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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리셋 오 소위-506화 (506/1,018)

인생 리셋 오 소위! 506화

43장 꽃 피는 봄이 오면(25)

“이상하다. 분명 연락 준다고 했는데…….”

강선자도 하염없이 휴대폰만 바라봤다. 그런데도 기다리는 연락은 오지 않았다. 그러자 괜히 거실에 있는 장씨에게 향했다.

“당신 연락 없어?”

“…….”

“아무튼 큰 소리는……. 형님이라는 그분이 꼭 연락 준다며. 자기만 믿고 있으라며.”

“시끄러!”

장씨는 잔뜩 인상을 구기고 있었다.

“그래서 연락이 와? 그냥 이대로 연락만 기다리고 일은 안 할 거야?”

“이 사람이 진짜……. 연락이 와야 일을 하지. 연락이 와야 말이지.”

“아직도 연락이 없소?”

장씨는 고개를 갸웃하며 휴대폰을 바라봤다.

“어, 진짜 이상하네. 전화도 안 받고…….”

“당신은?”

“나도 연락이 없네. 청소 아줌마는 금방 금방 구해지는데…….”

강선자도 뭔가 이상한 것 같았다. 사실 이들에게 연락을 주지 않는 것도 다 이유가 있었다.

이모부가 주변 관리소장이나 이와 관련된 커뮤니티에 가입이 되어 있었다. 그래서 이 두 사람의 안 좋은 소문을 흘려 버린 것이었다. 그 결과가 연락이 오지 않는 지금의 상황이었다.

그리고 다시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장씨의 휴대폰이 울렸다.

띠리리링, 띠리리링.

장씨는 누워 있다가 깜짝 놀라며 몸을 일으켰다. 곧바로 휴대폰을 봤다. 아는 동생의 전화번호였다. 장씨의 얼굴에 미소가 지어졌다.

“이봐, 이봐. 연락이 온다니까. 내가 연락 올 거라고 했지.”

그러면서 장씨가 전화를 받았다.

“그래, 성민아.”

-네, 형님.

“무슨 일로 전화를 했지?”

-물어볼 것이 있어서요. 혹시 형님 한울빌딩 그만둔 것이오?

“오, 그렇게 되었는데. 그런데 넌 어떻게 알았냐?”

-아니, 형님과 같이 일했던 고씨 있죠. 그 고씨에게서 연락이 왔소. 같이 일하자고. 그래서 찾아갔더니 형님이 없는 거요.

“네가 거기로 갔어?”

-네. 그런데 무슨 일이오?

“야, 거기 관리소장 똘아이다. 너 거기서 일하면 편히 일 못 해!”

-그 정도요?

“그렇다니까. 그냥 가서 일 못 한다고 딱 말해!”

-아이씨, 괜히 왔나?

“그러니까, 관리소장도 만날 생각도 하지 말고, 그냥 집으로 가.

-알았소.

“집에 갈 거지?”

-네네. 형님 전화 끊습니다.

동생이 전화를 끊었다. 장씨는 인상을 찡그렸다.

“날 자르고, 바로 사람을 구해? 이것들이 진짜…….”

장씨가 이를 빠드득 갈았다.

그로부터 이틀이 지났다. 장씨는 여전히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 진짜 무슨 일이지. 왜 죄다 자리가 없다고 그러지.”

장씨가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그때 문득 이틀 전에 전화를 한 동생이 떠올랐다.

“이놈은 어디서 일하려나? 한울빌딩에서 일하지 않는다고 그랬지.”

그러면서 전화를 걸었다. 잠시 후 그 동생이 전화를 받았다.

-네, 형님.

“너 어디냐?”

-저, 저 말이오. 한울빌딩에서 일하는데요.

“뭐? 야, 내가 거기서 일하지 말라고 했잖아. 거기 관리소장 이상한 놈이라고 말했잖아.”

-그래요? 내가 겪어 보니까, 괜찮은데요.

“야, 인마. 너 지금 속고 있는 거야. 그 양반이 얼마나…….”

-아아, 형님 미안합니다. 갑자기 일이 생겼네. 다음에 소주 한잔합시다.

그렇게 전화를 끊었다.

“야, 상근아. 야, 인마!”

장씨가 휴대폰에 대고 고함을 질렀다. 그렇지만 이마 끊어져 버린 휴대폰에서는 그 어떤 말도 들려오지 않았다.

“이 자식이, 지 생각해서 말해 줬더니……. 뭐야!”

