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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리셋 오 소위-503화 (503/1,018)

인생 리셋 오 소위! 503화

43장 꽃 피는 봄이 오면(22)

“네. 어차피 그 건물도 이모부가 관리를 해줘야 하니까요. 미리 말하지 못해서 미안해요.”

“아니에요.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한소희는 환하게 웃으며 이해해 줬다. 그때 이모부에게서 전화가 왔다.

“네. 이모부.”

-상진아, 나 한 사장님이랑 먼저 건물 앞에 와 있다. 너도 그리 바로 와라.

“아, 벌써요? 알겠어요. 금방 갈게요.”

-그래.

오상진이 전화를 끊었다.

“이모부랑 한 사장님은 벌써 건물 앞에 도착했다고 하네요. 우리도 바로 출발해요.”

“네.”

오상진과 한소희는 차를 타고 계약할 건물로 갔다. 약 30여 분을 달려 도착을 했다. 미리 도착한 이모부와 한 사장이 보였다.

차에서 내린 두 사람은 그들 곁으로 갔다. 한소희가 환한 미소로 먼저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이모부가 한소희를 보며 표정을 밝게 했다.

“어이구, 어서 와요. 우리 조카며느리.”

이모부는 결혼도 하지 않은 한소희에게 벌써부터 조카며느리가 되어 있었다. 한소희는 그리 불리는 것이 싫지 않았다.

“네. 이모부님.”

그러자 이모부는 옆에 있던 한 사장에게 말했다.

“아, 참! 한 사장님은 우리 조카며느리 모르죠? 인사해요. 내 조카며느리입니다. 하하하.”

이모부는 한 사장이 한소희를 처음 본다고 생각하고 소개를 했다. 한 사장이 피식 웃었다.

“아, 예예!”

한 사장은 눈치껏 모르는 척했다. 한소희 역시 미소를 지으며 눈짓을 했다. 그때 이모부가 나섰다.

“자, 그럼 올라가 보실까요.”

이모부가 여기서 어른이라는 생각에 먼저 앞장서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사무실에 다 같이 올라갔다. 그곳에 건물주가 와 있었다.

“아, 반갑습니다.”

“네. 안녕하세요.”

이모부와 건물주가 먼저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곧바로 이모부는 오상진을 소개했다.

“아, 이쪽은 조카인데 계약은 조카가 할 것입니다.”

“그렇습니까?”

건물주가 고개를 갸웃하며 이모부를 봤다. 이모부가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저는 주로 건물 관리를 도맡아서 할 것입니다.”

“아, 그렇군요.”

건물주가 고개를 끄덕이며 오상진에게 갔다.

“반갑습니다.”

“네. 안녕하십니까.”

건물주는 오상진을 바라보며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생각보다 많이 젊네. 그런데 내 건물을 살 돈이 있다고?’

건물주는 생각보다 젊은 오상진이 자신의 건물을 사 간다는 것에 마음이 복잡 미묘했다.

“일단 자리에 앉으시죠.”

건물주가 말했다. 오상진과 한소희 이모부, 한 사장이 자리를 잡고 앉았다.

“커피 하시겠습니까?”

“네.”

한소희가 손을 들며 말했다.

“저는 물 한 잔이면 됩니다.”

“그래요.”

그렇게 차를 마시며 본격적으로 얘기를 꺼냈다. 먼저 입을 연 사람은 이모부였다.

“어쩌다가 건물을 내놓게 되었습니까?”

건물주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그게 제 욕심이었죠. 일이 잘 풀릴 줄 알았는데 사업이라는 것이 제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니까요. 그래도 이렇듯 팔 거라도 있는 것이 어디입니까. 안 그래요?”

이모부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렇죠.”

“어차피 팔려고 내놓은 거 미련 안 가지려고 합니다.”

“잘 생각하셨습니다. 그럼 지금 바로 계약할까요?”

“그래요.”

건물주도 크게 사업을 하는 사람인 듯 성격이 화통했다.

두 장의 계약서가 프린트되어서 나왔다. 서로 계약 내용을 확인했다.

“계약서 확인하시죠. 금액은 앞서 말했듯이 45억입니다. 어떻게, 대출 끼고 하시는 것입니까?”

건물주의 물음에 오상진이 바로 답했다.

“아뇨, 일시불로 드릴 것입니다.”

그 소리에 건물주가 움찔했다.

“아, 알겠습니다.”

이모부가 먼저 계약서를 훑어본 후 오상진에게 내밀었다.

