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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리셋 오 소위-810화 (810/1,018)

< 02. 그렇게는 안 되겠는데요(106) >

인생 리셋 오 소위! 2부 140화

02. 그렇게는 안 되겠는데요(106)

오정진의 대답에 오상희는 한숨을 내쉬었다. 세나는 그저 자신이 큰 잘못을 한 것 같아 죄스러운 마음에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세나야. 네가 뭘 잘못했다고 고개를 숙이고 있어. 고개 들어!”

오상진이 따끔하게 말했다. 오상희도 바로 입을 열었다.

“그래, 언니! 언니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그래. 당당하게 나가!”

“으응. 알았어.”

“오빠 어떻게 해? 진짜 방법이 없는 거야?”

오상희가 오상진을 보며 물었다. 그러다가 세나가 뭔가 결심을 한 듯 입을 열었다.

“방법이 없으면 그 방법을 만들면 되잖아요.”

“응?”

“증거를 만들면 처벌이 가능하지 않나요?”

“증거?”

“네. 황 이사님 말씀대로 제가 만나서 녹음이라도 하면, 증거가 될 수 있을지 않나요?”

그 말은 최강철이 했던 말과 비슷했다. 그런데 세나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에 살짝 놀랐다. 그러고 있다가 오상희가 바로 맞장구를 쳤다.

“오오, 언니. 좋은 생각이다. 우리 하자!”

오정진이 바로 말렸다.

“미쳤어! 그 위험한 일을 하겠다는 거야. 무슨 일이 생기면 어쩌려고 그래.”

“뭐가 걱정이야 여기 우리 큰오빠도 있는데. 그렇지 오빠? 우리에게 무슨 일 생기면 바로 달려와 줄 거지?”

“그렇긴 한데······. 너희들 괜찮겠어?”

오상희가 세나를 바라보고는 다시 오상진에게 시선을 뒀다.

“오빠. 솔직히 불안해. 그런데 이대로 그냥 넘기면 황인철 이사가 그냥 있겠어? 솔직히 나 황인철 이사 무서워. 뒤에서 무슨 짓을 벌일지 전혀 모르겠어. 그 사람 나름 이쪽 바닥에서는 꽤 이름이 알려져 있어. 그런데 우리 소문이 잘못 나봐. 데뷔도 하기 전에 완전 잘못되는 거잖아.”

오상희가 걱정하는 것은 정확했다.

“오빠, 나 불안해서 잠이 안 올 것 같아. 언니도 그렇지?”

세나가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그녀 역시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오상진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러면 우리 이렇게 하자.”

“어떻게?”

“세나 말대로 너희가 준비를 단단히 해서 따라가 봐. 오빠가 경찰과 함께 움직일 테니까.”

“정말? 그렇게 해도 괜찮아?”

오상희가 물었다. 오상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너희 최강철 이사라고 알지?”

최강철도 오 엔터테이먼트에 기획이사로 이름이 등재되어 있었다.

“응, 알아.”

“최 이사가 생각보다 발이 넓어. 너무 걱정하지 마.”

오상진이 잘 다독였지만 최강철이 선진그룹의 사람이라는 것은 모르는 세나와 오상희는 그럼에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저 서로를 바라보기만 했다. 그러다가 오상희가 눈에 힘을 줬다.

“그래! 어차피 우리가 버텨야 해. 우리가 이겨나가야 해. 언니! 가자.”

“으응. 가자.”

오상희가 힘주어 말하자 세나 역시도 힘을 냈다. 그 길로 세나와 오상희는 준비를 하러 들어갔다.

대략 30여 분이 흘러가고, 그사이 오상진은 최강철과 다시 한번 조율했다.

“오빠.”

오상희가 세나와 함께 나왔다. 화장과 머리를 하고, 옷까지 입자, 영락없는 연예인이었다.

“와, 우리 상희 이렇게 보니 진짜 연예인 같다.”

“뭐야. 나도 꾸미면 이 정도야.”

오상희의 자신감 넘치는 말에 오상진이 흐뭇하게 웃었다. 세나는 수줍은 미소로 오상희 옆에 섰다.

“다들 준비됐지?”

“응.”

“네.”

“좋아, 그럼 가자! 약속 장소는 알고 있지?”

“네. 문자로 보내줬어요.”

“알았어. 지금 출발한다고 문자 보내.”

“네.”

