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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리셋 오 소위-581화 (581/1,018)

인생 리셋 오 소위! 581화

45장 까라면 까야죠(50)

한소희가 환한 얼굴로 답했다.

“이렇듯 반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모부은 한소희의 인사에 헤벌쭉했다. 그 모습을 본 신지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이고, 저 양반도 주책이야. 저래놓고, 주희 시집 보낼 때는 어쩌려고 그래.”

그 말을 들은 이모부가 갑자기 정색했다.

“시집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주희도 나이가 차면 당연히 시집가야지.”

“아닌데. 주희 시집 보낼 생각없는데. 내가 평생 끼고 살 건데.”

“어이구, 저 양반 아직도 철이 덜 들었어요.”

그 말에 한소희가 입을 가리고 웃었다. 그리고 한소희는 부엌에 있는 신순애에게 인사를 했다.

“어머니, 저 왔어요.”

“어어, 그래. 어서 와.”

“제가 뭐 좀 도와드릴까요?”

“아니야, 아니야. 나가서 거실에 있어. 준비 다 되면 부를 테니까.”

“그래도 제가 도와드릴게요.”

한소희가 팔을 걷어붙였다. 그러자 신순애가 정색을 하며 말했다.

“아니야. 그러지 마. 결혼하기 전까지는 손님으로 있어야지. 내 말 들어, 지금은 손님으로 있어.”

신순애가 끝내 한소희를 밀어냈다. 오상진도 한소희를 붙잡으며 말했다.

“어머니는 아직 부엌을 내주실 생각이 없는 것 같은데요. 그러지 말고 거실로 나와요.”

“그래도…….”

한소희는 죄송한 얼굴로 신순애의 등을 바라봤다.

“괜찮아요. 이리 와요.”

오상진은 억지로 한소희를 데리고 거실로 갔다. 그곳에서 이모부에게 붙잡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잠시 후 식사 준비가 다 되었다.

“어서들 와요.”

“네.”

식탁에 둘러앉았다. 한소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신순애는 살짝 민망한 얼굴로 말했다.

“차린 건 없지만 많이 먹어.”

“어머니. 이게 어떻게 차린 것이 없는 거예요? 완전히 상다리가 부러질 것 같아요.”

“에이, 그 정도는 아니야.”

“무슨 소리예요. 완전히 진수성찬인데요.”

“맞아, 언니. 왜 이렇게 많이 차렸어.”

“그냥 하다 보니 그랬어. 잔소리 그만 하고 어서 먹기나 해.”

“네.”

그렇게 식구들이 모여서 식사를 했다. 오랜만에 가족들이 모여서 식사를 하자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하하하하, 정말 그랬어?”

“호호호, 그랬다니까요.”

“어떻게 조카며느리가 오니까 식탁 분위기가 확 달라지지?”

“어멋! 진짜요?”

“그럼!”

식탁에서도 이모부와 한소희는 쿵짝이 맞았다. 그러다가 한소희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런데 상희 아가씨가 안 보이네요?”

“상희요?”

오상진이 오정진을 봤다. 오정진이 바로 말했다.

“형수님, 전화는 했어요. 일찍 들어온다고 했는데…….”

오상진은 인상을 썼다.

“어이구, 상희 진짜……. 용돈을 끊어버리든가 해야지.”

그러자 신순애가 말했다.

“상희는 두고, 너희들이라도 많이 먹어. 바쁘면 그럴 수도 있지.”

“네. 엄마.”

그렇게 식사를 하다가 한소희의 시선이 주희에게 향했다.

“주희 양은 학교 잘 다니죠?”

“네, 언니. 덕분에 잘 다니고 있어요.”

그 소리에 이모부의 눈이 번쩍하고 떠졌다.

“언니 덕분에? 그게 무슨 소리야?”

“그런 일이 있어.”

주희가 바로 답했다.

“그러니까, 무슨 일?”

이모부가 따지듯 물었다. 한소희는 곤란해하는 주희의 모습을 보고 나섰다.

“아, 이모님. 제가 주희의 고민 상담을 몇 번 해줬어요. 같은 여자이고, 또 제가 언니다 보니…….”

“고민이라면 아빠에게 말하지.”

“이모부님, 여자에게는 말 못 할 고민이 있어요. 부모님이나 남자한테는 말하지 못하는, 뭐, 여자끼리의 그런 거요.”

“그, 그래요? 그래도…….”

이모부는 주희를 보며 살짝 서운한 기색을 내비쳤다. 그러고는 바로 한소희를 봤다.

“고마워. 다시 생각해 봐도 우리 조카며느리를 잘 얻은 것 같아. 하하하! 이것도 먹어요.”

