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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리셋 오 소위-483화 (483/1,018)

인생 리셋 오 소위! 483화

42장 전우이지 말입니다(14)

“나에게? 2소대장 있잖아. 2소대장에게는 했어?”

“어, 그게…….”

박대기 병장이 우물쭈물거렸다. 오상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다. 따라와.”

오상진이 몸을 돌리는데 행정반에서 이미선 2소대장이 나왔다.

“어? 2소대장.”

오상진이 불렀다. 그 순간 이미선 2소대장과 박대기 병장이 눈이 마주쳤다.

“네. 어디 가십니까?”

“아, 그게…….”

오상진이 막 말을 하려고 하는데 박대기 병장이 불쑥 말했다.

“저기 1소대장님.”

“응?”

“배가 아파서 화장실 좀 다녀오겠습니다.”

박대기 병장이 후다닥 몸을 돌려 뛰어갔다. 그 모습을 보며 오상진이 중얼거렸다.

“뭐지?”

이미선 2소대장이 박대기 병장의 뒷모습을 보며 물었다.

“1소대장님 무슨 일입니까?”

“아니, 박 병장이 나에게 상담을 신청해서 말이죠.”

“그렇습니까? 어쩌면 저 때문일 수도 있겠습니다.”

“2소대장이 왜?”

“아니, 최근에 제가 싫은 소리를 좀 많이 했습니다.”

“아, 그래서 그런가?”

“네?”

“아닙니다.”

오상진은 이미선 2소대장이 나타나자 박대기 병장이 움찔한 것을 확인했다. 그것 때문에 그런 모습을 보였다는 것을 이해했다.

“1소대장님. 박 병장 일은 제가 잘 얘기하겠습니다.”

“네. 그러십시오.”

오상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행정반으로 들어갔다. 이미선 2소대장이 휴대폰을 꺼냈다. 주위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통화 버튼을 눌렀다.

-이 소위님 저 보고 싶어서 전화하신 겁니까?

“최 중사님. 우리 근무 중일 때는 이러지 않기로 했잖아요.”

-아, 그렇죠. 죄송합니다.

“어험, 그건 그렇고 박대기 어떻게 하실 거예요?”

-박대기가 왜요? 안 그래도 방금 막 갈구고 그랬는데 말입니다.

“그 녀석이 1소대장님과 상담을 하려고 했어요. 그게 무슨 뜻인 줄 알죠?”

순간 수화기 너머 최 중사의 목소리가 쫙 가라앉았다.

-네, 알고 있습니다. 제가 다시 한번 주의를 주도록 하겠습니다.

“제발 똑바로 해요. 똑바로!”

-네.

이미선 2소대장이 통화 종료 버튼을 눌렀다. 그녀는 잔뜩 기분 나쁜 표정으로 걸어갔다.

그로부터 다시 며칠이 지나갔다.

충성대대 작전과에 새로운 장교가 왔다. 바로 사단 정훈장교로 일했던 장석태 중위였다.

“충성! 오늘부로 작전장교로 온 장석태 중위라고 합니다.”

이미 오전에 한종태 대대장님께 신고를 했다. 그리고 지금 곽부용 작전과장에게 다시 경례를 했다.

“아까 인사를 했잖아.”

“그래도 평소에 존경하던 곽부용 소령님께 일하고 싶었습니다.”

곽부용 작전과장은 실실 웃으며 말했다.

“아이고, 누가 정훈장교 아니라고 할까 봐. 말은 참 잘한다.”

“아닙니다.”

“일단 자네 자리는 저기 있나. 가서 일 봐.”

“넵! 충성.”

장석태 중위가 자리로 가서 앉았다. 기존에 있던 작전장교는 사단을 발령을 받았다. 곽부용 작전과장이 장석태 중위를 봤다.

“장 중위.”

“네.”

“솔직히 말해봐. 아버님 때문에 여기 내려온 거지?”

“네. 솔직히 뭐 그런 것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왜? 아버님께서 내려가래?”

“그건 아닙니다.”

“하긴 조만간 아버님께서 사단에 부임을 하시니까. 같이 사단에서 근무한다는 것이 눈치가 보이지?”

장석태 중위는 대답은 하지 않게 멋쩍게 웃었다. 물론 실상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아, 참! 대대장님께서 면담을 하자고 하시는데 괜찮지.”

“네.”

“물론 신고는 했지만 면담도 잘해야겠지.”

“물론입니다.”

