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5. 바로잡아야 합니다(52) >
인생 리셋 오 소위! 2부 318화
05. 바로잡아야 합니다(52)
한소희의 말에 가짜 신소라는 바로 태세를 전환했다. 그녀는 한소희 옆에 앉은 신소라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언니가 너무 좋아서 성형수술로 따라 한 것밖에 없어요. 그저 사람들이 오해를 한 거예요. 진짜에요.”
“그런 얘기는 경찰서에 가서 하자고요.”
“아니에요. 아니에요. 저는······. 그래요. 이 오빠가 시켜서 했어요. 저 오빠가 이렇게 하자고 했어요. 언니 흉내 내면서 남자들 돈 뺏자고 했어요.”
그 말에 강우식은 펄쩍 뛰었다.
“내가 언제!”
한소희는 싸우는 두 사람을 말리며 말했다.
“여기서 싸우지 말고 두 사람 다 경찰서에 가서 얘기해요.”
한소희가 뒤에 서 있던 경호원들에게 손짓했다.
“이분들 데리고 가세요.”
“네.”
경호원들이 강우식과 가짜 신소라를 에워쌌다.
“자, 가시죠!”
“이거 놔! 이거 놓으라고.”
“얌전히 가시죠.”
그렇게 잠깐 소란이 일어났지만 건장한 4명의 사내들을 당해낼 수는 없었다. 그렇게 카페 내부가 잠잠해 지고 신소라가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하아······.”
그 모습을 보며 한소희가 미소를 보였다.
“그런데 생각보다 빨리 오셨네요.”
“최 이사님 얘기를 듣고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그래서 부랴부랴 왔어요. 그렇지 않아도 친구들 만나면서 스트레서 풀고 있었거든요. 요즘 너무 짜증이 나서요.”
“그랬어요?”
“네. 아무튼 대표님 덕분에 제가 밤마다 돌아다니지 않는 것이 해결 되었네요.”
“그럼 본부장님이······.”
신소라가 쓴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니 내가 아니라고 하는데······. 내 말은 믿지도 않고, 의심부터 하고······. 정말 너무 어이가 없어서요.”
신소라는 너무나도 억울했던지 한소희에게 불만을 늘어놓았다. 한소희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최 본부장님 입장에서도 속상할 거예요. 워낙에 바쁘신 분이잖아요. 제대로 만나지도 못하는데 그런 안 좋은 소문이 도니까요. 너무 걱정이 되어서 그랬을 거예요.”
“그런가요?”
“네. 이제 잡혔으니까, 괜찮잖아요. 오해도 풀릴 것이고.”
“그럼 다행이지만······.”
신소라는 그럼에도 속상한지 양 볼을 부풀렸다. 한소희는 그런 신소라를 위로해 주는 듯 슬쩍 말했다.
“그런데 아까 진짜 깜짝 놀라지 않았어요? 정말 비슷하죠?”
“뭐. 비슷하긴 하더라고요.”
“선글라스 벗은 모습 못 봤죠?”
한소희가 슬쩍 웃으며 물었다. 신소라는 관심 없는 척하며 물었다.
“어때요? 정말 똑같았어요?”
“완전요. 뭐, 소라 씨 사진 보고 성형수술을 한 것 같아요. 뭐, 이목구비도 비슷한 것도 있고요. 그냥 보기에 오해를 부를 만한 얼굴이었어요.”
“그래요? 내가 진짜 저 두 사람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
“어쨌든 저 두 사람 빨리 잡아서 다행이네요.”
“그래요. 다행이죠. 그래도 이미 소문은 났는데······.”
“그 소문을 잠잠하게 만들려면 대놓고 기사를 터뜨려야죠. 그건 저희 소속사에서 처리할게요. 신소라 씨는 걱정 마세요. 그리고 그런 일이 있었다면 저희 소속사에 바로 얘기를 해주지 그랬어요.”
“미안해요. 저는 그냥 흘려듣기만 했거든요.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어요. 이런 일이 한두 번도 아니었고······.”
그랬다. 신소라는 이런 일을 여러번 겪었다. 하지만 이런식으로 정말 자신과 비슷한 사람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한소희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잘 생각해야 해요. 신소라 씨는 톱스타예요. 이미지가 엄청 중요하다고요. 그건 본인 스스로가 더 잘 알잖아요.”
“······네.”
“저희도 저희 일을 할 수 있게 해주세요.”
한소희는 OH 엔터의 대표로서 한마디를 했다. 신소라가 움찔했지만 이내 미소를 보였다.
