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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리셋 오 소위-951화 (951/1,018)

< 05. 바로잡아야 합니다(15) >

인생 리셋 오 소위! 2부 281화

05. 바로잡아야 합니다(15)

“알겠다. 네가 도움이 필요하면 내가 그 정도는 도와줄게.”

-오케이! 그 자료 보내. 퀵이라고 했지?

“어, 그래.”

-알았다.

“고생해라.”

조지태 보좌관이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알고 있는 퀵 센터에 전화를 걸어서 사람을 불렀다.

한 시간 후 김윤정 검사 사무실에 퀵이 배달되었다.

똑똑똑!

“네. 들어오세요.”

사무관이 들어오며 손에 들린 서류봉투를 내밀었다.

“검사님께 퀵이 왔네요.”

“아, 왔다.”

김윤정 검사가 곧바로 그 서류를 뜯어 내용물을 확인했다. 사무관이 슬쩍 고개를 내밀며 물었다.

“그런데 뭡니까? 일거리입니까?”

“아, 이거요? 내가 보기로 한 자료에요.”

“아, 자료······.”

사무관이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러곤 시계를 확인하며 말했다.

“점심 드시러 가시죠. 검사님.”

“먼저 가세요. 저 요즘 다이어트하잖아요.”

“다이어트요? 무슨 미스코리아 나가시려고 그러세요? 그렇게 삐쩍 말라서는 무슨 다이어트입니까.”

“사무관님. 저도 시집은 가야 하잖아요. 아니면 사무관님 그 잘난 사촌 동생 좀 소개시켜 주시든가.”

“어이구, 이것 참 이러다가 점심시간 다 끝나겠네. 검사님 그럼 저 먼저 식사하고 오겠습니다.”

사무관이 부랴부랴 사무실을 나갔다. 그런 사무관의 뒷모습을 보며 김윤정 검사가 눈을 흘겼다.

“으구, 저 능구렁이······. 그럴 거면 사촌 자랑을 하지 말든가. 내가 뭐 어디가 어땠어!”

김윤정 검사가 슬쩍 옆에 있는 거울을 바라봤다. 그런데 요즘 계속 책상에만 앉아 있어서 그런지 눈 밑에는 다크써클이 내려와 앉아 있고 피부도 푸석푸석했다.

“하아, 젠장. 나도 한때는 잘나갔었는데······.”

한숨을 내쉬며 김윤정 검사가 조지태 보좌관이 보낸 서류를 확인했다.

“그나저나 뭘 보냈지?”

첫 번째 장을 넘기자 거기에 한호푸드 회사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한호푸드? 이건 또 뭐야? 에이, 큰 건인가 했는데 별거 아닌 거 아니야?”

김윤정 검사는 서류를 한 장 한 장 넘기는데 점점 표정이 심각해졌다. 그러면서 입가에 슬쩍 미소가 걸렸다.

“오호라. 뭐지 이건······? 자료 조사가 다 되었네. 그냥 이대로 털어도 될 것 같은데.”

김윤정 검사는 그 서류를 책상 위에 내려놨다.

“으음······. 이거 설마 최 의원님께서 진행하시는 건가? 그렇다면 그냥 있을 수는 없지.”

김윤정 검사는 피곤에 찌든 눈빛이 어느새 반짝이고 있었다.

토요일, 오상진은 한소희와 함께 서울 강남 벤스 매장에 갔다. 그곳에서 벤스 차량 구매를 진행했다.

“네. 고객님 그럼 차량은 이대로 진행하면 됩니까?”

“네. 그렇게 해주세요.”

“차량 인수금은 할부로 몇 개월······.”

“계약금 걸어놓고. 전액 일시금으로 지급하겠습니다.”

“전액으로 말입니까.”

“네.”

“알겠습니다. 그럼 그렇게 알고 진행하겠습니다.”

“네.”

오상진은 오랜만에 흐뭇한 얼굴로 한소희와 함께 벤스 매장을 나왔다. 한소희는 살며시 오상진 곁으로 다가가 팔짱을 꼈다.

“상진 씨 오늘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에요? 그렇게 비싼 차는 필요 없는데요.”

“아뇨! 소희 씨가 탈 차인데 이 정도는 되어야죠.”

“우웅, 나는 그 아래 등급도 상관이 없는데······.”

“제가 알아봤는데요. 소희 씨가 말하는 등급은 뒷좌석이 좀 좁아요. 소희 씨 수행비서 함께 다녀야 하잖아요. 그럼 뒷좌석이 편해요.”

“진짜 내 생각해 주는 사람은 남자 친구밖에 없다니까.”

“지금 생각해도 남자 친구 잘 뒀죠?”

“네! 완전요.”

