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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리셋 오 소위-948화 (948/1,018)

< 05. 바로잡아야 합니다(12) >

인생 리셋 오 소위! 2부 278화

05. 바로잡아야 합니다(12)

대한당은 선진당이 민국당으로 넘어가서 어쩔 수 없다고 할 것이고 선진당은 대한당이 민국당 편을 들어서 어쩔 수 없다고 분명히 그리 말을 할 것이다.

게다가 국방위원회 위원들은 이런 이슈들이 있을 때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아마도 홀라당 넘어간 것 같았다.

박찬중 국방부 장관의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왔다. 이렇듯 모두 다 승인을 했는데 자신이 막무가내로 안된다고 할 수도 없었다.

박찬중 국방부 장관은 손으로 관자놀이를 꾹 누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그냥 조사만 하면 되는 겁니까?”

“그냥 조사만 해서는 안 되죠. 이번에 제대로 조사해서 군 내부에 만연한 성폭력을 뿌리 뽑아야 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성폭력이 군 내부에 만연하겠소? 그냥······.”

박찬중 국방부 장관이 슬쩍 다른 의견을 내봤지만 최익현 의원의 진중한 눈빛을 보고는 입을 다물었다.

“그리할 거죠?”

최익현 의원이 다시 물었다. 박찬중 국방부 장관이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의원님 정말 이렇게까지 일을 키워야겠소?”

“그러니까요. 내가 일을 이렇듯 키우지 않게 장관님께서 미리미리 조치를 취해줬으면 좀 좋습니까.”

“······.”

박찬중 국방부 장관은 입을 다물었다. 뭔 말을 하면 다 자기가 잘못했다는 얘기가 나오니 말이다.

그렇다고 이제 와 못 하겠다고 버티는 것도 웃겼다. 진짜 국방 위원회 의원들이 모여서 기자회견을 해버리면 여론을 등에 업고 반강제적으로 수사를 해버릴지도 몰랐다.

만약에 국방 위원회에서 반 강제적으로 조사를 하고, 그 조사관들이 만약 자신의 손이 닿지 않는 인물들 이라면······.

‘하아, 그때는 진짜 나에게 큰 타격이 올지도 몰라.’

박찬중 국방부 장관은 절대적으로 저건 막아야 했다.

“네, 알겠소. 책임지고 조사하겠소. 그러면 되는 것이오.”

“약속할 수 있습니까?”

“걱정하지 마소. 결과 나오는 대로 명명백백 꼭 처벌하도록 하겠소.”

최익현 의원은 솔직히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박찬중 국방부 장관이 이렇게 나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박찬중 국방부 장관도 나름 정치밥을 먹은 지 꽤 되었다.

‘나참, 장관도 많이 노련해졌어. 서서히 구렁이를 품속에 넣기 시작했어. 아니면 내가 너무 만만하게 봤나?’

최익현 의원이 속으로 생각하며 찬찬히 박찬중 국방부 장관을 바라봤다. 그러곤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장관님을 믿고 이만 일어나보겠습니다.”

최익현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박찬중 국방부 장관도 따라 일어났다.

“나만 믿고 있으시오. 내가 잘 처리하겠소.”

“네. 대신에 일 진행은 즉각즉각 알려주셔야 합니다. 아시겠지만 나는 내 뒤에서 장난치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합니다. 아시죠?”

“알았소. 내가 그걸 모르겠소.”

“네. 그럼 믿고 갑니다.”

최익현 의원이 국방부 장관 사무실을 나갔다. 조지태 보좌관이 앉아 있다가 그가 나오자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얘기 잘 끝났습니까?”

“전수조사를 하겠다고는 하는데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겠지.”

“고생하셨습니다.”

“고생은 무슨. 가지.”

“네. 의원님.”

두 사람이 터벅터벅 복도를 걸어갔다.

최익현 의원이 나간 국방부 장관 사무실. 박찬중 국방부 장관은 의자에 몸을 깊게 누이며 중얼거렸다.

“하아, 저런 군대에 군 자도 모를 새끼가 깝치니 짜증이 나네. 도대체 의원 주제에 어디 국방부 장관에게 감 놔라 배 놔라 지랄하고 난리야.”

