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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리셋 오 소위-967화 (967/1,018)

< 05. 바로잡아야 합니다(31) >

인생 리셋 오 소위! 2부 297화

05. 바로잡아야 합니다(31)

방대철 주임원사는 능구렁이 같은 성격인 데다가 뻔뻔하다. 하물며 다른 사람의 말도 잘 듣지 않는다. 물론 오상진과 김태호 상사가 나름 연기를 통해 쿵짝을 맞췄다고 해도 방대철 주임원사는 너무 의심이 들었다.

“쓰읍······. 이거 영 의심이 된단 말이지.”

김태호 상사를 만나고 나오는 길. 방대철 주임원사는 주차장으로 가면서 고개를 갸웃했다. 오상진이 그냥 넘어가는 것도 웃기고, 김태호 상사가 저러는 것도 좀 의심이 들었다.

“뭔가 있어. 확실해. 아무래도 내가 직접 알아봐야지.”

방대철 주임원사는 차를 타고 4중대를 벗어났다. 다시 대대로 복귀를 한 방대철 주임원사는 자신의 자리로 가서 의자에 앉았다.

톡, 톡, 톡, 톡······.

규칙적인 소리가 들려왔다.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드리는 소리였다. 방대철 주임원사가 홀로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가 손가락을 멈춘 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전투모를 다시 착용한 후 사무실을 나섰다. 그때 C.P병이 물었다.

“어? 주임원사는 어디 가십니까?”

“어. 나 잠깐 다녀올 곳이 있어. 그런 줄 알아.”

“네. 알겠습니다.”

그 길로 방대철 주임원사가 나갔다. 그 모습을 보며 C.P병이 중얼거렸다.

“와, 주임원사······. 하는 일도 없으면서 뭐가 저리도 바쁜지. 아무튼 주임원사 자리도 좋아. 개꿀 자리야, 부럽네.”

C.P병은 중얼거리며 자신의 자리로 갔다.

방대철 주임원사는 다시 차를 타고 움직였다. 그가 향하는 곳은 식당이었다. 바로 대성식당이라고 부대에서 좀 멀리 떨어진 백반집이었다.

원래 대성식당은 부대 근처에 있었다. 그래서 방대철 주임원사가 많은 부사관을 데리고 가서 밥을 많이 팔아줬다. 그러나 최윤희 사건이 터지고 난 후 발길을 뚝 끊었다.

부대원들하고 껄끄러워지니 최대성 역시도 좀 더 외진 곳으로 식당을 옮겼다.

방대철 주임원사도 대성식당이 어디로 옮겼는지 알고 있다. 이래저래 일 보러 가는 길에 확인도 했었고 말이다. 그래서 대성식당을 찾아가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대성식당 앞에 차를 세운 방대철 주임원사는 식당을 바라봤다.

“어이구. 점심시간이 훨씬 지났는데도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네.”

대성식당의 백반이 맛있고 저렴해서 그런지 몰라도 새벽 장사를 준비하는 주변 상인들이 아침마다 찾는 식당이었다.

그리고 점심은 말할 수도 없었다. 이미 입소문이 타서 그런지 각지에서 백반을 먹으러 찾아왔다.

주차장으로 차를 이동시켰지만 그곳에서 이미 많은 차량들로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그곳을 바라보던 방대철 주임원사는 살짝 고민을 했다.

“어떻게 한다?”

괜히 식당에 들어갔다가 문전박대라도 당하면 얼굴이 팔릴 것만 같고, 조용히 얘기를 좀 하고 싶은데 말이다. 그렇다고 잠깐 시간을 내어 달라고 하자니 승낙을 할 것 같지도 않고 말이다.

그렇게 잠깐 고민을 하고 있는데 차량 한 대가 주차장으로 들어와 방대철 주임원사 차량 앞에 섰다. 그리고 주차를 하는데 낑낑거리며 주차를 하고 있었다.

“허허, 뭐야. 김 여사야?”

방대철 주임원사는 차 주차하는 것을 보며 피식 웃었다. 어렵게 주차를 한 차량에서 내리는 인물을 봤다. 그런데 아는 얼굴이었다.

“응? 함 중위? 함승희 중위가 여긴 무슨 일이지?”

함승희 중위는 차량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식당으로 들어갔다. 방대철 주임원사는 지금 상황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뭐야? 함 중위가 왜 식당으로 들어가? 혼자 밥 먹으러 왔나? 아니, 점심시간이 지난 시간인데······.”

