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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리셋 오 소위-631화 (631/1,018)

인생 리셋 오 소위! 631화

45장 까라면 까야죠(100)

임진해 일병이 빠르게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뭡니까? 이대강 어디 있습니까?”

그때 민병욱 상병이 떨리는 손을 들어 어딘가를 가리켰다. 임진해 일병의 시선이 손을 따라 움직였다. 그런데 그쪽은 담벼락이 있는 곳이었다.

‘가만 저쪽 벽 너머는 민간 구역인데……. 설마 탈영?’

임진해 일병의 얼굴이 하얗게 굳어졌다.

그 시각 오상진 커플과, 장석태 중위 커플은 하하 호호 하며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때 오상진의 휴대폰이 울렸다.

지잉지잉.

“어? 잠시만요.”

오상진이 급히 휴대폰을 꺼냈다. 장석태 중위가 그것을 보며 말했다.

“아, 오 중위! 데이트 중인데 휴대폰은 꺼 두셔야죠.”

장석태 중위가 장난식으로 말했다. 그러자 곧바로 박은지가 받았다.

“맞아요. 아이 참, 상진 씨는 매너가 없으셔.”

박은지도 장난처럼 말했다. 그러자 한소희가 발끈했다.

“왜 우리 상진 씨에게 그래요. 중요한 전화일 수도 있잖아요.”

“아, 농담! 농담!”

박은지가 히죽 웃으며 말했다. 한소희가 입을 툭 내밀었다. 그리고 오상진을 바라보며 물었다.

“상진 씨 어디에요?”

“부대인 것 같은데요.”

“그럼 빨리 받아봐요.”

“네, 실례 좀 하겠습니다.”

오상진은 그렇게 말하고 바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

“네, 오상진 중위입니다.”

-오 중위님!

수화기 너머 들려 온 목소리는 박중근 중사였다.

“오, 박 중사님 어쩐 일이십니까?”

-지금 당장 부대로 복귀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비상입니다.

“네? 비상 말입니까?”

오상진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포크를 들고 음식을 먹으려던 장석태 중위가 표정을 굳혔다.

그때를 같이해 장석태 중위의 휴대폰도 울렸다. 상황이 심각함을 인지한 장석태 중위가 바로 전화를 받았다.

“네, 장석태 중위입니다. 어, 어, 그래? 뭐? 알았어, 지금 바로 복귀할게. 그래.”

장석태 중위도 부대 복귀 전화였다. 그리고 무슨 이유로 부르는지 대충 소식을 접한 상태였다.

“무슨 일이랍니까?”

오상진이 급히 물었다. 왜냐하면 작전과인 장석태 중위는 바로 소식을 접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탈영이랍니다.”

“네?”

“오늘 종교 행사가 끝나고 부대 복귀하던 중에 탈영자가 생겼다고 합니다.”

“그렇습니까? 뭔 일이죠?”

오상진도 당황했다. 박은지가 바로 말했다.

“그럼 두 분 다 얼른 들어가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네. 지금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오상진이 난처한 얼굴로 말했다.

“어떡하죠, 두 분?”

“담에 또 시간이 있겠죠.”

한소희가 환하게 웃으며 담담히 말했다. 장석태 중위는 아쉬워하는 얼굴로 일어났다. 그러자 박은지가 바로 휴대폰을 들며 말했다.

“장 중위님. 저한테 연락 주시는 거 알죠? 기다리고 있을게요.”

박은지가 한쪽 눈을 찡긋하며 말했다. 장석태 중위는 한숨을 가볍게 내쉬었다.

“하아, 네…….”

두 사람은 역시 특종 커플이었다. 오상진은 한소희와 대화를 나눴다.

“미안해요, 소희 씨!”

“아니에요, 괜찮아요. 어쩔 수 없죠.”

한소희 역시도 많이 서운했다. 그리고 약간의 투정을 담아 말했다.

“군인 여자 친구로 살기 너무 힘들다.”

오상진이 난감한 얼굴이 되었다.

“에이, 소희 씨 그러지 마요.”

“농담이에요. 아무튼 빨리 들어가 봐요.”

“네. 전화할게요.”

그러면서 오상진과 장석태 중위가 후다닥 가게를 나갔다. 오상진 차에 올라탄 장석태 중위를 보며 물었다.

“그런데 누군지 알고 있습니까?”

“이름이 이, 대강?”

“이대강 말입니까? 이대강이 탈영했다고 말입니까?”

“네. 얼핏 그렇게 들은 것 같습니다.”

