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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리셋 오 소위-655화 (655/1,018)

인생 리셋 오 소위! 655화

45장 까라면 까야죠(124)

오상진은 고개를 갸웃하며 속으로 생각했다. 이미선 2소대장은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무실에 잠깐 다녀오겠습니다.”

이미선 2소대장이 자신의 소대 내무실로 향했다.

내무실에서는 훈련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소대장이 전달할 것이 있다. 2주 후면 유격훈련이 있는 거 다들 알고 있지.”

“네. 그렇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빠짐없이 잘 준비하고, 민무늬 전투복은 준비했어?”

이미선 2소대장의 물음에 이번에 새롭게 분대장을 단 백선엽 병장이 바로 답했다.

“네, 이번 주말에 창고에서 꺼내 체크하겠습니다.”

“그래. 이번에 백 병장이 고생 좀 해줘.”

“알겠습니다.”

“그래, 수고해.”

“충성.”

이미선 2소대장이 환한 얼굴로 내무실을 나갔다. 그녀가 나가고 2소대는 곧바로 얘기를 했다.

“뭐지?”

“그러게 말입니다.”

“소문이 사실이 아닌가?”

그때 이제 말년 병장인 강인한이 슬쩍 말했다.

“야, 선엽이 너까지 왜 그러냐.”

강인한 병장은 다음 주에 전역을 앞두고 있었다. 백선엽 병장이 바로 다가와 말했다.

“제가 진짜 확실하게 들었습니다. 2소대장님이랑 5중대장님이…….”

그때 다시 이미선 2소대장이 나타났다.

“아, 그리고 소대장이…….”

그런데 다들 놀란 눈으로 이미선 2소대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순간 움찔한 이미선 2소대장이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물었다.

“뭐야? 설마 내 흉이라도 봤니?”

2소대원들이 곧바로 손을 흔들었다.

“에이, 무슨 소리입니까. 절대 그런 적 없습니다.”

“네, 맞습니다. 이번 유격 훈련에 대해서 의견 조율 중이었습니다.”

백선엽 병장이 제 발 저린 듯 바로 일어나 말했다. 이미선 2소대장이 살짝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그건 그렇고 특별히 어디 몸이 불편한 사람 거수.”

이미선 2소대장이 훑었다. 백선엽 병장도 확인을 한 후 말했다.

“네,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네. 아무쪼록 오늘 훈련 잘 받아.”

“네. 알겠습니다.”

이미선 2소대장이 고개를 끄덕인 후 몸을 홱 돌렸다. 그 순간 그녀의 표정이 확 굳어졌다.

‘이것들이……. 오냐오냐해 줬더니.’

그리고 내무실 문을 확 닫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보다 병사들에게까지 소문이 나고……. 아씨 쪽팔려.’

이미선 2소대장은 행정반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올려 건물 밖으로 나갔다. 휴대폰을 꺼내 바로 5중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5중대장은 휴대폰이 ‘지잉지잉’ 울리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발신자 번호를 보고는 고개를 흔들며 전화를 받지 않았다.

“중대장님 전화 오는 것 같은데 말입니다.”

“아, 됐어.”

“그런데 누구에게 걸려온 전화입니까?”

“이미선 소위.”

5중대장은 솔직하게 말했다. 굳이 이걸 숨기는 것이 더 이상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아싸리 처음부터 당당하게 나갔던 것이었다.

“아…… 그런데 안 받아도 되겠습니까?”

3소대장이 웃으며 물었다. 그 웃음을 본 5중대장의 표정이 굳어졌다.

“야, 3소대장.”

“네.”

“넌 왜 웃냐? 이게 웃기냐?”

“아, 아닙니다.”

“아니긴. 너 무슨 생각 했냐?”

5중대장이 눈을 부라리며 물었다. 3소대장이 당황한 얼굴로 고개를 흔들었다.

“아닙니다. 제가 무슨…….”

“인마,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니야.”

“네?”

“네가 생각하는 거 아니라고! 이미선 소위랑 아무것도 없어.”

“그렇습니까? 정말 아무 사이도 아니십니까?”

3소대장은 아예 대놓고 물었다. 5중대장이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아니야. 절대 아니야.”

5중대장은 단호했다. 다시 5중대장의 휴대폰이 지잉 하고 울렸다. 5중대장이 인상을 찌푸렸다.

“아, 진짜…….”

5중대장이 거칠게 버튼을 눌러 아예 진동마저 울리지 않게 무음으로 바꿔버렸다. 3소대장이 슬쩍 물었다.