“알겠습니다. 대표님.”
“그래요.”
한소희도 그제야 미소를 보였다. 사실 신소라를 소속 배우로 계약하고 딱히 해준 것이 없었다. 이제 모처럼 대표로서 한 건 한 것 같았다.
“참. 6급 공무원은 잘 준비하고 있어요?”
“네. 대본 읽어봤는데 재미있어요. 처음에 액션씬이 많아서 걱정이 되었는데 감독님 말씀을 들어보니 그렇게 심각하게 몸 쓰는 것은 없다고 하네요.”
“그래요. 어려운 동작은 대역을 쓰면 되니까요.”
“네. 그래도 웬만하면 제가 하려고 준비 중이에요. 액션스쿨에도 나가고요.”
“잘되었어요.”
“그러게요. 모처럼 괜찮은 배역을 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그리고 이 영화 추천해 줘서 고마워요.”
신소라가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현했다.
“고맙긴요.”
“이 영화 잘 되면 제가 꼭 한턱 쏠게요.”
“소라 씨가 잘되면 우리 회사가 잘되는 건데요.”
“하긴 그렇죠.”
“가요.”
두 사람이 나란히 카페를 나섰다. 그러자 지나가던 행인들이 그런 두 사람을 보며 눈을 크게 했다.
“오, 뭐야? 신소라 아니야?”
“맞아, 맞아. 어쩜······.”
그들의 수군거림을 들은 신소라가 낮게 중얼거렸다.
“이놈의 인기란······.”
그 말과 함께 커다란 선글라스를 썼다. 그리고 한소희를 향해 말했다.
“그럼 저 먼저 가 볼게요.”
신소라는 자신이 타고 온 대형 밴으로 향했다. 매니저가 바로 문을 열었고 그 안에 탔다. 그리고 신소라 매니저는 한소희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한소희도 가볍게 손 인사를 해 줬다.
밴이 떠나고 한소희도 자신의 차량으로 갔다. 뒷좌석에 올라 탄 한소희. 박 기사가 말했다.
“대표님 혼자는 위험합니다. 다음부터는 저를 함께 대동해 주시기 바랍니다.”
“미안해요. 박 기사님이 있었다면 아마 그 사람들이 의심을 했을 거예요.”
“······.”
“다음에는 박 기사님과 함께 할게요.”
“네. 그럼 출발하겠습니다.”
“네에.”
그렇게 한소희가 탄 차량이 출발했다. 그때를 같이해 한소희의 휴대폰이 울렸다. 최지현에게서 온 전화였다.
“네. 최 이사님.”
-어떻게 되었어요. 잡혔어요?
“내가 금방 들어가서 얘기해 줄게요.”
-꼭이에요?
“알았어요.”
한소희는 웃는 얼굴로 휴대폰을 끊었다. 그리고 한소희는 눈을 감았다. 조금 전 그 상황을 떠올리며 저도 모르게 피식 웃고 말았다.
오상진은 이른 퇴근을 했다.
오늘 평택 집으로 한소희가 내려오기로 한 것이다. 그는 퇴근 시간이 되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 퇴근해 볼까.”
가방을 챙기고 전투모자를 썼다. 중대장실을 나온 오상진은 언제나 그랬듯 행정실 문을 열었다.
“다들 퇴근들 하자고.”
오상진의 방문에 김진수 1소대장이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경례했다.
“충성.”
“그래. 1소대장. 퇴근해야지.”
“안 그래도 이것만 마무리하고 퇴근할 참이었습니다.”
“그래? 어서 마무리하고 퇴근해.”
“네.”
“다들 오늘 별일 없었지?”
“네. 그렇습니다.”
“좋아, 좋아. 그럼 다들 퇴근들 하고 내일 보자고.”
“알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어이!”
오상진은 힘차게 손을 흔들고는 행정실을 문을 닫았다. 김진수 1소대장이 피식 웃으며 자리에 앉았다.
“자, 우리도 마무리 짓고 퇴근 준비 합시다.”
김진수 1소대장의 말에 행정실이 분주히 움직였다. 그와 별개로 박윤지 3소대장이 고개를 갸웃했다.
“응? 오늘 중대장님 표정이 엄청 좋아 보이네요.”
유선영 하사의 눈빛도 반짝였다.
“그러게요. 무슨 좋은 일 있으시나?”
그 말에 홍일동 4소대장이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뭐. 여자친구분이라도 오시나 보죠.”
“어머, 정말요?”