그러고 있다가 최대성이 함승희 중위를 밀어내고 있었다. 함승희 중위는 계속해서 얘기를 하려고 했다.

“아니, 아버님. 저는 말입니다.”

“됐어요. 저는 더 이상 할 말 없어요. 가세요. 제발 가세요. 저희 장사해야 해요.”

“잠깐이면 됩니다. 잠깐만······.”

“가시라고요. 가세요!”

최대성이 강하게 말을 하며 함승희 중위를 물러나게 했다.

“아버님······.”

“언제부터 군대가 우리에게 신경을 써 줬다고 이래요. 빨리 가요! 아니면 장사 방해한다고 경찰에 신고할 겁니다.”

최대성이 더욱 강하게 밀어붙이자 함승희 중위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렇다고 조사를 안 할 수도 없고 말이다.

“아니, 조사가 나와서 그러니 협조를 좀······.”

“뭐라고요? 협조? 우리가 도와 달라고 할 때는 지랄을 하더니. 이제 와 협조? 빨리 가요! 안 가요!”

급기야 최대성이 휴대폰을 꺼내 경찰서에 전화를 걸려고 했다. 함승희 중위는 그 모습에 어쩔 수 없이 몸을 돌렸다.

그런 그녀를 본 최대성이 잔뜩 인상을 구기며 식당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다시 나온 최대성의 손에는 바가지가 있었고, 그것을 앞에 뿌렸다. 하얀 알갱이로 보아 소금이 분명했다.

함승희 중위는 잔뜩 굳어진 표정으로 자신이 타고 왔던 차로 이동했다. 그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던 방대철 주임원사가 눈을 부릅떴다.

“뭐야. 썩을······. 그러니까, 함 중위가 지금 최윤희를 만나러 온 거야? 지가 뭔데······.”

그 순간 함승희 중위를 움직인 인물이 누군지 바로 떠올랐다.

“와, 홍 소령······. 홍 소령 그렇게 안 봤는데 뒤를 캐고 있었어?”

방대철 주임원사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안 되겠어. 나도 이대로 있을 수는 없지.”

주차장에 있던 차량을 빼서 다시 대대로 복귀를 했다.

그 시각 홍민우 소령은 이재식 대위와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있었다. 그때 홍민우 소령의 휴대폰이 울렸다.

“어, 그래. 뭐? 그랬어? 아이고 잘 좀 하지 그랬어.”

-죄송합니다.

“지금 부대 복귀 중이야?”

-네. 일단은 부대로 복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알았다. 복귀해.”

홍민우 소령이 휴대폰을 끊었다. 이재식 대위가 바로 물었다.

“함 중위가 뭐라고 합니까?”

“함 중위 얘도 참······. 일을 왜 이리 못하는지 모르겠다.”

“네?”

“아니, 고민할 것이 뭐가 있어. 찾아가서 조심스럽게 물어봤어야지. 가자마자 최윤희를 찾은 것 같다.”

이재식 대위가 바로 동조했다.

“정말입니까? 함 중위 진짜 왜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육사에서 도대체 뭘 배웠는지······.”

“이 대위. 육사에서 이런 건 안 가르치지.”

“말이 그렇다는 겁니다. 어쨌든 정신이 나간 것 같습니다. 김 중위랑 함 중위······. 이것들을 어떻게 교육을 시키지 말입니까?”

그런데 그 얘기를 듣는 홍민우 소령이 입을 열었다.

“이 대위.”

“네.”

“난 오히려 이 대위 네가 걱정인데.”

“무슨 말씀입니까. 저는 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맞아. 그 정도는 아니었지. 더 했으면 했지.”

“네에? 에이······. 농담이시죠. 과장님.”

“농담 아닌데.”

“과장님도 참······. 저 진짜 열심히 했습니다.”

“열심히 하기는······.”

이재식 대위는 홍민우 소령과 전 부대에서 함께 생활을 했었고 둘이 함께 이곳으로 넘어왔다.

물론 같이 움직이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이재식 대위가 홍민우 소령과 꼭 함께 일하고 싶어서 전출 신고까지 하는 충성심을 보였다. 그것이 아니었다면 홍민우 소령은 이재식 대위와 함께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과장님. 그렇게 난리를 치는 것을 보면 뭔가 있긴 있는 것 같습니다.”

