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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리셋 오 소위-833화 (833/1,018)

< 03. 잘 좀 하지 그랬어?(12) >

인생 리셋 오 소위! 2부 163화

03. 잘 좀 하지 그랬어?(12)

“어떻습니까?”

“뭐, 나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오상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정도면 충분히 방수도 많고, 여기 디자인을 봐서도 알겠지만 내부도 이만하면 괜찮았다. 게다가 보안시설도 꽤 잘 되어 있었다. 항시 움직이는 엘리베이터도 총 4대가 운행되었다. 이런 정도면 나쁘지 않았다.

다만, 강남 한복판에 있는 이 정도의 오피스텔이 보통 비싸지 않을 것이었다.

“으음······.”

오상진이 작게 신음을 흘렸다. 그를 보고 최강호가 피식 웃었다.

“아마도 이 오피스텔 가격이 얼마인지 궁금한 것이겠죠?”

“하하하, 네 그렇죠.”

“이 빌딩의 매입가는 대략 한 400억 정도 됩니다.”

“400억이요?”

오상진의 눈이 커졌다. 현재 오상진이 총 동원할 수 있는 돈이 300억 정도였다. 그의 통장에 묵혀둔 것이 250억, 은행 대출 50억 정도 껴서 300억 정도 생각한 것이었다. 그런데 400억이라고 하니 살짝 부담스러웠다.

지난번 빌딩을 매입하는 데 300억 정도 예상은 해놓은 상태였고 거기다 100억 정도는 대출을 잘 받으면 될 것 같기도 했다.

이런저런 표정의 변화를 살피던 최강호가 미소를 지었다.

“우리 오 대표님.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재산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그 정도는 아닙니다.”

“기분 나쁘지 모르겠지만 제가 오 대표님에 대해서 좀 알아봤습니다. 솔직히 다른 뜻은 없고, 앞으로 우리 소라 맡겨야 하는데 오 대표님이 어느 정도 재력이 있는지를 알아야 어떻게 돕든지 할 것 같아서요. 그래서 실례인 줄 알지만 알아봤습니다.”

“아, 네에······.”

“알아보니 확실히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그것도 자수성가로 그 정도 재력이라면 말이죠.”

“아닙니다. 운이 좋았죠.”

“운이 좋더라도 이 정도는 아니죠. 그보다 영화 쪽은 안목이 뛰어나시더라고요.”

“하하하, 과찬이십니다.”

“어쨌거나 그런 것도 보고. 그래서 소라를 맡겨도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 와중에 도움을 드리고 싶었는데······. 사실 그 빌딩은 제가 어떻게 해드릴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여러 가지 걸린 것이 있고요.”

“아, 네에. 압니다.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래서 그 빌딩은 아니지만 오피스텔을 오 대표에게 넘길까 해서 말이죠.”

가만히 듣고 있던 한소희가 말했다.

“그러니까, 이 오피스텔의 가치가 400억이라는 말씀이시죠.”

“네. 그래요.”

“그럼 좀······ 디스카운트 안 될까요?”

그러자 최강호가 깔깔 하고 크게 웃었다.

“어후, 그럼요. 해드려야죠. 얼마나 해드릴까요?”

“기왕 해주시는 거 통 크게 해주시면 좋겠는데요.”

“네. 그렇죠. 저도 그런 마음은 간절하지만 추후에 문제가 생기지 않으려면 제대로 계약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제 입장에서도 무작정 싸게 넘기는 게 아니어야 하는 것이, 사실 이 오피스텔을 추천하는 이유는······.”

오상진이 바로 말했다.

“신소라 씨 때문이죠.”

“예? 그걸 어떻게······.”

“여기 오피스텔을 들어오면서 소희 씨 표정이 눈에 띄게 밝아지더라고요. 우리 소희 씨도 안목이 높거든요. 그런 소희 씨를 보니까, 신소라 씨도 여길 좋아할 것 같아서요.”

최강호가 오상진을 빤히 바라봤다. 그 잠깐 사이에 거기까지 생각을 한다는 것이 오상진 역시도 보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맞습니다. 사실은 소라에게 여기서 프러포즈를 하기 위해서 준비를 해 왔던 겁니다.”

“아, 그러십니까? 그런데 왜······.”

