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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리셋 오 소위-497화 (497/1,018)

인생 리셋 오 소위! 497화

43장 꽃 피는 봄이 오면(16)

“아, 아니야. 아닐 거야. 진짜 사단장님 맞아?”

“네. 그렇습니다.”

“하아, 새끼들이 진짜…….”

2소대장은 일이 커져 버렸다는 것을 알았다.

“너희들 사단장님께 총 잃어버렸다고 했어?”

“아닙니다. 절대 그렇지 않았습니다.”

“너희 둘, 여기 딱 기다려!”

2소대장이 급히 중대장에게 뛰어갔다. 5중대장은 지휘상황실 내부에 있었다.

“이건 일이 더 커지기 전에 보고를 해야 해. 아놔, 존나 짜증나네.”

2소대장은 이번 일로 인해 자신의 고가점수에 불이익을 당할 것을 생각하니 피가 거꾸로 솟구치는 것 같았다.

“만약에 이번 년도에 진급 못하면 다 뒤졌어.”

2소대장은 인상을 찡그리며 지휘상황실 문을 열었다.

“5, 5중대장님.”

지휘 상황실에 각 중대장들이 있었다. 1중대장은 마이크를 잡고 전체 상황을 통제하고 있었다.

“5중대장님.”

2소대장이 다시 불렀다. 5중대장이 고개를 돌렸다.

“어? 왜?”

“잠시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말해?”

“아니, 밖에서…….”

2소대장이 주춤거리며 말을 하자, 5중대장이 인상을 썼다.

“아, 뭔데?”

그리고 밖으로 나갔다. 2소대장이 난감한 얼굴로 매우 조심스럽게 말했다.

“5중대장님 큰일 났습니다.”

“무슨 큰일?”

2소대장이 귓속말을 했다. 5중대장이 당황했다.

“뭐? 새끼야! 진짜야?”

“네, 그렇습니다.”

“넌 도대체 애들 관리를 어떻게 했기에.”

“죄, 죄송합니다.”

“일단 나중에 보자.”

그러면서 5중대장은 후다닥 5중대 2소대로 뛰어갔다. 김철환 1중대장이 그런 5중대장을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뭐지?”

그 뒤로 5중대가 어수선했다. 뭔가를 찾는 듯 중대 전체가 움직이고 있었다. 5중대장은 2소대장을 보며 물었다.

“총을 잃어버렸다는 것이 말이 돼?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시, 신병이 똥 누러 화장실에 갔는데. 총을 가지고 들어간 것이 아니라. 밖에 세워놓고 들어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볼일을 다 보고 나와 확인해 보니 사라졌다고 합니다.”

“뭐야? 그럼 누가 가져갔다는 거야?”

“네. 그렇습니다.”

“누가?”

“네?”

“아니 어떤 새끼가 가져간 거야?”

“잘 모르겠습니다.”

“잘 몰라? 그게 지금 할 말이야?”

“죄송합니다.”

“이게 죄송하다고 끝날 일이야? 너 진짜 왜 그러냐? 나 확 도는 꼴 보고 싶어?”

“아, 아닙니다.”

“후우, 어쨌든 찾아! 빨리 찾으란 말이야.”

“……네에.”

2소대장이 대답을 하고 가만히 있었다. 5중대장이 그 모습을 보고 눈을 치켜떴다.

“너 왜 안 움직여. 빨리 움직여서 찾아야 할 거 아니야.”

“그, 그게…….”

“뭐냐고 새끼야!”

5중대장이 소리를 빽 질렀다. 2소대장이 눈을 찔끔 감았다가 떴다.

“아, 아직 보고드릴 것이 남았습니다.”

“뭐?”

“사실 아까 김 일병이 화장실에서 사, 사단장님을 만났다고…….”

5중대장의 눈이 더욱 커졌다.

“다, 다시 말해봐. 뭐라고?”

“사단장님을…….”

5중대장은 상황이 심각해졌다는 것을 대번에 알았다. 사단장님께서 왜 나타났는지 그 이유는 모르겠지만 항간의 소문에는 새로 오신 사단장님께서 순찰을 돈다는 정보를 입수하긴 했었다. 그래서 항상 조심하라는 얘기가 돌았다.

“제기랄! 하필 지금 사단장님께서…….”

5중대 소대장들이 이미 모여 있었다. 그중 1소대장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중대장님.”

“왜?”

“혹시 말입니다. 진짜 혹시입니다.”

“뭔데? 뭘 말하고 싶은데?”

“사단장님께서 총을 가져가신 건 아닙니까?”

“뭐? 사단장님께서?”

“네. 딱 봐도 주위에 아무도 없었고, 때마침 사단장님께서 나타나신 것을 보면 말입니다.”

