후반부 중독성이 가장 강한 멜로디와 함께 춤이 대박이 났다.

“이거 괜찮은데요.”

“그래요?”

한소희의 표정이 밝아졌다.

“사실 저도 세 번째가 좋더라고요. 후렴구를 잘 살리면 뭔가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와아······.”

한소희는 오상진도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에 기분이 좋아졌다.

“우리 소희 씨와 제 생각이 일치했네요.”

“그러게요. 알았어요. 내가 김 이사님께 잘 말해놓을게요. 좋았어! 타이틀곡은 세 번째 곡으로 확정!”

“그렇게 정해도 돼요?”

“당연히 되죠. 다른 사람도 아니고 상진 씨가 선택했는데요.”

“와, 완전 부담스러운데요.”

“부담스러울 필요 없어요. 나도 같은 생각이었다니까요. 하아, 여기 오길 잘했어요. 타이틀 곡도 그렇고 이래저래 깝깝했는데······. 상진 씨에게 말을 하니 싹 다 풀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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