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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리셋 오 소위-545화 (545/1,018)

인생 리셋 오 소위! 545화

44장 가는 사람과 오는 사람(39)

수비형 미드필더를 둬서 수비에 좀 더 취중을 하고 역습을 들어가는 작전을 생각했다.

원래부터 그 작전을 중점으로 두고 훈련을 했다. 그래서 중대장 자리를 하나 만드는 것에 조금은 괜찮았다.

오상진은 1중대 팀원들을 불러 놓고 말했다.

“자! 너희도 들었을 것이다. 갑작스러운 중대장님의 합류로 한 명이 빠져야 하는데 그건…….”

오상진이 막 말하려고 할 때, 김우진 병장이 손을 들었다.

“제가 빠지겠습니다.”

“김 병장, 괜찮겠어?”

“어차피 머릿수만 채우려고 한 것이지 않습니까. 차라리 잘 되었습니다. 제가 풀타임으로 뛸 체력도 안 되고, 어차피 중대장님도 풀타임 못 뛰실 것 같은데, 후반에는 제가 뛰죠.”

“그래 알았다.”

오상진이 바로 승낙을 했다.

그 뒤로 오상진은 새로운 작전을 내놓았다. 팀원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오상진의 작전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알겠습니다.”

“하영운이랑, 영진이랑 양옆에서…….”

“네, 알겠습니다.”

이렇듯 모든 작전을 세우고 경기를 하러 나갔다.

모두 1중대와 3중대의 치열한 리벤지 매치가 성사될 것이라 예상했다.

골킥은 3중대부터 시작되었다.

삐이이익!

장석태 중위의 게임 시작 호루라기가 들리고 3중대가 킥 오프를 했다.

먼저 박정태 병장이 공을 뒤쪽으로 툭 찼다. 이대우 3중대장은 어느새 적진 깊숙이 들어가 있었다.

공을 받은 팀원인 김 상병이 공 줄 것을 확인하며 서서히 드리블했다.

그때 저 멀리 서 이대우 3중대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 여기! 여기로 넘겨!”

공을 잡은 김 상병이 인상을 썼다.

“아이씨, 왜 저러실까. 에이 모르겠다.”

그러면서 옆 동료에게 공을 넘겼다.

공을 받은 이 일병이 난색을 표했다.

“김 상병님 왜 저에게 공을 주십니까?”

“그럼 나보고 어쩌라고? 중대장님이 저렇게 공 달라고 하는데.”

“그럼 전 어쩌란 말입니까?”

“아, 몰라. 네가 알아서 해, 인마.”

“김 상병님. 김 상병님.”

이 일병이 불렀지만 김 상병은 모른 체하며 앞으로 뛰쳐나갔다.

그 사이 이 일병 앞으로 1중대가 달려들었다.

“최 상병님.”

“야야야…… 왜 나에게 공을 주고 그래.”

최 상병이 얼떨결에 공을 잡았다.

그때마다 전방에 있던 이대우 3중대장이 고함을 질렀다.

“여기야, 이 자식아! 여기로 공 넘겨! 어서!”

저 소리를 들은 최 상병이 인상을 썼다.

“박 병장은 왜 가만히 있는 거야.”

솔직히 서로 이대우 3중대장에게 공을 주기 싫었다.

그렇다고 중대장이 저렇게 고함을 지르는데 주지 않을 수도 없는 상태였다.

“아씨, 나도 모르겠다.”

막 이대우 3중대장에게 공을 주려고 할 때, 박정태 병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느새 박정대 병장이 미드필더 라인까지 내려와 있었다.

“야, 여기. 여기.”

최 상병의 표정이 밝아졌다.

그는 곧바로 박정태 병장에게 공을 넘겼다.

박정태 병장이 공을 몰고 앞으로 드리블했다.

이대우 3중대장은 손을 흔들며 소리쳤다.

“그래, 정태야. 여기! 여기로 줘.”

드리블을 하던 박정태 병장이 손을 휙휙 저으며 소리쳤다.

“들어가십시오. 들어가십시오.”

“어어어? 들어가? 좀 더? 아, 알았어.”

이대우 3중대장은 박정태 병장의 말을 듣고 좀 더 깊숙이 들어갔다. 그러자 1중대 수비도 따라서 움직였다.

그러는 사이 박정태 병장은 드리블로 한 명, 두 명까지 제치며 전진했다.

“정태야 여기! 여기라니까, 정태야!”

이대우 3중대장이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다.

그럼에도 박정태 병장은 공을 넘기지 않았다. 그리고 이대우 3중대장에게 몰리는 바람에 생긴 빈틈으로 공을 몰고 들어갔다.

“야, 막아! 막으라고!”

박중근 중사가 고함쳤다.