5중대장이 가만히 듣고 보니 일리가 있었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아니야.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돼! 절대 아니야!”

5중대장은 애써 부정했다. 만약 진짜 그랬다면 자기는 물론, 대대 전체가 큰일 날 일이었다.

“1소대장.”

“네.”

“입 다물어.”

“네?”

“너 입 다물라고. 절대 그런 소리 함부로 입 밖으로 꺼내지 마.”

“…….”

“그리고 사단장님이 그렇게 한가해?”

“네?”

“사단장님이 한가하냐고!”

“아, 아닙니다.”

“만에 하나라도 그랬다고 쳐! 사단장님께서 가만히 계셨겠어? 지금쯤 난리가 났지.”

“마, 맞습니다.”

1소대장이 당황하며 말했다. 5중대장 역시 이 상황이 믿어지지 않는 눈치였다. 어떻게든 부정하고 싶었다.

“그러니까, 아무 말 말라고!”

“알겠습니다.”

“그리고 중대원 풀어서 빨리 총이나 찾아!”

“네.”

지휘상황실에 있던 김철환 1중대장은 어수선한 5중대의 모습에 고개를 갸웃했다.

“뭐야, 저 녀석들. 왜 저렇게 어수선해.”

그러자 다른 중대장들이 힐끔힐끔 쳐다봤다.

“그러게 말입니다.”

“뭔가를 찾는 것 같은데 말입니다.”

“뭘 찾아?”

김철환 1중대의 눈이 반짝였다. 그리고 마이크를 잡았다.

“5중대, 5중대.”

5중대장이 얼굴을 돌려 지휘 상황실을 쳐다봤다. 김철환 1중대장이 말했다.

“다음이 5중대 차례야. 빨리 집합시켜!”

5중대장이 급히 누군가를 불러서 얘기를 했다. 그리고 잠시 후 1소대장이 지휘상황실에 왔다.

“1중대장님.”

“왜?”

“저희 5중대장이 훈련 순번을 바꿔달라고 합니다.”

“바꾸라고? 아니, 왜?”

“갑자기 일이 생겼다고 합니다. 일단 제일 끝 순번으로 미뤄달라고 합니다.”

“무슨 일인데?”

김철환 1중대장이 짜증을 냈다. 1소대장이 난감한 얼굴로 말했다.

“나, 나중에 말씀드린다고 합니다.”

“……알았어.”

“감사합니다.”

1소대장이 문을 닫고 사라졌다. 김철환 1중대장은 5중대를 바라봤다. 그리고 마이크를 잡은 후 말했다.

“6중대! 6중대 집합!”

그때 또 한 번 문이 벌컥 열리며 2중대장이 나타났다.

“1중대장님.”

“왜?”

“지, 지금 사단장님께서 오셨습니다.”

“뭐? 사단장님께서?”

“네.”

“아니, 왜?”

김철환 1중대장이 당황한 얼굴로 물었다. 2중대장은 눈을 크게 뜨며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난감해했다.

“그건 저도 잘…….”

“아, 알았어.”

김철환 1중대장이 대답을 한 후 서둘러 마이크를 내려놓았다.

“이, 일단은 보고부터…….”

김철환 1중대장이 휴대폰을 꺼내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그 시각 한종태 대대장은 자신의 책상에 깊게 누워 신문을 보고 있었다.

“하아, 젠장. 나는 언제까지 여기 있어야 하나?”

그러면서 세월아, 네월아 신문을 봤다.

“백 소장……. 내가 자기 육본에 올라갈 수 있게 얼마나 힘을 실어줬는데. 감히 나만 빼놔?”

한종태 대대장이 부르르 떨었다. 그때 문을 두드리는 것과 동시에 곽부용 작전과장이 뛰어들어 왔다.

“대대장님, 대대장님.”

“왜?”

“사단장님 순찰 나왔습니다.”

“뭐? 사단장님께서?”

한종태 대대장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 계셔? 어디 계시냐고? 아니지, 지금 이쪽으로 오고 계시나?”

한종태 대대장이 당황하며 우왕좌왕했다. 곽부용 작전과장이 바로 말했다.

“진정하십시오, 지금 시가전 훈련장에 와 계십니다.”

“거긴 왜?”

“훈련 상황 지켜보는 것 같습니다.”

“하아, 시발!”

한종태 대대장은 욕짓거리를 내뱉고는 후다닥 뛰쳐나가려 했다. 곽부용 작전과장이 다급하게 불렀다.

“대, 대대장님!”

“왜?”

“전투모, 여기 전투모…….”

“마, 맞다.”

“지휘봉도…….”

“젠장, 이놈의 사단장들은 나에게 왜 그러는 거야!”

