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2. 그렇게는 안 되겠는데요(94) >
인생 리셋 오 소위! 2부 128화
02. 그렇게는 안 되겠는데요(94)
오상진은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킨 후 청소기를 돌렸다. 걸레로 먼지를 좀 닦은 후 침대에 누웠다.
“후우······.”
가볍게 한숨을 내쉰 후 침대를 손으로 쓰다듬었다. 예전 한소희와 초창기 때 이곳에서 사랑을 나누고 그랬던 것이 떠올랐다.
“후후······.”
오상진은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다시 몸을 돌려 천장을 바라보며 누웠다.
“와, 오랜만에 이 침대에 누우니 졸리네.”
청소도 했고, 시원한 바람이 창문을 통해 들어오자 절로 눈이 감기는 것 같았다.
“한숨 잘까?”
오상진은 혼잣말을 하며 모처럼 낮잠에 빠져들었다.
오상진이 침대에서 눈을 떴다. 잠깐 잠을 잔다는 것이 어느새 5시간을 잠들어 버린 것이다.
“어이구, 너무 많이 잤네.”
오상진이 상체를 일으켰다. 시계를 확인하고는 세면대로 향했다. 세수를 통해 정신을 차린 후 다시 나왔다. 그 길로 건물은 나온 후 오 엔터테인먼트 사옥이 들어설 S.H빌딩으로 향했다.
차에서 내린 오상진은 S.H빌딩을 올려다보았다. 챠밍 엔터테인먼트라고 박혀 있던 간판이 내려가고 그곳에 OH 엔터테인먼트라는 간판이 걸려 있었다.
“어? 벌써 간판을 바꿨네.”
오상진은 다소 놀란 표정을 지었다. 사실 지난 일주일 동안 바쁘게 보냈을 것이다. 새롭게 인테리어 공사도 해야 하고, 이래저래 정신없이 보내서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최강철이 힘을 쓴 것 같았다.
“역시 강철이네. 내가 확실히 소대원 하나는 잘 뒀다니까.”
오상진이 피식 웃고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마침 경비원이 대기를 하고 있었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아, 네에. 저는······.”
오상진이 막 말을 하려는데 경비원이 바로 눈치를 챘다.
“아, 오 대표님 이시구나. 죄송합니다. 제가 바로 못 알아뵙습니다.”
“아닙니다. 그래도 바로 알아보셨는데요.”
“대표님 얼굴은 기억하고 있어야죠. 제가 이 일을 몇 년이나 했는데요.”
“네네, 언제나 수고가 많으세요.”
“아닙니다. 어서 올라가 보십시오. 지금 사무실 단장한다고 정신들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요? 알겠습니다. 그럼 수고하세요.”
오상진이 인사를 하고 엘리베이터로 갔다. 경비원이 재빨리 뛰어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그럼 전 일하러 가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경비원이 눌러 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2층에서 내린 오상진은 원래 챠밍 엔터테인먼트라고 디자인되어 있던 문이 OH 엔터테인먼트로 확 바뀌어 있었다.
“이야, 여기가지 싹 다 바꿨네.”
오상진이 미소를 지으며 문을 열고 들어가려는데 갑자기 문이 열렸다. 그곳에서 못 보던 여자 한 명이 나왔다. 오상진과 눈이 마주치더니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어? 여긴 어떻게······.”
아직 OH 엔터테인먼트는 정상적인 영업을 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사람이 이곳에 올라올 수가 없었다. 관계자가 아닌 이상은 말이다. 오상진은 놀란 얼굴을 한 여자에게 말했다.
“안녕하세요. 혹시 한소희 대표님 계세요?”
“저희 대표님이요?”
여자는 오상진을 잠깐 바라보더니 바로 표정이 밝아졌다.
“아! 오 대표님이세요?”
“아, 네네.”
그녀는 허리를 90도 걲어서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주아영입니다.”
“네, 반갑습니다.”
오상진도 얼떨결에 같이 인사를 했다.
‘응? 나를 알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오상진이 그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주아영이 바로 이야기를 했다.
“아, 대표님 저는 홍보팀장이에요.”
“홍보팀장님······. 그러시구나. 반가워요. 내가 몰라봤네요.”
“아니네요. 안으로 들어가세요. 대표님께서 기다리고 계세요.”
“네.”
오상진이 고개를 까닥한 후 사무실로 들어갔다. 주아영은 화장실로 걸어가던 걸음을 멈추고 힐끔 뒤를 돌아봤다.
“뭐야. 얘기 듣던 것보다 더 멋있잖아.”