순간 오상진의 얼굴에 당혹감이 번졌다.

비상소집을 접한 오상진은 장석태 중위와 함께 부대에 복귀를 했다.

다른 중대장과 소대장들도 비상소집에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그런데 다들 복장이 전투복이 아니었다. 정장이나 트레이닝 복, 아니면 등산복 이런 차림이었다.

“5중대장님 오셨습니까?”

“1소대장 왔나?”

“1중대장님.”

“그래, 그래!”

김철환 1중대장도 도착을 했다. 그 역시도 밖에 있다가 부랴부랴 들어오는 길이었다. 그가 곧바로 오상진이 옆으로 다가왔다.

“소식 들었습니까?”

“그래, 탈영이라며!”

“네, 저도 그리 들었습니다.”

“아니, 하필 주말에 탈영이야.”

김철환 1중대장이 인상을 썼다. 자신의 옷차림을 보여주며 말했다.

“봐봐, 내 옷차림. 네 형수와 소은이 데리고 오랜만에 회식을 하는데 말이야. 소집당했잖아.”

“아, 그렇습니까?”

그러다가 김철환 1중대장이 힐끔 오상진을 봤다. 잘 차려입은 캐주얼 차림이었다.

“데이트하고 있었냐?”

“네.”

“아쉬웠겠다.”

“그렇게까지는 아닙니다.”

“그보다 공병대대 병사라고 했지?”

“네. 저도 그리 들었습니다.”

“일단 상황실로 가 보자. 대대장님께서도 곧 도착하신다고 하니까.”

“네.”

오상진과 김철환 1중대장은 상황실로 급히 들어갔다. 넓은 상황실에는 중대장들과 소대장들 일부 부사관들이 자리를 했다. 오상진이 상황실에 모인 간부들을 바라봤다.

모두 각각의 옷을 입고 있었다. 대부분이 트레이닝 복이었지만 말이다.

“이야, 오늘은 좀 이상합니다.”

“뭐가?”

“매일 전투복 차림의 모습만 보다가 이렇듯 사복 차림의 모습은 거의 처음 아닙니까?”

오상진의 말에 김철환 1중대장이 피식 웃었다.

“그렇지. 주말이기도 하고 말이야. 다들 자기 볼일을 보다가 불려왔었을 테니까.”

“네.”

그때 상황실 문이 열리며 곽부용 작전과장이 들어오며 입을 열었다.

“대대장님께서 들어오십니다.”

그러자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시 후 상황실로 들어온 한종태 대대장의 모습은 등산복 차림이었다. 오늘 북한산에 올랐다가 상황보고를 받고 급히 내려온 것이었다.

한종태 대대장이 상석에 앉았다. 그러자 모두 자리에 앉았다.

“다 모였나?”

“네!”

“그럼 빨리 상황 전파 해봐.”

“알겠습니다.”

오늘 당직사령인 2중대장이 나섰다. 2중대장은 공병대대에 지원 요청을 받고 그 상황을 얘기했다.

“네. 보고드리겠습니다. 오늘 11시 10분경, 공병대대 장병들이 종교 활동을 마치고 복귀하던 중에 발생했습니다. 민 모 상병이 이 모 일병을 데리고 인근 수풀로…….”

2중대장의 보고가 이어졌다. 간부들이 자신의 다이어리에 볼펜으로 적기 시작했다. 모든 보고를 들은 한종태 대대장이 입을 열었다.

“그럼 현재 상황 발생된 지 3시간이 흐른 후네.”

“네. 그렇습니다.”

“우리 측 지원은?”

“1차적으로 공병대대가 먼저 나서서 구축을 한 상태입니다. 저희는 일단 수색 및 도주로 차단을 할 예정입니다.”

곽부용 작전과장이 바로 나서서 말했다. 한종태 대대장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런데 왜 공병대대는 이제 와서 우리에게 지원 요청이야. 3시간이 흘렀으면 이미 도시는 빠져나간 거 아니야?”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확실해!?”

“네. 일단 지도를 보시면 탈영병은 이곳을 통해 여기 이 산으로 도주를 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마 전투복을 입은 상태에서 도시쪽으로 나갔다면 헌병대에나 아니면 시민들의 신고가 접수 되었을 것입니다.”

곽부용 작전과장이 차근차근 설명을 했다.

“헌병대도 나섰나?”

“네. 그렇습니다.”

“좋아, 그럼 일단 도주로가 저쪽이라면 우리가 담당할 곳도 그곳이겠네.”