“그랬는데······. 사실 차밍 엔터가 그렇게 되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집에서 부정적으로 보는 것도 있고요. 제가 이 오피스텔 빌딩을 감췄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제가 계속 가지고 있을 수도 없고 말이죠. 그렇다고 소라를 위해 준비한 이 건물을 아무에게나 막 넘길 수도 없고요.”

“신소라 씨에게 팔면 되죠.”

“하하하, 그리되면 더 문제가 될 것 같지 않습니까? 저희 집안은 물론이고, 뒤에 있는 기자들까지 의심을 하지 않겠습니까. 저희 같은 사람은 기자들이 뒤를 캐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거든요. 그리고 소라가 방송을 하고 있지만 그 일을 통해 크게 돈을 벌고 있지도 않습니다. 워낙에 기부를 많이 해서요.”

오상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을 해보니 회귀 전 자신이 기억하는 신소라는 기부천사로 불리고 있었다. 한소희도 가만히 듣다가 입을 열었다.

“본부장님 말씀은 저희가 이 빌딩을 매입하고, 이 층에 신소라 씨가 살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말씀이시죠?”

“네. 그렇습니다.”

한소희가 슬쩍 오상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거야 상관없지 않을까요? 솔직히 이 정도 전망이 있는 방은 신소라 씨가 머무는 것이 맞을 것 같은데요.”

“그렇게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죠.”

“아닙니다. 신소라 씨가 계약금도 받지 않고 와주셔서 저희도 뭘 해드리나 고민을 하던 차였습니다. 이렇게라도 해드릴 수 있는 게 있어서 다행입니다. 그보다 신소라 씨가 이사를 하려고 할까요?”

“아, 네.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지금 이사 준비에 한 창입니다. 그쪽에 파파라치며 스토커가 있어서 좀 위험한 것도 있어서요. 가능하면 여기로 옮기려고 생각 중입니다.”

“그건 아직 얘기가 안 되신 것 같습니다.”

“네. 일단은 주인부터 바뀌어야 하니까요. 오 대표가 받아주셔야죠.”

오상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400억 정도면 조금만 무리하면 될 것 같았다. 이곳 역시 나쁜 것 같지도 않았고 말이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이 큰 빌딩을 어떻게 운영할지도 고민을 해봐야 했다. 그러다가 한소희가 입을 열었다.

“그런데 이 오피스텔은 입주가 다 끝났어요?”

“아닙니다. 여기 지은 지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저희 직원 일부가 임시로 사용하고 있지만 입주가 되진 않았습니다. 사실 아시겠지만 여기에 소라를 살게 할 생각이어서 주변 사람들도 함께 살게 할 의향도 있습니다.”

“그러시구나. 그럼 임대는 어떻게 하죠? 신소라 씨도 여기에 살고 있고, 가끔씩 본부장님도 종종 들르실 거잖아요?”

한소희의 물음에 최강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죠. 남들 눈을 피해 호텔에서 보는 것도 좀 그렇고······. 소라랑 그러는 것도 한두 번이야 로맨틱한 것이지 자주 하면 별로 좋지도 않습니다. 괜히 이상한 느낌도 들고······.”

최강호가 시선을 슬쩍 피하며 말도 약간 얼버무렸다. 그도 그럴 것이 선진그룹의 총괄 본부장이었다. 항상 강인한 모습과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만 보였다. 하지만 신소라와 관계가 되면 조금은 그런 것들을 내려 놓는 것 같았다.

‘아마도 너무도 사랑해서 그런 것이겠지.’

한소희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건 오상진도 마찬가지였다.

“좋습니다. 본부장님도 가끔 들르시고 하면 여기 공실은 다 비워둬야 할 것 같은데요.”

“으음, 그것이 불편하시다면 저희가 따로 임대료를 지불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기자들이 더 눈치를 채지 않을까요? 이렇듯 빌딩이 멀쩡한데 계속 공실로 둘 수는 없는 거죠.”

최강호도 공감이 되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으음, 그럼 어떻게 하죠?”

“어차피 저희가 엔터가 커진다면 더 많은 방들을 저희가 사용할 수 있으니까요. 그전까지는 기존에 살고 있는 직원들이 상주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그래도 되겠습니까?”

