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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리셋 오 소위-636화 (636/1,018)

인생 리셋 오 소위! 636화

45장 까라면 까야죠(105)

“소원 수리?”

공솔진 공병대대장이 눈을 크게 뜨며 이대은 1중대장을 봤다.

“1중대장, 소원 수리가 무슨 말이야? 자네가 봤어?”

“아, 네에. 제가 확인했습니다.”

“어떻게 처리했어?”

“그게…….”

이대은 1중대장은 눈만 끔벅이며 제대로 말을 하지 못했다. 그것만 봐도 어떻게 처리를 했는지 답이 나왔다. 공솔진 공병대대장이 혀를 찼다.

“쯧쯧, 귀찮아서 그냥 알아서 처리하라고 했지.”

“…….”

“1중대장, 그런 소원 수리 같은 것은 잘 관리를 했어야지. 자네가 나서서 무슨 일인가 관심을 가지고 일을 처리했어 봐, 그 녀석이 탈영을 했겠어?”

“죄송합니다.”

“어이구, 진짜……. 도대체가 중대장이라는 사람이 이러니, 소대장도 마찬가지고…….”

공솔진 공병대대장이 고개를 흔들었다.

“그나마 김 하사라도 있으니 다행이네.”

솔직히 김상엽 하사가 더 문제인데 공솔진 공병대대장은 전혀 그것을 몰랐다.

공솔진 공병대대장이 인상을 찌푸린 채 팔짱을 끼고 말을 이었다.

“아무튼 이 녀석을 빨리 잡아야 하는데……. 무슨 소식 없어?”

“네, 아직 없습니다.”

“으음…….”

공솔진 공병대대장이 신음을 흘리며 인상을 썼다. 그러다가 이대은 1중대장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대대장님. 그래도 사단에 연락을 취한 것은 옳은 결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친구야. 내가 연락을 취하고 싶어서 한 줄 알아? 보고를 딱 듣는데 어디서 사라졌는지도 모르고. 부대 돌아오는 길에 도망을 쳤다고만 하고. 담 뒤쪽은 산인데 어떻게 우리 공병대대 병력만으로 움직이나. 그렇다고 놓치기라도 하면 질책으로 끝날 것 같아! 자네도 옷 벗고, 나도 옷 벗어야 돼! 우리 다 같이 끝이라고, 끝!”

“네, 알고 있습니다.”

이대은 1중대장이 고개를 푹 숙였다. 공솔진 공병대대장은 그래도 할 말이 많았다.

“1중대장! 내가 사단에 연락을 하면서 얼마나 쪽팔렸는 줄 알아! 막말로 어떤 심정이었는지 알기나 하냐고!”

“…….”

이대은 1중대장과 최진만 2소대장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때 김상엽 하사가 통화를 했다. 마친 후 곧바로 공솔진 공병대대장에게 말했다.

“대대장님.”

“왜?”

“이대강 일병 잡혔다고 합니다.”

“뭐? 잡아?”

“네.”

“어디서? 아니, 우리가 잡았어?”

“그건 아닙니다. 충성대대 쪽에서 잡았다고 합니다.”

“뭐? 충성대대! 아이씨, 왜 하필 거기야!”

공솔진 공병대대장이 인상을 썼다.

“왜 하필 충성대대야!”

“충성대대장하고는 일면식이 없습니까?”

“내가 충성대대장하고 친하면 화가 나겠어?”

이대은 1중대장이 슬쩍 말했다.

“대대장님. 충성대대에서 일 처리를 하기 전에 저희가 먼저 만나서 입단속부터 하는 것이 어떻습니까?”

“뭐? 입단속?”

“네. 스스로 군대 자체에 적응을 하지 못해서 그랬다. 공병대대랑은 아무 관련이 없다. 이런 식으로 약속을 받아놔야 뒤탈이 없지 않겠습니까? 어쨌든 헌병대가 나서는 것은 기정사실이지 않습니까.”

“맞아. 그렇지. 1중대장 이제야 머리가 돌아가는군.”

“감사합니다, 대대장님.”

이대은 1중대장은 공솔진 공병대대장의 칭찬에 굳어 있던 표정이 조금 풀어졌다.

“뭐 하고 있어! 어서 녀석에게 가야지.”

“네, 알겠습니다.”

이대은 1중대장과 최진만 2소대장이 부랴부랴 대대장실을 뛰어나갔다. 공솔진 공병대대장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어후, 내가 저런 것들을 믿고…….”

공솔진 공병대대장은 머리가 지끈 아파왔다.

공병대대장실을 나온 이대은 1중대장은 뛰어나오다가 그 자리에 멈췄다. 그리고 몸을 홱 돌려 최진만 2소대장의 정강이를 군홧발로 차버렸다.

