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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리셋 오 소위-776화 (776/1,018)

< 02. 그렇게는 안 되겠는데요(72) >

인생 리셋 오 소위! 2부 106화

02. 그렇게는 안 되겠는데요(72)

“알았어. 내가 어딜 가서 말하겠냐.”

“에이, 소대장님은 그렇게 말씀을 하셨으면서도 여기저기 말하고 다니시잖아요.”

“야! 내가 말해봐야. 우리 소희 씨밖에 더하냐.”

“헐, 예전 모임 때 말씀 안 하신다고 했으면서, 말했던 것 기억 안 납니까.”

오상진이 움찔했다.

“야야, 그건 인마. 농담 삼아 얘기를 한 거지. 녀석들이 바로 믿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어떻게 그걸 바로 믿지? 그리고 내가 아무리 그래도 감히 너희 형 얘기를 하겠냐.”

“진짜 하시면 안 돼요. 만약 이 얘기가 흘러나가면 형은 내가 했다고 생각할 거예요.”

최강철은 살짝 두려운 눈빛으로 말했다. 오상진은 자기 일 아니라는 듯 입을 열었다.

“알았어. 인마.”

“정말 약속이에요. 꼭!”

“알았다니까. 아, 진짜······.”

오상진이 인상을 쓰며 최강철을 바라보았다. 그리곤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강철아, 너는 그렇게 네 형이 무섭냐?”

“당연히 무섭죠. 저는 아버지보다 형이 더 무서워요.”

최강철이 자신의 몸을 감싸며 부르르 떨었다. 오상진은 별로 신경 쓰지 않으며 최강철을 툭 쳤다.

“야, 쓸데없는 짓 말고. 어서 엘리베이터나 타고 올라가자.”

“네.”

두 사람이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그러면서 오상진은 잠깐 예전 기억을 떠올렸다.

예전 회귀 전 오상진은 와이프가 봤던 여성 잡지를 우연히 본 적이 있었다.

그곳에서 선진그룹 최강호와 신소라의 결혼에 관한 인터뷰 기사를 읽은 적이 있었다. 그곳에서 신소라가 인터뷰했던 말을 떠올렸다.

-최강호씨는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고, 그때부터 친구처럼 지내왔다. 서로 각자의 영역에서 응원을 했고, 또한 서로의 팬이었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서로 미래를 함께하게 되었다······.

-내가 인터뷰 때 하던 말이 있다. 나는 연기와 결혼을 했다. 그 말은 진실이다. 그러나 여태껏 혼자 살면서 느꼈던 것이 하나 있다. 선진그룹의 최강호가 아니라 그냥 오직 남자로서의 최강호라면 나의 행복을 함께해도 괜찮지 않을까? 그래서 결심을 한 것이다······.

-다만 이것이 팬들을 우롱한 결과가 되어버렸다. 이 부분에 대해서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

이런 식으로 인터뷰를 했었던 그 잡지를 봤다. 그래서 더 기억이 났던 것이었다.

‘으음, 만약에 이때부터 두 사람이 가깝게 지냈다면······. 어후, 몇 년을 몰래 지냈던 거지? 거의 십몇 년을 대중들의 눈을 속이고 지냈던 거구나.’

오상진은 그 생각을 하자 신소라는 물론 최강호까지, 이 두 사람이 참 대단하다고 느꼈다.

‘훗, 아무튼 정말 대단한 커플은 맞네.’

오상진이 그렇게 속으로 생각하고 있을 때 마침 엘리베이터가 멈췄다. 문이 열리고 먼저 도착해 있던 김승호가 후다닥 달려왔다.

“대표님 여기 진짜 좋습니다.”

“그래요? 괜찮아요?”

“네.”

“스튜디오는요? 그대로 있어요?”

“네. 그대로 있습니다. 물건을 하나도 빼지 않았네요.”

최강철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왠지 그럴 줄 알았어요.”

“응? 무슨 뜻이야?”

“제가 아까 말씀드렸잖아요. 우리 형 성격 말이에요. 형은 한 번 아니면 아니어서 아마 거의 몸만 쫓겨났을 거예요.”

“아, 그래?”

오상진이 고개를 끄덕이고, 김승호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럼 여기 있는 것 저희가 다 써도 되는 거예요?”

최강철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그래도 될걸요. 이거 가져가려면 형이 투자했던 금액 다 뱉어내야 할걸요. 쓰읍, 내가 생각하기에 차밍 대표 이거 다 못 뱉어낼 건데······. 차라리 이걸 포기하고 말지.”