“내가 보기에는 별 이상이 없는 것 같은데.”

“네. 제가 봐도 그렇습니다.”

“그럼 바로 도장 찍자!”

“네.”

오상진은 망설임 없이 깔끔하게 도장을 찍었다. 서로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것을 확인했다. 오상진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잔금은 오늘 중으로 은행 가서 바로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리하십시오. 그리고 하아…….”

건물주가 뭔가 많이 아쉬운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 모습을 오상진이 지켜봤다.

“이 건물 내가 다 디자인했는데……. 시원섭섭하지만, 건물 잘 부탁합니다.”

“네. 그리하겠습니다.”

이모부가 슬쩍 말했다.

“나중에 돈 많이 버셔서 도로 사가시면 되겠습니다. 그때까지 잘 관리하고 있겠습니다.”

“어이구, 말이라도 감사합니다.”

그렇게 서로서로 덕담을 나눴다.

잠시 후 건물주가 가고, 이 건물의 오상진은 이 건물의 새로운 주인이 되었다.

“드디어 이 건물도 네 것이 되었구나.”

이모부의 말에 오상진이 피식 웃었다. 그런데 한소희가 불쑥 끼어들었다.

“이모부님.”

“네?”

“정말 저분이 다시 오시면 건물 돌려줄 생각이에요?”

“돈 많이 벌어오면 한번 생각해 봐야죠. 물론 그때 시세에 맞춰서 말입니다.”

이모부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네?”

“제가 손해 보고 돌려줄 생각을 했겠습니까. 당연히 제값 받고 팔아야죠. 물론 제 것도 아닌데 제가 왈가불가 할 입장은 아니지만……. 뭐, 상진이가 알아서 하겠죠.”

“그런데 왜 아까는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아까는 하도 아쉬워하기에 그렇게 말한 겁니다. 그렇다고 대놓고 ‘이제 우리 것이니까, 쳐다도 보지 마십시오’라고 할 수도 없잖아요.”

이모부가 껄껄 웃었다. 그 모습을 보고 한소희도 배시시 웃었다.

“이모부님 참 재미있으세요.”

“제가요? 그런 말은 또 처음 들어봅니다.”

“아니에요. 그보다 말씀 편하게 하세요.”

“나중에요.”

“그래도…….”

한소희가 좀 불편해하자, 이모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렇게 할까?”

“네!”

한소희가 환하게 웃었다. 이모부 역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오상진을 보며 물었다.

“이제 진정한 주인이 된 건물주님! 앞으로 이 건물은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이모부…….”

“왜, 진짜 건물주님 아니십니까. 그것도 두 개나 가진 건물주!”

“아, 진짜……. 그만 놀리세요.”

“그래, 알았다. 그보다 진짜 어떻게 운영할 거냐?”

“으음, 일단 남은 공실은 한 사장님께 맡길 생각입니다. 그렇죠. 한 사장님.”

“후후, 네. 물론입니다. 제가 빠르게 세입자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네. 부탁합니다.”

오상진이 이모부를 봤다.

“그리고 이모부는 당분간 양쪽을 왔다 갔다 하면서 관리를 해주셔야 할 것 같아요.”

“아무래도 그래야겠지. 그보다 여기도 사무실 하나 만들어야지.”

“네. 기존에 있던 사무실을 그대로 사용하시죠.”

“그래 알았다.”

이모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다시 한번 건물을 살폈다. 그러면서 이모부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계약 잘했어. 이 건물 정말 좋아.”

오상진이 웃으며 말했다.

“이모부가 그리 말씀을 해주시니까. 고맙습니다.”

“야, 나는 여기 좀 더 손 볼 곳이 있는지 확인해 보고 갈 테니까. 둘이 마저 데이트해. 여기 일도 이제 끝났잖아.”

“그렇긴 한데…….”

오상진이 눈치를 살폈다. 이모부가 두 사람의 등을 떠밀었다.

“여긴 걱정 말고 어서 가!”

“이, 이모부…….”

“어허. 이모부 말 들어. 우리 조카며느리도 좋은 시간 보내요.”

“네. 이모부. 호호호.”

오상진과 한소희는 등 떠밀며 차에 올라탔다. 오상진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이모부 그럼 부탁드립니다.”

“어허, 여긴 걱정 말라니까. 어서 재미난 시간 보내.”

“네. 그럼 가 보겠습니다.”

“오냐.”

오상진은 손을 흔드는 이모부를 뒤로하고 차를 출발시켰다. 오상진이 운전을 하며 물었다.