장씨가 잔뜩 인상을 쓰며 휴대폰을 소파 위로 던져 버렸다. 이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강선자가 입을 뗐다.

“여보, 아무래도 안 되겠어요.”

“뭐가 안 돼?”

“내가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해숙이 고년이 장난 친 것 같단 말이야.”

“윤씨가?”

“그렇다니까. 잘 한번 생각해 보세요. 내가 없을 때만 해숙이가 관리소장에게 알랑방귀를 뀌며 청소하는 척하며 날 쫓아 낸 것이 아니에요.”

강선자는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부부였다. 장씨 역시도 듣고 보니 일리가 있었다.

“어, 시X……. 듣고 보니 그러네.”

“잠깐만 거기에 윤씨 꽂아준 것이 당신 아니야.”

“그렇지.”

“은혜를 원수로 갚아! 내 이것들을…….”

장씨가 손을 부르르 떨었다. 강선자도 이를 갈았다.

“이년이 배은망덕한 년이라고. 아무래도 안 되겠어. 내가 직접 찾아가서 따져야겠어.”

강선자는 안방에서 옷을 챙겨 입었다. 그 모습을 거실에서 지켜보는 장씨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무튼 저 성질머리 하고는…….”

그때 옷을 입고 나온 강선자가 장씨를 쳐다봤다.

“당신 지금 뭐해요!”

“뭘?”

“당신도 가야지. 이러고 있을 거야?”

“난 또 왜?”

“윤씨 때문에 그리되었다면 내가 다시 거기로 들어가면, 당신도 들어와야지.”

“어? 생각해 보니 그러네.”

“빨리 옷 입어요.”

“알았어!”

장씨도 얼른 옷을 챙겨입었다. 두 사람은 서둘러 한울빌딩으로 향했다.

한울빌딩에 도착한 강선자는 재빨리 윤해숙 씨를 찾아 나섰다.

“해숙이 이년이 어디 있지?”

“여보, 난 담배 한 대 피우고 들어갈 테니까. 당신이 먼저 찾아.”

“으이구, 그놈의 담배. 이럴 때는 좀 나중에 피울 것이지.”

“또 잔소리…….”

“빨리 들어와요.”

“알았어.”

강선자가 소리를 지른 후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청소도구함 쪽에도 없었다. 그래서 관리사무실로 향했다.

거기 문을 열자, 윤해숙과 새로 온 아줌마가 앉아 있었다. 윤해숙이 깜짝 놀라며 말했다.

“언니! 언니가 무슨 일이야?”

강선자가 윤해숙을 위아래로 훑었다.

“야, 너 팔자 좋다.”

“아이, 언니 왜 그래요. 일단 여기 앉아요.”

윤해숙이 자리를 권했다. 강선자는 못 이기는 척 자리에 앉았다. 강선자가 힐끔 새로 온 아줌마를 봤다.

“옆에 있는 아줌마는 누구야?”

“아, 이번에 새로 오신 아줌마. 정씨라고…….”

윤해숙이 바로 인사를 권했다. 정씨 아줌마가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정씨가 밝게 웃으며 인사를 했지만 강선자는 기분이 나빴다. 따지고 보면 자신의 자리를 뺏은 여자였다.

“전 안녕하지 못하네요.”

“네?”

강선자는 정씨 아줌마를 무시하며 윤해숙을 봤다.

“인사는 나중에 하자고요. 일단 해숙이 넌 나랑 얘기 좀 하자.”

“저랑요? 저 일하는 중인데요.”

“빵이랑 음료수 먹고 있었으면서…….”

“아무튼 저 자리를 비우기가 좀 그래요.”

“좋아, 그러면 그쪽이 잠깐 나가 있어봐요. 우리 중요한 얘기를 할 것이 있으니까.”

“아, 네에. 알겠어요.”

정씨는 눈치를 살피더니 후다닥 밖으로 뛰어나갔다. 윤해숙은 잔뜩 인상이 좋지 않은 강선자를 달랬다.

“언니, 왜 그러세요. 뭐, 때문에 그래요? 내가 연락 자주 못해서 화난 거예요?”

“야, 너 솔직히 말해.”

“뭘요?”

“네가 관리소장 만나서 나 자르라고 했지?”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전 그런 적 없어요.”

“아니긴 뭐가 아니야. 솔직하게 말하라니까. 아니면 왜 만날 내가 없을 때 네가 청소를 했을까?”

순간 윤해숙이 당황을 했다.