“아무것도 아닌데 왜 자꾸 전화가 오는 겁니까?”

5중대장이 잔뜩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서 나도 골치가 아파. 내가 솔직히 너희들에게도 그렇고, 부사관들에게도 잘해주잖아. 뭐, 막말로 여자들에게도 잘 챙겨주잖아. 그런 걸 오해하는 것 같단 말이지.”

“아, 그런 겁니까?”

3소대장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니까, 알잖아.”

“맞지 말입니다. 우리 5중대장님은 은근히 다정한 스타일 아닙니까.”

“그렇지, 잘 아네! 그래서 이미선 소위가 외롭고, 울적하다고 해서 잘 달래주고 그러다가…….”

3소대장이 불쑥 끼어들었다.

“그래서 갈 데까지 가신 겁니까?”

“3소대장! 표현을 해도…….”

“죄송합니다.”

“아무튼 그렇게 됐는데……. 그거 가지고 이렇게 매달린다. 꼭 자기가 내 애인이라도 된 것처럼 말이야.”

5중대장은 이미선 2소대장을 그저 스쳐 지나간 하룻밤 상대였던 것처럼 얘기를 한 것이었다.

3소대장이 눈을 크게 떴다.

“네?”

“그러니까, 중대장 말은 그냥 잠깐…… 내 말 뭔 말이 알지?”

5중대장은 끝까지 말을 하지 않고, 이해를 원하는 듯 물었다. 3소대장은 잠깐 생각을 하더니 환하게 웃었다.

“아! 그런 거구나.”

“그래. 그런 거야. 고작 그거 가지고 막 저런다. 이걸 어떻게 하면 좋냐?”

5중대장은 한술 더 떠서 의견을 물어보기까지 했다.

“아, 상황이 그리된 겁니까?”

“그래, 지난번에 북한산 간 것도 안 만나주면 다 일러바치겠다고 난리를 피워서 어쩔 수 없이. 진짜 어쩔 수 없이 간 거야. 맛있는 거 사 주면 안 그러겠다고 해서 말이지. 그래서 북한산 가서 없는 돈 털어서 백숙 사 줬다. 그런데도 이렇게 전화를 한다. 미치겠어, 진짜.”

5중대장은 자신이 피해자인 양 코스프레를 제대로 하고 있었다.

“그래서 중대장님께서는 어떻게 하시려고 그러십니까?”

“아이씨, 나도 몰라! 그리고 3소대장도 알잖아. 요즘 나 와이프랑 이혼소송 중인 거.”

“알지 말입니다.”

“그런데 얘랑 진짜 그랬어 봐, 나 어떻게 되겠냐?”

“하긴 그것도 골치 아프겠습니다.”

“아무튼 혹시라도 이미선 소위가 나 찾아오면 나 없다고 해. 알았어?”

“네, 알겠습니다.”

5중대장은 고개를 끄덕인 후 자신의 사무실로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몇 발자국 가지 않고, 슬쩍 뒤를 돌아봤다.

‘이 떠벌이 새끼가…….’

5중대장의 얼굴이 일그러졌다가 다시 몸을 돌렸다. 그때 5중대장의 입가로 미소가 번졌다. 왜냐하면 3소대장이 5중대장이 가는 것을 보자마자 냉큼 휴대폰을 꺼내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후후후,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5중대장은 한결 편안한 얼굴로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오상진도 1소대 내무실을 찾았다.

소대원들은 다들 자리에 앉아 오상진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얘들아.”

오상진의 환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이해진 병장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충성.”

“그래.”

오상진이 고개를 끄덕인 후 박수를 쳤다.

“자, 오늘은 소대장이 너희들에게 몇 가지 전달사항이다.”

오상진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몇몇 고참들은 오상진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대충 짐작이 되었다. 이미 표정이 잔뜩 굳어 있었다.

“즐거운 유격의 시간이 돌아왔다.”

오상진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일제히 탄성이 터져 나왔다.

“아, 유격…….”

“젠장 또 유격이 다가온 거야?”

“오오오, 유격의 시간이 왔구나.”

“하아…….”

다들 괴로워하고 있을 때 두 사람만, 아니, 세 사람만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바로 이대강 일병, 강태산 이병, 이세강 이병이었다.

“해진아.”

“병장 이해진.”

오상진의 부름에 이해진 병장이 바로 답했다.

“지난번에 유격했지?”

“네, 했습니다.”