박정태 병장은 살짝 앞 공간이 열리는 것을 보고 힘껏 중거리 슛을 날렸다.

뻥!

하지만 공은 골대를 넘어 뒤쪽으로 날아갔다.

“아이씨, 이런 염병!”

공을 찬 박정태 병장이 인상을 썼다.

솔직히 박정태 병장도 축구를 오래 쉬었다. 그래서 그런지 발등에 골을 놓고 찼어야 했는데, 힘만 잔뜩 들어가 버렸다. 그래서 공이 떠버렸다.

그때 이대우 3중대장이 박정태 병장을 보며 아쉬운 얼굴로 크게 소리쳤다.

“야, 박정태.”

“병장 박정태.”

“이리와.”

“네?”

“이리오라고.”

“아, 왜 그러십니까.”

박정태 병장이 앓은 소리를 내며 말했다. 이대우 3중대장이 인상을 썼다.

“야, 인마. 내가 손들었잖아. 나에게 줬어야지. 방금 나 노마크였단 말이야.”

“아닙니다. 그때 중대장님에게 공을 줬으면 커트 당했을 것입니다. 어쨌든 중대장님께서 전방을 흔들어 주시니 기회가 생겨서 욕심을 좀 냈습니다.”

“그래, 그건 이해를 해. 내가 몸놀림이 좀 좋아. 그래서 너에게 기회가 생겼다고 쳐. 그렇다면 골을 넣었어야지.”

“다음에는 꼭 넣겠습니다.”

“됐어. 필요 없고, 무조건 나에게 공을 넘겨. 한두 명쯤 제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니까.”

“그 상태에서는 패스가 안 들어갑니다.”

박정태 병장도 갑갑한지 살짝 인상을 썼다.

“뭐야, 인상 써?”

“아닙니다.”

“너 지고 싶은 거야?”

“아닙니다.”

“그럼 인마 나에게 패스하란 말이야.”

“알겠습니다.”

“야, 박정태.”

“병장 박정태.”

“너 똑바로 해. 아무리 너 골 넣을 때마다 포상휴가 준다고 했지만, 너 이런 식이면 곤란하다.”

“아, 네에. 그렇게 하겠습니다.”

박정태 병장이 몸을 돌려 인상을 썼다.

“아이 X발! 이게 무슨 축구야. 괜히 축구 한다고 해서는…….”

박정태 병장이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반면, 1중대는 이상준 상병이 공을 잡고 소리쳤다.

“중대장님 공 잡으십시오.”

“으응? 공? 아, 아니야. 나 말고 딴 사람 줘. 딴 사람 주라고!”

하지만 이미 이상준 상병에게서 떠난 공이 김철환 1중대장에게 날아왔다.

“아아아, 나주지 마. 자, 누가 공 좀 받아라.”

김철환 1중대장이 소리치며 공을 찼다. 그런데 아무도 없는 곳에 공을 차버렸다.

“어어어! 중대장님!”

하영운 상병이 소리치며 달려가 간신히 공을 살려냈다.

“중대장님, 공을 그렇게 주시면 어떻게 합니까.”

“아, 그러니까. 왜 내게 공을 주냐 말이야. 나 말고 너희끼리 공 차고 해. 난 여기서 움직이지 않을 테니까.”

김철환 1중대장은 수비수 바로 앞에 석상처럼 꼼짝도 하지 않았다. 마치 그곳에 서서 모든 것을 지휘하는 사령관처럼 말이다.

“내가 다시 한번 말한다. 나에게 공주지 마. 날 없는 사람 취급해. 알았지? 없는 사람 취급하는 거다. 공은 너희들이 차는 거야.”

김철환 1중대장은 신신당부를 했다.

“다시 한번 말한다. 나에게 공주지 마!”

10여 분간 진행된 축구 공방전에서 확실히 3중대가 유리했다. 공 점유율도 높았다.

그리고 김철환 1중대장은 이리 뛰어다니고, 저리 뛰어다니며 열심히 뛰어다녔다. 그것도 공을 피하면서 말이다.

이대우 3중대장은 무조건 전방에서 손을 흔들며 소리쳤다.

“야, 여기로 줘! 여기!”

또 어떤 때는…….

“야 새끼야. 눈깔을 어디 보고 있어! 중대장 안 보여! 여기, 여기라고!”

그럴수록 3중대 팀원들의 얼굴은 점점 더 어두워져 갔다.

“하아, 이게 무슨 축구야. 환장하겠네.”

“아, 진짜 더 이상은 못 버티겠다. 여기 중대장님 말씀 거부할 수 있는 사람 거수!”

아무도 들지 않았다.

다만, 박정태 병장만은 달랐다.