박윤지 3소대장이 놀란 듯 말했고, 유선영 하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행정실 문이 열리며 김호동 하사가 슬쩍 들어왔다.
“어? 김 하사 무슨 일이야?”
“다들 퇴근 안 하십니까?”
“이제 해야지. 김 하사는?”
“저도 이제 할 겁니다.”
그 말을 하며 시선을 유선영 하사에게 뒀다. 유선영 하사도 그 시선을 받고는 미소를 보였다. 김호동 하사가 할 일 없이 행정실을 두리번거렸다.
“뭐해? 퇴근 안 해?”
김진수 1소대장이 물었다. 김호동 하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해야죠. 지금 할 겁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유선영 하사를 보고는 행정실을 나갔다. 유선영 하사도 전투모를 챙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저 먼저 퇴근하겠습니다.”
“그래요. 내일 봅시다.”
“충성.”
유선영 하사도 부랴부랴 행정실을 나갔다. 그런 그녀를 보는 박윤지 3소대장이 피식 웃었다. 그리고 낮게 중얼거렸다.
“좋은 시간 보내 유 하사······.”
그녀의 중얼거림을 들은 홍일동 4소대장이 물었다.
“3소대장 뭐라고 했어요?”
“네? 아닙니다. 저도 퇴근 합니다.”
박윤지 3소대장도 일어났다. 그러자 홍일동 4소대장도 부랴부랴 챙기며 말했다.
“가, 같이 갑시다.”
그렇게 행정실에 있는 식구들이 하나둘 퇴근했다.
오상진은 차량을 타고 부랴부랴 집으로 갔다. 한소희가 내려오는 만큼 그동안 어질러져 있던 집 안을 청소하려고 했다.
“소희 씨가 오기 전에 빨리 청소를 끝내야 하는데······.”
하지만 한소희는 그런 오상진의 맘을 몰라주고 도착을 했다.
“상진 씨.”
“와, 왔어요?”
“뭐 해요?”
“아, 아니, 그게요.”
한소희는 어질러져 있는 집 안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곤 허리에 양손을 올리며 오상진을 노려봤다.
“청소를 하려고 했는데요.”
“이리줘요.”
“아니요. 청소기는 내가 밀게요. 금방 해요.”
“됐고요. 얼른 줘요. 안 그래도 힘든 사람이······.”
한소희가 청소기를 낚아채며 말했다. 오상진은 미안한 얼굴이 되었다. 그것도 잠시 오상진은 바로 세탁기를 돌리기 위해 옷을 챙겼다. 그 모습을 보며 한소희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피식 웃었다.
그로부터 한 시간이 흘렀다.
“후우, 이제 좀 끝났네.”
한소희가 소파에 털썩 앉았다. 오상진은 미안한 마음에 직접 커피를 내려서 가져왔다.
“미안해요.”
“미안하긴요. 얼마나 바쁘면······. 이해해요.”
“······.”
오상진은 할 말이 없었다. 한소희가 미소를 보이며 자신의 옆자리를 손으로 툭툭 쳤다.
“앉아요. 서서 뭐 해요.”
“앉으려고 했어요.”
오상진이 피식 웃으며 한소희 옆에 앉았다. 그리고 두 사람은 말없이 커피를 마셨다.
“아, 고소하다.”
“그래요?”
오상진이 피식 웃었다. 그렇게 한 모금 마시던 한소희가 오늘 낮에 있던 일을 생각하며 오상진을 바라봤다.
“참! 상진씨. 오늘 나 엄청 재미난 일 있었어요.”
“재미난 일?”
“네. 그러니까요······.”
한소희는 낮에 있었던 일을 신나 하며 얘기를 해줬다. 오상진은 다 듣고는 놀란 얼굴로 말했다.
“정말요?”
“네. 그랬다니까요. 와, 내가 처음에 봤을 때는 헛소리인 줄 알았거든요. 아니, 소라 씨를 직접 부른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이 사람 무슨 자신감이지? 그랬거든요. 그런데 막상 확인을 하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더라고요. 선글라스를 낀 모습이 진짜 신소라 씨라고 해도 믿겠더라고요.”
“오, 우리나라 성형기술이 많이 좋아졌나 봐요.”
“어쨌든 저는 깜짝 놀랐어요. 하지만 선글라스를 벗으니 확실히 성형한 티가 확 나더라고요. 아무튼 그 일 때문에 소라 씨 마음고생이 심했나 보더라고요. 저는 대표로서 그것도 모르고 정말 미안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