김승호가 슬쩍 말했다.

“아마 그럴 겁니다. 이게 살 때는 무척 비싼데. 중고로 나오면 제값 받기 힘듭니다. 뭐, 모든 기계가 다 그렇지만······. 게다가 얼마 사용 안 했는지 손때도 잘 묻지 않았고요. 세팅 역시 잘 되어 있어서 여기 들어와서 바로 작업을 해도 될 것 같습니다.”

김승호는 연신 신이 나서 떠들었다. 오상진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여기가 그렇게 좋습니까?”

“네. 당연히 좋죠.”

옆에서 최강호가 실실 웃었다. 오상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일단 좀 더 둘러볼게요.”

오상진은 말을 하고는 내부를 좀 더 둘러봤다. 차밍 엔터테인먼트가 2층부터 시작해서 5층까지 사용을 했었다. 1층은 그냥 로비로 사용하고, 6층과 7층은 그냥 공실이었다.

“6층하고 7층은 왜 공실이냐?”

“아, 거기는 그냥 다른 투자 회사가 들어왔다가 차밍 엔터테인먼트 폐업할 때쯤 빠져나간 것 같아요. 아무래도 뭐가 뒤숭숭해서 그럴 거예요.”

최강철의 말은 투자 회사가 들어와 있었는데 빼버렸다는 말이었다.

“아, 그래?”

오상진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잠깐 생각을 하던 오상진이 물었다.

“만약에 말이야. 여기 사용하면 전체 다 사용할 수 있는 거야?”

최강철이 깜짝 놀랐다.

“네? 여길 다 쓰시게요? 그렇게 하면 임대료 꽤나 나올 텐데요.”

“인마, 임대료 싸게 해준다면서.”

“싸게 해주는 것은 싸게 해주는 거고요. 저는 차밍이 4개 층을 사용했으니, 그것만 사용할 줄 알았죠.”

“혹시 모르는 일이잖아. 잘되면 전체 다 쓸 수도 있는 거잖아.”

오상진은 말을 하고는 바로 김승호에게 말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아, 뭐어······. 저야 이 건물 다 쓰면 좋죠. 원래 연예 기획사라는 것이 휴게실이 있으면 좋고, 연습실도 그렇고······. 인기가 있으면 굿즈 판매하는 곳이나, 커피숍 뭐, 그런 곳도 있으면 되고······.”

김승호는 이미 머릿속으로 구상을 다 끝낸 것처럼 말을 했다. 오상진이 피식 웃었다. 김승호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말했다.

“죄송한데 제가 좀 더 둘러봐도 되겠습니까?”

“그렇게 하시죠.”

김승호는 곧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러자 경비 직원도 김승호를 따라 움직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 열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기에 김승호가 원하면 다 열어줘야 했다.

다시 오상진과 최강철 두 사람만 남게 되었다.

“강철아. 이 건물은 얼마나 해?”

“왜요? 이 건물 사시게요?”

“뭐, 가격이 맞으면 살 수도 있지.”

최강철이 잠깐 생각을 하다가 입을 열었다.

“으음, 여기는······.”

잠깐 생각하던 최강철이 바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소대장님께서 돈이 많은 것은 알겠는데요. 그래도 좀 부담스러우실 텐데요.”

“그러니까, 얼마냐고!”

최강철이 약간 깐족거리니까, 오상진이 오기가 생겨 물었다.

“대충 200억은 될 텐데요.”

“뭐? 200억?”

사실 이 건물은 강남에 세워졌고, 신축이었다. 아무리 오상진이 건물을 몇 채 구입을 했다고 해도 경매로 최고가로 구입한 건물은 50억 정도 된 것이었다. 그래서 100억 이상 넘어가는 건물들은 없었다.

그런데 200억이라고 하니 입이 쩍 벌어졌다. 최강철이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냥 제 생각에 200억 정도 한다는 거예요. 감정 들어가면 아마 더할 겁니다.”

“그래? 그런데 여기 너희 형 개인 건물이야?”

“아, 맞다. 내가 그 얘기를 안 했구나. 여기가 원래 다른 빌딩이 있었거든요. 그걸 없애고 이 건물을 올렸어요. 그게 아마 한국대 입학하면서 할아버지에게 선물로 받은 걸 겁니다. 그때 50억 정도 했을 건데 형이 머리를 잘 쓴 것이 그 건물을 담보로 바로 옆 건물까지 사 버린 거예요.”