한소희는 환한 얼굴로 팔짱을 더욱 꽉 잡았다. 운전기사를 따로 둘지 말지 고민을 하던 한소희는 수행비서를 두기로 마음을 먹었다.

원래는 한만식 씨가 잘 아는 운전기사를 붙여주기로 했는데, 그리될 경우 한소희가 평택에 내려갈 때나 올라갈 때, 운전기사와 함께 동행을 해야 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이게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 같았다. 결국 한소희는 자신의 사생활을 지키기 위해 서울에서는 수행비서가 운전을 하고, 개인적인 일을 볼 때는 자신이 운전을 하기로 했다.

“수행비서는 누굴 뽑을지 정했어요?”

오상진의 물음에 한소희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직요. 딱히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네요.”

수행비서를 뽑는다는 구인광고를 냈다. 많은 구직자가 있지만 한소희의 마음에 드는 사람은 없었다.

“좀 더 시간을 두고 구해보려고요.”

“그래요. 소희 씨랑 잘 맞아야 할 사람이니까. 잘 찾았으면 좋겠어요.”

“네. 그리고 상진 씨. 우리 조만간 오 엔터테인먼트 첫 번째 오디션을 개최하거든요. 상진 씨 올 수 있어요?”

“으음······. 내가 시간이 되면 갈 수가 있는데요. 내가 아직도 내가 오디션에 꼭 참가를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요. 상진 씨가 참가해 주면 좋죠. 솔직히 말해서 오 엔터 대표는 상진 씨잖아요. 상진 씨가 참가를 하고 그래야지 다른 사람들도 상진 씨가 어떤 존재인지, 위치인지 알게 될 거예요.”

“그래서 이사 자리 하나 줬잖아요.”

“이사는 이사고요. 아무튼 나는 상진 씨랑 오디션을 봤으면 좋겠어요.”

말은 하지 않았지만 한소희는 오상진이 영화 고르는 안목이 아티스트를 뽑는 오디션에도 충분히 발휘될 것이라 믿었다.

오상진이 과거에서 회귀를 한 것은 꿈에도 모르니, 나름의 안목이 있기에 계속 성공한 영화를 고른 것이라 여겼다. 그래서 오상진이 오디션에 참가를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오상진은 영화는 취미생활이라 자주 봐서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아티스트나 영화계 이쪽은 특별히 잘 알고 그러지는 않았다.

가끔씩 사건 사고나 이슈 등을 통해 그 주인공들의 연예인은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딱 그 정도일 뿐 누가 잘되고 안되고의 판단을 할 자신은 없었다.

“일단 알겠어요.”

오상진이 대답을 한 후 바로 화제를 돌렸다.

“그보다 신소라 씨는 6급 공무원 어떻게 하기로 했어요?”

“그렇지 않아도 신소라 씨 6급 공무원 출연하기로 했어요.”

“오, 잘되었네요.”

“솔직히 저는 신소라 씨가 안 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대본을 보더니 ‘코미디 첩보물이네요.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라고 하던데요.”

한소희가 신소라 성대모사를 하며 얘기했다. 그 모습에 오상진이 피식 웃었다.

“잘되었어요. 신소라 씨가 하면 아마 잘될 겁니다. 아마 대박 날 겁니다.”

오상진이 환한 얼굴로 자신 있게 말했다. 한소희가 미소를 보였다.

“저도 그랬으면 좋겠네요.”

그렇게 두 사람은 간단하게 밥을 먹은 다음에 자연스럽게 한소희의 집으로 향했다. 미리 연락을 해서인지 한소희의 아빠인 한만식이 오상진을 기다리고 있었다.

“자네 왔나?”

한만식이 환한 얼굴로 오상진을 맞이했다. 오상진이 바로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네, 아버님. 잘 지내셨습니까?”

“오, 그래. 잘 지냈지.”

한만식이 대답을 하며 슬쩍 오상진의 손을 봤다. 그런데 빈손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살짝 아쉬운 얼굴이 되었다.

것을 바로 캐치한 한소희가 바로 눈을 흘겼다.

“아빠! 설마 술 안 사 왔다고 그러는 거예요?”

“아니, 꼭 그런 것은 아니고······.”

한만식이 말을 두루뭉술하게 했다. 부엌에서 앞치마를 한 이선주가 나오며 인상을 썼다.

“아이고, 이 양반은 철딱서니가 이렇게 없어요. 그동안 비싼 술 얻어먹었으면 됐지. 또 술을 사 와요?”

이선주와 한소희의 핀잔에 괜히 머쓱해진 한만식이 낮게 말했다.

“아니, 내가 뭐라고 했나? 그냥 오늘은 뭐 없나 해서 그런 거지.”

오상진이 바로 입을 열었다.

