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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리셋 오 소위-910화 (910/1,018)

< 04. 그 나물에 그 밥(27) >

인생 리셋 오 소위! 2부 240화

04. 그 나물에 그 밥(27)

그때 오상진은 한호푸드라는 이름을 하도 많이 들어서 머릿속에 남아 있는 것 같았다. 그 한호푸드가 그 한호푸드인지 장담은 어려웠다.

하지만 조애령도 그렇고 그녀의 딸인 최지애의 행동을 보니 느낌이 좋지 않았다.

“잠깐만 있어 봐요.”

오상진이 한쪽으로 물러나 휴대폰을 꺼냈다. 그곳에서 최강철을 검색해 전화를 걸었다.

-네. 소대장님.

“어, 강철아, 바쁘냐?”

-바빠도 소대장님 전화는 받아야죠. 무슨 일 있어요?

“너 혹시 말이야. 한호푸드라고 알아?”

-한호푸드요? 으음······. 들어는 봤는데요. 왜요?

“미안한데. 한호푸드에 대해서 좀 알아봐 줄 수 있니?”

-좋은 일이세요? 나쁜 일이세요?

“내가 보기에 좋은 일은 아니야.”

-그래요? 그럼 제가 먼지 한 올 빼먹지 않고 완전히 털어서 보고 올리겠습니다.

“야. 너 그렇게까지 할 필요 없어. 그냥 적당히 정보만 알아봐 주면 돼.”

-그니까요. 저만 믿으세요. 그리고 더 하실 말씀 있으세요?

“아니, 없어.”

-그럼 저 지금 지현 씨랑 데이트 중이라서요. 먼저 끊겠습니다.

최강철이 먼저 전화를 끊었다. 오상진이 피식 웃었다. 최강철이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 대해서 알아봤던 것처럼 한호푸드 역시 완벽하게 알아낼 것이다. 물론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말이다.

오상진이 다시 돌아와 신순애에게 말했다.

“엄마. 내가 알아볼 테니까. 그쪽에서 하자고 해도 절대 하지 말고, 또 받지도 마요.”

“엄만 절대 그럴 생각이 없어. 걱정하지 마.”

“알겠어요. 그리고 저희는 먼저 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오상진이 한소희 옆에 섰다.

“그래. 그래. 어서 가 봐.”

오상진이 속상해하는 한소희의 손을 잡아 가게를 나왔다. 한소희는 괜찮다고 했지만 오상진이 괜찮지 않았다.

오상진은 한소희가 고마웠다. 원래 곱게 자란 애들은 자기 시어머니가 저런 일을 당했다면 창피하게 생각을 했다. 오상진 역시 그런 일을 겪었고 말이다.

부모가 음식 장사를 하면 창피해하는 젊은 세대들이 많았다. 그런데 한소희는 그렇지 않고, 오히려 화를 내주는 모습이 정말 고마웠다.

“소희 씨 고마워요.”

“뭐가요?”

“나 대신 화내주고 그래서요.”

“아니, 나는요. 화가 나는데 오히려 화를 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었어요. 결국 화를 참지 못했지만······.”

한소희가 시무룩해졌다. 자신이 열을 내는 모습을 시어머니가 되실 분이 봤다. 그런 모습을 보고 실망하지 않았을까 걱정이 되었다.

“아니에요. 그보다 나 때문에 어머니에게 무슨 일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에요.”

“잘했어요. 저런 인간들은 확실하게 대처를 해야지, 안 그럼 또 당해요.”

“그렇죠?”

“그건 그렇고 아까 얘기를 들어보니까요.”

“네.”

“선진백화점에서 프랜차이즈 한식업체를 찾는다고 그런 식으로 얘기를 하더라고요.”

한소희의 말에 오상진이 눈을 크게 떴다.

“와, 그게 들렸어요?”

“제가 좀 귀가 밝아요.”

“소희 씨 장난 아니다.”

“어쨌든 그래서 아마 내 생각에는 그 업체가 한식 브랜드가 없어서 어머니 국밥집을 끼어서 선진백화점과 일을 하려고 하는 모양이에요.”

“오호······. 왜 여기까지 왔는지 이해가 되네요.”

“네. 그런데요. 만약에 그리되면 그냥 우리가 직접 하면 안 돼요?”

“우리가요? 어떻게요?”

“어머니의 업체 프랜차이즈가 필요하면 우리가 등록해서 들어가면 되는 거죠.”

“으음······. 엄마 그 일 하기 힘들어하실 텐데요.”

