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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리셋 오 소위-585화 (585/1,018)

인생 리셋 오 소위! 585화

45장 까라면 까야죠(54)

강태산 이병도 총을 챙겨서 나갔다. 그 뒤를 김우진 병장이 실실 웃으며 나갔다.

“김 뱀.”

김우진 병장이 고개를 돌리자 구진모 상병이 있었다.

“왜?”

“방금 뭡니까?”

“뭘?”

“태산이에게 한 말 말입니다.”

“아, 그거. 나도 몰라.”

“완전히 태산이 기 살려주는 말이지 않습니까. 누구에게 부탁받았습니까?”

“저 자식 관종이란다.”

“알죠. 딱 봐도 대놓고 관종짓을 하지 않습니까.”

“그게 아니라, 부소대장님 말이 막 칭찬해 주고 얼러주면 총을 잘 쏘고, 아니면 엉망이란다.”

“에이, 그런 것이 어디 있습니까?”

“아니, 오전 영점 사격 때 말이야. 첫판이랑, 두 번째 판에 엉망으로 쐈다가 세 번째 쏠 때 잠깐 뒤에서 봐줬다고 바로 영점을 맞췄다고 한다. 그게 말이 되냐?”

“진짜입니까?”

“진짜란다.”

“와, 뭡니까? 그 자식.”

“그러니까, 이번에 사격하는데 괜히 안 좋게 나왔다가 한 소리 들을 바에는 그냥 좋게좋게 하자는 거지. 그러니, 잘 챙겨줘.”

“알겠습니다. 그놈 참 손이 많이 갑니다.”

“어쩌겠냐.”

“그보다 김 뱀밖에 없습니다.”

“그래 인마, 말년 병장을 아무나 하는 줄 알아? 이런 것이 경험이라는 거다.”

“넵!”

구진모 상병이 힘차게 대답했다.

“그보다 오후 사격은 자신 있냐?”

“제가 또 자신감 빼면 시체지 말입니다. 안 그렇습니까?”

“지랄한다.”

김우진 병장과 구진모 상병이 투닥거리며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에 도착한 강태산 이병은 메뉴를 확인하고 눈을 번쩍 떴다.

“제, 제육볶음이다.”

김우진 병장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우리 태산이 제육 좋아해?”

“네, 제육 좋아합니다.”

“그래, 많이 먹어.”

“네, 알겠습니다.”

강태산 이병은 신나 하며 식판을 들고 갔다. 하지만 딱 정해져 있는 배식에 많이 주지는 않았다.

“어? 조금만 더 주시면 안 됩니까?”

취사병이 쓰윽 계급을 보더니 픽 하고 웃었다.

‘어디서 이등병 녀석이…….’

그래서 원래 주던 양보다 더 작게 줬다. 아니, 고기는 작고 야채는 많이 줬다. 게다가 국물도 퍼서 줬다. 마치 인심이라도 쓰는 것처럼 말이다.

“밥에 비벼 먹어요.”

“좀 더 주십시오.”

강태산 이병이 다시 말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다음! 뒤에 사람 기다립니다. 빨리 가요.”

강태산 이병은 울먹이며 뒤로 이동했다. 그러자 뒤에 있던 김우진 병장이 말했다.

“아니, 애 기를 죽이고 그럽니까. 조금 더 줄 수 있지.”

“에이, 아시지 않습니까. 정해진 양이 있는데…….”

“알죠. 알았어요. 저는 좀 더 줄 수 있죠?”

김우진 병장의 말에 취사병이 마지못해 고기를 좀 더 줬다.

“고마워요.”

“네, 많이 드십시오.”

강태산 이병은 자리에 앉아 제육볶음을 봤다. 자기 것과 비교해 양이 조금 차이가 났다.

“뭐야? 왜 나만 적어?”

강태산 이병이 투덜거리는데 1소대원들 중 상병들이 제육볶음을 조금씩 들어 건넸다.

“우리 태산이 많이 먹고. 오후에 사격 잘하자!”

“그래. 이것도 먹고 만발 맞히자. 오케이?”

“감사합니다.”

강태산 이병 식판에 제육볶음이 가득 담겼다. 강태산 이병의 입이 찢어지려 했다.

“흐흐.”

옆에 앉아 있던 김우진 병장이 씨익 웃으며 물었다.

“우리 태산이 좋아?”

“네, 좋습니다.”

“그래, 그래. 우리 태산이 많이 먹고 꼭 만발 쏘자.”

“네, 알겠습니다.”

강태산 이병이 환한 얼굴로 점심을 아주 맛나게 먹었다.

그렇게 오후가 되었고, 사격장에서는 김철환 1중대장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들려왔다.

-모두 준비된 사수로부터 사격 시작!