“아버님 죄송합니다. 이번에는 제가 준비를 못 했습니다. 다음에는 꼭 준비를 하겠습니다.”

“아니. 그럴 필요는 없고. 그냥 명절에 한 번씩 챙기는 걸로 하지.”

오상진이 피식 웃었다.

“네, 아버님. 명절에 한 번씩 하고 아버님 생신 때 그렇게 하면 될까요?”

오상진이 눈치 빠르게 말했다. 한만식이 입술이 씰룩거렸다.

“어험. 내 생일도 있었지. 아이고 우리 예비 사위가 아주 말귀를 잘 알아들어. 척하면 척이네. 딱 좋아. 하하하!”

이선주가 바로 나서서 말렸다.

“그러지 마. 요새 들어서 입이 고급이 되어서 만날 비싼 술만 먹으러 다녀.”

“어허, 이 사람아. 내가 또 언제 그랬다고······. 그런데 내가 마셔봤는데 술은 비싼 것이 좋아. 그다음 날 머리도 아프지 않고 속도 깔끔하고 좋아.”

“어후, 좀 그러지 마. 그럴 때마다 당신 간이 망가져요.”

“어허! 이 사람이 진짜······.”

한만식이 눈을 부릅떴다. 이선주도 지지않고 말했다.

“당신은 어서 방에 들어가기나 해요. 애들 방해하지 말고요.”

“크흠······. 쉬다 가게.”

“네. 아버님.”

한만식이 조용히 방으로 들어갔다. 그 모습을 보고는 오상진이 쭈뼛쭈뼛 거실에 서 있었다. 그러자 이선주가 입을 열었다.

“오 서방.”

“네, 어머님.”

“자꾸 그러지 말게.”

“네?”

“자네 장인어른에게 말이야. 점수 따려고 그러는 것은 알겠는데. 계속 그러면 저 양반 버릇 나빠져. 매번 올 때마다 장인어른이랑 놀아줄 자신 있어?”

“아, 그것이······. 노력해 보겠습니다.”

오상진이 당차게 대답했다. 이선주가 고개를 흔들었다.

“아휴, 그렇게 쓸데없이 노력하지 말고 뭐든지 적당히가 좋은 거야. 적당히! 나도 우리 딸이 시집가서 너무 막 고생 안 했으면 좋겠어. 그래서 자네도 우리 집 와서 눈치 보고 억지로 맘 쓰고 그런 것을 원치 않아. 오늘은 괜찮으니 올라가서 푹 쉬다가 가.”

“네. 알겠습니다.”

오상진은 대답을 했지만 섣불리 움직이지는 못했다. 그러자 한소희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상진 씨 우리 올라가요.”

한소희가 오상진의 팔을 잡아끌었다.

“어어, 그래요.”

오상진은 슬쩍 안방을 응시하며 속으로 생각했다.

‘이래도 되나?’

그런 생각을 했지만 오상진이 그동안 점수를 많이 따왔다. 억지로 무리하고 애쓸 필요가 없었다.

한소희는 오상진을 자신의 방으로 데려와 침대에 앉혔다.

“여기 앉아요.”

오상진이 자리에 앉으며 한소희를 올려다봤다.

“나 여기 앉아 있어도 돼요? 아버님이 뭐라고 하시지 않을까요?”

“엄마가 하는 말 못 들었어요? 이제 적당히 해도 돼요. 우리 집안에서 이제 상진 씨는 사위나 마찬가지예요.”

“그래요? 그러다가 아버님이 절 싫어하면 어떻게 해요?”

“그럼 그때 가서 다시 점수 따면 되는 거죠. 더 이상 딸 점수가 없는데 어떻게 다시 따요. 점수를 까먹어야지 다시 따죠.”

한소희의 말에 오상진이 피식 웃었다. 그녀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

“그런데 소희 씨는 우리 집에 오면 항상 열심히 하잖아요.”

“나는 뭘 하려고 하면 하지 말라고 어머님께서 말을 해서 그렇죠. 어머님처럼 잘해주는 시어머님이 어디 있어요. 내 주변에도 일찍 결혼한 사람들이 많은데요. 대부분 다 시집살이 독하게 해요. 우리 엄마도 처음 시집왔을 때 시집살이 했어요.”

“아, 그래요? 어머님은 시집살이하신 거로는 안 보였는데요.”

한소희가 오상진 옆에 나란히 앉았다.

“할머니가 일찍 돌아가시고 아빠가 워낙에 가부장적이어서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다고 해요. 지금이야 엄마가 아빠를 잡고 있지만······.”

“그렇구나.”

“그런 얘기는 이제 그만하고 모처럼 저희 집에 왔으니까. 가만히 있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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