“그래? 이 옆에도 빌딩이 있었어?”

“네. 작은 빌딩이 있었는데 그걸 가지고 있다가 나중에 다시 대출을 받아서 이걸 허물고 새로 지은 거예요.”

“와, 너희 형 대단하다. 그걸 대학교 때 한 거야?”

“네. 대단하긴 하죠. 돈 냄새 하나는 정말 기가 막히게 맡아요. 아니지, 거의 타고났다고 봐야죠.”

“그렇구나.”

오상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속으로 생각했다.

‘200억······, 200억이라. 그 정도면 충분히 할 만한데······.’

오상진은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렸다. 오상진은 당첨된 로또 수령액은 처음에 12억을 받았고, 두 번째 50억을 받았다. 그리고 나머지 300억가량을 마지막으로 받았다. 어쨌든 오상진이 로또로 받은 돈이 370억 정도 되는 것이었다.

그중 3채의 빌딩과 아파트 4채 등을 매입하는 데 120억을 지출했다. 아파트 4채는 먼저 엄마와 사는 아파트, 이모부네 아파트, 서울에서 한소희와 지내던 아파트, 마지막으로 평택의 아파트 이렇게 4채였다. 그래서 남은 돈이 250억 정도 되었다.

그런데 250억 중에서 영화 투자를 꾸준히 해서 100억 원의 수입을 냈다.

100억 중에 50억 정도는 소중 픽처스에 투자를 해 묶어놓은 상태였다. 한소희가 이사로 있으면서 투자한 돈이었다.

한마디로 오상진 대리로서 한소희가 소중 픽처스에서 굴리는 돈이라고 보면 정확했다.

물론 한소희 스스로 하는 것보다는 오상진이 찍어준 영화에 투자하는 방식이었다.

어쨌든 이래저래 묶여 있는 돈이 제법 되었다. 하지만 통장에 있는 돈은 250억 정도 남아 있었다.

‘내 개인 용돈을 쓰려고 남겨 둔 돈이 10억 정도 되고, 260억이고······. 여기서 은행 대출을 한 50억 정도 받을 수 있을까?’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빌딩 3채만 해서 100억 원가량 되니까, 그 중 절반 정도 대출을 받는다고 하면 얼추 300억 정도는 맞출 수 있을 것 같았다.

오상진이 홀로 이런저런 고민을 하는데 최강철이 입을 열었다.

“소대장님. 이거 절대 눈독 들이지 마시라니까요. 형이 절대 팔지 않을 거예요.”

“야, 300억까지 내가 가능한데 어떻게 안 되겠어?”

“와! 300억이요? 소대장님 돈이 그렇게 많았습니까?”

“인마, 너는 나보다 더 있잖아.”

“저 돈 없어요. 몇십억짜리 집은 있지만 그것도 제가 함부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통장에도 10억 좀 넘게 있는 것밖에 없는데. 그것도 부모님이 물려주신 돈이고, 제가 번 것은 거의 없죠. 그보다 소대장님이 더 대단하신 것 같아요.”

“나야 뭐······. 너도 알잖아. 내가 로또 당첨된 거.”

오상진이 살짝 멋쩍어했다. 어쨌든 최강철에게는 사실을 말해줬다. 최강철도 나름 돈의 출처를 알아보면 금방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래서 그에게만은 숨기지 않았다.

“강철아.”

“네.”

“만약에 말이다. 신소라 씨는 어떻게 되는 거야?”

“네? 어떻게 되다니······. 무슨 말이에요?”

“아니, 차밍 엔터도 망했고. 아예 홀로 나가는 거야? 1인 기획사?”

“글쎄요. 제가 알기로는 새로운 기획사를 알아보고 있는 것 같던데······. 그것보다 형이 문제죠!”

“아, 따로 만나야 하는데 괜찮은 소속사를 찾아보는 거야?”

“아마도요.”

최강철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상진이 바로 말했다.

“야, 그러지 말고 우리 소속사라고 하기에는 좀 그런가? 아무튼 내가 만든 소속사에 들어오면 안 돼?”

“신소라 씨를요? 소대장님께서 감당할 수 있겠어요?”

“누구를? 신소라 씨를 아니면 너희 형을?”

“둘 다요!”

“야, 신소라 씨가 우리 소속사에 오면 나야 좋지. 돈도 많이 벌어 줄 건데. 그리고 스캔들 터지면 너희 형이 알아서 척척 막아줄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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