세나가 재빨리 휴대폰을 꺼내 문자를 보냈다. 오상진과 오상희, 그리고 세나가 아파트를 나섰고, 차에 올라탔다. 차가 출발을 하고, 제일 먼저 최강철을 만나기로 했다.

커피숍으로 들어간 오상진은 저기 앉아 있는 최강철에게 손을 흔들었다.

그 뒤에는 오상희와 세나도 함께였다.

“소대장님 여기입니다.”

오상진이 최강철에게 갔다. 그런데 최강철 옆에 듬직한 사내 한 명이 앉아 있었다.

“소대장님, 인사하세요. 이쪽은 황국진 형사님.”

황국진 형사가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황국진입니다.”

“안녕하세요, 오상진입니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악수를 한 후 자리에 앉았다. 먼저 입을 연 쪽은 황국진 형사였다.

“대충 얘기는 들었습니다. 전 소속사에서 멤버들을 괴롭힌다는 것이죠.”

“네. 사실 괴롭힌다기보다는 그냥 반협박식으로 불러내는 거죠.”

“반협박이라면······.”

“일단 전화상으로는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면 안 좋은 소문을 흘려서 이미지를 훼손시키겠다는 협박을 했습니다. 그 당시 정신이 없어서 미처 녹음은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런 것이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아쉽네요. 아무튼 저도 얼마 전에 아이돌 스토킹 사건이 있어서 수사했던 적이 있는데. 잡고 보니까, 전 로드매니저였습니다.”

“네? 매니저요?”

“네. 원래 질 나쁜 매니저들은 스타가 좀 뜨기만 하면 어떻게든 돈을 뜯어내려고 온갖 악성루머들을 흘리며 협박을 하는 매니저들이 더러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 경우는 이번에 좋게 넘어가도, 다음에 분명히 또 괴롭힐 가능성이 높아요. 오히려 지금 초장에 뿌리를 뽑지 않으면 뒤에서 무슨 짓을 할지 모릅니다.”

얘기를 들은 오상진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러면서 걱정스러운 얼굴로 두 사람을 바라봤다.

“너희들 정말 괜찮겠어?”

“네.”

“응, 괜찮아. 자신 있어.”

오상희는 과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히려 그런 과한 자신감 때문에 다른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상희 너는 텐션 좀 내리고. 지금 너무 올라가 있어.”

“아니야.”

“아니긴······. 아무튼 조심해야 해.”

“알았어.”

당연히 오상진은 오빠로서 걱정이 되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을 지켜보는 황국진 형사는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어이쿠, 용감하네요. 그래도 오빠분의 말씀이 맞아요. 너무 자신감에 넘쳐도 일을 그르칠 수 있어요. 적당한 긴장감을 가지는 것도 좋아요.”

“아, 네에······.”

황국진 형사의 말에 오상희가 바로 목소리를 낮췄다. 황국진 형사는 가방에서 준비해 온 것을 꺼냈다.

“아, 이것은 녹음기예요. 항시 몸에 착용하든가, 아니다. 가방에 넣어 놓으세요. 어차피 그들이 가방을 검사하지는 않을 것이니까요.”

“네.”

두 사람이 녹음기를 받아서 확인했다. 간략하게 녹음기 사용법을 설명했다.

“일단 들어가기 전부터 녹음기를 켜세요.”

“네.”

“알겠어요.”

“그리고 최대한 말을 많이 시켜요. 어디로 가는지 물어보고, 누굴 만나는지도 물어보고요. 그런 것들이 최대한 많이 담겨 있어야 해요. 그렇다고 너무 티 나게 물어보지도 말고요. 적당히 중요한 정보가 녹음될 수 있도록. 알겠죠?”

“네. 무슨 말씀인지 알겠어요.”

“저도요. 노력해 볼게요.”

오상희와 세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가 오상희가 손을 통해 머리를 뒤로 넘기며 말했다.

“그런 것은 제가 또 전문이에요.”

그 말에 오상진이 굳은 표정으로 불렀다.

“상희야! 넌 절대 말하지 마. 세나 네가 해.”

“아니, 왜! 나 잘할 자신 있어.”

“오빠가 아까도 말했지. 넌 그 과한 자신감이 문제라고.”

“치이······.”

세나도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오빠, 저보다는 상희가 괜찮을 것 같아요. 원래 상희가 전 소속사에 있었을 때도 꼬치꼬치 캐묻고 그랬거든요.”

“그래?”

“네. 오히려 제가 물어보면 더 의심할 수가 있어요.”