주아영은 괜히 얼굴을 붉혔다.
사무실 안으로 들어온 오상진은 원래 비어져 있던 곳이 어느새 책상이며 컴퓨터까지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게다가 칸막이까지 설치되어 새로운 모습으로 확 바뀌어 있었다. 그곳 몇몇 자리에 사람들이 앉아서 업무를 보고 있다.
“안녕하세요.”
오상진의 인사에 업무를 보던 몇 몇 사람이 머쓱한 눈으로 바라봤다.
오상진도 업무를 보고 있는 직원들도 서로 말없이 바라만 보고 있는데 대표실에서 최지현 이사가 나왔다. 어색한 분위기를 감지하고 고개를 돌려 입구 쪽으로 시선이 갔다. 그곳에 서 있는 오상진을 발견하고 피식 웃었다.
“어머, 대표님 오셨어요.”
오상진도 최지현 이사를 보고 반갑게 인사했다.
“네, 지현 씨. 반가워요.”
최지현 이사가 오상진 옆으로 다가왔다. 잠깐 눈으로 서로 인사를 나눈 후 최지현 이사가 박수를 쳤다.
짝짝!
“자자, 주목해요.”
최지현 이사의 말에 모든 직원들의 시선이 업무를 멈추고 집중했다.
“입사할 때 들었겠지만 우리 회사에 대표님이 두 분 계신다는 것을 알고 있죠. 먼저 한소희 대표님. 그리고 여기 오상진 대표님. 다들 인사하세요.”
“안녕하세요, 대표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다들 환한 표정으로 오상진에게 인사를 했다. 오상진 역시 어색한 얼굴로 인사를 했다. 이런 환영은 또 처음이었다.
“네, 반가워요. 잘 부탁합니다.”
“아! 참고로, 저희 한 대표님 남편 되실 분입니다.”
“지, 지현 씨······.”
오상진이 당황하며 최지현 이사를 불렀다. 최지현 이사가 눈을 깜빡였다.
“왜요? 설마······ 아니에요?”
“그건 아니지만 그래도 준비 없이 바로 말을 하는 것은 좀······.”
“뭐 어때요. 지금 아나, 나중에 아나. 다 있을 때 아는 것이 좋은 거죠.”
최지현 이사가 환하게 웃었다. 오상진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자, 전체적으로 인사는 했고, 한 명 한 명 소개시켜드릴게요.”
최지현 이사가 오상진을 이끌고 직원 한 명 한 명 소개를 시켜줬다.
“이쪽은 매니지먼트 1팀인 김선아 팀장이에요.”
“안녕하세요. 김선아라고 합니다.”
“대표님 제 친구인데 매니저먼트 일의 전반적인 것을 해줄 사람이에요.”
“아, 친구분······. 네, 잘부탁합니다.”
오상진이 먼저 악수를 청했다. 그다음 바로 옆과 앞자리에 있는 사람을 소개했다.
“그리고 여기 두 분은 민정 씨와 승욱 씨. 매니저 일을 할 친구들이에요.”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네에. 반가워요.”
오상진이 인사를 하며 최승욱을 바라봤다. 그런데 최승욱의 이미지가 어디서 많이 본 이미지였다.
“응?”
시선을 최승욱에서 최지현 이사로 향했다. 그러자 최지현 이사가 놀란 눈이 되었다.
“어멋! 어떻게 아셨어요?”
“맞아요?”
“네. 사실 제 사촌동생이에요.”
“아, 사촌이에요? 나는 또 친동생인 줄 알았네요.”
“호호호, 그랬어요. 사실 저는 여동생밖에 없어요. 그런데 저희가 외가쪽 DNA가 많이 들어가 있어요. 그래서 친가쪽에서 많이 질투를 해요.”
“그래요? 그러고 보니 눈매가 정말 많이 닮으셨네요.”
“역시 우리 대표님, 안목, 센스 완전 멋져요.”
최지현 이사가 두 엄지손가락을 올렸다. 오상진이 피식 웃으며 최승욱에게 말했다.
“승욱 씨는 나중에 배우해도 되겠어요.”
그러자 최승욱이 헛기침을 하며 슬쩍 미소를 지었다. 그 모습을 보며 최지현 이사가 한마디 했다.
“저기요. 최승욱 씨!”
“네?”
“웃지 말고, 일이나 하시죠.”
“네에······.”
최승욱이 바로 시무룩해지며 자리에 앉았다. 최지현 이사가 주위를 확인했다.