곽부용 작전과장과 장석태 중위가 대대장실로 갔다. 한종태 대대장은 환한 얼굴로 장석태 중위를 맞이했다.

“어서 와. 아주 반가워.”

“넵. 저도 반갑습니다.”

“사단 정훈장교로 있었으면서 그 좋은 곳을 두고 왜 여기로 왔어?”

장석태 중위는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아, 또 제가 평소에 흠모하던 우리 대대장님 밑에서 열심히 배우려고 내려왔습니다.”

“흠모는 무슨…….”

그러면서도 한종태 대대장은 내심 기분이 좋았다.

“그보다 이번에 사단장님으로 부임하시는 분이…….”

“네. 저희 아버지이십니다.”

장석태 중위는 일부러 숨기지 않았다.

“그래? 아무튼 잘 왔어. 앞으로도 잘 부탁해. 힘든 일 있으면 언제든 내게 말하고.”

“네. 알겠습니다.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대대장님.”

다시 작전과로 오니 부사관들이 있었다. 그들에게도 장석태 중위를 소개시켜 줬다.

“이번에 작전장교로 새로 부임한 장석태 중위입니다.”

“잘 부탁합니다.”

장석태 중위가 환한 얼굴로 말했다. 다시 자리로 돌아가려던 장석태 중위가 곽부용 작전과장을 불렀다.

“과장님.”

“어, 왜?

“잠깐 부대 좀 둘러보고 와도 되겠습니까?”

“부대? 그렇게 해.”

“네, 알겠습니다. 충성.”

장석태 중위가 경례를 하고 작전과를 나왔다. 곽부용 작전과장이 장석태 중위를 보면서 생각했다.

‘저 녀석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내려온 거지?’

장석태 중위는 1층으로 내려와서 곧바로 행정반으로 향했다. 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고개를 내밀었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아, 사실 오 중위를…….”

그때 책상에 앉아 있는 오상진을 발견했다. 장석태 중위의 표정이 환해졌다.

“어이, 오 중위.”

“어? 장 중위님.”

오상진도 장석태 중위를 발견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두 사람이 마주 보며 악수를 했다.

“저, 진짜 깜짝 놀랐습니다. 저희 부대로 발령받았다는 소식에 말입니다.”

“에이, 뭘 그걸 가지고 말이야.”

“그런데 축하…… 드려야 되는 겁니까?”

오상진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왜냐하면 사단에서 대대로 발령받는 것이 솔직히 웃긴 얘기였다. 한마디로 좌천이나 다름이 없는 발령이었다.

“그냥 축하만 해주십시오. 내가 내려오고 싶어서 내려온 겁니다.”

“정말입니까?”

“설마 내가 좌천되었겠습니까? 이번에 바뀌는 사단장님이 우리 아버지신데.”

“아, 맞다. 축하드립니다.”

“에이, 내가 왜 축하를 받습니까. 우리 아버지가 축하를 받아야죠.”

장석태 중위는 여전히 쾌활한 성격이었다.

“진짜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그냥 별건 아니고, 아버지가 사단장으로 오는데 밑에서 꿀 빨기도 그렇고. 또 아버지가 그런 꼴을 못 봅니다. 분명 사사건건 잔소리하실 건데, 차라리 여기 와서 평소에 좋아하는 우리 오 중위랑 함께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정말 그게 답니까?”

“그 이유도 있고,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일도 있고, 그래서 겸사겸사 온 겁니다. 무엇보다 보직의 꿀은 작전과 아닙니까.”

“뭐, 그렇긴 하지만…….”

장석태 중위가 잠시 고개를 들어 주위를 확인했다. 다른 소대장들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슬쩍 오상진에게 물었다.

“그보다 여기에 이미선 소위가 있다고 들었는데…….”

“네. 있습니다.”

“아까 슬쩍 보니 얼굴도 예쁘던데…… 혹시 친합니까?”

“아닙니다. 그저 동료일 뿐입니다. 그리고 아시지 않습니까. 저 여자 친구 있는 거 말입니다.”

“아참, 그렇지. 그 여자 친구랑 안 헤어졌습니까?”

“무슨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에이, 배 아파서 그럽니다. 배 아파서.”

“그런 말씀 마십시오.”

“그럼 내가 이런 말 안 하게 알아서 척척! 다리도 놔 주고. 그래 주십시오. 저 요즘 많이 외롭습니다.”

“진심입니까?”

“진심입니다. 게다가 오 중위 여자 친구 주변에는 다 예쁜 여자들뿐일 거 아닙니까.”