“뭐가 문제예요. 우리 오 엔터에 제작사도 들어가는데요. 여기다가 어머님 회사만 따로 관리하는 부서만 만들면 되는 거죠.”

“그래도 되는 걸까?”

“돼요! 그전에 강철 씨에게 한번 물어봐요.”

한소희의 눈빛이 그 어느 때보다 반짝였다.

“강철이에게요?”

“네.”

“지현 씨하고 데이트한다고 했는데······.”

오상진이 휴대폰을 들고 잠깐 망설였다. 그러자 한소희가 자신의 백을 뒤져 휴대폰을 꺼냈다.

“그럼 내가 전화해 볼게요.”

“아뇨. 내가 해요. 내가!”

오상진이 폴더를 열고 다시 통화 버튼을 눌렀다. 조금 전 통화 한 사람이 최강철이기에 바로 통화가 연결되었다.

-네, 소대장님 왜요?

“어, 데이트하는데 미안하다. 하나만 더 물어볼게.”

-네, 물어보세요.

“혹시 말이야. 선진백화점 쪽에 한식 업체? 그런 류가 필요한지 좀 알아봐 줄 수 있을까?”

-선진백화점 한식 업체? 그거 말하는 건가?

“어? 너 알고 있니?”

-지난번에요. 누나가 선진마트 푸드코트를 리뉴얼 할 생각을 하고 있더라고요.

“리뉴얼?”

-네. 원래는 푸드코트를 시범적으로 운영을 했거든요. 그래서 입점하겠다고 하는 업체가 있으면 다 받아 줬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 마트 중에서는 업계 1위잖아요.

“그렇지.”

-그래서 다른 마트 푸드코트와 좀 차별화를 주고 싶었던 모양이에요. 제대로 맛집 같은 것을 푸드코트에 입점을 시키고 싶었던 모양이에요.

“어, 그래? 그런데 한식 브랜드를 왜?”

-맞다. 소대장님 어머님. 국밥집 하시죠?

“그렇지.”

-그 국밥집에 무슨 문제라도 있어요?

“그게 말이야. 한호푸드랑 연관이 되어 있어서 말이야.”

-아까 조사하라고 시킨 한호푸드요?

“그래.”

오상진은 말이 나온 김에 대략적으로 설명을 해줬다. 최강철이 바로 이해를 했다.

-아, 한호푸드에서 지금 프랜차이즈 계약을 하자고 들어왔는데 얼핏 들어보니 선진백화점 얘기가 나왔다는 말이죠.

“맞아.”

-웃긴 사람들이네. 아니 이런 식으로 장사를 해서 받아줄 사람이 아닌데, 우리 누나는.

“그래?”

-네. 우리 누나 엄청 깐깐하게 봐요. 이것저것 전수 조사까지 다 해요. 이것도 누가 중간에서 장난을 친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누나에게 알려줘야 할 것 같아요.

순간 오상진이 걱정이 앞섰다.

“강철아, 괜히 나 때문에 일이 커지는 거 아니냐?”

-에이. 아니에요. 커지긴 뭐가 커져요. 오히려 고맙죠. 제가 이 일에 대해서 누나에게 말해 놓을게요.

“어, 그래. 알았다.”

오상진이 전화를 끊었다. 한소희가 바로 물었다.

“뭐래요?”

“일단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은데요.”

“그래요?”

한소희는 조금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다. 사실 한소희가 요즘 자신감이 충만했다. 이런 사업에 손을 대면서 뭐든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 한소희를 잘 알기에 오상진이 조용히 말했다.

“고마워요, 소희 씨. 우리 엄마 생각해 주는 사람은 소희 씨밖에 없네요.”

“무슨 소리예요. 아까 어머님 말씀 못 들으셨어요?”

“엄마가 무슨 말을 했는데요?”

“어멋! 어머님께서요. 상진 씨랑 헤어져도 저는 어머님 딸이라고 했어요.”

오상진이 피식 웃었다.

“그랬나요? 나는 전혀 못 들은 것 같은데······.”

“했어요. 했어!”

한소희가 약간 언성을 높였다. 오상진이 바로 두 손을 들며 말했다.

“네네. 알겠어요. 했어요. 그런데 말을 들어보니 조금 이상하네요.”

“뭐가요?”

“소희 씨는 저랑 헤어지고 싶어요?”

“네?”

한소희가 화들짝 놀랐다.

“아니, 헤어진다는 것처럼 말을 하네요.”

오상진이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한소희가 바로 시선을 외면했다.