“야, 잘하고 있어. 이렇게만 하자.”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이대우 3중대장은 공을 잡는 것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래서 다시 한번 박정태 병장에게 갔다.

“야, 박정태.”

“병장 박정태.”

“너 자꾸 이런 식으로 할래? 중대장이 공 달라는 소리 못 들었어?”

“…….”

박정태 병장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대답 안 해?”

“아닙니다.”

“너, 젠장……. 끝나고 보자.”

이대우 3중대장이 물러나고 박정태 병장이 인상을 ‘팍’ 썼다. 안 그래도 골을 못 넣어 기분이 좋지 않았다.

“아이 X발……. 야, 이제 모든 공 중대장에게 줘.”

“네? 중대장님에게 말입니까?”

“그래, 새끼야. 내 말 못 들었어?”

“그럼 저희 진짜 골 못 넣습니다.”

“아, 제기랄! 됐어, 몰아줘. 이게 무슨 축구야! 아니 친선축구 대회에 왜 중대장이 끼어들고 난리야!”

박정태 병장이 담아 두었던 말을 꺼냈다.

3중대 분위기가 확 가라앉았다.

“아무튼, 이제부터 모든 공은 중대장에게 넘겨.”

“아, 알겠습니다.”

다시 경기는 시작되었다.

이대우 3중대장은 다시 전방에서 손을 흔들며 소리쳤다.

“여기! 이리로 넘겨!”

최 상병이 힘껏 공을 차서 이대우 3중대장에게 공을 넘겼다.

경기 15분 만에 처음으로 전방에서 이대우 3중대장이 공을 잡았다.

“됐어!”

이대우 3중대장의 얼굴에 활짝 미소가 지어졌다. 그리고 전방 골대를 향해 눈빛을 강하게 빛냈다.

“좋았어. 어디 한 번 1골 넣어 볼까?”

그 순간 이대우 3중대장이 천천히 공을 몰고 앞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주위에 아무도 없는데 혼자서 발재간까지 부리면서 말이다.

“쟤 뭐해?”

지켜보는 김철환 1중대장이 어이없는 얼굴이 되었다.

이대우 3중대장을 막으러 하영진 상병이 뛰어갔다. 그러자 공을 딱 멈춘 이대우 3중대장이 얼굴로 윽박질렀다.

“야, 비켜? 안 비켜?”

“네네? 비켜야 합니까?”

“그럼 새끼야. 난 중대장이고, 넌 일개 병사잖아. 감히 일개 병사 중대장 앞을 막아!”

이대우 3중대장이 버럭 했다.

순간 당황하는 1중대 하영진 상병이었다.

“지금 축구 시합 중입니다.”

“그래서? 내가 중대장인 것이 바뀌어? 바뀌냐고!”

“그, 그건 아니지만.”

“그럼 넌 뭐야?”

“사, 상병입니다.”

“그래 새끼야. 그럼 중대장이 말하면 들어야 해, 안 들어야 해.”

“드, 들어야 합니다.”

“그럼 비켜!”

“주, 중대장님.”

“비키라고 새끼야!”

이대우 3중대장이 팔로 툭툭 건드렸다. 그리고 몸까지 툭툭 밀며 말했다.

“비키라고 이 자식아!”

이대우 3중대장이 손으로 하영진 상병 가슴을 툭 밀었다.

하영진 상병이 뒤로 ‘쿵’ 넘어졌다.

그 순간 호루라기 소리가 들려왔다.

삐이이익!

장석태 중위가 뛰어와 소리쳤다.

“파울!”

장석태 중위는 이대우 3중대장을 보며 말했다.

“파울입니다.”

“뭐? 파울? 내가 뭘 어쨌는데?”

“중대장님 손으로 미셨지 않습니까.”

“야, 이게 무슨 손이야. 합법적인 몸싸움이지. 이 정도는 군대에서는 그냥 넘어가는 거야.”

“그래도 이건 좀 너무하셨습니다. 그렇다고 그렇게 험하게 밀치시면 어떻게 합니까.”

이대우 3중대장이 하영진 상병에게 향했다.

“야, 누구야?”

“하영진 상병입니다.”

“하 상병 괜찮아?”

“네, 괜찮습니다.”

하영진 상병은 좀 충격을 받았지만 경기하는 것에는 지장이 없었다.

그걸 가지고 이대우 3중대장이 장석택 중위에게 버럭했다.

“봐봐, 괜찮다고 하잖아!”

“그래도 파울은 파울입니다.”

장석태 중위의 단호함에 이대우 3중대장도 더 이상 말할 수 없었다.

이대우 3중대장이 몸을 돌리며 중얼거렸다.

“아무튼 1중대 이 녀석들 전부 비리비리해 가지고 조금 밀쳤다고 넘어지고 말이야.”

그 소리를 김철환 1중대장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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