“아니 언니가 없으니까, 소장님이 와서 언니를 찾는데 그렇다고 더러운 것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잖아요. 그래서 제가 했죠. 언니도 그렇게 해주니 좋다고 그랬잖아요.”

“그래, 그랬지. 그래도 언니에게는 말 했어야지. 네가 그렇게 하니까. 소장이 네만 일하는 줄 알지. 너 솔직히 말해. 네가 나 엿 먹이려고 그랬지?”

“언니 오해라니까요.”

“오해긴 뭐가 오해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해숙이 네가 나한테 어떻게 그럴 수가 있니.”

윤해슉은 많이 당황했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다.

“언니, 제발 내 말 좀 들어봐!”

“됐어! 들을 필요 없어.”

그때 문이 벌컥 하고 열리며 오상진이 들어왔다. 두 사람은 오상진을 보며 깜짝 놀랐다.

“어, 사장님이 어쩐 일이세요?”

오상진이 고개를 갸웃할 때 그 뒤로 장씨가 나타났다. 장씨는 오상진을 보자마자 바로 말했다. 마치 자신은 잘리지 않았다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오상진은 이미 장씨와 그의 아내인 강선자를 해고했다는 소식을 접한 상태였다.

“밖에서 소리가 다 들려서요. 뭐하시나 했습니다. 아, 그리고 떡볶이 드셔보시라고 사 왔습니다. 여기!”

오상진이 검은 봉지를 내밀었다. 그리고 힐끔 옆에 선 장씨를 바라봤다.

“그런데 장씨 아저씨는 여기 왜?”

“네?”

“그만둔 거 아니었어요?”

“아, 그게…….”

장씨가 갑자기 오상진의 팔을 붙잡았다. 장씨는 눈물 가득 담긴 눈망울로 입을 열었다.

“사장님 제가 진짜 억울해서 그럽니다. 너무 억울합니다.”

“네? 뭐가 억울하다는 거죠?”

“아니 실은 말입니다…….”

장씨가 지멋대로 오해한 것에 대해서 떠들기 시작했다.

“저는 진짜 열심히 일했습니다. 관리소장과 약간의 오해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해숙이 고년이 중간에서 자기들 안 좋은 얘기를 한 것입니다. 그래서 억울해서 사장님께 하소연을 하는 것입니다.”

“어디 한번 말씀해 보세요.”

“전 계속 여기서 일하고 싶습니다. 사장님께서 꼭 좀 들어 주십시오.”

그런데 오상진은 이모부가 매번 통화를 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듣고 보니 전혀 다른 내용이었다.

‘어라? 이모부랑 얘기한 것이랑 다른데.’

오상진은 아까 이모부랑 얘기를 나눴던 것을 떠올렸다.

“상진아. 장씨와 그의 아내인 강선자 아줌마는 도저히 안 되겠다. 내가 몇 번을 통보했는데 들어 처먹지를 못해.”

“에이, 이모부 그래도 얘기를 잘 해 보시죠. 이 건물이 처음 세워졌을 때부터 일했다고 하던데.”

“나도 그거 생각해서 참고, 또 참았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 것 같아서요. 어찌나 부부 둘이 똑같은지. 아주 그냥 일하지 않고, 농땡이만 부리고…….”

“새로 사람은 구할 수 있어요?”

“구할 사람 없으면 내가 고생하고 말아. 그러니 걱정하지 마. 아무튼 이 사람들 해고할 테니까. 그리 알고 있어.”

이모부가 딱 잘라서 말했다. 오상진은 당호한 이모부에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이모부가 생각하시는 것으로 하세요.”

“고맙다.”

그렇게 대화를 끝냈다. 그런데 두 사람의 말을 들어보니 뭔가 오해가 있었던 것 같이 말을 하고 있었다.

‘음, 누구 말을 들어야 하는 거지?’

오상진이 속으로 중얼거리며 윤해숙을 바라봤다. 그녀는 너무 억울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런데 언니라서 차마 말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오상진도 감이라는 것이 있었다. 오상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일단 제가 소장님하고 다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장씨 역시도 잔뜩 억울한 얼굴이 된 채 입을 뗐다.

“제발 그렇게 해주십시오.”

오상진이 장씨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

“다시 한번 잘 부탁드립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때 장씨의 눈에 아내가 보였다.

“당신 거기서 뭐하고 있어. 어서 사장님께 인사하지 않고.”

“인사했어요.”

“또 해. 또 하라고 인사한다고 어디 갔나?”

“괜찮습니다.”

오상진이 어색하게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다가 서로 손을 잡으며 입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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