“으음······.”

오상진이 곰곰이 생각하며 황국진 형사를 봤다. 황국진 형사도 세나의 말에 공감을 했다.

“네, 맞습니다. 아무래도 원래 하던 사람이 물어보는 것이 덜 의심스럽죠.”

오상진이 다시 오상희에게 시선이 갔다.

“정말 잘할 자신 있어?”

“날 믿으라니까.”

“알았다. 항상 조심하고.”

“알았다니까.”

그 뒤로 몇 가지 더 당부의 말을 한 황국진 형사가 주머니에서 핸드폰 하나를 꺼냈다.

“아, 그리고 이것도 가지고 계세요.”

“이건 왜······?”

“제가 이 번호로 전화를 연결해 놓을 테니까 끊어지지 않게 하세요. 그래야 무슨 일이 생기면 제가 바로 움직이죠.”

“아, 네.”

황국진 형사가 자신의 핸드폰으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세나가 건네받은 핸드폰이 징징 울어댔다.

“언니. 내가 가지고 있을게.”

오상희가 통화 버튼을 누른 후 핸드폰을 그대로 자신의 핸드백에 넣었다.

“자, 또 이거 하나만 기억하세요. 만약에 건물로 들어가고, 어떤 방에 들어간다. 그때는 방 호수를 정확하게 알려줘야 해요. 그래야 우리가 늦지 않게 들어갈 수 있어요.”

“네. 알겠어요.”

그렇게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그럼에도 오상진은 뭔가 부족함을 느꼈다.

‘뭐지? 뭐가 부족하지?’

오상진이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가 황국진 형사를 보며 말했다.

“저기 형사님.”

“네네.”

“혹시 기자 한 명 불러도 될까요?”

“기자님이요? 으음······. 친한 기자분이세요?”

“네. 맞아요.”

“그럼 뭐, 오시면 좋긴 한데······. 그래도 기자라면 기사를 우선시해서······.”

황국진 형사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막말로 황국진 형사도 수많은 기자들을 만났었다. 그러나 그들 대부분이 기사에 초점을 맞추지 사람에게 맞추지는 않았다.

혹여나 그 기자가 기사를 잘못 써서 피해를 입을까 걱정이 된 것이다.

“괜찮습니다. 이 기자는 믿을 수 있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저랑도 잘 알고 있고요.”

“아, 그렇다면 괜찮죠. 오히려 더 좋을지도 모르고요.”

“네.”

“사실 아무리 좋은 계획을 세워도 변수라는 것이 있어요. 우리 계획대로 안 될 때도 있고요. 제 생각에는 투자자를 만난다고 했으니, 아마도 스폰을 권유하는 그런 자리일 겁니다. 물론 그런 자리가 아니라면 천만다행이지만, 그곳에 형사인 제가 나서는 것도 애매하고요.”

“그렇죠.”

“그럴 때는 기자님이 나서서 기사를 내겠다고 나서버리면 아마도 그쪽도 곤란해지겠죠.”

“네.”

“그렇게 추가로 준비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

“알겠습니다.”

오상진이 고개를 끄덕인 후 곧바로 휴대폰을 꺼냈다. 바로 박은지 기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머나, 상진 씨 무슨 일이에요?

“은지 씨. 지금 바빠요?”

-아뇨, 간만에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죠. 왜요?

“혹시 괜찮으면 저 좀 도와주실 수 있나요?”

-무슨 일인데요?

오상진이 대략적으로 박은지에게 설명을 했다. 그러자 박은지가 바로 승낙을 했다.

-그런 일이라면 당연히 내가 나가야죠. 이거 어쩌면 특종일지도 모르는데······. 어디에요? 금방 준비해서 나갈게요.

“네. 제가 문자로 남겨드릴게요.”

-알겠어요!

오상진은 전화를 끊고 곧바로 약속 장소를 문자로 보냈다.

그로부터 약 1시간 후 박은지가 약속된 장소에 도착을 했다.

주변이 온통 어두컴컴해 지고 네온사인들이 하나둘 번쩍일 무렵. 한 대의 차량이 어느 가게 입구에 멈췄다. 그곳 운전석에서 내린 사람은 황인철 이사였다.

“이것들······ 안 나오는 건 아니겠지.”

살짝 불안한 얼굴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먼저 약속 장소에 도착한 황인철 이사는 몇 번 시계를 확인했다. 아직 약속 시간은 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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