“그, 그건 모르죠.”

“모르긴 뭘 모릅니까. 아무튼 오 중위 여자 친구보다 안 예뻐도 됩니다. 그냥 소개만 시켜 주십시오.”

“한 번 얘기는 해 보겠습니다.”

“어?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 점심 먹으러 내려갈 거죠.”

“네.”

“같이 가요. 내가 점심 쏘겠습니다.”

“아, 네에.”

오상진이 마지못해 끌려갔다.

그리고 오상진은 장석태 중위와 밥을 먹고 곧바로 복귀를 했다. 김철환 1중대장의 호출에 중대장실로 갔다.

“저 찾으셨습니까?”

“너, 점심때 어디 갔다 왔냐?”

“새로운 작전장교와 같이 먹었습니다.”

“아, 그 친구? 그 친구랑 친해?”

“지난번에 뺑소니 사건 때 만나서 취재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몇 번 술도 같이 먹었습니다.”

“아, 그래? 잘됐네. 그 친구로 친하게 지내. 꽤 능력 있는 친구니까. 아마 육사도 수석으로 졸업했을걸.”

“네.”

“그건 그렇고 우리 대대장님 헛물만 켜서 어쩌냐.”

김철환 1중대장은 솔직히 한종태 대대장의 뒷담화를 하고 싶었다. 그렇다고 아무나 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오상진을 불러 대대장에 대한 얘기를 늘어놓았다.

“대대장님은 이번에 미끄러지신 겁니까?”

“그냥 미끄러졌다면 말이라도 하지. 전혀 그럴 생각도 없었다고 하더라.”

“네?”

“그러니까, 대대장님 혼자 헛물 켰다는 말이야.”

오상진이 정리를 해 봤다.

지금 현재의 백 소장님이 공을 인정받아, 합동참모본부 작전과장 자리가 빈다고 했다. 아마 그곳으로 백 소장님이 발령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아무래도 백 소장님은 진짜 라인을 잘 타신 것 같아. 바로 합동참모본부 작전과를 발령 난 것 보면 말이야.”

“오오, 이러다가 참모장까지 올라가시는 거 아닙니까?”

“육군참모총장이 그 라인을 타고 올라갔지. 아마도, 대부분이 작전과 쪽에서 나오더라고.”

“그렇다면 많이 유력한 겁니까?”

“유력하지. 물론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이번 참모총장님이 국방부 장관으로 갈 확률이 높거든.”

“하긴 전역을 하시니까. 바로 가는 겁니까?”

“글쎄 임기가 아직이니까. 끝나면 될 가능성이 높지. 아니면 국회의원부터 먼저 하시려나?”

김철환 1중대장이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뭐, 이번 보궐선거를 노리고 있다고 하긴 하던데. 아무튼 육본도 많이 자리가 바뀔 모양인가 봐. 그중에서 우리 사단장님이신 백 소장님도 크게 한 자리를 차지하신 모양이고 말이지.”

“아. 그렇게 되는구나.”

오상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가 김철환 1중대장이 살짝 눈을 흘겼다.

“상진아, 너 후회하냐?”

“뭐가 말입니까?”

“그때 사단장님께서 함께 하자고 했다면서.”

“에이, 그냥 말씀만 하신 거지 말입니다.”

“너 사단장님께서 헛소리를 하실 분이야.”

“그건 아니지만. 제가 따라서 뭔 일을 하겠습니까. 이제 중위밖에 안 되는데 말입니다.”

“하긴 그건 그렇지. 육본에는 다 잘난 사람만 있는 곳이니까. 물론 네가 못났다는 소리는 아니고. 네가 가도 충분히 잘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 그것보다는 여기가 훨씬 낫지.”

“네. 물론입니다. 전 중대장님과 끝까지 함께할 겁니다.”

“자식, 입바른 소리만 하고. 아무튼 우리 당분간 대대장님 눈치는 좀 보자.”

“네.”

오상진은 김철환 1중대장과 대화를 마치고 중대장실을 나섰다.

그리고 그날 저녁 장석태 중위는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갔다.

“저 왔습니다.”

“어, 왔니?”

“어디 계세요?”

“부엌에.”

장석태 중위가 부엌으로 갔다. 그곳에 나이 지긋한 장기준 소장이 라면을 끓이고 있었다.

“무슨 라면을 끓입니까?”

“배고파서 그런다.”

“저녁 안 드셨습니까? 그럼 저랑 소주나 한잔하면서 족발이나 시켜 드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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