그렇게 강태산 이병의 첫 번째 실사격이 시작되었다.

강태산 이병이 줄을 섰다. 2번째에 섰고, 앞에는 한태수 상병이, 뒤에는 구진모 상병이 각각 서 있었다.

“탄창 확인 잘해!”

뒤에 서 있던 구진모 상병이 한마디 했다. 강태산 이병은 잔뜩 긴장한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겠습니다.”

한태수 상병이 실탄이 든 탄창 두 개를 받았다. 탄창 하나에 각 10발씩 들어가 있었다.

“우 상탄 이상 무.”

한태수 상병이 외친 후 옆으로 빠졌다. 다음은 강태산 이병이었다. 2소대 부소대장이 힐끔 강태산 이병을 봤다.

“실탄확인 잘해.”

“네, 알겠습니다.”

강태수 이병도 실탄이 든 탄창을 건네받았다. 그리고 한태수 상병이 한 것과 마찬가지로 확인을 했다.

“어어, 우, 우 상탄…….”

“야! 그게 맞아?”

“이, 이병 강태산.”

2소대 부소대장이 눈을 부라렸다.

“그게 맞냐고!”

재차 물음에 강태산 이병이 탄창을 확인했다. 하나는 우측이고, 다른 하나는 좌상탄이었다.

“어어, 문제가 있습니다.”

“문제? 네, 그렇습니다. 하나는 우 상탄인데, 다른 하나는 좌 상탄입니다.”

강태산 이병은 자신의 문제점을 발견한 것처럼 자신 있게 대답했다. 구진모 상병도 움찔했다.

“진짜?”

그런데 2소대 부소대장의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야, 새끼야. 하나는 반대로 쥐었잖아! 정신 안 차려!”

2소대 부소대장의 고함소리에 강태산 이병이 움찔했다. 진짜 탄창 하나가 반대로 쥐어져 있었다.

“어어, 아니 왜…….”

강태산 이병이 당황하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2소대 부소대장이 다시 버럭 고함을 질렀다.

“야, 새끼야! 똑바로 대답안해?”

“아, 알겠습니다.”

강태산 이병은 두 개의 탄창을 제대로 손에 쥔 후 말했다.

“우, 우 상탄 확인. 이상무!”

“확실해!”

“…….”

“확실하냐고 새끼야!”

“화, 확실합니다.”

강태산 이병이 소리쳤다. 2소대 부소대장의 눈이 더욱 부라려졌다.

“정신 안 차려! 그래가지고 사격 할 거야!”

“아닙니다!”

“정신 차려라. 이거 실제 탄이야. 알겠나!”

“네, 알겠습니다.”

2소대 부소대장의 엄포에 강태산 이병이 잔뜩 움츠려 들었다.

“저리 가!”

“네.”

곧바로 한태수 상병 뒤에가서 섰다. 한태수 상병이 조용히 말했다.

“정신 차려라.”

“네, 알겠습니다.”

곧바로 구진모 상병이 다가왔다.

“야, 강태산.”

“이병 강태산.”

“너 정신을 어디다가 빼놓고 있어. 집중해!”

“네, 알겠습니다.”

앞뒤로 고참들이 한마디씩 하자, 강태산 이병은 더욱 정신이 없었다. 그 사이 앞에, 앞에 조가 사격이 끝이 났다.

“퇴장!”

통제실에 있는 김철환 1중대장의 음성이 스피커를 타고 들려왔다.

“다음 조 입장!”

“입장!”

구진모 상병이 또 한 마디 했다.

“목소리 크게 해라!”

“알겠습니다.”

한태수 상병이 왼쪽으로 나가며 소리쳤다.

“1사로!”

곧바로 그 뒤로 강태산 이병이 움직였다.

“2사로!”

사격장이 하나 둘 입장을 시작했다. 그리고 2사로 뒤에 서 있었다. 앞 사로에는 타 중대 고참이 있었다.

작대기 세 개로 상병이었다. 좌측 사로에 깃대 두 개를 손에 든 3소대장이 있었다.

“야, 총기 뒤에 있는 거치대에 놓고 무릎앉아 하고 있어.”

“네, 알겠습니다.”

강태산 이병은 뒤에 있는 총기 거치대에 총기를 놓고 무릎앉아 있었다. 그리고 그의 눈에 보이는 실 사격장을 확인했다. 신교대때 보던 거랑은 확연히 달랐다.

‘우와, 우리는 이렇게 안 했는데.’

신교대 때는 사람 형태의 검은 그림자 판이 100사로, 200사로, 250사로 이렇게 세워져 있었다.

그런데 여긴 자동 타켓팅이었다. 알아서 타켓이 올라오고, 총알에 맞으면 넘어지고 그러는 시스템이었다.

강태산 이병이 신기해하고 있는 사이 김철환 1중대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탄창 인계!”