“어? 주 팀장이······. 주 팀장 어디갔어요?”
“잠깐 화장실 간다고 나갔어요.”
그러자 오상진이 바로 말했다.
“아. 주 팀장이라면 주아영 씨를 말하는 거죠?”
“네, 대표님.”
“조금 전 입구에서 인사 나눴습니다.”
“아, 그래요. 그럼 됐고······.”
최지현 이사는 지원팀이라 적힌 곳으로 갔다.
“이쪽은 김승태 팀장이에요.”
“안녕하세요, 김승태입니다.”
“반가워요.”
“저희 회사 모든 지원을 맡아서 해주실 분이에요.”
“그래요. 잘 부탁드립니다.”
오상진이 밝은 얼굴로 인사했다.
최승욱, 이민정, 주아영 팀장은 최지현 이사가 데리고 온 사람들이었다. 전에 엔터테인먼트에서 일했던 사람들을 함께 데리고 온 것이었다.
오상진은 몰랐지만 최지현 이사가 나름 연예계를 버렸지만 재벌2세인 남자친구 체면을 위해서 아등바등 팀장까지 올라갔다. 그러면서 그 회사가 처음부터 딱히 좋지는 않았다. 사람들 노력, 고생 그런 것으로 대표만 돈을 버는 그런 회사였다.
그 탓에 회사를 잘못 골랐다는 생각이 들 때, 때마침 좋은 기회가 와서 함께 일하던 사람들을 데리고 온 것이었다.
반면, 김승태 팀장은 김승호 이사의 추천으로 온 사람이었다.
“아, 저쪽은 로드 매니저인 김유정씨.”
“안녕하세요. 김유정입니다.”
“오, 로드 매니저분이 여자분이시네요.”
오상진이 다소 놀랍다는 반응에 김유정이 바로 입을 열었다.
“면허증 1종 보통을 소지하고 있습니다. 운전은 걱정 마십시오.”
“아, 네에. 잘 부탁드립니다.”
박력있는 인사에 오상진이 피식 웃었다. 그 옆으로 최지현 이사가 다가와 말했다.
“여자 걸 그룹이잖아요. 남자 로드보다는 그래도 여자분이 괜찮지 않겠어요? 그리고 유정 씨 여자 유도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이에요.”
“오, 그래요?”
그 순간 오상진은 또 한 번 김유정을 달리 봤다.
‘호리호리한 체격인데 유도 국가대표 상비군이라니······. 역시 사람은 겉으로 보고 판단하면 안 돼.’
그 생각을 하며 김유정을 향해 말했다.
“이야, 우리 애들 든든하겠네요.”
김유정이 둥글둥글한 얼굴로 씨익 웃었다. 오상진이 최지현 이사를 보며 물었다.
“저런 인재는 어디서 구했어요?”
“신소라 씨가 소개를 해줬어요.”
오상진은 의외라는 듯 눈을 크게 했다.
“신소라 씨가요?”
“네. 신소라 씨 로드 매니저도 같이 유도를 했던 박승연 씨라고 있어요.”
“아, 그쪽에 소개를 받았군요.”
“네. 아무래도 운동하는 친구들은 부상 때문에 일찍 은퇴를 하고 그러거든요. 이쪽에 우리가 대우를 잘해주겠다고 해서 데려왔어요.”
“어후, 그렇다고 너무 막 부려먹지는 마세요. 그래도 여성분인데.”
“대표님. 저희 안 그래요.”
최지현 이사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 오상진은 그런 최지현 이사에게 작은 목소리로 얘기했다.
“아니, 내가 알기로는 다른 소속사에서는 매니저들을 잠도 안 재우고 일을 시키던데요.”
최지현 이사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
“솔직히 제가 전에 일하던 곳도 아이돌 회사인데요. 아이돌들은 외부활동을 할 때 어쩔 수 없이 바빠요. 아이돌이 활동을 하면 매니저 역시도 바빠요. 매니저만 따로 고생시키고 그러는 일은 없어요.”
“네, 뭐 그렇다면 어쩔 수 없고요. 그럴 때는 보너스라도 잘 챙겨주세요.”
“아후, 별걱정을 다 하세요.”
최지현 이사가 웃으며 오상진을 데리고 대표실 사무실로 안내했다.
“여기에요.”
“고마워요.”
“그럼 전 다른 일 하러 가 보겠습니다.”
“수고해요.”
최지현 이사가 자신의 사무실로 갔다. 오상진은 ‘대표실’이라고 적힌 팻말을 보고는 문을 두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