박찬중 국방부 장관은 진짜 마음 같아서는 확 들이박고 싶었다. 최익현 의원은 워낙에 약점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렇다고 함부로 건드렸다가는 선진그룹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고 말이다.

“하아, 진짜 미치겠군.”

한숨을 푹 내쉬던 박찬중 국방부 장관이 옆 테이블에 있는 전화기를 들었다.

삐익!

-네, 장관님.

“감찰부장 호출해.”

-알겠습니다.

뚝!

박찬중 국방부 장관은 자신의 오른팔인 최우일 감찰부장을 호출했다.

최우일 감찰부장이 허겁지겁 국방부로 달려왔다. 그는 국방부 장관 사무실에 들어섰다.

“오셨습니까.”

“장관님은?”

“안에 계십니다.”

최우일 감찰부장이 고개를 끄덕인 후 안으로 들어갔다.

“장관님 접니다.”

“들어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 최우일 감찰부장. 그는 매우 심각한 얼굴로 소파에 앉아 있는 박찬중 국방부 장관을 봤다.

“무슨 일 있으십니까, 장관님.”

최우일 감찰부장이 자리에 앉았다. 박찬중 국방부 장관은 한숨을 내쉬며 최익현 의원과 나눴던 대화를 얘기해 줬다.

“최 의원님이 진상 조사를 요구했단 말이죠.”

“그래. 환장하겠어.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말이야. 일단 알겠다고 하긴 했는데 말이야. 자네 생각은 어때?”

박찬중 국방부 장관이 최우일 감찰부장을 바라봤다. 비록 일심회 리더 및 중심은 박찬중 국방부 장관이지만 일심회의 주된 결정을 가장 크게 자리하는 것은 최우일 감찰부장이었다.

그리고 앞으로 일심회를 이끌어갈 차세대 리더가 바로 최우일 감찰부장이었다. 박찬중 국방부 장관은 자신의 자리가 끝이 나면 정치에 입문할 계획이다. 그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최우일 감찰부장이 바통을 이어받을 예정이었다.

“최익현 의원. 대선주자다 말이 많아서 일을 벌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아무래도 그런 거겠지?”

“네.”

“그럼 일을 대충 덮을 수는 없는 문제잖아.”

“그렇죠. 아마 최 의원이 원하는 화제성 정도라면 충분히 이 일을 대충 덮고 넘어가지는 않을 겁니다. 문제가 있음 문제가 있는 대로, 문제가 없음 없는 대로 난리를 칠 것이 분명합니다.”

박찬중 국방부 장관이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하아······. 나도 거기까지 생각을 했는데 말이야. 그렇다고 안 하겠다고 하기도 뭣한 게 이미 국방위원회 의원들을 전부 설득했다고 하더라고.”

“최 의원이 그리 말했습니까?”

“그래.”

“그건 확인을 해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니야. 자네가 최 의원을 잘 몰라서 그러는데. 그 양반 그 일을 가지고 거짓말할 사람이 아니야. 일을 하더라도 철두철미하게 준비해서 터뜨리는 사람이야. 뭔가 목적을 가지고 움직이면 절대 허술하게 하지 않아.”

박찬중 국방부 장관은 최익현 의원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듯 말을 했다. 최우일 감찰부장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

박찬중 국방부 장관이 말을 이어갔다.

“그렇지 않아도 요 근래 들어서 최 의원이 주변 의원들하고 술을 마신다고 들었어. 또 무슨 일을 벌이려고 그러나 싶었는데 이 일 때문인지는 꿈에도 몰랐네.”

“음,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어떻게 하긴. 한다고 했으니 해야겠지. 문제는 그 방법이야. 어떻게 해야 우리 쪽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을지야.”

결국 박찬중 국방부 장관이 최우일 감찰부장을 부른 이유는 이 일을 어떻게든 최소한으로 줄일 방도를 생각하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최우일 감찰부장은 이런 식으로 자신의 의견을 구하는 박찬중 국방부 장관이 고마웠다.

그냥 막무가내로 일을 벌였을 때 뒷수습하는 것이 감당이 어려울 때도 있다.

하지만 조사를 하겠다는 약속만 하고 절차에 대해서는 결정이 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기서부터는 자신이 핸들링을 할 수 있었다.