“소희 씨, 우리 어디 갈까요?”

“…….”

한소희에게서 아무런 대답이 들리지 않았다. 오상진이 다시 불렀다.

“소희 씨?”

“…….”

그럼에도 답이 없자 오상진이 힐끔 바라봤다. 한소희는 심각한 표정으로 계약서를 뚫어지라 바라보고 있었다.

“소희 씨!”

오상진이 한소희를 툭 건드렸다. 그제야 한소희가 깜짝 놀라며 고개를 돌렸다.

“아, 왜요?”

“무슨 생각을 그리해요?”

“아, 그게요.”

“괜찮으니까, 말해봐요.”

오상진의 물음에 한소희가 잠깐 생각을 하더니 입을 뗐다.

“상진 씨. 저 건물 말인데요. 가게 몇 개는 저 주시면 안 돼요?”

“네? 달라니……. 무슨 말인지…….”

오상진은 당황했다. 그제야 한소희도 자신이 실수를 했다는 걸 깨달았는지 고개를 흔들었다.

“아아아, 그게 아니라. 제가 잘못 말했어요. 다시 말할게요. 가게 몇 개는 제가 원하는 세입자로 받으면 안 될까요?”

“으음, 그건 어렵지 않은데……. 왜요? 뭔가 생각한 컨셉이라도 있어요?”

“아무래도 여긴 홍대와 가까우니까요. 우리 한울빌딩도 중요하고, 좋긴 하지만 매번 좋은 일만 할 수는 없잖아요. 여기 빌딩은 돈을 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한소희가 의외로 욕심을 부렸다. 오상진은 내심 놀랐다.

‘어? 소희 씨에게 이런 맘도 있었나?’

그러나 그 마음이 나쁘지는 않아 보였다. 오상진이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소희 씨가 한번 하고 싶은 대로 계획을 세워보세요.”

“정말이죠?”

“네.”

“아싸!”

한소희는 주먹을 쥐며 기뻐했다. 그 모습을 보다가 오상진이 불렀다.

“그런데 소희 씨.”

“네?”

“그 뭐냐. 형님에게 듣기로는 소희 씨 앞으로 아버님이 건물 하나 줬다고 하던데…….”

오상진이 매우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그러자 한소희의 표정이 살짝 어두워졌다.

“아, 그거요.”

한소희가 쓴웃음을 지었다.

“사실 그 건물 명의만 제 거지. 관리는 아빠가 다 해요.”

“아, 그래요?”

“네. 원래 아빠가 관리를 다 했던 것이고. 2층에 제 친구랑 같이 작은 커피숍을 운영하는데 크게 잘 되는 것은 아니고……. 다만 친구만 고생하는 것 같고. 그냥 투자금 관련해서 조금씩 받고 있어요. 그 정도가 다예요. 그리고 건물세 들어오는 것도, 엄청 많이 들어오는 것도 아니에요. 전부 아빠가 관리하다 보니까, 시집갈 때 크게 떼어준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기대는 안 해요.”

“아, 그렇구나.”

오상진은 분명 한소희에게도 건물이 있다고 들었는데 이번에 오상진이 계약한 새로운 건물에 뭔가 해보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내기에 궁금했는데, 방금의 이야기를 듣고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

그건 아마도 자신의 건물이 있는데 뜻대로 하지 못해서 그런 것이라 생각했다. 자기 건물에서 맘대로 못했으니까, 여기서라도 그 뜻을 이루고 싶었던 모양이었다.

사실 한소희가 돈만 밝히는 여자였다면 어림도 없었을 일이었다. 하지만 한소희는 오상진의 가족들에게 잘하고, 생각도 깊었다. 어차피 오상진은 군대 때문에 바빴다.

‘그래, 소희 씨가 하고 싶은 대로 그냥 두자.’

오상진이 속으로 결정을 내렸다. 한소희는 환한 표정으로 벌써부터 어떤 세입자를 받을지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었다. 오상진이 그 모습을 보며 물었다.

“소희 씨, 우리 어디로 갈까요?”

“우리 그냥 아지트로 가요.”

“어? 오늘 데이트 안 해요?”

“아지트 가서 좀 쉬어요. 건물에 뭐 넣을지 구상도 좀 하고요.”

“에이, 그건 나중에 천천히 해요.”

“상진 씨도 요즘 피곤했잖아요. 우리 그냥 아지트로 가요. 네?”

그런 한소희의 애교에 오상진이 피식 웃었다.

“알았어요. 아지트에 가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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