“윽!”

최진만 2소대장이 정강이를 부여잡으며 고통으로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야, 새끼야. 최진만.”

“네.”

“너 나한테 뭐라고 그랬냐. 뭐라고 그랬어! 자기에게 맡겨 두라며. 그런데 이 사달이 나!”

“죄송합니다.”

“죄송하다는 말이 튀어나와?!”

그러자 김상엽 하사가 끼어들었다.

“중대장님 참으십시오. 대대장님 들으실 수도 있습니다.”

이대은 1중대장의 시선이 이번에는 김상엽 하사에게 향했다.

“김 하사.”

“네.”

“넌 도대체 옆에서 뭐 했냐!”

“죄송합니다.”

“아무튼 너희 둘이 가서 이대강 일병 잡아 와. 알았어!?”

“네, 알겠습니다.”

이대은 1중대장이 콧김을 씩씩 품어대며 저 멀리 사라졌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최진만 2소대장이 정강이를 손으로 문지르며 중얼거렸다.

“와이씨! 왜, 나만 가지고 그래.”

최진만 2소대장은 살짝 울먹거리며 중얼거렸다. 최진만 2소대장은 이제 소대장으로 부임한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은 초보 소대장이었다. 그래서 이래저래 많이 부족하기도 했다. 옆에서 김상엽 하사가 입을 뗐다.

“소대장님 진정하십시오.”

“김 하사. 이러다가 나 진짜 옷 벗는 거 아닙니까? 이제 소대장 된 지 3개월째인데…….”

최진만 2소대장은 거의 울먹였다. 김상엽 하사가 고개를 흔들었다.

“에이, 아무리 그래도 이제 3개월 차 소대장님을 전역하라고 하겠습니까? 그냥 4년만 잘 복무하셨다가 전역하시면 될 듯합니다.”

“불이익은 없는 거겠죠?”

“그건 저도 모르죠. 아아아, 그러지 말고, 빨리 대강이나 잡으러 가시죠!”

“어디 있는 줄 알고 가는 겁니까?”

“그건 걱정 마십시오.”

김상엽 하사가 부사관 네트워크를 이용했다. 그리고 잠시 후 위치를 알아냈다.

“알아냈습니다.”

“어디서 찾았다고 합니까?”

“충성대대 1중대 1소대가 있는 위치랍니다. 거기 소대장이 찾았나 봅니다.”

“1소대장? 충성대대 1소대장이라면 내가 알 텐데……. 거기 소대장이 누굽니까?”

“오상진 중위라고 합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

“지금 그게 무슨 소용입니까. 헌병대에서 오기 전에 빨리 저희가 먼저 만나서 얘기를 해야 합니다.”

“아, 맞다. 그래야죠. 어서 갑시다.”

최지만 2소대장과 김상엽 하사가 부랴부랴 차를 타고 움직였다.

차 한 대가 민가 쪽으로 왔다. 차에서 내린 사람은 김철환 1중대장이었다. 밖에서 경계를 서고 있던 이해진 병장이 경례를 했다.

“충성!”

“어, 그래. 1소대장은?”

“지금 안에 있습니다.”

“알았다. 다른 일은 없지?”

“네. 없습니다.”

“그래, 계속 수고해라.”

“네. 알겠습니다.”

김철환 1중대장이 고개를 끄덕인 후 안으로 들어갔다. 박중근 중사가 마당에 서 있었다.

“아, 중대장님 오셨습니까?”

“그래, 박 중사. 수고가 많아. 1소대장은?”

“지금 방 안에 있습니다.”

“방 안? 두 사람만 있으면 위험한 거 아니야?”

“걱정 마십시오. 오 중위도 보통이 아니지 않습니까.”

“아무리 그래도 그 녀석이 돌변해서 해코지 하면 어떻게 해.”

“걱정 마십시오. 그래서 제가 밖에서 지키고 있지 않습니까?”

박중근 중사가 웃으며 말했다. 김철환 1중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박 중사라면 믿을 만하지.”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제가 1소대장 불러오겠습니다.”

박중근 중사가 툇마루로 갔다.

“소대장님! 소대장님!”

“네.”

“중대장님 오셨습니다.”

“네, 바로 나가겠습니다.”

오상진이 문을 열었다. 그곳에서 이대강 일병이 다리를 절뚝거리며 나왔다.

이곳에 올 때까지는 아픔을 많이 느끼지 못했는데 긴장이 어느 정도 풀리자, 아픔이 밀려왔고, 다리도 제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 모습을 보던 김철환 1중대장이 물었다.

“많이 다친 거야?”