“네. 그렇습니다. 일단 지역이 광범위하기 때문에 넓게 퍼져서 서서히 좁혀야 할 것 같습니다.”

한종태 대대장은 잠깐 상황판을 확인했다. 충성대대가 맡을 지역을 확인 한 후 입을 열었다.

“제일 먼저 도로 경계초소부터 설치하고. 각 중대별로 빠르게 지역을 나눠!”

“네.”

한종태 대대장이 지시를 내린 후 곧바로 각 중대장들을 바라봤다.

“내가 별다른 얘기는 하지 않겠다. 다만 딱 한 가지만 말하지. 절대 뚫리지 마라! 만약 그곳이 뚫리면 진짜 가만 안 둔다. 알겠나!”

한종태 대대장의 엄포에 각 중대장들이 힘차게 대답했다.

“네!”

“좋아, 지금 당장 병력 소집하고…….”

한종태 대대장이 자신이 현재 입은 옷과, 간부들의 옷을 확인하더니 입을 열었다.

“일단 부대에 예비 전투복들 다들 있지?”

“네. 있습니다.”

“일단 전투복부터 환복하고, 움직이자고!”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수송부에는 연락했나?”

“이미 올라오고 있는 중이랍니다.”

“알았다. 지금 바로 움직이지.”

“넵!”

충성대대는 공병대대 탈영병이 생겼다는 보고에 즉각 움직였다. 우선 간부들 모두 예비 전투복으로 환복한 후 병사들을 소집했다. 김철환 1중대장과, 오상진도 즉각 내려갔다.

“각 소대장은 소대에 상황 전파하고 연병장에 모이도록 해.”

“네. 알겠습니다.”

오상진도 급히 예비 전투복으로 환복한 후 1소대로 뛰어갔다. 1소대는 이미 상황을 전파받았는지 모두 전투복으로 환복한 상태였다.

“해진아.”

“병장 이해진.”

오상진은 곧바로 분대장인 이해진 병장을 찾았다.

“준비 다 되었냐?”

“네.”

“통신은?”

한태수 상병이 이미 통신장비를 받아서 개통을 완료한 상태였다.

“지금 당장 연병장으로 나가자!”

“넵!”

“아, 그리고…….”

오상진이 슬쩍 이세강 이병을 봤다. 이제 막 전입 온 이세강 이병이었다. 이세강 이병도 나갈 준비를 했다. 오세강은 잠깐 생각을 하더니 입을 뗐다.

“세강이는 부대에 남아 있어.”

“이병 이세강……. 남아 있으라고 말입니까?”

“그래. 너 전입 온 지 일주일밖에 안 되었잖아. 아직 부대 적응할 기간이고 말이지.”

이세강 이병이 단호하게 말했다.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저 부대 적응 다 끝났습니다. 참여하게 해주십시오.”

“세강아.”

“이병 이세강.”

오상진이 부드럽게 말했다.

“부대가 지금 비상이 걸렸다. 정신 없는 와중에 신병을 신경 쓸 여유는 없어.”

“…….”

오상진은 애써 그리 말했지만 사실 탈영병이 자신의 형이라는 것을 말할 수는 없었다. 만약 그리된다면 이세강 이병 역시 무슨 짓을 할지 몰랐다. 지금은 부대에 감금 아닌 감금을 해야 했다.

“소대장 말 듣고 어디 보자…….”

오상진은 쭉 소대원들을 훑어보다가 강태산 이병을 봤다.

“그래 태산이.”

“이병 강태산!”

“너도 부대 남아서 세강이랑 함께 해.”

“네, 알겠습니다.”

순간 강태산 이병의 얼굴이 환해졌다. 주말에 그것도 일요일 날 비상이 걸려 쉬지도 못하고 끌려나갈 판이었다. 그런데 부대에 있으라고 했다. 강태산 이병의 입장에서는 기분이 좋았다.

‘고참들도 없으니까. 세강이 데리고 PX나 가야지.’

강태산 이병은 속으로 그리 생각했다. 오상진이 강태산 이병에게 다시 말했다.

“강태산.”

“네.”

“신병 옆에 꼭 붙어 있어. 화장실 갈 때도 함께 움직이고, 절대 너의 시선에서 놓치지 마. 알겠나!”

“네, 알겠습니다.”

오상진은 다시 한번 강태산 이병에게 지시를 내린 후 1소대원들을 봤다.

“나머지는 지금 당장 연병장에 모인다. 이상!”

“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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