“저희야 감사하죠, 솔직히······. 대출을 받는다고 해도 대출 이자도 만만치 않을 텐데······. 그 임대료라도 나와야 하니까요.”

오상진의 말을 듣던 최강호가 바로 입을 열었다.

“아, 그 대출 부분에 대해서 제가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네?”

“아, 최저 금리로 지원할 수 있게끔 도와드릴게요.”

“그렇게 해주시겠습니까?”

“당연하죠. 제 친구 놈이 은행에 있습니다. 아마도 그 친구를 통해 대출을 받으면 가능할 겁니다.”

“알겠습니다. 얼마 정도 가능할까요?”

“뭘 말입니까?”

“대출 말입니다. 금액이······.”

오상진이 슬쩍 물어보자 최강호가 입을 열었다.

“아마 절반 정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아, 그렇다면 저도 좋습니다.”

오상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상진은 가지고 있는 현금이 현재 250억 정도였다. 여기서 150억을 대출받고, 400억을 맞추느니 200억 정도 대출을 받아서 50억을 가지고 있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그 돈으로 오 엔터 운영비로 사용하면 될 것 같았다.

오상진이 그런 판단을 하고 있는데 한소희가 입을 열었다.

“저, 본부장님.”

“네.”

“직원들 말이에요. 전부다 선진그룹 소속인가요?”

“네. 그렇습니다. 그건 왜?”

최강호가 의문을 가지며 물었다. 한소희가 잠깐 생각을 하더니 입을 열었다.

“그게 말이죠. 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요?”

“이상하게요?”

“네. 그렇잖아요. 사람들이 봤을 때 여기 오 엔터가 산 빌딩에 선진그룹 사람들이 잔뜩 살고 있다면 말이에요.”

최강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으음, 제가 그 생각은 못 했네요. 그럼 어떻게 할까요?”

“어차피 저희 오 엔터 식구들도 있잖아요. 지방에서 온 친구나 방을 구하기 힘든 직원들도 있을 거예요. 그들을 입주시켰으면 하거든요. 그래서 본부장님도 믿을 만한 지인들이나 그런 사람들을 입주시키면 어떨까요?”

“그럼 보안에는 문제가 없을까요?”

“엘리베이터를 분리하면 되죠.”

“그걸요?”

“네. 지금 엘리베이터가 총 4대잖아요. 2개는 1층부터 6층까지만 오가게 하고. 나머지는 7층부터 12층까지만 오가게 하는 거죠. 그리고 각자 보안키를 통해서 엘리베이터를 오가게 할 수 있게 만들면 문제가 없지 않을까요?”

최강호가 얘기를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나쁘지 않은 방법이네요. 그렇지 않아도 분할 운영 얘기는 나왔는데······. 아무래도 그렇게 하라고 해야겠군요. 괜찮겠어요?”

“네. 지금은 아티스트가 많지 않아서 괜찮아요.”

한소희가 바로 미소를 띠며 말했다.

“그럼 다행이네요. 알겠습니다. 자세한 얘기는 김 비서랑 얘기를 나눌까요. 이 일에 관한 건 전반적으로 김 비서가 해야 할 것 같아서요.”

“알겠습니다.”

오상진과 한소희가 고개를 끄덕였고, 바로 김 비서가 투입되어 전반적인 계약 내용과 함께 구체적인 건물 매매에 대한 계약서까지 작성을 완료했다.

“여기가 이 등기부등본이고······.”

김 비서가 각종 서류를 내밀었다. 오상진은 서류들을 확인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 언제쯤 계약이 가능할까요?”

“계약요? 저희도 준비를 해야 하고······. 솔직히 제가 군인이라서······. 다음 주 토요일 가능할까요?”

오상진의 물음에 김 비서가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네. 가능해요. 그때까지 모든 서류를 준비해 마치겠습니다. 사인만 하면 될 정도로요.”

“알겠어요. 저도 그렇게 하도록 할게요.”

오상진도 그렇게 마무리를 지었다. 한소희는 두 사람의 대화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되자 슬쩍 물었다.

“그런데요. 만약 그때 계약을 하면 바로 쓸 수 있는 건가요?”

“아, 그건 본부장님께서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게 도움을 드리라고 했습니다.”

“오, 그래도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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