최우일 감찰부장이 잠깐 고민을 하더니 입을 열었다.

“장관님. 그렇다면 일단 인원을 섞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뭐? 섞어? 뭘 섞는다는 거야. 설마 조사 인원을?”

“네.”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물론 인원을 섞으면 말이 많이 나올 것입니다. 서로 주도권을 가지려고 싸우려고 하겠죠. 어쨌거나 최 의원이 벼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서로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면 어떻게든 결과를 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를 할 것입니다.”

“그래서 그 안에서 타협을 하잔 이 말이야?”

박찬중 국방부 장관의 물음에 최우일 감찰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제 생각처럼 타협을 보면 좋겠죠. 하지만 그렇게까지 잘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보기에는 장관님께서도 어느 정도 결단은 내리셔야 할 것 같습니다.”

“결단? 무슨 결단?”

박찬중 국방부 장관은 잔뜩 의문을 가지며 물었다. 최우일 감찰부장의 눈빛이 비장하게 바뀌었다.

“버릴 카드는 이번에 버리시죠. 어차피 다 끌고 갈 수는 없습니다.”

최우일 감찰부장의 말에 박찬중 국방부 장관은 길게 신음을 내뱉었다.

“으음······.”

현재 박찬중 국방부 장관을 따르는 일심회 회원들 중에는 군의 중심요직에 포진되어 있다. 물론 그에 못지않은 인원들이 현 육군참모총장 진국진 대장 편에 서 있긴 하다. 하지만 아직도 세력 대 세력으로 보면 좀 더 일심회 쪽 사람들이 많긴 했다.

일심회 쪽으로 사람들이 모이는 가장 큰 이유는 박찬중 국방부 장관이 크고 작은 허물들을 덮고 넘어가 줬기 때문이었다.

반대로 진국진 대장 쪽은 작은 허물만 있어도 철저히 선을 가르고 국방개혁이니 뭐니 떠들어 대면서 여러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든다.

일심회는 절대 그런 일이 없다. 다 같이 나라를 위해서 고생하고 어쩌다가 한두 번 실수하는 것이지, 그런 일을 가지고 서로 편 가르는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만약에 이번에 진상 조사를 하게 되면 박찬중 국방부 장관을 따르는 일심회 회원들 상당수가 피를 보게 될 가능성이 높았다.

일심회 자체적으로 조사를 통해 확인한 것을 덮겠다고 하면 좋겠지만 그렇게 또 덮어봐야 최익현 의원이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허물이 큰 사람 위주로 보여주기식 조사를 하면 그 사람들에게서 불만이 나오게 마련이다.

박찬중 국방부 장관은 그것이 제일 불만이었다. 그런데 최우일 감찰부장은 어차피 버릴 카드라면 이참에 버리자고 한다.

또 그 얘기를 들어보니 앞으로의 일에 걸릴 돌이 될 사람들을 처리하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박찬중 국방부 장관이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내가 데리고 갈 사람들은 철저히 지키자?”

“네. 그 사람들은 저희가 조사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희가 면죄부를 주는 거죠.”

“오호라······.”

박찬중 국방부 장관의 눈빛이 반짝였다. 그는 손으로 자신의 턱을 어루만졌다. 매우 흥미로운 발언이었다.

“감찰부장. 나쁘지 않은 방법이야. 그럼 결과는?”

“결과는 저쪽에서 내게 하는 겁니다. 저희가 버릴 카드들을 넘겨주면 악착같이 물어뜯으려고 하겠죠.”

“하아······. 아마 다칠 사람들이 많이 나올 거야.”

“그렇겠죠. 그런데 잘 생각하셔야 할 것이. 어차피 우리가 조사하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장관님은 최선을 다했고, 저쪽 라인에서 조사를 해서 지난 잘못들이 들춰졌기 때문에 감히 장관님을 탓하지 못할 겁니다.”

“으음······.”

박찬중 국방부 장관이 낮은 신음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은 생각이군.”

박찬중 국방부 장관이 가장 걱정스러웠던 것이 ‘막아주지 못했다.’ 그 소리를 듣는 것이었다. 일심회를 믿고 따랐는데 버림받았다는 인식들이 생겨 버리면 서로 이익을 위해 모인 집단이다 보니 와해가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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