오상진이 바로 답했다.

“네. 허벅지가 찢어졌습니다. 일단 소독은 했지만 꿰매야 할 것 같습니다.”

김철환 1중대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이대강 일병을 봤다.

“괜찮아?”

“네, 괜찮습니다.”

이대강 일병이 다리를 디딜 때마다 욱씩거렸지만 참을 만했다. 오상진이 슬쩍 말했다.

“중대장님 눈빛 좀 가라앉히지 말입니다. 애가 괜히 주눅 들지 않습니까.”

오상진이 살짝 우스갯소리로 말했다. 김철환 1중대장이 바로 말했다.

“내가 뭘 인마. 중대장이 너 혼자 들어갔다고 해서 얼마나 걱정했는 줄 알아.”

“중대장님, 제가 애입니까? 무슨 그런 걱정을 하고 그러십니까.”

오상진이 피식 웃었다. 그러다가 김철환 1중대장이 오상진을 자신에게 끌어당긴 후 조용히 물었다.

“듣기로는 자수…… 얘기가 나왔던데……. 그건 또 무슨 말이야?”

김철환 1중대장의 물음에 오상진이 고개를 작게 끄덕이며 말했다.

“아, 그것이 말입니다. 사실…….”

오상진은 자신의 생각했던 것을 김철환 1중대장에게 꺼냈다. 김철환 1중대장의 표정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래, 네가 생각한 것은 좋다 이거야. 저 녀석도 후회와 반성을 하고 있다는 것도 알았고. 그런데 자수를 했다고 해도 티가 날 건데…….”

“그렇다고 해도 이대강 일병이 사정이 너무 딱합니다. 제가 좀 알아보긴 했는데, 그쪽 중대와 소대에서 소홀히 했던 것도 없잖아 있습니다.”

“한쪽 얘기만 듣고, 판단하지 마.”

“한쪽이 아닙니다. 종교 활동 갔을 때도 괴롭힘을 당했다고 합니다. 우리 애들이 그 모습을 봤답니다.”

“그래?”

김철환 1중대장의 눈이 커졌다.

“그걸 누가 봤어?”

“강태산 이병이 봤답니다.”

“뭐? 강태산? 에이, 강태산 그놈 말을 어떻게 믿어?”

“한태수 상병도 같이 봤답니다.”

“한태수 상병? 그 녀석 과묵한 것이 과장할 애는 아니잖아.”

“네, 맞습니다.”

김철환 1중대장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그래서 어떻게 하자고?”

“일단은 이대로 부대에 보내는 건 안 될 것 같습니다.”

“당연히 부대로 안 가지. 헌병대에서 이곳으로 올 거야. 일단 조사부터 받아야지.”

“아, 맞다. 헌병대!”

오상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때까지 저희가 이대강 일병과 충분히 대화를 나누고, 안정을 시켜놔야 할 것 같습니다.”

“그거야 어렵지 않지. 그런데 공병대대 측에서 가만히 있을까?”

“공병대대 말입니까?”

“그래, 만약 그랬다면 그쪽에서 덮으려고 할 텐데…….”

김철환 1중대장의 말을 듣고는 오상진도 그리 생각을 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차량 한 대가 빠르게 다가왔다. 그리고 잠시 후 이해진 병장이 나타났다.

“중대장님.”

“왜?”

“공병대대 쪽에서 사람이 왔습니다.”

“공병대대?”

김철환 1중대장은 예상했던 대로 공병대대에서 사람이 나왔다. 오상진의 표정이 굳어졌다.

“중대장님…….”

“일단 만나보자. 만나서 얘기를 나눠보면 되지.”

그때 마당으로 두 명의 사내가 들어왔다. 최진만 1소대장과 김상엽 하사였다. 최진만 1소대장은 다이아 세 개를 확인하고는 움찔했다. 그리고 한 박자 늦게 경례를 했다.

“충성!”

“충성.”

김철환 1중대장도 같이 경례를 해 줬다. 그리고 최진만 1소대장을 보며 물었다.

“공병대대에서 나왔다고?”

“네. 공병대대 1중대 최진만 2소대장입니다.”

“아, 그래. 최 소위. 반갑네. 난 충성대대 1중대장 김철환 대위야.”

“영광입니다.”

최진만 2소대장이 손을 마주 잡았다. 그리고 최진만 2소대장을 향해 말했다.

“여기 있는 우리 1소대장, 오상진 중위와 얘기를 나눠.”

오상진이 앞으로 나섰다.

“1소대장 오상진 중위다.”

오상진이 최진만 소위를 보며 말했다. 최진만 소위가 말했다.

“공병대대 1중대 2소대장 최진만 소위입니다.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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