한종태 대대장이 고함을 지르며 대대장실을 뛰쳐나갔다. 그리고 발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시가전 훈련장으로 뛰어갔다.

한종태 대대장이 지휘상황실 앞에 도착했다.

“젠장할…….”

그러면서 지휘상황실을 문을 벌컥 열었다. 그 순간 한종태 대대장은 얼어버렸다. 바로 문 앞에 장기준 사단장이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젠장할?”

장기준 사단장이 고개를 돌려 말했다. 한종태 대대장이 당황하며 말했다.

“아, 아닙니다. 충성.”

한종태 대대장은 애써 아무렇지 않게 말하며 지휘 상황실로 들어갔다.

“사단장님 언제 오셨습니까?”

“조금 전에 왔어. 그보다 자네는 어디 있다가 오는 길인가?”

“어, 그게…….”

한종태 대대장이 눈알을 빠르게 굴렸다. 그때 곽부용 작전과장이 바로 말했다.

“급하게 확인할 것이 있어서 부대에 들렀다가 오시는 길이십니다.”

“아, 네에. 그렇습니다.”

한종태 대대장도 빠르게 말했다. 장기준 사단장이 힐끔 곽부용 작전과장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시선을 훈련장으로 돌렸다.

“그렇군. 급한 일이 있었군.”

“네에…….”

한종태 대대장은 땀을 흘렸다. 장기준 사단장이 김철환 1중대장을 봤다.

“1중대장.”

“대위 김철환.”

“지금 어디까지 진행이 되었지?”

김철환 1중대장이 굳은 얼굴로 보고를 했다.

“현재 1중대부터 4중대까지 훈련은 끝이 났습니다.”

“그럼 5중대 차례인가?”

“아닙니다. 현재 6중대가 훈련을 진행 중입니다.”

“그래? 순번대로라면 5중대가 아닌가?”

“5중대는 현재 사정상 마지막 순번으로 미뤄진 상태입니다.”

김철환 1중대장이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보고를 했다. 그런데 한종태 대대장은 전혀 그것을 모르고 있었다.

‘5중대가 맨 뒤로 밀려? 왜?’

곽부용 작전과장도 모르는 눈치였다. 장기준 사단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으음, 그렇군. 그럼 충성대대가 얼마나 훈련을 잘하고 있는지 한번 보러 가 볼까?”

장기준 사단장이 뒷짐을 지며 움직였다. 그 뒤를 따라 비서실장과 한종태 대대장, 곽부용 작전과장과 각 중대장들이 움직였다.

그러다가 한종태 대대장이 슬쩍 김철환 1중대장을 불렀다.

“1중대장.”

“네.”

“뭐가 어떻게 된거야? 왜 5중대가 뒤로 밀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5중대장이 훈련 순번을 뒤로 바꿔 달라고만 했습니다.”

“이유는 모르고?

“네. 그걸 알기도 전에 사단장님께서 오셔서……. 혹시나 싶어서 뒤로 바꾼 것입니다.”

“일이 그렇게 되었다면 미리 보고를 했어야지.”

“죄송합니다. 저도 갑자기 듣는 바람에…….”

“아, 진짜.”

한종태 대대장이 인상을 쓰고는 말했다.

“김철환, 너 믿고 자리를 비웠는데 이따위로 할 거야!”

“죄송합니다.”

“하아, 진짜……. 너 요즘 맘에 안 들어. 잘하자.”

“네.”

그리고 곧장 장기준 사단장을 향해 뛰어갔다. 김철환 1중대장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 뒤로 이번에는 곽부용 작전과장이 들어왔다.

“1중대장 5중대에 무슨 문제 있나?”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아……. 혹시 5중대에 사고가 생긴 것은 아니지?”

“설마 그런 일이 있겠습니까.”

5중대장은 땀을 삐질 흘리며 상황을 확인했다. 그 옆으로 1소대장이 다가왔다.

“중대장님 지금 지휘 상황실에 사단장님과 대대장님까지 와 계십니다.”

“하아, 제기랄……. 우리 큰일 났다. 어떡하냐?”

5중대장은 머리가 엄청 복잡했다. 그리고 고개를 홱 돌려 옆을 바라봤다. 바로 옆에는 2소대 분대장과 2소대장이 나란히 머리를 박고 있었다.

“이 새끼들아. 너희 때문에 나 X됐다. 어떻게 책임질 거야.”

“죄송합니다.”

“…….”

그리고 이태수 이병은 몸을 부르르 떨며 서 있었다. 지금 이태수 이병은 곤욕이었다. 이등병이라 함부로 얼차려도 주지 못했다. 그저 소대장과 고참들이 당하는 것을 지켜볼 뿐이었다.

“으으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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