홍민우 소령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렇게 생각을 해. 별것 아니었으면 대충 얘기를 듣고 말든지 바쁜데 다른 때에 찾아오라고 했겠지. 내쫓는 것을 보면 싫은 것이 아니야?”

“그렇겠죠. 그래서 말입니다. 제가 따로 알아봤는데 말입니다.”

“응? 뭘 알아봐?”

“대성식당 말입니다. 원래 그 자리가 아니었답니다. 부대 길 건너 삼겹살집 옆, 고깃집 있지 않습니까.”

“아, 다 망해가는 그곳?”

“네. 거기가 원래 대성식당이 있던 자리였습니다.”

“그래? 원래 거기 터가 좋았는데 왜······.”

“아시지 않습니까. 그 일이 있고 난 후 주임원사와 껄끄러워서 어떻게 보고 있겠습니까. 또한 주임원사가 부사관들을 다 통솔할 것이고, 장교들이 가도 지랄지랄 할 텐데 말입니다.”

“하긴 주임원사 성격상 그러고도 남지. 그 외 주임원사에 대해서 특별히 알아본 것이라도 있어?”

“특별히 알아본 것이라기보다는······. 주임원사가 사고 친 것이 한두 개가 아니어서 말입니다.”

“그러니까. 한두 개가 아닌 것이 뭔데?”

“들리는 얘기로는 뒷돈을 받고 보직 추천서를 써줬다는 얘기도 있고 말입니다.”

“이 대위. 그런 얘기만 듣지 말고 증거가 있어야지.”

“과장님. 저도 증거를 잡으려고 노력은 했는데 쉽지 않았습니다. 아예 당사자들이 입을 닫고 있었습니다.”

“그럼 뭐? 알고는 있는데 그냥 넘어가자는 말이야?”

“그게 아니라. 지금은 성 비리만 잡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이재식 대위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홍민우 소령이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

“이 친구가 진짜 답답하네. 성 비리, 성 군기 위반으로 잡아봤자 적당히 입 맞추면 운 좋게 넘어가잖아. 그런데 그 일로 인해 얼마나 크게 처벌을 받지? 막말로 지금 우리 대대장님도 육본 올라가는 것도 틀어진 것 같고 말이야. 만일 대대장님이 여기 계속 남아 있거나 딴 부대로 가서 새로운 대대장님이 오시면 너와 나는 어떻게 될 것 같아?”

“저희도 같이 옮겨가는 것이 아닙니까?”

“야이씨! 그건 대대장님께서 황금 동아줄을 잡았을 때 얘기고. 그런데 지금 자기 앞가림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데 가서 개 고생을 하자고? 나도 진급해야 할 것 아니야. 중령 달아야지.”

“아······.”

이재식 대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너나 나나 이제 자립적으로 움직일 때가 되었잖아. 그때 가서 뭐라고 할 거야? 저렇듯 문제가 많은 주임원사와 함께 하는 것이 괜찮겠어?”

“음, 저는 싫지 말입니다. 저는 주임원사를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를 쫓아내든지 압박을 하려면 약점이 있어야 할 것 같이야.”

“아, 성 군기가 아니어도 상관이 없단 말이죠.”

“와, 내가 일곱 살짜리 아이와 대화하냐? 그 정도는 기본으로 눈치를 채야 할 것 아니야.”

“죄송합니다. 그런데 저희가 그렇게 하면 주임원사가 가만히 있겠습니까?”

“가만히 안 있으면 뭐? 나 작전과장이야.”

“에이. 그래도 짬은 주임원사가 위죠.”

“이 대위. 말실수하네. 막말로 주임원사는 짬 때문에 대우를 해 주는 거지. 어디 나랑 같이 묶으려고 해. 그리고 그 양반 웃긴 것이 대대장님에게는 꼼짝도 하지 못해. 찍소리도 못 한다 말이야. 자기가 마치 대대 2인자라도 되는 것처럼 굴어.”

“으음. 저는 주임원사가 하도 설치고 다녀서 2인자인 줄 알았습니다.”

“이 대위.”

“네.”

“오랜만에 쪼인트 한번 까일래?”

“농담입니다. 어떻게 그 얘기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십니까.”

“이 대위 너 말이야. 아무튼 입조심 해. 너 은근히 사람 열받게 하는 재주가 있다.”

“넵! 알겠습니다. 조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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