“저는 전혀요. 뭐, 상진 씨가 오히려 헤어지고 싶은 것이 아니에요? 너무 잘나서 나보다 예쁘고 어린 여자에게 혹할지.”

“어후! 그런 여자가 정말 있었으면 좋겠네요.”

“뭐라고요!”

한소희가 눈을 흘기자 오상진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런 여자가 이 세상에 없을 것 같아서 하는 소리예요.”

한소희의 표정이 바로 풀어졌다.

“칫! 뭐예요. 그보다 밥도 먹고 했으니. 집으로 가요.”

“그럴까요.”

오상진과 한소희는 지하 주차장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차를 타고 한울건물을 벗어났다.

월요일 아침 4중대로 새로운 헌병대 조사관이 파견되었다.

“안녕하십니까. 황인태 대위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오상진 대위입니다. 앉으시죠.”

두 사람은 악수를 한 후 자리에 앉았다. 새로운 조사관 황인태 대위는 오상진보다 3년 정도 선배였다. 사실 황인태 대위는 오상진을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오상진은 육군사관학교 시절의 황인태 대위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오상진은 황인태 대위의 호칭을 자연스럽게 선배님이라고 불렀다.

“선배님을 먼발치에서 한번 본 적이 있습니다. 사관학교 시절에 말입니다.”

오상진이 먼저 아는 체를 했다. 황인태 대위가 움찔하며 말했다.

“아. 그래요? 나는 몰랐네.”

“아닙니다. 그때 선배님께서는 4학년이었고, 저는 이제 갓 들어간 신입생도였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후배님이 이렇게 잘나갈 줄 알았다면 그때 후배님이랑 밥 한 끼 하는 건데 말이죠.”

황인태 대위는 솔직한 성격에 시원시원하게 말을 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황인태 대위의 말에 오상진이 환하게 웃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조현철 상사가 말했다.

“아. 황 대위님은 이미 늦었죠. 솔직히 이곳에 오면서 황 대위님 우리 중대장님에 대해서 하나도 기억 못 하셨지 않습니까.”

“조 상사님 그만 놀리십시오. 저도 부끄러워 죽겠습니다.”

황인태 대위와 함께 온 조현철 상사는 푸근한 인상이었다. 그러면서 할 말 안 할 말 다 했다. 이렇듯 두 사람이 함께 움직였다.

“그럼 이제 조사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오상진의 물음에 황인태 대위가 바로 말했다.

“아. 후배님에게 미안한 얘기인데 원칙상 헌병대 조사에 대해서 얘기는 해줄 수 없어. 다만 앞서 조사한 것은 워낙에 엉터리로 수사를 했기에 그건 바로잡을 수 있어. 그거 하난 약속할 수 있네.”

오상진의 그 말에 훨씬 더 신뢰가 느껴졌다. 앞선 최영도 소령하고 박태진 중위는 어떻게든 조사 내용을 흘리며 어떻게든 압박하려고 했다.

황인태 대위와 조현철 상사는 그런 것이 없었다. 철저히 조사를 하겠다고 했다. 임규태 중령이 믿을 만한 사람을 보내겠다고 했는데 그 말이 딱 맞았다.

“네, 알겠습니다. 그럼 두 분만 믿고 업무 보겠습니다.”

“그래요. 일 마무리 잘 되고 난 후에 마지막 날 소주나 한잔합시다.”

“그럼 선배님께서 사시는 겁니까?”

“당연히 내가 사야죠. 내가 후배님 기억도 못 했는데. 그 벌로 그때 내가 제대로 쏘겠습니다.”

조현철 상사가 바로 끼어들었다.

“믿지 마십시오. 황 대위님 은근히 짠돌이입니다.”

“아. 진짜 조 상사님. 왜 후배 앞에서 저를 깎아내리십니까.”

조현철 상사가 능청스럽게 말했다.

“그래야 실망을 안 하죠.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큰 편입니다. 안 그렇습니까?”

“하하하, 맞습니다.”

그렇게 중대장실에서 나온 황인태 대위와 조현철 상사는 잠시 담배 타임을 가졌다.

“조 상사님이 보기에는 어때요?”

“아, 4중대장이요?”

“네.”

“확실히 최연소 진급을 한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그래요?”

“일단 자기 얼굴도 못 알아보는 선배를 대번에 알아보고 인사를 하지 않습니까.”

“아, 진짜······. 도대체 그 일을 언제까지 말할 겁니까. 그리고 아까 말했잖아요. 오 대위는 사관 시절 조용조용히 생활했고, 저는 4학년이라 공부하기 바빴는데 어떻게 압니까.”

조현철 상사가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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