이모부가 갈비찜을 슬쩍 한소희 앞으로 밀었다. 그 모습을 본 신지애가 이모부의 팔꿈치를 툭 쳤다.

“으이구, 작작 좀 해요. 작작 좀!”

“내, 내가 뭘…….”

그 모습을 보며 가족들은 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화기애애한 식사가 끝이 나고, 한소희가 신지애에게 선물을 건넸다.

“제가 골라봤는데 맘에 드실지 모르겠어요.”

“어머? 선물도 있어?”

“네.”

“그냥 와도 되는데…….”

신지애가 바로 선물을 뜯어봤다. 진주색 블라우스를 보니 신지애의 눈이 커졌다.

“이거 엄청 비쌀 텐데…….”

“에이, 얼마 안 해요. 그보다 어때요? 맘에 드세요?”

“물론이지. 너무 맘에 들어.”

신지애가 자신의 몸에 블라우스를 가져갔다. 옆에 있던 이모부가 환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야, 옷 예쁘네. 얼른 한번 입어 봐.”

“나중에 입어 볼게.”

“에이, 사온 사람 성의가 있지. 어서 가서 입어봐.”

“아, 그런가? 알았어요.”

신지애는 마지못해 옷을 들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블라우스를 입고 나왔다.

“어때?”

짝짝짝짝!

한소희가 박수를 치며 말했다.

“너무 잘 어울리세요. 너무 예뻐요.”

“정말?”

“그럼요.”

신지애도 맘에 드는지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어떻게 사이즈를 이렇듯 딱 맞춰서 사 왔대?”

“제가 눈대중으로 사 왔는데 다행이네요.”

“어쨌든 고마워.”

“아니에요. 그리고 이건 이모부님 거.”

“어? 내 것도 사 왔어?”

“별건 아니고요. 저희 아버지가 한의원을 하시잖아요. 그래서 공진단을 좀 챙겨와 봤어요.”

“고, 공진단?”

이모부의 눈이 번쩍하고 떠졌다. 곧바로 상자를 꺼내 안을 확인해 보니 금빛 알들이 영롱한 빛을 품어내고 있었다.

“오오오오, 이 귀한 것을…….”

이모부는 공진단을 보며 기뻐했다.

“고마워요. 잘 먹을게요.”

이모부는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한소희가 짐짓 미소를 지으며 낮게 말했다.

“이게 남자한테 그렇게 좋대요.”

“어험! 그래요?”

이모부는 옆에 앉아 있는 주혁이를 보며 입을 뗐다.

“주혁아.”

“네?”

“잘하면 너 동생 볼 수 있겠다.”

이모부가 장난식으로 말하자, 신지애가 잔뜩 얼굴을 붉히며 소리쳤다.

“으이구, 주책이야, 진짜!”

“농담으로 한 말이야.”

그렇게 껄껄거리며 웃고 있는데 신순애가 오상진에게 다가갔다.

“상진아.”

“네, 엄마.”

“이모 집은?”

“아, 그렇지 않아도 지금 가려고 했어요.”

“지금?”

신순애가 깜짝 놀랐다.

“네, 왜요? 다 같이 가서 봐요.”

“이모에게는 아직 말하지 말고?”

“네, 엄마. 서프라이즈잖아요.”

“알았어.”

신순애도 씨익 웃었다. 그리고 오상진이 어떤 집을 구했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오상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 그럼 저와 엄마의 선물을 전달할 차례네요.”

그 소리에 신지애가 고개를 들었다.

“응? 상진이도 선물을 준비했어? 언니도?”

“그럼요. 엄마랑 저랑 심사숙고해서 선물을 준비했어요.”

“그래?”

“네. 어험! 선물은 여기 있지 않고, 밖에 있어요.”

“밖에?”

신지애가 어리둥절해했다. 이모부는 호들갑스럽게 깜짝 놀랐다.

“밖에? 서, 설마, 차?”

신지애가 또다시 이모부를 툭 쳤다.

“이 양반이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내가 면허증이 어디 있다고, 차를 선물해 줘.”

“아니, 선물이 밖에 있다고 하길래.”

이모부가 장난식으로 말했다. 그런 이모부를 보는 신지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주희를 보며 말했다.

“네 아빠 왜 그러니?”

“글쎄!”

주희가 무표정으로 차갑게 말했다. 순간 신지애가 움찔했다. 하지만 이내 표정을 밝게 했다.

“나가 보면 알겠지.”

오상진이 웃으며 말했다.

“이모부, 안타깝지만 차는 아니에요.”

“야야, 농담이었어!”