“…….”

“복면 복창 안 하나!”

김철환 1중대장의 날카로운 음성이 들려왔다.

유일하게 사격장에서만 김철환 1중대장의 날카로운 음성이 들려왔다. 그 뒤로 오상진이 나타났다.

“탄창 인계!”

강태산 이병은 슬쩍 눈치를 살피며 앞에 있는 타 중대 고참에게 탄창 하나를 인계했다.

“여기 있습니다.”

“우 상탄 확인 이상 무!”

강태산 이병은 재빨리 자신의 자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슬쩍 중앙에 세워진 통제탑을 확인했다.

그 위에 김철환 1중대장의 얼굴이 보였다. 그는 좌측과 우측을 번갈아 확인하고 있었다.

“탄창 결합!”

“탄창 결합!”

“조준간 반 자동!”

“조준간 반 자동!”

김철환 1중대장의 통제에 따라 장병들의 복명복창 소리가 가득 울려 퍼졌다.

“자, 준비된 사로로부터 사격시작!”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200사로부터 타켓이 올라왔다. 타켓이 머무는 시간은 4초였다. 그 사이에 쏘지 않으면 타켓이 내려갔다.

탕! 타타타탕!

그때 옆에서 구진모 상병의 음성이 들려왔다.

“너, 몇 발 쐈는지 잘 세어야 해. 만약 못 세면 너 죽는 거야!”

“네, 네. 알겠습니다.”

구진모 상병의 한 마디에 바짝 긴장한 강태산 이병이 앞에 있는 상대를 확인했다.

‘한발, 두 발, 세발……. 아홉발, 열발!’

그 순간 총을 쏜 고참의 음성이 들려왔다.

“사격 끝! 탄찬 제거, 조준간 안전! 총기 놓고 무릎 앉아 대기!”

그 모습을 보고 강태산 이병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았어. 확실히 열 발 맞아! 잘 했어, 강태산.’

강태산 이병은 스스로를 참 대견하다고 생각했다. 열 발 쏜 것을 확실하게 봤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고참은 탄창받이에서 탄피를 꺼내 확인을 하고는 이상이 없는지 바로 주머니에 넣었다.

1차로 10발은 엎드려 쏴 자세로 쐈다. 2차로 10발은 전진무의탁 자세로 쏴야 했다. 참고로, 100사로는 앉아쏴, 200사로는 무릎쏴, 250사로는 엎드려 쏴 자세를 취해서 쏴야 했다.

“후우, 후우, 후우…….”

전진 무의탁 자세를 잡은 타 중대 고참이 호흡을 고르고 있었다. 10발을 자세를 달리해서 쏴야 했다. 총은 무엇보다 호흡이 가장 중요했다.

“탄창인계!”

“탄창인계!”

강태산 이병이 손에 들린 탄창을 건넸다.

“여기 있습니다.”

“우 상탄 확인 이상 무!”

“탄창 결합!”

“탄창 결합!”

김철환 1중대장의 통제에 따라 복명복창하며 움직였다.

“조준간 반 자동. 준비 된 사로로부터 사격시작!”

그 순간 전진무의탁 하고 있던 타 중대 고참이 타켓이 올라오자 곧바로 한두 발 뛰어나가 자세를 취하고 총을 쐈다. 그 순간 먼지가 나풀나풀 일어났다.

솨솨솨솨솻!

탕!

다시 처음 자리로 되돌아와 전진무의탁자세를 잡았다. 딱 봐도 엄청 힘들어 보였다.

‘와…….’

강태산 이병은 첫 사격의 행동을 보고 말을 잇지 못했다. 총 소리도 귀를 울릴 정도로 컸지만 숨을 헐떡이며 총을 쏘는 고참들의 모습에 고개가 절레절레 흔들어졌다.

‘아, 아니야. 내가 어디서 정신을……. 그런데 내가 몇 발까지 셌지?’

강태산 이병이 순간 당황했다. 그 순간 들려오는 목소리에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여섯 발!”

바로 옆에서 들려오는 한태수 상병의 목소리였다.

‘그래 여섯 발. 이제부터 잘 확인하면 돼.’

하지만 이것이 사건의 발달이었다.

‘일곱발, 여덟발, 아홉발…….’

땅!

“사격 끝! 탄창 제거. 조준간 안전! 총기 놓고 무릎 앉아 대기!”

“어어어어…….”

강태산 이병은 당황했다.

분명 자신이 세었을 때 아홉까지였다. 그런데 총을 다 쐈다며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전 사로 사격 끝!”

김철환 1중대장의 음성이 들렸다. 그런데 그때 강태산 이병이 손을 들었다.

“아, 아닙니다. 2사로 총알 한 발 안 쐈습니다.”

“뭔 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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