“이번에도 잘할 수 있지?”

“네, 물론입니다.”

“그럼 해진이는 유격만 두 번 하는 건가?”

“네?”

이해진 병장은 바로 오상진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아니, 유격 두 번을 하든 혹한기를 두 번을 하든 둘 중에 하나는 두 번 하잖아.”

오상진은 별생각 없이 말했다. 그러자 이해진 병장이 고개를 갸웃하며 입을 열었다.

“저, 소대장님.”

“왜? 유격이든 혹한기든 원래 2번 하는 거 아닙니까?”

“으응?”

오상진이 당황했다. 이해진 병장이 다시 얘기했다.

“아니, 원래 2년 안에 각 두 번씩 받지 않습니까.”

‘아 참, 얘네들 군 생활이 2년이었지.’

오상진은 순간 착각을 했다. 시간이 좀 지나면 군 생활 역시도 점점 줄어든다. 그래서 유격을 두 번, 혹한기 한 번 하고 제대하거나 혹한기 두 번, 유격 한 번 하고 제대하는 장병들로 분류되어 있었다. 오상진은 대대장 시절에 익숙해져 있어서 불쑥 얘기를 꺼냈던 것이다.

“아참, 그렇지. 하하하. 소대장이 잠시 착각을 했네. 요즘 군 복무 단축이 또 이뤄진다는 얘기가 있어서 말이야.”

그때 구진모 상병이 손을 들었다.

“소대장님. 만약에 말입니다. 복무 중에 군 복무 단축이 이루어지면 저희도 해당이 되는 겁니까?”

“와, 아쉽습니다. 괜히 군대 일찍 와서는…….”

구진모 상병뿐만이 아니었다. 강태산 이병도 잔뜩 인상을 구겼다.

“쳇,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늦게 오는 건데.”

오상진이 피식 웃었다.

“야야, 말만 나오고 있어 말만! 언제 될지도 모르는데 마냥 기다릴 수는 없잖아.”

물론 오상진은 그것이 통과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는 것은 알았다. 한태수 상병이 힐끔 소대원들을 봤다.

“얘들아, 너희도 그리 생각하냐?”

“…….”

한태수 상병의 물음에 다들 말을 하지 못했다. 그리 생각을 하는 것이었다.

“멍청이들! 차라리 난 군 복무를 빨리 하고 나오는 것이 좋겠다. 그게 언제 될 줄 알고 기다리냐. 그리고 나이 먹어서 군대 오고 싶냐? 자기보다 어린 사람에게 반말이나 듣고 군기 잡히면 좋냐?”

이대강 일병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네, 맞습니다.”

“아? 아……. 내가 꼭 대강이를 빗대서 하는 말은 아니고.”

한태수 상병이 멋쩍게 웃었다. 이대강 일병이 미소를 지었다.

“아닙니다, 전 괜찮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오상진이 이대강 일병에게 갔다.

“이대강 군 생활 어때?”

“일병 이대강. 아주 좋습니다.”

“여기 고참들 있다고 그런 말 하는 거야?”

“아닙니다, 절대! 제가 군 생활은 얼마 안 했지만 세상에 이런 소대도 있구나 싶습니다.”

“너무 엉망이라서?”

“네? 그게 아니라 이것이 진짜로 군대 생활이구나 싶어서 말입니다. 고참들은 너무 좋고, 훈련은 진짜로 제대로 하는 것 같고 말입니다.”

“그래, 네가 그리 생각한다면 다행이고, 아무튼 잘 지낸다니 소대장도 안심이 된다.”

오상진은 뿌듯한 얼굴로 바로 옆에 있는 이세강 이병을 봤다.

“이세강.”

“이병 이세강.”

“바로 옆에 형 있다고 너무 풀어지지 말고.”

“네, 알겠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래. 아무튼 전달 사항은 끝! 질문!”

아무도 손을 들지 않자, 오상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오늘도 고생해라.”

오상진이 내무실을 나갔다. 그리고 곧바로 소대원들은 유격에 대한 것을 얘기했다. 특히 자대배치 받고 한 번도 유격을 하지 않은 후임병들이 유독 궁금해했다.

노현래 상병도 어느 생 상병을 달았다. 이등병과 일병일 때는 어리바리했던 것이 상병 다니까, 그래도 상병다운 면이 있었다. 계급이 사람을 만들고 있었다.

“노현래 상병님.”

“응?”

이세강 이병이 머리를 긁적이며 물었다.

“유격은 어떻게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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