“에이, 농담이 아닌 것 같았는데.”

“진짜 농담!”

이모부가 재차 말했다. 오상진이 씨익 웃었다.

“알았어요. 아무튼 선물은 밖에 있으니까. 나가죠.”

다들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제히 신발을 신고 현관을 나섰다. 신지애가 바로 현관 밖으로 확인했다.

“어? 없는데?”

“여기 없어요. 일단 엘리베이터를 타야 해요.”

“그, 그러니?”

신지애는 고개를 갸웃했다. 도대체 어떤 선물이기에 엘리베이트까지 타고 가는지 몰랐다.

오상진과 한소희가 씨익 웃었다. 모든 가족이 엘리베이터에 탔다. 그리고 오상진이 8층을 눌렀다.

“응?”

이모부와 신지애가 의아해했지만 가만히 있었다. 엘리베이터가 8층에 서고 오상진이 내렸다.

“자, 다들 내리세요.”

오상진은 바로 우측으로 갔다. 그러곤 어떤 문 앞에 섰다. 오상진이 주혁이를 향해 말했다.

“비번은 1111이야. 눌러봐, 주혁아.”

주혁이는 오상진의 말을 듣고, 비번을 눌렀다.

띠리리릭!

맑은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주혁이가 안으로 들어갔다.

“비어 있는데요.”

온 가족이 집 안으로 들어갔다. 다들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집 안으로 들어갔다. 신순애가 환하게 웃고 있었다. 오상진도 마찬가지였다.

신지애는 두 사람의 표정을 보며 놀란 눈이 되었다. 두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약간 떨리는 음성으로 말했다.

“서, 설마……. 상진이 너…….”

뒤늦게 눈치를 챈 이모부도 조금 전 장난기 가득한 얼굴이 사라져 있었다.

“상진아.”

오상진이 환하게 웃으며 물었다.

“어때요? 집 맘에 드세요?”

오상진의 한마디에 이모부와 신지애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 * *

언제나 월요일 아침에는 대대회의를 하였다. 이번 주에 있을 훈련과 앞으로 이어가 훈련과 안건에 대해서 토의를 하는 것이었다.

상석에는 한종태 대대장이 앉아 있었다. 곽부용 작전과장이 회의를 주도했다.

“자, 다음 안건으로는…… 이렇게 진행될 예정입니다.”

“그건 작전과장이 잘 처리하고.”

“네.”

“그럼 다음으로 넘어가자고.”

“이상입니다.”

“그래? 그럼 이번 한 주도 잘 해보자고.”

“네. 알겠습니다.”

그때였다. 군수과장이 손을 들었다.

“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한종태 대대장이 물었다.

“군수과장 뭐야?”

“수요일날 특별한 훈련이 없다면 사격을 했으면 합니다.”

“사격?”

“네. 그렇습니다.”

“갑자기 왜 사격이야?”

“다음 총알을 지원받으려면 현재 남아 있는 총알을 소비해야 합니다.”

“얼마나 남았는데?”

“좀 많습니다.”

“그럼 이번 주 중으로 처리해야 해?”

“이번 달 안으로 처리하면 될 듯합니다.”

“쯧, 알았어. 그럼 이번 주 안으로 특별한 훈련 없으면 대대 전체 사격하도록 해. 하 중사.”

“네, 대대장님.”

사격장관리장인 하 중사가 대답했다.

“어때? 이번 주 사격할 수 있겠어?”

“가능합니다. 바로 준비해 놓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알았어. 그럼 이번 주 사격하고 총알은 군수과장이 알아서 잘 조절하고.”

“네.”

“그럼 오늘 회의 더 있나?”

“아니, 없습니다.”

“좋아. 그럼 오늘 회의는 여기서 끝내놓도록 하지.”

한종태 대대장이 대답을 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실을 나갔다. 다른 간부들 역시 다이어리를 챙겨서 각자 중대로 내려갔다.

각 중대 회의로 넘어갔다. 시간은 오전 8시 50분이었다.

“이번 주 수요일 사격이 있으니까, 애들에게 미리 지시를 내려놓도록 해.”

“수요일 말입니까? 어? 소대 작업을 하기로 했는데 말입니다.”

4소대장이 말했다.

“작업? 어디?”

“저번 주에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중대 창고 배수로가 막혀서 그거 뚫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거 지금 중요해?”

“네?”

“지금 중요하냐고.”

“그건 아닙니다.”

“그럼 다음에 해.”

김철환 1중대장의 엄포에 4소대장은 시무룩한 채로 대답했다.

“네. 알겠습니다.”

“자, 다른 말은?”

“없습니다.”

“그럼 준비해.”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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